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웨어의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 시리즈 최신작은 10년에 걸친 혼란의 끝에 세상에 나왔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둔 지난 11월 초, 게임 개발사 바이오웨어의 직원들은 오랜만에 희망을 품고 있었다. 지난한 개발 과정을 거친 끝에 최신작인 '드래곤 에이지: 베일가드'를 마침내 출시했고, 초기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이 롤플레잉 게임은 스팀 판매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고, 평론가들의 리뷰도 무난한 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분위기는 급격히 식기 시작했다. 유저들이 게임의 깊은 부분에 들어가자 평가가 엇갈리기 시작했고, 바이오웨어 내부에서도 불안이 커졌다. 모회사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자회사로서, 바이오웨어는 이미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와 '앤섬'의 실패로 큰 압박을 받고 있었고, 이번 작품마저 흥행에 실패할 경우 EA가 스튜디오를 정리할 수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막 지난 1월,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EA는 드래곤 에이지 신작이 150만 명의 플레이어만을 확보하며 자사 예상치의 절반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같은 시기 출시된 'EA 스포츠 FC 2025'의 성적도 부진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EA의 CEO 앤드류 윌슨은 이로 인해 올해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고, 발표 직후 EA의 주가는 18%나 급락했다.
윌슨은 이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드래곤 에이지는 높은 품질로 출시되었고, 평론가들과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치열한 시장에서 더 넓은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EA는 캐나다 에드먼턴에 위치한 바이오웨어 본사 인력을 대거 정리했고, 남은 직원들 중 상당수를 다른 부서로 이관시켰다. 30년 역사의 이 전설적인 게임 개발사는 이렇게 충격적인 몰락을 맞이하게 되었고, 팬들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라는 의문과 함께 바이오웨어의 미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드래곤 에이지: 베일가드의 실패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마케팅 실수, 구전 효과의 부재, 그리고 전작으로부터 무려 10년이라는 긴 공백 등이 꼽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치명적이었던 건, 게임의 방향성이 싱글플레이에서 멀티플레이로, 다시 싱글플레이로 바뀌는 과정을 거치며 개발이 혼란스러워졌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개발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EA는 비현실적인 매출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EA 측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바이오웨어와 EA의 인연은 원래 야심 찬 출발이었다. 2007년, EA는 바이오웨어와 또 다른 게임 스튜디오를 총 8억 6천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EA는 스포츠 게임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모험과 롤플레잉 게임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그 전략은 처음엔 성공하는 듯 보였다. 2014년 바이오웨어는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인퀴지션’을 출시했고, 이 판타지 RPG는 반쯤 열린 세계에서 마법과 엘프, 용들이 등장하는 대작으로 호평을 받으며 올해의 게임상까지 수상했다. 총 판매량은 1,200만 장 이상으로, EA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 확실한 성과를 안겨주었다.
이에 따라 드래곤 에이지 차기작의 개발도 빠르게 시작됐다. 코드네임은 ‘조플린’이었고, 규모는 이전보다 작지만 밀도 높은 게임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개발 초기 단계에서 바이오웨어는 보다 시급한 타이틀들에 인력을 집중해야 했고, 드래곤 에이지는 일단 후순위로 밀렸다.
2017년, 바이오웨어는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를 출시했다. 전작들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번 신작은 혹평을 받았고, 유저들 사이에서 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얼마 후 스튜디오 책임자가 물러났고, 그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케이시 허드슨이 맡게 되었다.
그 무렵, EA는 '데스티니'나 '오버워치'처럼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EA는 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길 원했고, 바이오웨어는 이에 부응하여 ‘앤섬’이라는 라이브 서비스 슈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어느 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이크 레이들로는 동료들을 회의실에 불러 고급 위스키 병을 꺼내며 다음 드래곤 에이지 프로젝트도 멀티플레이 중심의 라이브 서비스로 전환된다고 알렸다. 그는 이 결정에 반대하며 스튜디오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직원들은 밤늦도록 남아 위스키를 나누며 그간의 추억을 회상했다.
이후 전 아트 디렉터였던 맷 골드먼이 새 디렉터로 선임되어 코드네임 ‘모리슨’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멀티플레이 버전 드래곤 에이지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존보다 가벼우며 대중적으로 자극적인 장르 특유의 스타일 적인 분위기를 추구했는데 이는 시리즈 특유의 진지하고 어두운 서사와는 대조적인 방향이었다.
2019년, 바이오웨어는 앤섬을 출시했지만, 평가는 참담했다. 지루하고 복잡하다는 혹평이 이어졌고, 바이오웨어 특유의 강점이던 서사와 캐릭터는 거의 없었다. 유저들은 SNS에서 실망감을 쏟아냈다.
그 무렵, 드래곤 에이지도 멀티플레이 형식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전작들에서 존재하던 전술 전투는 사라지고, 반복 가능한 협동 임무 중심의 액션 게임으로 바뀌었다. 캐릭터들은 죽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했고, 이야기를 변화시키는 선택도 어렵게 되었다. 일부 직원들은 이를 “용이 나오는 앤섬”이라며 비꼬았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개발에 큰 차질이 생겼고, 같은 해 연말에는 케이시 허드슨과 마크 다라가 연이어 사임했다. 이후 스튜디오장 게리 맥케이는 게임 방향을 다시 싱글플레이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다.
