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파이널 판타지X]에서 유우나일행의 활약에 의해, 비록 수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스피라는 두 번 다시 신에게 침략받지 않는 평화를 얻게 되었다. 다만 신이 소멸함으로 인해 함께 싸워온 소환수들과, 유우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그가 소멸하고 만다. 모든 것이 끝난 후...유우나는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스피라의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사라진 사람들을...아주 가끔이라도 좋으니까......부디 기억해주세요" |
※주의 : 이 리뷰에는 위험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이상 읽을 것인가에 대해서 심각히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이하 FF) 시리즈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을 듯 싶다. FF하면 떠오르는 것이 감동적인 스토리와 최고의 그래픽(물론 게임 발매당시 기준으로)이며, 시리즈가 발매될 때마다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드래곤퀘스트(DQ) 시리즈와 더불어 일본의 롤플레잉(RPG)게임을 대표하는 작품으로서 인지도를 굳혀왔다. 최근에는 다른 제작사에서도 이 두 작품의 위치를 위협할 정도의 퀄리티를 지닌 RPG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어 DQ와 FF의 네임밸류가 예전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이 작품은, PS2로 발매된 전작 FFX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게임이다. 제작 발표 당시부터 전작의 애매한 엔딩 덕분에 게임을 즐겨본 유저들이 가장 궁금해하던 티더는 어떻게 되었는가, 과연 살아있는가라는 의문점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주었으며, 전작에서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진 유우나의 모습과 새롭게 등장한 파인이라는 캐릭터 덕분에 그 기대감은 몇배로 증가했을 터.
신작이 발매될 때마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변화를 추구해온 FF로서는 다소 이례적으로 주연급인 3인의 여성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작품은 게임의 발매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과연 어떤 느낌을 줄 것인가?
충격의 오프닝 무비!
FFX-2는 이런 게임이다! 라는 걸 과시하는 듯 멋져 버리다 못해 충격적인 오프닝 CG를 잠시 소개하고 리뷰에 들어가겠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처음 이 동영상을 보았을 때는 극심한 정신적인 충격(여러가지 의미로)으로 인해 잠시동안 말을 잊지 못했었다는 전설이 루리괴인들의 사이에 전해져온다고 한다.
그래픽과 사운드
소프트를 기동시키면 잔잔한 음악이 흐르며 주요 제작진들의 이름이 흐른다. 이전부터 공개되어온 스크린샷이나 동영상 등에서 느껴졌던, 왠지 시끌벅적할 것 같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 내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왜 그 흔히 말하는 첫 느낌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유우나의 복장이나 다른 여성캐릭터들의 분위기를 보더라도 이렇듯 잔잔한 타이틀화면은 뭔가 상당한 위화감과 함께 불안감마저 안겨주었던 것이다.
이윽고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언제나처럼 화려한 CG무비가 흐르기 시작했다. 수많은 관중들이 모인 가운데에서 유우나(...의 모습을 한 루블랑)의 공연이 벌어지는 내용인데, 그 퀄리티는 과연 스퀘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뛰어나다. 특히 전문가의 움직임을 모션캡쳐한 듯 보이는 유우나의 움직임은 탄성이 나올 정도. CG가 끝난 후 바로 루블랑과의 이벤트적인 전투가 벌어지는데, 전투화면도 전작에 비해 대단한 발전을 이루었다. 훨씬 세밀해진 모델링이 눈에 띄며, 비록 30프레임이지만 매우 부드럽고 세밀한 각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대단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전투 내내 계속 춤을 추고 있는 루블랑의 부드러운 모션만 보더라도 전작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듯.
