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크라임사이트 | 출시일 | 2022년 4월 15일 |
개발사 | 코나미 | 장르 | 추리 PvP |
기종 | PC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Graz'zy |
불가능한 경우를 모두 제외하고 나면
남은 것은 아무리 이상하더라도 진실이기 마련이지.
When you have eliminated all which is impossible,
then whatever remains, however improbable, must be the truth.
- 셜록 홈즈
- Sherlock Holmes
최근에는 정반대가 되었지만 필자가 어릴 적만 해도 평소 즐기는 게임의 대다수가 일본발이었다. 그 중에서도 깃발 두 개가 나부끼는 듯한 코나미 로고는 여전히 두근거리는 추억의 보물창고다(해당 로고는 2003년 교체되어 더는 쓰이지 않는다). 국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남극탐험’도 코나미고 ‘그라디우스’도 코나미, 좀 더 커서 신세를 진 ‘도키메키 메모리얼’과 ‘위닝 일레븐’, ‘메탈기어’, ‘악마성’, ‘사일런트 힐’ 등등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코나미 게임 투성이였던 시절. 때문에 기라성 같은 IP들이 사향길로 접어들고 코나미가 게임사라는 인식조차 흐려져가는 요즘이 적잖이 생경하다. 하지만 어쩌랴, 이제는 코나미가 신작을 냈다는 게 그냥 기삿거리일 지경이다.
뭐, 의도한 바는 아니겠으나 그런 맥락에서 ‘크라임사이트’도 규모 대비 너무 큰 관심을 받아버린 작품이다. 이전에도 ‘월풍마전’ 리메이크 같은 소식이 꾸준히 들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완전 신규 IP에 더 눈길이 가는 법이니. 다만 실제 ‘크라임사이트’는 근 몇 년간 인디씬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멀티플레이 추리 장르에 속하는 작품으로, 큰 규모보다는 참신한 발상과 탄탄한 규칙을 승부수로 띄웠다. 콘텐츠 자체는 모두 훑는데 1시간이 채 안 걸리는 분량이며 따라서 가격도 20,500원($19.99)로 나름 저렴하게 책정됐다. 비록 소품에 가까운 조그마한 게임이지만 이렇게나마 코나마가 신작을 낸다는 게 반갑기도 하다. 과연 그 주홍색 연구가 성공적일지 함께 살펴보자.
오랜만에 게임을 통해 코나미 로고를 접하니 괜시리 가슴이 웅장해진다.
범죄를 설계하는 자와 저지하는 자, 멀티플레이 추리 게임 '크라임사이트'
셜록 대 모리어티, 죽이느냐 살리느냐
‘크라임사이트’를 대표 이미지나 소개 영상으로 처음 접한 이들은 뭔가 그럴싸한 설정과 서사를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몸통에 다리 두 짝만 달린 오색빛깔 우주인을 보다가 제대로 그려진 여러 캐릭터를 접하면 그럴 법하다. 하지만 의외로 ‘크라임사이트’는 굉장히 실전적인 게임이라 게임 내 텍스트의 양은 ‘어몽 어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근미래 런던을 배경으로 범죄를 예측하여 미연에 방지하는 AI 셜록과 역으로 범죄를 부추기는 AI 모리어티가 대결을 펼친다는 것만 알면 된다. 두 AI는 갑작스런 폭설로 어느 저택에 갇혀버린 여섯 인물을 조작하여 살인을 벌이거나 막거나 한다. 여기서 여섯 인물은 이름 외에 별다른 설정도 그에 따른 차이점도 없다.
자, 방금 여느 마피아 게임과 구분되는 ‘크라임사이트’만의 중대한 특징이 나왔다. 대결을 벌이는 주체, 즉 셜록과 모리어티가 저택 내 여섯 인물과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 게이머는 살인자나 희생자 혹은 어쩌다 껴든 이들 중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 그 모두를 멀리서 관찰하며 추리하는 AI다. 덕분에 ‘크라임사이트’는 일반적인 마피아보다 체스 같은 보드 게임에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 매 차례마다 셜록은 최대 셋, 모리어티는 최대 둘을 조작할 수 있으며 총원이 여섯이므로 하나(혹은 아무도 조작하지 않은 n명)은 무작위로 움직인다. 매 차례가 시작될 때 모든 지시 사항을 접수하여 순차적으로 실행하므로 서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미리 아는 건 불가능하다.
