‘소닉’ 영화 감독 비판 수용, 캐릭터 디자인 고친다
[업데이트] (2019.05.03)
게임사의 기념비적인 캐릭터 소닉이 실사 영화 개봉을 앞두고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30일, 파라마운트 픽쳐스가 공개한 '소닉 더 헤지혹' 예고편 속 주인공 소닉의 모습이 지나치게 어색했기 때문이다.
본래 소닉은 달리기 좋아하는 파란 고슴도치로 커다란 머리와 날씬한 신체, 친근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인상이 특징이다. 그러나 문제의 영상에서 등장한 소닉은 현실적인 묘사에 지나치게 집착한 탓에 귀엽거나 친근하지 않으며, 아예 다른 캐릭터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빨간 조깅화는 신었으면서도 하얀 장갑은 삭제되는 등 원작 구현의 기준도 애매모호한 편이다.
이에 '소닉 더 헤지혹' 첫 예고편은 공개 이틀만에 '좋아요' 27만 회, '싫어요' 46만 회로 커다란 비판에 직면했다. 심지어 원작 게임 개발자이자 '소닉의 아버지'라 불리는 나카 유지조차 SNS을 통해 우려를 표했을 정도다.
수천만 달러를 들인 연말 블록버스터에 대한 여론이 수직 하락하자, 파라마운트 픽쳐스도 급히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본 작의 영화 감독인 제프 파울러는 "많은 지지와 비판에 감사한다. 메시지는 크고 분명했다. 여러분은 현재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고 수정하길 원한다. 그렇게 될 것이다(It's going to happen). 파라마운트와 세가의 모두는 소닉이 최고의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고 약속했다.
아래는 제프 파울러의 트위터 원문이다. 소닉의 캐치프라이즈 'Gotta go fast'를 살짝 고친 'Gotta fix fast'가 눈길을 끈다.
[기사 원문]
세계 최속의 고슴도치 소닉이 현실로 튀어나왔다.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30일(북미 기준), 자사가 배급하는 액션 어드벤처 영화 ‘소닉 더 헤지혹(Sonic the Hedgehog)’ 첫 공식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본 작은 실존하는 지역과 배우들 사이에 3D로 제작된 소닉을 더하여 마치 실사 영화처럼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만화 캐릭터 같던 소닉 역시 털과 가시 한 올 한 올이 빼곡히 표현된 현실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배우 겸 코미디언 벤 슈와츠가 소닉의 목소리를 연기하며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과 드라마 ‘웨스트월드’로 알려진 제임스 마스턴이 조력자 톰 워쇼스키를, 수많은 희극과 정극을 오가며 명배우로 입지를 다져온 짐 캐리가 악당 닥터 애그맨으로 호연을 펼친다.
약 3분짜리 영상을 통해 빨간 조깅화를 신은 소닉과 그를 잡기위해 고용된 숙적 닥터 에그맨의 대결 구도를 확인할 수 있다. 강렬한 충격파를 동반하는 소닉의 질주 탓에 태평양 연안 북서부 일대가 정전되자 미 국방성이 천재지만 위험한 성품을 지닌 에그맨을 불러들인 것. 이 와중에 소닉의 과속을 단속하려던 경찰 제임스 마스던이 휘말리며 새로운 사건을 예고한다.
최첨단 병기를 동원하는 닥터 에그맨에 맞서 엄청난 속도전을 펼치는 소닉의 모습은 원작 게임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다만 전체적인 설정은 게임과 다른 독자적인 구성을 취하여, 원작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인 골든 링이 차원이동 통로로 쓰이는 등 이색적인 묘사도 보인다. 또한 소닉의 단짝인 여우 테일즈와 두더지 너클즈가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 ‘소닉 더 헤지혹’은 ‘데드풀’로 특유의 B급 감성을 유감없이 발산한 팀 밀러가 제작을, 그와 함께 블러 스튜디오에 속한 제프 파울러가 연출을 맡았다. 본 작은 제프 파울러의 장편 감독 데뷔작이다. 북미 개봉은 오는 11월 8일이며 국내 일정은 아직 공개된 바 없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