“이게 우리가 잘하는 일인가, 또 다른 고난을 자초하는 건가 생각했죠.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맥케이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전환에는 문제가 있었다. 보통 싱글플레이로 방향을 틀면 프리프로덕션 기간이 주어지고, 새로운 이야기 구조와 게임 디자인이 천천히 수립된다. 그러나 이번엔 단 1년 반만에 게임을 완성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시장을 최대한 넓게 겨냥하라는 목표까지 더해졌다.
그 결과 개발진은 매번 촉박한 일정에 쫓기며 단기적인 선택을 강요받았고, 게임은 반복적인 연기 끝에 결국 미완의 결정들로 가득 찬 상태로 완성되었다.
2022년 말, 내부 알파 테스트 결과 드래곤 에이지는 ‘선택과 결과’라는 시리즈의 핵심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바이오웨어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느 도시를 구할 것인가’ 같은 선택지를 뒤늦게 추가했지만, 이미 짜인 틀 속에서 진정한 영향력을 담기엔 역부족이었다.
2023년, 바이오웨어는 차기 매스 이펙트 팀을 투입해 드래곤 에이지의 마무리를 돕게 했다. 하지만 매스 이펙트 팀과 드래곤 에이지 팀 간에는 오랜 갈등이 있었고, 매스 이펙트 측은 드래곤 에이지 팀의 리더들을 회의에서 배제하며 자신들 중심으로 개발을 주도했다.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황에서도 매스 이펙트 팀은 게임의 엔딩을 새롭게 연출했고, 이 결말은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드래곤 에이지 쪽 리더들은 “왜 우리에겐 그럴 예산이 없다고 하더니, 저쪽은 마음대로 하게 하느냐”고 분노했다. 전 리드 작가 데이비드 가이더는 “매스 이펙트 팀은 언제나 자원을 확보했고, 드래곤 에이지는 늘 역풍을 맞았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의 가벼운 유머 톤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여겨졌고, 결국 바이오웨어는 출시를 앞두고 서둘러 대사를 진지하게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게임 내 톤의 일관성은 무너졌고, 팬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여기에 성우 파업으로 인해 대사 수정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트레일러는 마치 포트나이트를 연상시켜 게임의 방향성에 혼란을 더했다.
결국 2024년 10월 31일, 수차례 연기 끝에 드래곤 에이지: 베일가드는 출시되었지만, 유저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일부는 전투 시스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전반적인 평가는 엇갈렸다.
드래곤 에이지 전문 유튜버 ‘케이티’는 “저처럼 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배신감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바이오웨어는 대규모 인력 감축 이후 몇십 명만이 남아 차기 매스 이펙트를 개발 중이다. EA가 이 스튜디오를 계속 지원할지는 미지수이며, 최근에는 에드먼턴 본사를 바이오웨어가 아닌 EA 캐나다 지사로 재편했다.
EA 매출의 대부분은 스포츠 게임과 슈팅 게임에서 나오며, 바이오웨어는 연간 수익의 5%도 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이버펑크 2077, 엘든 링, 발더스 게이트 3처럼 대규모 싱글 RPG가 성공할 경우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웨어의 존재는 전략적으로 여전히 의미가 있다.
TD 코웬의 애널리스트 더그 크로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EA 입장에서는 바이오웨어를 살리는 게 새로운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보다 나을 수 있어요. 다만... 내일 당장 스튜디오 문을 닫는다 해도 놀라진 않을 겁니다. 성공작이 나온 지 10년이 넘었으니까요.”
본문
[제작사] ‘드래곤 에이지 베일가드’ 개발 참사 비하인드 스토리 [24]

2025.06.14 (13:53:16)
마지막 수정 시간: 25.06.1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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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악물고 PC 이야기는 쏙 빼놓네 ㅋㅋㅋㅋㅋㅋ 게임이 포트나이트화 된 것도 문제지만 저딴 정신나간 전개는 어떻게 들어가게 된 거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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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을 어떻게 재밌게 만드는가에 신경안쓰고 드에를 사상전파용 컨텐츠로 생각하고 만들어놓으니 개판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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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것만이 문제가 아녀 이넘들아..... 시스템이 진부하고 변화가 없어도 기존 팬들은 그래도 관성적으로라도 한다. fc도 훅 꺾인 이유가 뙇 보이는구만 이악물고 그거에 대해선 언급을 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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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게임이 이정도로 지랄 염별떨지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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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o™
야 게임이 이정도로 지랄 염별떨지는 몰랐다 | 25.06.14 15: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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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시 봐도 불쾌하기 짝이 없네요 | 25.06.14 22:1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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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을 어떻게 재밌게 만드는가에 신경안쓰고 드에를 사상전파용 컨텐츠로 생각하고 만들어놓으니 개판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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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 알고보면 게임사에서 시디키 받은걸 수도 있음 | 25.06.14 18:5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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