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E3 2008에서 스퀘어 에닉스가 파이널 판타지 13의 멀티 발표를 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힘겨운 PS3의 앞길이 더욱 험난해진 느낌입니다. 차세대기로 전장이 바뀌면서 더욱 높아진 제작 비용은 서드 파티 타이틀의 기종 독점 정책을 고집하기 힘들게 만들었고,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는 PS3 시장은 서드 파티의 이탈을 잡기엔 힘에 겨운 모습입니다. 결국 PS2의 독점 상태에 가까웠던 시절과는 달리 서드 파티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어졌고, 그로 인해 퍼스트 파티 타이틀의 중요성은 예전에 비해 더욱 높아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소니의 강력한 무기이자 최후의 보루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입니다. 1997년 처음 등장한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는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북미·유럽 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힘을 발휘하는 타이틀이자 소니 하드웨어의 성능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였고, 한때는 콘솔용 레이싱 장르의 척도로까지 일컬어졌던 게임이었기에 PS3라는 하드웨어로 발매될 그란 투리스모의 신작은 관심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PS3라는 하드웨어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란 투리스모 5의 애피타이저라 할 수 있는 그란 투리스모 5 프롤로그. |
그리고 PS3용 그란 투리스모 5의 맛보기용 타이틀인 그란 투리스모 5 프롤로그가 지난 6월 20일 한글화를 거쳐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사실 프롤로그 타이틀은 PS2 시절 그란 투리스모 4 프롤로그가 발매된 바 있기에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PS2 시절 발매되기로 예정되었던 그란 투리스모 2000을 취소하고 발매일을 뒤로 미룬 후 정식으로 그란 투리스모 3 A-spec이 발매되었으며 4 프롤로그 역시 이미 시장 안정화가 이루어진 뒤에 여유로운 모습으로 발매되었던 것과는 달리 5 프롤로그는 여유롭기보다는 다급한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만들고 있던 부분을 잘라서 내놓은 인상이 역력하며, 그만큼 PS3의 시장 상황은 낙관적으로 보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물론 5 프롤로그를 단순한 체험판이라고 격하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란 투리스모 4가 발매되기 전 3 A-spec과 그란 투리스모 컨셉 2001 도쿄를 접할 수 있었던 PS2 시절과 달리, PS3로 즐길 수 있는 최초의 그란 투리스모라고 하기엔 너무 소박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어서 정식 타이틀이 발매되기 이전에 프롤로그 버전을 플레이하면서 모은 데이터를 정식 타이틀 발매 후에 연동할 수 있는데다 제작사 측에서는 꽤 짭짤한 수익 모델로까지 활용되기에 어찌 보면 쌍방이 만족할 수 있는 타이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프롤로그 버전을 나쁘게 표현하자면 만들다 만 게임이겠지만 그런 게임을 내놓아도 전 세계 200만 장이 넘는 출하량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년이라는 간격을 두고 발매된 그란 투리스모 4 프롤로그(좌)와 그란 투리스모 4(우). |
일단 일본판 기준으로 2007년 12월에 발매된 그란 투리스모 5 프롤로그. |
PS3의 시장 상황과 프롤로그 버전에 대한 석연찮은 느낌을 버리고 5 프롤로그 자체에 대한 것만을 논했을 때, 5 프롤로그의 시각적인 부분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작인 그란 투리스모 4와 달리 PS3라는 새로운 하드웨어로 발매된 5 프롤로그는 하드웨어가 바뀐 만큼 당연히 전작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을 자랑합니다.1080p 해상도에 상당히 안정적인 60 프레임으로 돌아가는 화면은 충분히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발매 전 이미 두 가지 버전의 체험판을 PSN을 통해 공개하면서 그란 투리스모 5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대충은 가늠할 수 있었지만 실제 발매된 5 프롤로그는 이전 체험판에서 또 한 단계 발전, 16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행하는 화면만으로도 유저들의 예상을 가볍게 넘어서면서 5 프롤로그보다 발전할 그란 투리스모 5 정식판의 모습을 기대하게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체험판보다 좀 더 안정적이고 다듬어진 모습. |
사실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감탄하게 하는 수준이라기보다는 이런 곳까지 세밀하게 구현했나 하는 놀라움을 주는 것이 바로 5 프롤로그의 그래픽입니다. 마치 실사와도 같은 모습의 배경 그래픽과 종이짝에서 벗어나 꽤 세밀한 모습을 보여주는 관중들의 표현, 빛이 반사될 때의 자연스러운 노면 묘사와 꼼꼼하게 만들어진 차체 모델링은 높은 점수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추가된 요소 중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운전석 시점에서의 대시보드 연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실제 주행과 연동하여 계기판이 표시되는 모습이나 변속, 혹은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의 동작 구현은 단순히 높은 수준의 그래픽이어서 감탄하기보다는 제작팀의 집착에 가까운 노동력의 산물로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그란 투리스모 3에서는 나무들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연출이 인상적이었다면 5 프롤로그에서는 터널 등을 지난 후 밝은 곳으로 넘어가면서 순간 환해지는 연출로 시각적인 포인트를 잡아주기도 합니다.