뭔가 배경 설정이 있기는 한데 서사가 중요한 게임은 아니므로 넘어가자.
여느 마피아 게임과 다르게 플레이어와 캐릭터들이 분리된 것이 특징이다.
여섯 인물이 체스의 기물이라면 말판에 해당하는 건 저택이다. 여러 사각형 칸의 집합체인 저택은 매번 구조가 조금씩 바뀌며 흉기, 식량, 약, 최루탄 등이 무작위로 배치된다. 단절된 방을 연결하는 비밀통로, 조명을 죄 꺼버리는 배전판, 가스 누출을 막는 장치도 존재한다. 이외에도 갑자기 들개가 쳐들어오기도 하지만 게이머가 직접 관여할 수 없는 무작위 요소다. 모든 인물은 매 차례마다 최대 세 칸까지 이동할 수 있으되 그 직후에는 지쳐서 이동 범위가 두 칸으로 줄어든다(즉 연속으로 세 칸씩 이동할 순 없다). 살인마든 희생자든 어느 누구라도 오래 굶으면 배가 고프고 가스나 늑대에 당하면 몸이 축나 움직임이 느려진다. 이때는 식량과 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살해 조건은 이러하다. 첫째, 살인마가 흉기를 지녔을 것. 둘째, 살인마와 희생자가 같은 칸에 있을 것. 셋째, (벽과 문으로 구분된)방 안에 다른 사람이 없을 것. 셜록은 구조대가 오기까지 총 10턴간 이 조건을 저지하면 승리한다. 이러면 조작 인원수가 하나 적은 모리어티가 일방적으로 불리할 듯한데 물론 그 대신 몇 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모리어티는 첫째, 당연히 살인마와 희생자가 누군지 알고 시작한다. 둘째, 흉기가 식량이나 약과 구분되어 보인다. 셋째, 셜록과 모리어티의 조작이 겹칠 시 무조건 모리어티의 조작을 우선한다. 단 모리어티는 희생자만은 조작이 불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모리어티가 조작권을 채간 인물은 희생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저택은 이 살인 게임의 말판 역할이다. 매번 구조와 물건의 배치가 달라진다.
살인마와 희생양이 누군지 추리하여 둘을 떨어뜨려 놓는 게 게임의 기본이다.
정리해보자. 모리어티는 살인마와 희생자가 누구이며 어떤 물건이 흉기인지 전부 알면서 살해 조건을 완수하고자 움직이고, 셜록은 당장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더 많은 인원을 조작할 수 있다. 서로가 누구에게 지시를 내리는지 알 수 없지만 조작이 겹칠 시 모리어티에게 우선권을 준다. 끝으로 셜록은 매일 밤이 지날 때(3턴마다) 살인마와 희생자가 세 칸 내에 존재하는지 확인하여 이를 기준으로 각자 용의선상을 정리해준다. 현 시점에서 누가 살인마 혹은 희생자일 가능성이 있으며 누가 누구 용의선상에 올랐는지 등 추리에 필요한 정보는 UI로 깔끔히 공개되므로 따로 메모는 필요 없다. 이는 모리어티에게도 동일하게 제공되므로 역으로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일반적으로 마피아 게임은 범죄자, 경찰, 민간인 같은 식으로 게임에서의 역할을 편중한다. 범죄자나 경찰이라면 책임이 막중하겠으나 민간인은 그다지 하는 일이 없다. 반면 ‘크라임사이트’는 이러한 역할 구분을 중립적 존재인 여섯 인물에게 넘기고 게이머 자신은 반드시 모리어티 아니면 셜록이 되므로 대결 구도가 팽팽히 유지된다. 제삼자의 무의미한 행동이란 잡음이 최소화되어 움직임 하나하나에 오롯이 의미를 부여하니 추리 장르로서 완성도도 여느 마피아 게임보다 윗길이다. 셜록은 ‘오답을 제외하다 보면 남는 것이 정답’이란 소거법의 원칙에 따라 살인마를 쫓고, 모리어티는 어떻게든 단서를 남기지 않으면서 희생자를 처리하고자 치열히 수싸움을 벌인다.
