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룡관님~ 용이 다녀와쬬용~칭찬해주세용~."
"....이런식으로 말하시지 않을까?"
"그건 너무 오글거리는거 같은데 이거 아닐까?"
"다녀왔소. 보상은?"
"에이, 그건 너무 딱딱하다."
"그런가?"
"너희 무슨 얘기해?"
여긴 호라이즌의 숙소. 네레이드와 테티스, 운디네의 수다가 한참이었다. 그 수다는 임무 나갔다 돌아온 세이렌에 의해 잠시 멈췄다.
"함장님이 임무에서 돌아오시면 사령관님께 뭐라 말하실지에 대해서 얘기중이었어."
"세이렌 넌 어떻게 생각해?"
"음, 그러고보니 함장님이랑 같이 임무나간 적이 여러번 있긴한데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네."
"임무 보고하러 갈때 같이 들어가는거 아니야?"
"아니, 항상 함장님만 사령관실에 들어가서 보고하시던데?"
테티스는 턱을 만지면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럼 알아내 봐야지! 함장님도 사령관님께 연모하는 마음이 없으시진 않을꺼 아니야."
듣다보니 맞는 말인것 같아서 나머지 호라이즌 대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마침 무적의 용이 보고를 마치고 호라이즌의 숙소로 돌아왔다.
"경례! 함장님 돌아오셨습니까?"
"됐소. 모두들 쉬도록."
그렇게 그들의 수다는 흐지부지하게 끝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밤새 침대에서 한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대체 함장님은 뭐라고 보고하실까?'
며칠 뒤, 세이렌은 옷을 세탁하려고 빨래통에 옷을 던져놨었다. 그러다 옷 안에 함포용 리모컨을 넣어놓은게 떠올라 한밤중에 세탁실로 찾으러 가게 되었다. 오르카호의 모든 빨래가 세탁실에 모이기 때문에 각 빨래통마다 소속 마크같은 것이 적혀있었다.
세이렌은 어두운 세탁실에서 선반을 더듬거리며 호라이즌의 빨래통을 찾고 있었다.
"캐노니어.....버뮤타팀.....아 여기다. 호라이즌. 근데 왜 바구니가 없지?"
세이렌은 의아했다. 분명히 아까 네레이드가 빨래통을 가져가는걸 봤는데 빨래통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러면 다음날 임무 나갈때 입고 나갈 옷이 없어서 문제였다.(잘땐 당연히 잠옷)
여튼 세이렌은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여기면서 숙소로 돌아가려고 하였으나 어느 방에서 불빛이 새어나오는걸 보았다.
"어라? 함장님 아직까지 안 주무시나? 보고서는 다 쓰셨던 거로 아는데."
그 방은 무적의 용의 방이었다. 사령관은 몇몇은 특별히 따로 방을 쓰게 해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용이었다. 세이렌은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어서 문이 열린 틈으로 빼꼼 들여다 보았다.
"서방님~ 용이 오늘도 열심히 하고 왔어용~ 칭찬해 주세용."
"함장님?!"
세이렌은 입을 가리고 소리를 죽인채 경악했다. 그 딱딱하고 엄격하게 보이던 무적의 용이 거울을 보면서 소녀처럼 애교를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세이렌의 옷을 입고서.
세이렌은 자신이 잘못 봤나 싶어서 눈을 비비고는 다시 틈새를 들여다 보았다.
"귀여운 용이가 등☆장! 포격으로 너흴 섬멸하겠당! 철충들은 각오해랑!
언제 갈아입었는지 이번엔 네레이드의 옷을 입고는 검을 빼든채로 저러고 있었다.
"함장님 대체 왜 저러시는거지?.."
세이렌은 무적의 용이 하도 임무를 많이 나가서 스트레스때문에 유아퇴행이라도 왔나 싶었다.
"맞다, 리모컨. 저기 있을텐데..."