예전에 공개된 데모 버전보다 코스의 묘사가 좀 더 좋아지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다듬어진 모습이긴 하지만 5 프롤로그의 그래픽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데모 버전보다 줄어들긴 했어도 여전히 계단 현상이 있는데다 종종 물결 현상으로 인해 화면이 잘릴 때도 있고 총 16대가 달리는 게임이면서도 코너에 진입할 때 많은 차량이 한 화면에 들어오면 프레임 저하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부분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원했던 유저에게는 꽤 눈에 밟힐 듯합니다. 하지만 이번 스펙 2 패치까지 총 세 번의 버전업을 거치며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하드웨어의 성능을 여실히 보여주어야 할 퍼스트 파티로서의 기본적인 의무는 확실하게 해낸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런던 코스. |
제작 시간 잡아먹는 괴물이라 알려진 대시보드 시점. |
시리즈 대대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던 리플레이 역시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비록 실시간 렌더링 방식이라 일반 비디오 화면 보듯 되감기나 빨리감기를 지원하지 않지만 그런 불편함을 잊을 수 있을 만큼 호화로운 화면이 펼쳐집니다. 한 번에 여러 대의 차량이 등장하는데다 약간의 후처리까지 곁들어진 화면이기 때문에 프레임은 60프레임에서 30프레임으로 일반 플레이 때보다 낮아지지만 리플레이 도중 화면을 확대하거나 다양한 시점으로 바꿔가면서 감상할 수 있는 리플레이 화면은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이름값을 확실히 느끼게 해줍니다. 다만 온라인을 통해 다른 사람의 타임 어택 리플레이를 다운받아 볼 수는 있지만 온라인 대전 모드에서의 리플레이 저장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며, 가능하다면 추후 패치를 통해 리플레이 기능을 지원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픽 부분 외에 사운드 부분 역시 이전 작품보다 많이 좋아진 편으로, 차량의 배기음은 여전히 실감 나게 게임을 꾸며주며 시점에 따라 효과음이 섬세하게 바뀌거나 혼자 달릴 때와 앞선 차량을 뒤쫓을 때의 바람 소리의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도 보다 현실감 있는 레이스를 도와주는 첨가제 역할을 해줍니다. 특히 대시보드를 볼 수 있는 실내 시점에서는 실제처럼 그만큼 사운드가 강하게 적용되면서도 대시보드 시점 특유의 시각적인 효과도 잘 곁들여져서 레이스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진하게 전달해줍니다. 사운드 옵션도 레이스 BGM과 효과음부터 리플레이 BGM과 효과음까지 잘게 세분화해서 플레이어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드에 저장해서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는 리플레이. |
보닛 시점과는 별개도 TV 중계를 보는 듯한 시점도 존재. |
콘솔용 게임으로는 드물게 리얼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을 걸고 시작한 시리즈였기에 어려워서 접근을 꺼리는 유저들도 많고 반대로 끝없이 파고들어 플레이하는 유저도 많은 것이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입니다. 그만큼 쉽게 재미를 느끼거나 익숙해지기는 힘들지만 차량 구동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라이선스를 따면서 진입장벽을 통과하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입니다. 게다가 PS1에서 PS2, 그리고 PS3로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 단순히 시각/청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 측면에서도 더욱 실제 레이싱에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실제에 가까운 레이싱 게임이지 완전한 실제 레이싱을 구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시리즈 대대로 내려오는 납득할 수 없는 물리 연출과 이상한 패널티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로지텍의 주변기기와도 완벽 호환. |
하드웨어의 발전은 시각적인 부분 외에도 영향을 끼친다. |
어려운 게임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워낙 복잡 다양한 레이싱 게임이 많이 등장한 데다 5 프롤로그 자체도 처음 플레이를 시작하면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조절하기보다는 S 클래스 이전까지는 적당한 수준에서 끊어서 차량 튜닝을 하도록 메뉴를 간소화했기 때문에 마냥 어려운 게임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습니다. 적당히 몇 가지 항목을 설정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초보자들도 도전해볼 만한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물론 조금 간단해졌다 뿐이지 누구나 쉽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란 건 아닙니다). 하지만 S 클래스까지 도달하게 되면 새로운 메뉴인 퀵 튠 모드가 생기고, 이 메뉴에서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야 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됩니다.