'오답을 제외하고 남는 게 진실'이란 원칙에 따라 소거법으로 정체를 추리한다.
모리어티의 실력에 따라 부지불식간 살인이 벌어지고 한 판이 끝나는 경우도.
진검승부 개인전, 변수로 가득한 다인전
그렇다면 ‘크라임사이트’가 일대일 진검승부 PvP 게임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본작은 1vs1, 1vs2, 1vs3, 2vs2까지 네 개 모드를 지원한다. 1vs1부터 1vs3까지 늘어나는 건 셜록뿐이며 모리어티는 언제나 오직 단 한 명. 2vs2도 모리어티가 둘이 아니라 아이린이라는 또다른 AI가 조력하는 식이다. 어쨌든 멀티플레이 인원이 두 명이나 네 명이나 전체적인 규칙은 동일하다. 셜록이 다수일 경우 조작권을 나눠 갖으면 그만이니까. 이때 서로 지시 사항이 꼬이지 않도록 내가 누굴 조작하겠다고 미리 선언할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선언이므로 실제로는 지키지 않아도 별 수 없다. 만약 셜록끼리 지시 사항이 겹친다면 어느 쪽이 통할지는 무작위다. 당연히 자칫하면 트롤링이 된다.
제3의 AI 아이린은 2차 창작서 셜록 홈즈의 그녀로 자주 재해석되는 아이린 애들러에서 따왔다. 셜록 대 모리어티라는 단순한 구도인 1vs3과 달리 2vs2에선 셜록이 한 명 빠지고 그 자리를 아이린이 차지한다. 아이린은 모리어티의 편에 서서 희생자를 처리하고자 암약하지만 모리어티보다 권한이 부족하다. 셜록의 지시를 강제로 덮어씌울 수 없고 살인마에게 습격을 지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도 흉기와 식량을 구분하는 수준의 정보도 지녔으며, 무엇보다 그녀의 지시는 다른 셜록과 동일하게 처리되므로 혼선이 일어나도 단서가 남지 않는다(상술했듯 모리어티가 조작을 강제하면 해당 인물은 희생자가 아님이 탄로난다). 셜록에게 있어선 일종의 고의 트롤러인 셈.
모리어티는 늘 한 명이고, 숫자가 늘어나면 셜록의 권한을 나눠 갖는 식이다.
아이린은 모리어티의 조력자로, 권한이 적은 대신 셜록에게 식별되지도 않는다.
일대일 진검승부야 어차피 내가 셜록이면 상대가 모리어티지만 다인전은 사정이 다르다. 모리어티와 아이린은 서로의 정체를 알지만 셜록에게는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보이지 않기 때문. 따라서 모리어티와 아이린도 여느 셜록과 똑같이 조작 여부를 선언할 수 있고 남의 선언도 평범하게 전달 받는다. 모리어티로선 셜록의 지시를 강제로 틀어버릴 능력을 지녔지만 함부로 그렸다간 조작 대상이 희생자가 아니라고 광고하는 꼴이니, 조작 선언이 없는 인물만 골라서 움직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노련한 셜록은 일부러 조작 선언으로 역정보를 흘리고 실은 전혀 다른 인물을 조작함으로써, 모리어티에게 조작권을 빼앗김과 동시에 희생자 목록을 하나 줄이는 묘수를 쓴다.
