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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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겁쟁이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1):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0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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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겁쟁이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9):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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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행복했던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10):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0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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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행복했던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18):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9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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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복수귀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19):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1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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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복수귀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26):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0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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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로라, 누군가의 친구였던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27):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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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로라, 누군가의 친구였던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29):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1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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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어느 마지막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30):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11640
발키리, 어느 마지막 바이오로이드의 기록 (31):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2248
전전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2386
전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2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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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크흑, 큭, 하아, 하아....”
완전히 피걸레짝이 된 그녀가 엉금엉금 기었다. 시뻘건 핏자국이 기어가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간신히 놈을 피해 정비실 안으로, 부서지고 망가진 그녀가 들어갔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가 놈의 마수를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먼지가 흩날렸다, 벽이 무너졌다. 칙 엠페러가 정비실의 연약한 벽을 부수고 발러를 따라 들어왔다. 그녀는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다. 놈은 아직 그녀에 대한 분이 덜 풀렀을 테고, 마을의 주민들은 인간들이 사라진 후 세월 속에 약해진 건물을 수리할 자재나 장비가 없었을 테니까. 그래도 건물 자체가 폭삭 안 무너진 게 어디야, 하고 발러는 속으로 희미하게 웃으며 계속 기어갔다. 몸에 붙은 돌조각들을 떨어내며, 놀리듯이 느릿느릿 따라오는 칙 엠퍼러를 뒤에 두고. 아마 놈도 여기서 그녀를 끝장내려는 생각이리라.
‘그러니, 그 전에’
그 전에 닿아야 했다. 다다라야만 했다.
“허억, 쿨럭, 허억, 헉...”
그녀는 피를 철철 쏟아가며 계속 기었다. 온몸에 힘이 빠질 것 같았다. 너무 많은 피를 흘려 빈혈증세로 그녀의 눈 밑이 거뭇거뭇해지고 입술이 갈라졌다. 하지만 멈출 순 없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기었다. 조롱하듯이 뒤따라오는 칙을 두고서.
‘발악할 테면 해보라는 건가. 최후의 절망 속에 죽으라고?’
응, 좋아. 원하는 대로 해주지. 마침내, 그녀는 정비실의 한쪽 벽 한켠에 다다랐다. 거기서 멍들고 상처입고 다친 그녀는, 바라보며, 정말로 놀랍게도 일어섰다, 비틀비틀. 일어나자마자 그녀의 입과 코에서 또 한 차례 피가 확 쏟아졌다. 내장이 상한 게 분명했다. 오래 못 갈 것이다. 상관없었다. 그녀는 칙 엠퍼러를 노려보았다. 그토록 얻어맞고 멍들고 부러지고 짓밟혔음에도 전혀 기죽지 않은 불타는 눈으로.
놈의 붉은 빛이 희미하게 떨며 이채를 띄었다, 의외였던 모양이다. 아직도 일어설 수 있다는 것에.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발러는 이제 더 한 발짝도 움직일 힘이 없었다. 여기가, 그녀의 마지막 자리였다.
아마 정비실 앞 언덕에서 마주했을 때부터, 칙 엠퍼러는 그녀가 저항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인 거라고 생각했으리라. 그러나 놈은 분노에 불타, 그녀에게 편한 죽음을 안겨 줄 생각은 없었던 것이겠고. 그래도 놈은 적어도 그 점은 옳게 보았다. 그녀는 내일 해를 볼 생각이 없다는 것.
‘하지만, 네놈이 틀린 게 있으니’
그녀는 자신의 떨어진 한쪽 팔을 툭, 내려놓았다. 그리고 피 묻은, 하나 남은 손을 자신의 주머니 안에 찔러넣었다. 더치걸들이 줬던 스위치가 만져졌다. 오늘, 마을 입구를 불바다로 만들었던 그 도폭선 스위치가. 당연히 이제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이미 폭탄은 바깥에서 다 터뜨렸으니까.
하지만, 놈을 놀라게 해서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데는 충분하리라.
그녀의 메마른 입술이 힘겹게 떨렸다.
“경의를 표하지, 원수여.”
받아들였다. 오늘 그녀가 상대한 이 칙 엠퍼러는, 그 모든 지난 세월 동안 그녀가 상대해 온 그 어떤 적수보다도 강하고, 영리하고, 또한 증오와 복수심에 차 있음을. 그리하여 마침내 이 괴물은, 그녀를 코너로 몰아넣는 데 성공했음을. 틀림없이, 그녀를 죽일 것임을.
“하지만, 넌 날 이기지 못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놈을 비웃을 수 있었다. 발러가 그녀의 원수보다 더 노련했으므로. 그녀가...놈보다 한 수 위였으므로.