휠의 각도와 파워, 중량, 타이어, 브레이크 밸런스, TCS와 ABS 등 조절할 수 있는 항목의 수도 매우 많으며 조절 수치의 폭도 넓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레이스를 하려는 게이머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S 클래스를 제대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겪어야 할 관문이기 때문에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퀵 튠 모드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맞는 차량 설정을 차종마다 미리 세 가지씩 맞춰놓을 수 있으며, 이렇게 설정해둔 퀵 튠을 레이스 도중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퀵 튠 메뉴에서는 차종에 따라 건드릴 수 있는 수치와 그렇지 않은 수치가 바뀌기도 하며, 수치를 조절할 때마다 해당 차량의 종합적인 성능 레벨이라고 할 수 있는 퍼포먼스 포인트가 올라가거나 내려갑니다.
이벤트 레이스나 온라인 모드 등에서는 난이도 조절과 밸런스를 위해 퍼포먼스 포인트에 제한을 두기 때문에 성능이 좋다고 무작정 퍼포먼스 포인트를 올리기보다 코스나 차종에 따라 정해진 퍼포먼스 포인트 내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직선 구간이 중요한 코스라면 다운 포스를 낮추고 차량 경량화를 통해 직선 구간에서 다른 차량에 밀리지 않고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이 기본적인 튜닝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차량마다 성능이 다르듯 퍼포먼스 포인트가 다르게 존재하고 조절할 수 있는 항목도 다른데다 대회마다 포인트 제한이 엄격하기 때문에 원하는 차량을 포인트 제한에 맞게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거니와 성능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며, 플레이어가 가장 신경을 쓰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드라이빙 옵션과 퀵 튠은 익숙지 않은 사람에겐 먼 나라 이야기지만 어쩔 수 없이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소유 차량은 한 대도 없기 때문에 먼저 딜러 메뉴에서 소지금에 맞는 차량을 구입하게 됩니다. 쇼룸에서 멋지게 돌아가는 자동차를 색상을 바꿔가며 감상할 수 있으며 구입한 후에는 이벤트 레이스에 참가해 C 클래스부터 B-A-S 클래스까지 난이도를 올려가며 대회를 하나씩 클리어하면서 돈을 모으고, 모은 돈으로 더 좋은 성능의 차량을 구입하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또한 특정 메이커의 정해진 차량만 참가할 수 있는 메이커 이벤트도 존재합니다 모든 차량을 처음부터 고를 수 없고 싼 차 하나 구입해서 수없이 많은 주행을 끝내고 돈을 번 후에 새로운 차량을 구입해야 하는 것은 이전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탑승하고 있는 차량은 메인 화면인 마이 페이지에 표시되며, 구입한 차량을 되팔 수도 있습니다.
쇼 룸 연출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
실질적인 주 모드인 이벤트 레이스. |
이벤트 레이스에서 상위로 입상하고 돈을 모아야 한다. |
가이드 라인과 브레이킹 구간 on/off 설정도 가능. |
코스를 돌기 전 실제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보면서 코스의 소개를 해주며, 국내 정식 발매 버전은 자막 한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코스 소개 영상에 나오는 이런저런 설명글이나 튜닝 작업이 수월합니다. 하지만 한글화가 되었다 하더라도 2007년 12월에 발매된 타이틀이 반년이 지난 시점에 정식 발매가 된 것은 타이밍 상으로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물론 PS3 타이틀 중에서도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한글화 타이틀이라는 것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골수팬이 많은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이니만큼 해볼 사람은 다 해본 시점에 나온 감도 없잖아 있습니다. 일본판과의 차이라면 발매일의 차이로 인해 스펙 2 버전을 따로 다운받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제품판에 포함된 형식이며 인트로 영상이 오리지널 버전과 달라지고 뮤지엄이 삭제되는 등 내용상의 차이도 약간 존재합니다.