여기까지 보면 알겠지만 ‘크라임사이트’는 게이머간 의사소통이 굉장히 제한적인 게임이다. 애초에 채팅이 된다면 선언 버튼 따위를 누를 필요가 없으니까. 그 대신 우리에게 주어진 기능이라곤 선언과 수락 버튼 그리고 몇 가지 감정 표현이 담긴 이모지가 전부다. 이는 콘솔 이식을 염두에 둔 사양일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갈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일 수도 있다. 만약 게임 중 채팅이 가능했다면 주어진 정보만으로 추리에 집중하는 대신 세 치 혀보다 빠른 타자로 음해와 협잡이 난무했을 터이다. 수세에 몰린 모리어티가 셜록 전체를 모욕하거나 셜록끼리 손발이 안 맞아 서로 ‘베이커가 221B번지 허드슨 부인은 건강하시고?’하며 안부를 물어볼지도 모를 노릇이다.
서로 조작이 꼬이지 않도록 간단한 선언은 가능하나, 제대로 소통하긴 어렵다.
아군 트롤링으로 살인이 벌어졌을 때 저 '제발!' 이모지에는 참 많은 의미가…
이런 장르서 다인전을 할 때 응당 각오해야 할 부분이지만 필자도 트롤링을 꽤 겪었다. 모리어티일 때 게임이 안 풀리면 그냥 ‘에이 씨~’하고 말지만 아이린이나 셜록을 하면 스트레스가 배가 된다. 아이린은 애초에 태생이 보조 역할이라 제아무리 애써도 모리어티가 엇나가면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 셜록도 다인전에서는 조작권이 분산되는지라 서로 손발이 안 맞으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가령 살해 조건을 막는 손쉬운 방법으로 용의선상에서 제외된 인물끼리 둘씩 붙여 놓는데, 이걸 굳이 자꾸 떨어뜨려서 살인마에게 기회를 주는 셜록이 있었다. 단순히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건지 작심하고 트롤링하는지 모르겠으나 제지할 방법이 없더라. 아주 속이 터진다.
다인전이 쓸데없이 귀찮다고 느끼는 게이머도, 다인전이야말로 이런 장르의 꽃이라 여기는 게이머도 있기 마련이다. ‘크라임사이트’ 커뮤니티 반응을 살피면 두 부류가 모두 보인다. 일대일은 서로의 수싸움을 방해할 변수를 최소화하여 승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극단적으로 다인전은 그냥 트롤촌 체험이고 일대일만 게임으로 인정하는 이들도 봤다. 반대로 여럿이 모였을 때 창출되는 변수야말로 게임에 깊이를 더해준다는 시선도 적잖다. 양쪽 다 맞다. 다인전은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른 게이머와 손발을 맞춰야 하는 만큼, 기본 규칙만 똑같을 뿐 개인전과 궤가 다른 모드다. 결국 본인 입맛대로 모드를 고르면 그만이다.
일대일은 정석적인 수싸움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꽤 피로하고 잔재미가 적다.
다인전은 왁자지껄한 즐거움이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손발이 맞을 때 이야기.
지금 2만 원 받고 팔 때가 아닐 텐데
‘크라임사이트’는 보드게임 시절부터 이어져온 멀티플레이 추리 장르의 계보에서 나름대로 차별화를 이뤄냈다. 비록 규칙이 완벽하진 않더라도 갈고 닦아 연마하여 확장할 여지가 충분한 작품이다. 다만 지적하고픈 점은 갈고 닦아 연마하여 확장하는 과정을 왜 돈 주고 팔면서 하느냐는 거다. 지금 당장 ‘크라임사이트’서 즐길만한 콘텐츠라곤 10분 정도 튜토리얼을 끝내면 상술한 PvP와 간단한 미니게임식 묘수풀이가 전부다. 그나마도 저택 맵 하나에 구조만 조금씩 바뀌니 금새 질릴 수밖에. 열심히 해봐야 랭킹도 없고 꾸미기 요소도 없고 뭘 모아서 뭔가 살 수도 없다. 차라리 얼리 액세스 딱지라도 붙였다면 이해할 텐데 그것도 아니다. 슬쩍 시장을 찔러보는 모양새다.
