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봉고에게 인사하며..

[호랭호련]

흔한 토끼가 있었습니다. '봉고'라는 이름을 가진 암컷 토끼입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통의 토끼입니다. 
귀는 크고 눈은 동글동글하고 털은 매우 부드러운 그런 지극히 토끼스러운 토끼가 있었습니다.

http://cfile29.uf.tistory.com/original/21230E3E53381CA21C2FBD"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토끼는 건포도와 청경채를 좋아했고 건초를 즐겨 먹었습니다. 
가끔 성격이 매우 난폭하기도 하고 화를 잘 내서 자칫하면 손등을 물리기 쉽상이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무척 좋아하고 외로움을 잘 타는 토끼였습니다.

http://cfile4.uf.tistory.com/original/25042C3B53381F8B1ADEBA"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기분이 좋으면 킁킁 소리를 내며 사람 주위를 돌며 놀아달라고 졸랐습니다.
일부러 발을 밟고 다리를 살짝 깨물며 쓰다듬어 달라고 애교를 부렸습니다.

안고 있으면 금세 잠이 드는 태평한 성격의 토끼였습니다.
품은 매우 따뜻하고, 부드러운 털 때문에 기분이 참 좋아지는 그런 토끼였습니다.

http://cfile29.uf.tistory.com/original/26233E4653381CCB38579C"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굴을 파는 것을 좋아하지만 집 주변에 굴을 팔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자꾸만 침대 위를 올라가고 싶어하는 토끼였습니다.

http://cfile26.uf.tistory.com/original/2606244553381E000F8C51"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토끼는 참 이상했습니다. 종이도 뜯어 먹고 전선줄도 갉아 먹으려고 해 여간 고생스러운 게 아니었습니다.
붓글씨를 쓰고 있으면 매우 신나하며 화선지를 뜯어 먹고 신나게 놀던 토끼였습니다.

http://cfile10.uf.tistory.com/original/24233E4653381CCD3B2366"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함께 사는 고양이와 함께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늘 가까이 가면 고양이에게 손찌검을 당하는 그런 토끼였습니다.

http://cfile22.uf.tistory.com/original/2506244553381E000E8B9B"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그럼에도 언젠가는 고양이와 토끼가 서로를 의지하며 잠을 잘 날이 올 것이라는 꿈을 꾸었습니다. 

http://cfile3.uf.tistory.com/original/27356D455338221B0EBCDB"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그동안 참 여러 토끼를 길렀습니다.
가을이, 겨울이, 초코, 카스테라.. 그러나 가족들의 성화에 언제나 조금 커지면 친척네로 보내졌기에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한 토끼는 처음이었습니다. 
일곱 살 난 토끼였지만 앞으로 몇 년은 거뜬히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http://cfile28.uf.tistory.com/original/24208C34533820742CDC80"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그래서 믿지 않았습니다.
그냥 잠시 몸이 아픈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몇 달은 살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며칠은 더 견뎌줄 줄 알았습니다.

http://cfile27.uf.tistory.com/original/2708B83D533822641808FE"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참 흔한 보통의 토끼가 있었습니다.
먹성이 좋아 이것저것 잘 먹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비가 내리면 멍청하게 내리는 비를 맞고 앓는 그런 토끼였습니다.
분수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는 것을 즐기는 토끼였습니다. 

http://cfile27.uf.tistory.com/original/23233E4653381CCD3A5910"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병원에서 퇴원한지 채 얼마 되지 않은 그날.... 
토끼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물도 몇 모금 핥다 말았습니다. 
기분이 좋으면 벌러덩하고 방바닥에 눕던 그 토끼는,
꾸벅꾸벅 졸면서도 방 한 가운데서 애써 감기는 눈을 뜨고 앉아 있곤 하던 토끼는..
그날따라 유난히 몸을 가누지 못했습니다. 
포동포동하던 몸은 순식간에 앙상하게 뼈가 드러났습니다.
겨우 벅찬 숨을 쉬던 토끼는 동생의 곁에서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http://cfile7.uf.tistory.com/original/21233E4653381CCE3E36A5"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애써 토끼의 뜬 눈을 감겨주려고 했지만 감겨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토끼의 몸은 온기가 꽤 따스했기에,
토끼의 털은 여느때처럼 매우 부드러웠기에...
흔들어 깨우면 당장이라도 일어나 청경채와 건포도를 신나게 먹을 것 같았기에..

토끼 봉고가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신 나게 뛰어놀기를,
새로운 주인을 만나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기를,
마음껏 굴을 파고 먹고 싶은 것을 실컷 갉아 먹기를..

http://cfile30.uf.tistory.com/original/26042C3B53381F8B1BE073"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동생이 그린 봉고 그림

참 흔한 토끼가 우리와 함께 살았습니다.
이제 고마운 그 토끼에게 인사합니다.