나름 고해상도의 영상으로 꾸며진 코스 소개. |
한글화 자체는 무척 반가운 부분이지만…. |
하드웨어가 PS3로 바뀌면서 온라인 모드라는 이전 시리즈에 없었던 새로운 놀거리가 추가되었습니다. 온라인을 활용한 기능은 타임 어택 기록을 업로드해서 전 세계 플레이어들과 순위를 겨루는 것과 실제로 다른 플레이어와 레이스를 펼치는 두 가지 방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타임 어택은 코스와 차종마다 따로 구분되어서 기록되며, 순위권 플레이어들의 리플레이 데이터를 내려받아서 코스 공략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5 프롤로그에 들어와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이 고수 플레이어들의 리플레이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 플레이어들의 멋진 리플레이 데이터를 차량이나 코스로 검색해서 다운받을 수 있기 때문에 코스 공략에 큰 도움이 되는데다 직접적인 실력 향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번 5 프롤로그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매치 모드는 미리 조건이나 코스 등이 정해져 있는 대회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기본적으로는 서버가 갈려 있지만 특정 대회는 전 세계 플레이어와 함께 볼링에 가까운 레이스를 할 수도 있습니다. 서버가 갈려서 북미와 유럽,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게이머들끼리 온라인 대전을 해야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의외로 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쾌적한 레이스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입니다. 초심자 세계 대회 같은 경우에는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특성을 악용해서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있는데다 다른 사람의 주행을 신경 쓰면서 플레이한다 해도 온라인 게임의 한계상 플레이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접촉이 일어나서 게임의 장르 자체가 바뀌어버리지만 클래스가 올라갈수록 범퍼카 대회에서 벗어나 그럴 듯한 온라인 매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아주 그냥 산뜻하게 추월당합니다).
기본적으로 아시아 독립 서버지만 특정 대회는 전 세계 플레이어와 레이스를 할 수 있다. |
다른 플레이어가 올려놓은 타임 어택 리플레이도 내려받아 볼 수 있다. |
솔직히 프롤로그라는 이름에 맞게 볼륨 면에서는 그리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닙니다. 총 6개의 코스와 70여 종의 차량은 데모 버전이라 생각하면 상당히 풍족하다 생각되지만 돈을 주고 사야 한다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가격도 그리 싼 편은 아니기 때문에 더욱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패키지 방식뿐만이 아니라 다운로드 방식으로도 판매하기 때문에 기본 사항에 대한 내용은 옵션 쪽으로 집어넣고 패키지에 동봉된 매뉴얼에는 기본적인 화면/음성 출력에 대한 설명만 다루고 게임 자체에 대한 내용은 전혀 다루지 않는 것도 체험판이라는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물론 온라인 다운로드 콘텐츠가 일반화된 상황이라 추후에 계속해서 패치와 볼륨 업이 이루어질 것이며 유료 콘텐츠의 등장도 유추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마침표를 찍은 상태는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콘솔용 레이싱 게임의 상향평준화가 많이 이루어진 최근에 와서도 여전히 멋진 그래픽과 사운드를 자랑하며 레이스 자체에 대한 재미는 시리즈의 이름값을 제대로 해주고 있습니다. 적어도 PS3로 펼쳐질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를 가늠하게 해주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입문작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했다 할 수 있습니다. 4 프롤로그가 그러했듯 본편이 발매되면 곧 수명이 다할 성격의 타이틀이긴 하지만 그란 투리스모 5가 언제 발매될지도 기약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생명 연장은 내년까지는 이어질 듯하며, 그 정도의 책임은 충분히 다해주는 타이틀이며 또한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해주는 타이틀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70여 종의 차량이 준비되어 있다. |
실질적인 코스는 6개. |
다운로드로도 판매하기 때문에 매뉴얼은 게임 안에서 보는 방식. |
온라인 매치로 인해 단순한 싱글 레이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그런데 나온다던 PSP용 그란 투리스모는 언제 나오나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