세이렌은 본래의 목적인 리모컨을 떠올렸으나 호라이즌의 빨래통은 지금 무적의 용의 옷갈아입기 놀이에 쓰이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결국 세이렌은 다시 침실로 돌아와 누웠다. 하지만 그 광경이 너무나 강렬하여서 잊히지가 않았다. 다음날 하루종일 멍때리고 있자 장난기 많은 테티스마저 괜찮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임무 나갈때도 멍때리고 있던 나머지 포격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 철충에게 공격당할 뻔하였다. 다행이 용이 구해줬지만.
"전장에서는 한눈 팔면 바로 죽음이오. 명심하시오."
그러고는 용은 보라색검을 빼들어 포격을 지시했다.
"전 함대! 포격 개시!"
세이렌은 그런 용의 듬직한 뒷모습을 보고는 '내가 아는 함장님은 저런 듬직한 분이신데....'라고 생각했다.
임무를 끝내고 밤이 되자 세이렌은 다른 대원들이 자는 사이 몰래 빠져나와 또 용의 방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용은 오늘도 옷을 바꿔입고는 소녀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지금은 테티스의 옷을 입고 있었다.
"꺄핫! 용이 등장이에용! 적들을 쓸어버릴게용!"
세이렌은 이걸 사령관에게 알려야 하나? 라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어깨를 두드리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사령관님?!"
"세이렌? 여기서 뭐하는거야?"
"그게....직접 보셔야 할것 같아요."
세이렌은 사령관에게 문틈으로 직접 보라고 말했다.
사령관은 무슨일인가 싶어서 안을 들여다 보았고 잠시뒤 세이렌과 같은 표정이 되었다.
"....비밀로 해야겠지 이건?"
"네, 아무한테도 말 안할게요. 사령관님, 전 그럼 이만..."
세이렌이 돌아서서 가려고 하자 사령관은 틈새로 용을 지켜보고 있었다.
세이렌은 사령관이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면서 가는도중에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비밀이 언제까지고간에 계속 유지될수는 없는 법.
어느날 밤, 사령관과 세이렌은 용이 세이렌의 옷을 입은채로 그러는걸 보고 있었으나 문에 너무 바싹 붙어있었던 탓이었는지 방문이 열리면서 넘어졌다.
방문이 열리자 용은 화들짝 놀랐고 사령관을 보자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이 나오는대로 얼버무리기 시작했다.
"이, 이건 그대가 생각하는게 아니오. 단지 임무의 효율을 높히기 위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을 가다듬기 위하여...."
"난 아무말도 안했는데..."
"창피해서 그랬습니다! 서방님께 이런 말들을 직접 내뱉기는 너무 창피해서! 이렇게 풀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난 벌주려는게 아니고..."
"어떤 명령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세이렌은 용이 이렇게 창피해하면서 당황하는건 처음 보았다. 게다가 지금은 거의 울것 같은 표정으로 사령관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그럼....나한테 직접 해주라."
"네?"
"아까 하던 애교...맞나? 귀여웠어. 앞에서 직접 보고싶어."
용은 진짜 울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사령관의 부탁대로 하였다.
"귀, 귀여운 용이 다녀왔어용....치, 칭찬해주세용...."
사령관은 그걸 보고 이성이 날아갔는지 용을 침대위로 던져버리고는 세이렌도 방 밖으로 던져버렸다.
"사령관님? 함장님?"
세이렌은 갑자기 밖으로 내던져지자 당황했고 문을 쾅쾅 두들겼다. 열리지 않아서 귀를 가져다대자
"우리 용이 너무 귀엽잖아! 왜 지금껏 안보여준거야!"
"서방님께 보여드리긴 창피해서어엇! 너무 창피해서어엇!"
이런 두 남녀의 교태스런 목소리가 들려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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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있는 소재인 옷 훔친 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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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글쓰시는 분들은 삽화 원하시면 이분께 쪽지 보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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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 옷을 뺏어입다니 성군기 위반으로 인한 강등감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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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 옷을 뺏어입다니 성군기 위반으로 인한 강등감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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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뿐만아니고 나머지 애들것도 한번씩 돌려입음! | 20.08.07 07: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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