전작 FFX에서 사용되어 캐릭터의 풍부한 감정표현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페이셜 애니메이션도 이번 작품에서는 더욱 세밀해졌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표정들을 연출해낸다. 아무래도 주인공급 캐릭터가 전부 여성들이라 복장이나 액세서리 등도 전부 화려하게 그려져 있으니 제작진이 신경을 쓰지 않았을리가 없지 않은가? 다만 아쉬운 것은, 기껏 풍부한 표정들을 만들어놓고도 각 이벤트에서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회수가 매우 적다는 점이다. 대개 스토리의 흐름 상 중요한 이벤트가 아니면 보통은 사용되지 않는데다,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사용한 캐릭터와 사용하지 않은 캐릭터가 한 화면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상당한 거부감이 든다. 기왕 쓸 거면 좀 더 이벤트의 구성을 효과적으로 생각해보던지...이래서야 사용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아닌가.
과장된 표정이 일품인 리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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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사운드에 관해 이야기해보겠다. 이번 작품에서는 보통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평범한 스테레오로 사운드를 출력하지만, CG무비에서는 돌비 디지털 서라운드EX와, 프로로직Ⅱ를 함께 지원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루카에 있는 시어터에서 무비와 음악을 구입할 수 있으며, 무비를 플레이시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방식의 사운드출력을 선택해줄 수 있다. 다만 한번 무비를 재생하면 무비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도중에 멈출 수 없다는 것이 난감하긴 하지만 말이다. 용량문제때문인지 전작에 비하면 CG무비의 수가 줄어들어 아쉽긴 하지만 그만큼 무비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매우 높으니 나름대로 만족스럽다.
게임의 세계관이 전작에서 약 2년 후를 그린 것이니 배경그래픽이나 샘플링 사운드 등은 전작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많다. 게임에 사용된 음악(BGM)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게임의 분위기 자체가 바뀌어 버려 음악들도 상당히 발랄한 계열로 교체된 건 좋지만, FF시리즈 대대로 이어온 역사와 전통의 음악이 사라져 버린 것은 대단히 아쉽다. 그 음악은 다름 아닌 전투종료시 들려오는 음악. 오죽하면 이 음악이 없는 FFX-2는 FF가 아니다라는 유저도 있을 정도일까. 하긴, 이 작품 자체가 FF라고 보기엔 조금 난감한 점이 많긴 하지만 말이다.
보는 순간 누구나 의아해 할 이벤트 무비. 과연 진실은...? |
과연 FF인가?
FF하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시리즈 대대로 이어지는 마법들, 시드, 초코보, 비공정, 발매당시로서는 최고의 그래픽, 언제나 게임 패키지의 색은 하얀색...이런 점들이 FF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요소들이 아니던가. 이번 작도 앞서 나열한 점들은 전부 계승하고 있으니 일단은 훌륭한 FF시리즈라고 해두자. 전작인 FFX를 감명깊게 즐겼고 그로부터 2년 후의 세계를 플레이하며 전작에서 만났던 다양한 인물들이 2년 후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게임을 구입할 동기는 충분하다.
하지만 필자는 이 게임을 즐기는 내내 기존 FF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이질감을 심하게 느꼈다. 그동안 FF시리즈가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변화를 보이기는 했으나, 지금 다루고 있는 FFX-2에서 보여주는 이질감은 앞서 말한 변화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느껴진다. 물론, 게임 자체의 컨셉이 전작인 FFX를 즐긴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격으로 제작되었다면 달리 할 말이 없겠지만, 단순히 서비스차원에서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7,800엔이라는 소프트의 가격과 본 게임의 내용구성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문제다. 그동안 FF7 등 몇몇 작품에 약간의 이벤트 등을 추가하여 나온 인터내셔널 버전이 있긴 하지만 본 게임은 당당히 FFX-2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가벼운 분위기
이번 FFX-2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표현하자면, 조금 심한 말로 경망스럽다라고 할 수 있겠다. 게임 전체가 흔히 B급이라고 부를 수 있는 대사와 이벤트들로 가득차 있어 가벼운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유우나가 속한 카모메단은 스피라를 돌며 스피어의 정보를 입수하는 일명 스피어 헌터다. 이 카모메단의 리더이자 리쿠의 오빠인 아니키는, 오직 유우나만 바라보는 전형적인 조연 캐릭터이다. 유우나의 춤을 볼 수 있다며 망측한 몸짓으로 허우적대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어디서나 흔히 등장하는 개그 캐릭터 같지만, 그 대사나 하는 짓을 보면 단순한 개그로 보기에도 민망할 수준이라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캐릭터뿐 아니라, 어떤 이벤트가 발생했을 시 카모메단의 반응 또한 멋지다. 유우나와 리쿠, 파인이 발랄한 웃음을 띄우며 서로 하이 파이브를 하는 장면은 그저 자애로운 마음으로 "허허허 귀여운 것들"이라고 생각하며 넘어가주면 그만이지만, 이것이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더 하이 퀄리티(!)로 발전해 나가기 때문에 아무리 관대한 마음으로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려고 해도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아니키와 일당들이 전부터 생각해둔 것이라며 궁극의 포즈를 취하자, 유우나일행도 함께 포즈를 잡는 장면에서는 그 닭살스러움(?)이 절정에 달한다. 기껏 뛰어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폴리곤캐릭터들이 한심한 개그나 펼치고 있는 걸 바라보며 느낀 심정이란...이것이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결전을 앞둔 일행이 할 짓인가?