끝까지 녀석은 발러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났다. 발러를 죽이기 직전인 바로, 지금조차.
말했잖은가. 그녀는 철충놈들의 심리를 안다고. 놈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안다고. 그로 인해, 늘 이겨왔다고. 놈이 아무리 비인간적인 괴물이래도 발러는 읽을 수 있었다. 놈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놈이 어떻게 행동할지.
‘첫째,'
놈이 애니를 죽일 때 발러는 확인했다. 놈이 예광탄을 쓰고 있음을. 그럴 만하다. 레프리콘과 같이 부하들을 지휘하는 개체들은, 부하들에게 표적 방향을 지시하기 위해 종종 그러니까. 그리고 예광탄은 그 특성상 뜨겁고, 불빛을 피울 발화 물질이 발라져 있다. 자신에게 발사하던 그 기관포탄이 깜짝 놀랄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는 데에서 그녀는 그걸 재확인했다. 하마터면 그녀가 델 정도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태우고 지나갔을 정도로 뜨겁게 말이다.
‘둘째.’
놈이 구태여, 무력해진 애니에게 필요 이상으로 가까이 다가갔던 것. 그러고선 그녀의 머리 위에서, 그토록 처참하게 그녀를 죽인 것. 그저 자기를 괴롭힌 애니의 절망을 즐기기 위해. 그녀가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걸 가까이서 보기 위해.
‘악취미 같으니.’
즉, 놈은 패배자를 조롱하는 것을 즐긴다. 마치 고양이가 다친 쥐를 가지고 놀듯이. 무력해진 적의 코앞에서 놈들에게 절망과 죽음을 가져다주는 것을 기뻐한다. 저항할 수 없게 된 적이 고통에 괴로워하는 걸 보고 싶어한다. 단번에 죽이지 않고 괴롭힌다. 그리하여, 그 자신이 직접 농락하고 복수하고 싶어한다. 상대가, 증오를 한 몸에 받기 딱 좋은 저격수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 저격수가, 자기가 얼마든지 가지고 놀아도 좋을 만큼 무력해졌다면 더더욱 더 그럴 것이고.
그 모든 조건들을 생각했을 때, 이것이 발러가 내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놈을 패배시킬.
놈은 반사신경이 빠르다. 그녀가 무방비인 줄 알고 발러가 초대한 무대에 뛰어들었다가, 그녀가 도폭 스위치를 꺼내들면 자신이 폭탄 더미에 뛰어든 줄 알 것이다. 마침 정비실 안은 어둡고, 화약 더미로 오해하기 쉬운 잡동사니들도 가득하니. 이걸 위해 놈은 발러가 엉금엉금 기어서까지 여기까지 왔으리라 생각하리라. 그런 상황에서 놈이 발러를 막는 방법은, 일격에 그녀를 죽여버리는 것이다. 기관포 방아쇠를 당겨서.
‘사실 그런 폭탄 따위는 없지만.’
그러나 스위치를 꺼내놓기 직전에, 그 짧디 짧은 찰나의 순간에, 발러의 머릿속에 만감이 교차했다. 오늘 여기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넘어와야 했던 그 얼굴들이 떠올랐다.
오늘 죽어야만 했던 이들의 얼굴들이.
아이언 애니, 그 보안관은 죽었다. 작은 마을을 지키기 위하여. 60년 동안 지켜 온 이들을, 마지막까지 살려 보내기 위하여.
아우디, 아우로라 778번. 그 파티셰는 죽었다. 살아남을 수도 있었는데, 바보처럼 되돌아와서는. 60년 동안 사귄 친구를 위하여. 그리고 그 친구와의 우정을 지키기 위하여.
다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다가 죽어갔다. 그녀들이 사랑하는 무언가를 위하여. 이제 발러의 차례다. 그녀가 발버둥치다 죽을 시간이다.
그렇다면, 발러가, 그녀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무엇을 위해, 애니의 죽음을 밟고, 아우디의 시체를 넘어, 여기까지 왔는가.
‘그건......’
한순간 그녀 마음속이 먹먹해졌다.
그리웠다. 상섭도, 연구소의 동료들도, 아우디도, 그 행복했던 시절도. 옛 것, 옛 사람들, 옛 사랑, 옛 기억, 모두가. 그것들이 모두 사라짐에, 사라졌음에.
오늘 그녀가 철충들을 무자비하게 죽인 이유는 거기 있었다. 그 모든 소중한 것들을 앗아간 자들에 대한 복수요, 또한 자신이 망각해 온 이들에 대한 사죄였다.
그러나.
