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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 간단한 게임 특별한 경험, 열쇠 컨트롤러로 즐기는 '키 패닉'
조회수 4366 | 루리웹 |
입력 2024.08.18 (0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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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 행사를 가면 늘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특이한 형태로 즐기는 게임이 꼭 등장한다는 점이다.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든다'에 보다 초점이 맞춰진 인디 게임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형태를 뛰어넘은 독특한 재미를 보여주는 게임이 등장할 때가 많다.
올해 BIC 2024도 그런 독특한 시도가 돋보이는 게임이 여럿 출품 됐는데, 그 중 눈에 띄는 부스가 있었다면 바로 일본에서 찾아온 '메이크 컨트롤'이다. 메이크 컨트롤은 오리지널 컨트롤러를 사용한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 그룹이다. 키보드, 마우스, 게임패드 등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게이밍 컨트롤러가 아닌, 오로지 하나의 게임만을 위해 탄생한 특수한 형태의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게임이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메이크 컨트롤 부스에는 밧줄을 컨트롤러로 삼아 잡아 당기는 게임, 발판을 컨트롤러로 삼아 발을 동동 구르고 소리를 지르는 게임, 큐브를 컨트롤러 삼아 돌려 맞추는 게임, 열쇠와 열쇠구멍으로 즐기는 게임 등 다양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열쇠와 열쇠 구멍을 컨트롤러 삼아 즐기는 캐주얼 퍼즐 게임 '키 패닉(Key Panic)'이었다.
키 패닉은 3x3, 9칸의 열쇠 구멍과 열쇠 하나로 이뤄진 특수한 컨트롤러로 열쇠 구멍에 열쇠를 꽂고 돌리는 것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퍼즐 게임이다. 게임에는 9칸의 열쇠 구멍에 1 대 1로 대응하는 3x3, 9칸의 철로 타일이 등장하고, 열쇠 구멍에 키를 꽂아 돌리면 해당 위치에 맞는 철로 타일의 방향이 돌아가게 된다.
게임 플레이는 정말 단순하다. 가장 첫 번째 철로에는 철로 끝과 끝을 무한히 왕복하는 기차가 등장하고, 플레이어는 열쇠 구멍에 키를 꽂아 돌리는 것으로 철로의 방향을 바꾸는 식으로 철로를 연결해서 기차를 원하는 위치로 보낼 수 있다. 그렇게 보낸 기차로 타일 위에 뿌려진 코인을 4개 모으면 승리한다. 제한 시간은 1분이 주어진다. 직접 해보니 열쇠를 돌려 타일의 방향을 맞춘다는 행위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꽤 애를 써야 클리어가 가능했고, 새로운 감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즐거웠다.
키 패닉은 별도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단순한 퍼즐 게임이다. 게임이 너무 간단하다는 것은 둘째치고, 이 게임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열쇠 구멍 컨트롤러로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시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게임이라고도 말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즐거웠던 것은, 현장에 방문해야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점도 있지만, 옆에서 게임을 설명하며 함께 즐거워 하는 개발자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키 패닉을 만든 tokaken 개발자는 본인은 본래 다양한 물건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공학자이지만, 단순히 물건을 제작하는 것 만으로는 즐거움을 주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게임 개발을 공부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작품도 그저 즐거워 하는 관람객을 보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누군가를 즐겁게 만들고 싶어서 게임을 만든다. 그 순수하고 도전적인 열정이야 말로 게임을 재밌게 만드는 비법소스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래는 키 패닉 개발한 tokaken 개발자에게 궁금한 점을 묻고 받은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 메이크 컨트롤에 대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물 건너 한국의 BIC까지 찾아오게 된 계기가 있다면 궁금합니다.
tokaken: 메이크업 컨트롤 일본에서 오리지널 컨트롤러를 사용한 게임을 만들고 있는 그룹입니다. 올해 일본에서 열린 비트서밋에 출품했는데, 그것을 계기로 BIC측으로부터 초대를 받아서 나오게 됐습니다.
*비트서밋: 매년 일본에서 열리는 인디 게임 행사
● 뭔가 판매할 목적을 가지고 개발한 게임은 아닌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어떤 목적으로 개발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계기가 있다면?
tokaken: 저는 본래 게임 개발자가 아닌 무언가 물건을 만드는 '메이커'인데요. 현장에 방문해주신 분들이 재밌게 즐기실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자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이렇게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개발 목적은 현장에 방문해주신 분들이 재밌게 즐기셨으면 했습니다.
tokaken: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물건을 만드는 것 만으로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여기에 게임을 접목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서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tokaken: 게임 개발을 시작한 지 2년 정도 밖에 안됐는데, 원래 게임 개발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 게임도 만드는데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웃음)
● 꼭 이 열쇠 컨트롤러로만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요? 혹시 마우스나 키보드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tokaken: 네. 이 열쇠 컨트롤러로만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 게임을 개발할 때 주로 어떤 것에서 영감을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tokaken: 이건 제가 메이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우선 어떤 컨트롤러를 만들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 후 그 컨트롤러에 어울리는 게임을 생각합니다. 이번 컨트롤러는 열쇠를 가지고 노는 컨셉으로 만들었는데요. 이 열쇠 컨트롤러에 맞는 게임은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다 이런 게임을 만들게 됐습니다.
tokaken: 사실 게임 방식 자체는 아시는 분들은 익숙할 만한 형태의 게임입니다. 세가의 고전 게임 중 기관차를 조작해서 동전을 먹는 미니 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을 참고하여 만들었습니다. (이치단트~R 기관차 토-마라즈)
● 이러한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것을 개발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tokaken: 아직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도 만들어 보지 못한 것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해야할까요. 궁극적으로는 그런 것들을 만들고자 노력하게 될 것 같네요.
● 직접 게임을 해봤는데 하드 난이도가 도저히 깰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이 정도면 개발자도 못 깨는거 아니야? 라는 불손한(?)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직접 플레이하는 모습 한 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tokaken: 제가 본래 게임 개발자가 아니라서 레벨 디자인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직접 한 번 하드 난이도 플레이를 해보겠습니다. 음... 이건 좀 간단한 패턴이네요.
(순식간에 클리어함)
tokaken: 아무래도 개발한 사람이다 보니 기본적인 테크닉이 있으니까 더 쉽게 클리어가 가능한 부분은 있는거 같네요. (웃음)
●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덕분에 특별한 경험이 가능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tokaken: 별 말씀을요. 감사합니다.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