봉고가 있어서 참 행복했다고. 곁에 있어주어서 무척 고마웠다고.

http://cfile28.uf.tistory.com/original/25208C34533820742D75CE" rel="lightbox" target="_blank"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line-height: 1.3;">

너무 갑작스럽게 떠나 미처 마음의 준비를 못해서 얄미웠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안아줄 걸 그랬다고... 
더 쓰다듬어줄 걸 그랬다고..
말썽을 피울 때 덜 구박할 걸 그랬다고..
예쁜 사진을 더 찍어줄 걸 그랬다고....



안녕, 봉고야.

.

.

.

봉고가 하늘나라에 갔어요.

평안히 행복하게 살라고 같이 기도해주세요.

[비싸기만함]

하.... 제목보고 알긴알앗는데 스크롤 내릴수록 봉고 집사님의 애정이 묻는 글을 보며 조금 울뻔햇네요;ㅎㅎ
아파서 무지개다리 건넜지만.. 봉고도 좋은 별로 갔을겁니다^^;

[호랭호련]

네 봉고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ㅠㅠ 감사합니다

[망상왕]

다음 생애에서도 호랭호련님과 봉고가 둘이 만나서 행복하게 살 수 있으시면 좋겠네요.

[호랭호련]

원래는 동생이 키우기 시작한 토끼지만 저도 정이 듬뿍 들어서요. 많이 울었네요. ㅠㅠ

[사스티]

ㅠㅜ 저도 토끼 두마리를 보냈던 입장에서 마음이아프네요...... 좋은곳으로 갔을겁니다 힘내세요......

[호랭호련]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니 정말 마음이 쓰려요.. ㅠㅠ 사스티님도 힘내세요!

[젠거]

글 내리면서 예상이 틀리길 바랬는데...ㅠ.ㅠ
좋은 곳 갔을꺼예요

[호랭호련]

ㅠㅠ;;;;;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루리웹-53736590]

필력이 참 좋으시네요, 조심스레 오른쪽 예상해 봅니다.
7년이면 그리 박하게 산 것은 아니니 좋은추억 남기고 갔을꺼임.

[호랭호련]

말씀 감사합니다.

[냥냥냐릉]

아픈 마음이 잘 느껴지네요.

[호랭호련]

미리 마음의 준비를 못했었거든요. 동생은 저보다 훨씬 더 슬플 거에요

[UfoinEt]

아리에티 고양이나라가면 호련씨 맘아프겠네

[호랭호련]

이번에 충격이 커서... 진짜 사람 앞일은 어찌될 지 모르는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아리에티... 아.. 상상 못 하겠어요 아직은..

[Vf-noisyu]

무지개 다리를 건넜지만, 분명 기억할껍니다.

[호랭호련]

천국에서 다른 토끼들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netknight]

봉고가 떠났군요...

[호랭호련]

봉고와 아리에티가 좀 더 친해지길 바랬는데... 안타까워요.

[아틴]

RIP, bongo the Rabbit.

[호랭호련]

감사합니다.

[마이너스원]

헐 너무 귀여운데 슬프네요.....

[호랭호련]

함께 슬퍼헤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게보린1호]

그래도 봉고는 좋은 주인 만나 행복했을 겁니다.

[호랭호련]

제발 그랬어야 했는데............. 그랬기를 바래요..^^;;;

[루리웹-167751055]

참 사랑스러운 토끼였군요.사랑스러운 토끼 봉고야 안녕....

[호랭호련]

감사합니다.

[StyleofYS]

토끼 수명이 개에 비해 많이 짧은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저도 16년 함께하던 너무나 사랑하는 동생(쉬쯔)를 떠나보내고 마음이 너무 아팠었어서

글쓴분의 마음 이해가 됩니다. 분명 좋은 곳에가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있을겁니다.

힘내세요!

[호랭호련]

몸이 아팠어요. ㅠㅠ 이젠 더 이상 아프지 말기를 ㅠㅠㅠ

[트롤츄럴]

우리토끼는 고양이를패던데 덩치크기차이 때문일런가요;

[호랭호련]

토끼가 성격이 의외로 꽤 난폭하더라고요. 저희는 서로 티격태격했어요...ㅠㅠ

[뎀잇케이트런]

잘봤습니다

[호랭호련]

감사합니다.

[루피티아]

너무 슬프네요... 저도 토끼를 키우고 있습니다... 정말... 이별이란 너무 슬픈거죠... 너무나 사랑했던 존재가 없어진다는건 정말... 마음이 깨질것 같습니다... 봉고야 안녕... 그리고 하늘나라에서도 예쁘게 잘 살렴...

[호랭호련]

네 정말 슬퍼서.. 포스팅 쓰기도 좀 망설였는데.. SNS나 루리웹에서 봉고를 예뻐해주신 분들이 계셔서 말씀은 드려야겠단 생각도 들기도 하기에 글을 쓰게 되었어요... 함께 슬퍼해주셔서 감사해요.

[§_Ouroboros_§]

한 편의 슬픈 동화를 읽는 듯 했습니다
봉고야 안녕
무지개 저편에선 잘먹고 잘살렴

[호랭호련]

참 먹성 좋은 아이였는데...... 지금도 집에 가면 건포도를 기다리고 있을 거 같아요.