그 대가는 너무나 컸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온 총도, 자동차도, 오랜 친구도, 모두 스러졌다. 그토록 치열하게 싸웠건만. 그러나 그래놓고서도 죽은 자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잃어버린 것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푸른 하늘 아래 흘러가는 구름마냥, 과거 속으로 사라져 잊혀져 버린 것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사람도, 기억도. 그 모든 것들이. 발러가 행복했던 시절은, 그녀가 사랑했던 이들은, 절대로,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미안합니다.’
마지막 순간에 발러는 사과했다. 애니에게, 아우디에게, 그리고 그녀를 여기까지 있게 해 준 모든 이에게. 애니는 그래도 아쉽지 않으리라. 지금쯤이면 마을 주민들이 해변가에 다다랐을 테니까. 그러나, 아우디는, 그녀가 죽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미안해요, 아우디.
당신을 이 피구덩이까지 끌고 와서.
‘결국, 나도 괴물이었구나’
친구를 죽인 괴물. 냉혹한 살상병기. 그녀가 아우디를 원망할 것도 없었다. 그녀도 똑같았으니. 발러의 마음 속이 일그러졌다. 상섭은 그녀가 행복하길 바랬다. 잔인한 전투기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좋은 친구, 좋은 아내, 좋은 여자로서 살아가길 바랬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다시 괴물로 돌아갔다. 복수를 하겠다고.
‘차라리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결국, 그녀는 남편의 부탁을 모두 어긴 셈이다. 기억을 되찾고 나서 오히려 그걸 다 어겼다는 건 아이러니였다. 행복해지지 못했다. 최고의 친구는 죽었다. 그녀는 모두 잃었다.
그래도, 그렇더라도, 딱 하나, 남은 건 있었다. 60년 동안의 여행 끝에.
‘햄버그’
지치고 피로한 발러의, 붓고 멍들고 찢어진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어렸다. 문득, 60년 전의 그 어두운 복도가 떠올랐다. 후투티의 지저귐이 들려오던, 그 피묻고 어두운 복도가. 거기 있었군요, 그 때에, 당신.
미안해요, 미안해요, 홀로 그 어두운 곳에 남겨둬서,
조금만 기다려요.
최고의 햄버그를, 만들어 줄게요.
발러가 놈의 눈 앞에 도폭 스위치를 꺼내 보였다. 지금 여기, 죽어야 할 자가 죽는다.
그 다음, 찰나조차 지나지 않은 순간, 발러의 상체는 그대로 산산조각났다. 놈이 화들짝 놀라 황급히 쏴댄 총탄들에.
수백 개의 타오르는 초고속의 대구경 기관포탄들이 발러의 몸을 우습게 으깨고 다지고 관통했다. 그렇게 그녀의 몸을 분쇄해놓고서도 여전히 뜨겁게 달아오른, 그리고 그 날카로움을 잃지도 않은 총탄들은, 발러의 뒤를 지나 연약한 샷시를 뚫고 계속 나아갔다. 그리고 그 바로 뒤편에는...
피와 살점으로 흥건히 피칠갑된, 너덜너덜해진 샷시 너머로, 오래된 액화석탄 사일로가 보였다. 여전히 압축된 가연성 가스로 가득 차 있는.
이 모든 과정이 찰나였다. 놈이 생각없이 쏴버린 초고온의 예광탄이 뒤편에 있던 액화석탄 압축 사일로를 뚫고 들어갔다. 세월을 간신히 버티던 녹슨 금속 철판이 휴지처럼 찢어졌다. 한순간 확, 하고 가스 냄새가 퍼지는가 싶다. 그리고....
놈의 붉은 안광이 한 차례 떨렸다. 그제서야 상황을 알아차린 모양이지만, 늦었다.
콰광
상반신을 잃은 발러의 하체가 채 땅에 쓰러지기도 전에, 지옥 같은 폭음과 섬광이 온 세상을 휘감아 불태웠다.
....그렇게, 그녀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났다.
...
조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거대한 폭음이 들려왔다. 해변가에 있던 모두가 마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녀들은 거기서 솟아오르는, 마치 둠브링어가 폭탄이라도 떨군 것마냥 피어오르는 거대한 불기둥을 보았다. 바람결에 열기와 함께 옅게 석유 냄새가 끼치는 것 같다. 해변의 버려진 부두에 모여 있는 바이오로이드들이 웅성거렸다.
“뭐야? 무슨 일이 난 거야?”
“마을 쪽에서 뭐가 터졌나봐.”