이런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서반부의 발랄한 분위기와는 달리 게임의 스토리가 중반부터 상당히 진지하게 전개되는 것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극심해지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느끼는 이질감은 더욱 커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전반적인 게임의 내용은 고대병기 베그나간을 이용해 스피라를 멸망시키려는 슈인과 이를 막기 위해 움직이는 바라라이, 누지, 키플 등의 지도자급 인물들, 그리고 이에 말려드는 유우나 일행의 이야기가 게임의 중심 내용이 된다. 티더를 닮은 슈인이라는 캐릭터는 외모나 전투 시 사용하는 기술 등을 보면 어딘지 급조한 듯한 분위기가 풍기긴 하지만, 나름대로 비극적인 운명을 짊어지고 있으며 이야기의 흐름을 쥐고 있는 캐릭터이다. 비록 어째서 슈인이 티더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가에 대해서는 게임 내에서 전혀 언급이 없어 플레이어의 의구심을 풀어주지도 못하긴 하지만 말이다.
게임후반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벤트 무비. 이 무비로 인해 |
이야기가 전개되며 전작에서 함께 싸웠던 소환수들과의 싸움, 서서히 밝혀지는 슈인의 음모 등 전체적인 스토리의 짜임새는 괜찮지만, 앞서 언급한 경망스러운 요소들이 게임에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으로 난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더라. 필자 멋대로의 망상이지만 제작진의 생각은 이렇지 않았을까. "FFX의 뒷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유우나를 주인공으로 후속편을 하나 만들면 괜찮겠는데, 아무래도 전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면 재미없을 것 같으니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을 거라는 판단에 드레스 시스템과 개그풍의 분위기를 집어넣은 것은 어떨까"라는...
어쩌면 정확히 꼬집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난이도의 문제
아무리 최근의 RPG들이 난이도를 낮추어 즐기기 쉬운 방향으로 제작컨셉을 잡고 있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전작이나 이전 시리즈들에 비하면 너무도 낮은 난이도도 게임에의 몰입을 힘들게 한다. 일반적으로 적들과 벌이는 전투에서 거의 매번 아이템을 입수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따로 필요한 아이템들을 구입할 필요가 없으며, 그저 적들과 전투만 반복하더라도 회복용 포션이나 액세서리 등의 필수 아이템들을 쉽게 입수할 수 있다(오히려 아이템이 넘쳐 상점에 팔아야 할 정도).
제작진도 낮은 난이도를 감안하여 오버소울(같은 종족의 몬스터를 많이 죽이면 원혼이 강림하여 통상보다 강력한 몬스터로 변하는 것)이라는 요소를 도입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도망성공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오버소울은 존재의미를 잃어버렸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상대하기 힘든 만큼 쓰러트리면 상대적으로 좋은 아이템을 입수할 수 있지만, 아이템 컬렉터가 아니라면 굳이 필요없는 것이 대부분이라 일부러 쓰러트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스토리의 진행은 미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액티브 링크만 골라서 플레이하면 약 20시간 내외로 엔딩을 볼 수 있을 만큼 시원시원한 진행이 가능하다. 물론 낮은 난이도와 짧은 플레이타임은, RPG를 제대로 붙잡고 즐길 여유가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제작진의 배려라고 해두자. 또한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각각 다른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멀티엔딩과, 스토리 달성률이라는 것이 있어 플레이어에게 이미 엔딩을 본 후라고 하더라도 다시금 플레이를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매뉴얼에도 당당하게 나와있을 정도).