[듀크뉴켐4D]

봉고차 폐차시키는 글인줄 알고 들어왔는데..

극락왕생 하그라 ㅠㅠ

[대숭이]

친구와도 같은 동물을 키우다가 하늘나라로 보내고 나면...
자꾸 못해준 것만 떠오르더군요...
특히 여러마리를 키우다보니... 그런 상황이 찾아오면 후회가 남지 않게 안하던 외출도하고 더 자주 놀아주기도 해봤었는데...
그래도 결국 보내고나면 또 못해준것만 떠오릅니다... 마음 잘 추스리세요...
생각보다 오래갑니다..

[크레이지 바츠]

아....내 토끼 오레오... ㅠㅜ
너무 클까봐 자유급식도 안해줬는데 가버려서 너무 미안해;;;

[goodpig18]

힘내세요 ㅠㅠ

[라이플™]

아 봉고차가 아니라 토끼였다니..
고양이는 오래 오래 살기를

[S.]

제가 기르고 싶었던 토끼군요.안그래도 우리 씩씩이도 떠나버릴까봐 걱정되는데...

[니엉덩이더러워벗어]

애완동물의 죽음이 더욱 슬픈 것은
나에게 한 점 의심없는 애정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존재가 나에게 이런 완전 무결한 사랑을 줄까요?

[yss inc]

저도 기아 봉고 차인줄....... 힘내세요

[미오 아키야마]

차에 뭔 인사를 한다는 거지? 라면서 들어왔지만 따스한 내용, 무조건 추천!

[고양이컴]

안녕 봉고야 그곳에서 편하게 지내렴

[루리웹-1051527616]

봉고는 하늘나라에서도 아프지않고 행복하게살고있다고 말해주고있습니다..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기를 그리고 아프지않고 청경채랑 건포도마니마니먹기를ㅠ.ㅠ 러블리 봉고 아듀포에버...

[Nyangsama]

봉고의 명복을 빕니다.

[대인배의풍모]

토끼는 죽는 순간이 아니면 아파도 소리도 못내고 꾹꾹 참다가 떠났을거 생각하니 더 슬프네요
무슨 병으로 갑자기 떠난건가요? 저도 토끼 키우는 입장에서 해가 넘어갈수록 이별이 가까워 온다는 것이 두렵네요

[MilitaryPolice™]

ㅠㅠ

[아키토]

저도 몇년전에 5년간 같이 살던 토끼(튼튼이)가 아파가지구 세상을 떠날때의 일이 잊혀지지 않아요.
할머니가 자주 봐주셨는데 풀보다 영양제만 너무 많이 주셔가지고..
애가 소화도 못하고 더 먹지도 못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아파하면서 세상을 떠날때 그 아픈 고통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잘 해주지도 못하고 제가 못돌봐줘서 죽은거 같아서 관악산에 묻어주며 울었는데 정말 가끔 너무 보고 싶네요 ㅠㅠ
봉고도 좋은 곳에 갔을거에요 힘내세요

[호랭호련]

감사합니다. 봉고가 튼튼이와 함께 풀밭을 뛰어놀길 기도할게요.

[gs낭천]

조용히 추천누르고 갑니다...

[코피-콜라]

만우절날 올라오길 바랬습니다...
부디 좋은곳에서 칭경채 많이 먹기를 ㅠㅠ

[- vampire]

안녕 잘가아 ㅠ

[MarshallMathers]

토끼 다섯마리 키운 적 있어서 ㅠㅠ으아아 ㅠㅠ

잘가 ㅠㅠ

[뻐꾹룡]

명복을 빕니다 ㅜㅜ

[사랑다음은]

ㅠㅠ정말 가슴아프죠...이런 아픔이 싫어서 못키우겠어요...너무 가슴 아플까봐...

[데이터성애자]

토끼가 수명이 좀 많이 짧지 않나요

[Mares]

ㅠㅠ.........

[멀데요원]

천국에 갔을 겁니다. 극락왕생하기를...

[후용이]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저도 토끼 키우는데 벌써 6년차라서 에혀

[♡花사슴[ v^_^]v♡]

7년 차라니 ㅜㅜ 저도 햄스터 키우는데요. 다음주면 1년 되는데 이제 약1년밖에 안남있다거 생각하면.(햄스터 평균수명 2년)그런데 ... 7년 데리고 사셨으면 ㅜㅜ

[열혈폭주소녀]

봉고도 좋은 주인만나서 행복했을꺼에요..

[루리웹-288458867]

아 저도 토끼를 키우고 있는데 봉고랑 같은종류의 같은무늬 토끼네요... 그래서 그런지 더욱 와닿구 지금 우리토끼한테 잘해줘야겠다 생각드네요 봉고는 좋은주인 만나서 고통받지 않은 행복한 삶을 살다 간것같습니다.... 봉고 좋은곳에 가서 여기가 아닌 다른곳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