“여기서도 보일 정도면, 마을이 통쨰로 날아갔겠는데”
그제야 익스프레스는 꺠달았다. 기다려 봐야 소용 없다는 것을. 누구도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것을. 그녀의 눈가가 덜덜 떨렸다. 울 것 같았다. 다시는 떠나간 이들을 볼 수 없음에, 이제 그녀의 어깨에 모든 이들의 운명이 걸려 있음에, 이제 그녀 오롯이 혼자 힘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함에.
그렇다면, 거기서 이제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그녀는 통신기를 켰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물었다.
“들리나?”
답이 오길 바랬다. 그 모든 이들의 노력, 그 모든 이들의 죽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니까.
조금의 시간 후에, 익스프레스의 바람에 부응하듯이 저 먼 바다, 육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곳으로부터 응답이 전해졌다. 지직거리지만, 분명히 들을 만 했다.
“호라이즌 휘하 무인 수송선 '히페리온‘호다. 신호 수신했다. 말하라.”
“.....”
익스프레스는 잠시 침묵했다. 말해야 함에도,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모두를 구하기 위해서지만, 수십 년 동안 살아 온 고향을 떠나야 함에, 그리고 채 눈감지도 못했을 이들을 뒤에 남겨두어야 함에.
“말하라. 본 기체는 전투용이 아니며 오래 머물 수 없다. 생존자인가?”
머나먼 곳에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있는 자의 기계음이 그녀를 채근했다. 그러나 익스프레스는 주저했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오르카는 생소한 곳이다. 알지 못하는 시간, 알지 못하는 장소로 그녀는 나아간다. 그녀만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운명을 짊어지고서. 불안하고 두렵다. 거기에 무엇이 있을지. 무엇이 그녀들을 기다릴지,
‘하지만, 이제 다시 돌아갈 순 없어’
여기서 더 기다릴 수는 없었다. 영원히 그 자리에 못박힐 수는 없다. 그녀들은, 산 자들은, 죽은 자들을 뒤에 남겨두고, 가슴에 그녀들을 묻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가야만 했다. 마침내, 익스프레스는 입을 열었다.
“....여기에, 생존자가 있다”
< E N D >
<에필로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2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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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출처에 대한 이야기
1) 삽입된 첫번째 곡은 "Imagine dragons"의 "Wrecked" (2021) 입니다. 한글 가사가 번역되어 있는데, 이것이 결국 끝의 끝에 다다른 발러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것 같으니 보면서 들으셔도 괜찮습니다.
2) 삽입된 두 번쨰 곡은 "Adeline river"의 "Deadly game" (2021)입니다. 두 괴물, 두 사냥감 간의 비참한 게임을 잘 묘사한다 하겠습니다. 한 쪽은 죽어가고, 다쳤고, 그러면서도 모든 걸 바쳐서라도 이 사냥감(game)을 놓지 않을 생각이지만. 게임에서 이길 생각이지만.
1. 본편에 대한 이야기
1) 저놈의 '가득 찬 연료탑'은 이번 시리즈 내내 줄기차게 맥거핀처럼 언급되었지요(예: ). '위험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매일 관리한다'는 것도 복선이었구요. 결국 이 때 써먹을 생각이었습니다.
2) 후투티의 지저귐 이야기는 다음 편을 참조해 주십시오: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4331 /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9397 )
3) 햄버그 이야기는 다음을 참조해 주십시오: (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04564 /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9397)
4) 결국, 발러는 칙 엠퍼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모조리 읽고 예측했던 셈입니다(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7255). 철충심리학의 달인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 덕분에, 그녀는 마지막까지 '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무패였던 셈이죠.
5) 후투티, 햄버그, 연료탑....결국 최종화까지 모든 떡밥을 회수해서 흐뭇하군요.
6) 이것으로 끝입니다. 이 이야기는 피투성이 비극입니다. 비참하고 씁쓰레한.
2. 잡담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언제나 제 뻘글들을 항상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덧글과 추천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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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발키리 1127번은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무패로 남았으니 그건 그거대로 위업이겠군요. 아무도 기억하는 이도 아는 이도 없겠지만. | 21.11.16 01: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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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영입니다. 저는 결국 같이 놀자고 글쓰는 거고, 출처만 밝히고 알려만 주신다면 이걸로 3차창작을 하시든 뭘 하시든 괜찮습니다. 예전 소설들에서는 말미에 그래도 괜찮다고 써두었는데 언제부턴가 안 썼군요. | 21.11.16 16:37 | |
(IP보기클릭)211.201.***.***
(IP보기클릭)211.44.***.***
그렇습니다. 맨날 햄버그를 태워먹던 발러는, 이제 적어도 세상 최고의 햄버그를 만들 수 있게 되었죠. 60년의 세월을 지내오며, 그것 하나만은 남았죠. | 21.11.17 01:2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