두 번째 플레이를 하며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이벤트를 클리어하는 재미를 느끼도록 구성한 것 같은데...필자가 직접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일본쪽 사이트를 뒤져본 결과, 조금만 신경써서 플레이하면 첫 플레이때도 얼마든지 100%의 달성률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두 번째 플레이를 할 때만 발생하는 이벤트는 없다는 얘기가 되지 않는가? 이래서야 클리어 후 다시 도전할 동기를 부여해주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을까.
여담이지만, 팬들이 원하던 유우나와 티더의 재회를 그려낸 엔딩을 보기 위한 조건이란 것이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다른 이벤트들은 조금만 신경써서 플레이하면 되지만, 특정 이벤트 도중에 ○버튼을 눌러 이벤트를 발생시켜야 하다니! 조건이 되는 이벤트가 발생하는 장면에서는 아무런 힌트도 보이지 않으니 당연히 플레이어는 그냥 이벤트화면을 바라보고 있지, 누가 버튼 누를 생각을 하겠는가?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추켜줄 것인지 플레이어를 기만하는 것인지의 판단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역대 게임사상 유래없는 버튼 눌러 이벤트 발동 사건을 만들어낸 스퀘어...역시 그들은 위대했다.
드레스피어와 리절트 플레이트
새롭게 도입된 드레스피어(ドレスフィア)도 기대와는 달리 효율성이 떨어진다. 전작 FFX에서는 언제라도 전투에 참가하지 않은 캐릭터들도 바로 전투에 참가할 수 있어 상황에 맞는 전략적인 전투를 할 수 있었는데(비록 의도적으로 다른 캐릭터를 사용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 지루하다는 문제점도 있었지만), 드레스피어를 그것과 비슷하게 생각했던 분이라면 꽤 실망하실 듯.
기본적으로는 잡(Job)체인지의 개념을 지니고 있으며 전투 중 자유롭게 드레스의 변경이 가능하지만, FFX의 캐릭터 체인지만큼의 전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각 드레스로 변하여 고유의 어빌리티를 사용하려면 미리 드레스피어를 세팅한 리절트 플레이트(リザルトプレ& #12540;ト)를 캐릭터에게 장비시켜두어야 하며, 리절트 플레이트에 세팅할 수 있는 드레스피어의 수도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각 리절트 플레이트를 저마다 다르게 세팅해두고, 적절한 상황에 따라 일일이 장비시켜줘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따르는 것이다.
리절트 플레이트의 수는 많지만 기능이 애매하여 정작 사용하게 되는 것은 풀케어 같은 회복계나, 타 드레스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들 등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것도 문제. 리절트 플레이트마다 전투 중 드레스를 변경할 때 공격력 UP이나 특정마법 사용가능 등의 특수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전투에서는 그다지 효율성이 높지 못하다는 점이다. 한 예로, 시리즈 대대로 강력한 마법 중 하나인 알테마를 사용할 수 있는 종말의 날이라는 리절트 플레이트를 장비하더라도, 정작 전투 중에 알테마를 사용하려면 세번이나 드레스를 바꿔야 하며, 우여곡절 끝에 겨우 알테마를 사용해보면 그 처절한 위력에 할 말을 잃을 정도. 알테마뿐 아니라 흑마법이 전반적으로 쓸모가 없어져 버린 점도 아쉽다.
시프의 드레스 연출 |
리절트 플레이트와 마찬가지로 드레스의 경우도 종류는 많지만 다크나이트와 백마도사만 마스터해두면 게임을 클리어하는 데는 그다지 지장이 없을 정도이다. 스페셜 드레스의 경우, 거의 변신이라고 부를 수준의 이(異)형의 캐릭터가 탄생되는데, 스페셜이라는 이름만큼 전투력은 발군이지만 해당 캐릭터 혼자 전투를 벌여야 하는데다, 게임의 전반적인 전투의 난이도가 낮다보니 활용빈도는 그리 높지 못하다. 물론 플레이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모든 드레스를 마스터하는 등의 플레이도 가능하니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문제이겠지만 말이다.
차라리 한번 마스터한 드레스의 어빌리티는 다른 드레스로 변경하더라도 그대로 전승되게 하거나, 전투 중에 모든 드레스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게 했다면 훨씬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든다.
리쿠의 스페셜 드레스. 드레스라기보다는 기동병기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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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나의 스페셜 드레스. 이쪽도 황당하긴 마찬가지 |
마치며...
지금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불만점을 토로하며 리뷰를 마무리할까 한다. 이번 작품에서 티더 다음으로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마도 와카와 루루일 것이다. 이들은 서로 결혼을 했고 게임 중에는 귀여운 아기도 낳게 된다. 이제서야 자신이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굴레를 벗어버린 듯 보이는 와카의 모습은 필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허나! 아무리 캐릭터의 복장이 변함이 없다는 것이 RPG의 불문율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어찌하여 2년이 지난 지금도 복장이 전작 그대로인 것인가! 서, 설마...그 복장 그대로 결혼식까지 한 건 아니겠지...
이벤트나 CG무비에서 가끔 캐릭터의 음성과 입 모양이 맞지 않는 상황이 자주 보이는데, 제작기간이 짧다보니 시간에 쫓겨 제대로 처리를 못한 것인지, 후에 발매될 영문버전에 대비해 영어와 일본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적당한 입 모양으로 만들어 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필자 생각에는 아무래도 후자가 아닐까 추측해보지만 과연 진실은...?
게임 속에 등장하는 미니게임들이 대부분 미니게임이 지녀야 할 본분을 잊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것은 필자뿐이려나? 각 미니게임들의 난이도도 높은 편인데다, 미니게임을 달성해야 드레스피어 등을 입수할 수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플레이하게 만드는 것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대부분의 미니게임들의 완성도 등을 보더라도 게임의 구성과는 상관없이 억지로 집어 넣었다는 인상을 버릴 수가 없었다.
이래저래 게임이 발매된 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FFX-2. FF라는 이름이 가지는 신뢰성을 믿고 게임을 구입하신 분들은 너무나 변해버린 분위기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으셨을까? 필자가 아무리 본 리뷰에서 아쉬운 점들을 줄줄이 나열하더라도, 결국 게임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직접 게임을 구입한 유저들이니 이 리뷰는 그저 "이렇게 느낀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만 여기시고 읽어 넘겨주시길 바란다. 타이니 비라는 전용 컨트롤러와 스퀘어로서는 이례적으로 수많은 각종 캐릭터상품들을 열심히 판매하고 있는 모양인데...또 다른 활로를 찾아낸 것은 좋지만 부업보다는 본업에 충실했으면 하는 것이 스퀘어에 대한 솔직한 필자의 바램이다.
재미있는 건 일본의 모 웹사이트에서 실시했던 "FF시리즈들 중 가장 감명깊게 즐겼던 작품을 선택해 달라"는 설문에서, 패미컴(FC)부터 즐겨온 지긋하신 경력의 유저(필자는 올드 유저라는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하였다)들은 FF3을, 플레이스테이션(PS)부터 게임에 입문하신 이른 바 차세대 유저들은 FF7을 꼽는다는 재미있는 통계도 나와있다. 일본 쪽 이야기이니 국내유저들의 성향과는 다소 다르긴 하겠으나, FF가 RPG계에 미친 영향력을 잘 알 수 있었던 흥미로운 설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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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나가 왜 여기서 춤 추고 있지... | 17.07.08 15: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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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용 | 18.06.22 03: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