스팀 구매가 20,500원. 코나미 눈높이에선 파격적인 대출혈 서비스겠으나 앞서 시장을 선점한 ‘어몽 어스’가 5,500원임을 잊지 말자. 심지어 저쪽은 모바일로 즐기면 아예 무료다. 이 장르라는 게, 마피아처럼 왁자지껄한 파티 게임이 아니라 정통 추리 게임에 가까워질수록 대중성은 떨어진다. 하물며 차별화가 곧 재미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하는 사람만 하는 장르인데 막 입이 벌어질 만큼 재미있기는 또 애매하고. 의사소통이야 외부 메신저를 빌린다 쳐도 애초에 모객이 신통치 못하다. 글쎄, 본고를 접한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지 모르지만 취향에 맞을지 확신도 없는 게임에 선뜻 2만 원을 내놓을까. 꽤 괜찮은 게임이지만 BM에 대한 고민은 좀 필요해 보인다.
얼리 액세스 수준의 콘텐츠. 아무리 2만 원이라도 누구나 척척 내진 않는다고.
스팀 DB를 통한 '크라임사이트'와 '어몽 어스' 접속자 비교. 100인 결사대가 곧이다.
작성 및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IP보기클릭)119.67.***.***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제가 20시간 동안 게임하면서 느낀 점들을 잘 짚으셨어요. 타 마피아게임과는 달리, 크라임사이트에선 2가지 질문이 주어집니다. '마피아 유저'가 누구고, '킬러와 희생양 캐릭터'는 누구인가? 질문이 2종이니, 정답도 2개를 찾아야 합니다. 정답을 찾는 과정 역시 차별화됐는데, 문자와 음성채팅이 철저히 배제된 상태에서 유저들끼리 이모티콘과 핑으로만 의사소통해야 합니다. 이런 설계 덕분에, 화술이 부족한 유저들이나 장애인 유저들도 크라임사이트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이 게임에서는 무지성 몰아가기(마녀사냥), 목소리 큰 녀석이 이기는 상황, 혹은 본인의 장애 때문에 놀림당하는 상황을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해진 의사소통 방식이 오히려 접근성을 높이고, 게임의 큐 타임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채팅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거짓말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도 줄어듭니다. 가령 모리아티 유저가 거짓말을 못해서 본인의 정체가 탄로나도, 시시한 게임오버가 되지 않습니다. 경기 내내 킬러와 타겟을 잘 감춰왔다면 적어도 무승부, 잘하면 승리도 노릴 수 있습니다. 한편, 악질 유저가 내뱉는 욕설이나 음담패설은 크라임사이트엔 없습니다. 그래서 유저들이 추리나 계략을 짜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복합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요소는 추리와 랜덤성입니다. 추리는 소거법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여러 유저가 캐릭터 6명 중 누구를 제어할 지 핑으로 소통합니다. 이 때, 정직한 핑을 찍거나 소위 '구라핑'을 찍은 다음, 실제로 내가 제어할 캐릭터가 제어충돌을 겪는 지 확인합니다. 셜록들은 이런 식으로 수사망을 좁혀나갑니다. 논리력과 소거법으로 용의자를 색출하는 부분은 문제가 없지만, 제어충돌에 행운이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한다는 점에서 유저평가가 갈릴 수 있습니다. 결국 언젠간 제어충돌이 일어나도록 판이 짜여져 있지만, 1일째 밤 라운드인데도 단서가 없으면 셜록이 무력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크라임사이트는 절차적 생성 시스템이 있어서, 맵 구조나 아이템 배치, 킬러 및 용의자가 무작위로 결정됩니다. 랜덤성은 게임의 반복플레이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종종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상황도 조성합니다. 가령 모리아티의 킬러로 Ellery나 Freeman이 걸리면 아이템을 자주 빼앗기는데, 흉기와 식량이 시작위치에서 너무 멀리 배치된 상황까지 겹쳤습니다. 이걸 해결한다고 킬러를 제어하다가 제어충돌이 일어났을 때, '이건 들킬 걸 각오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다음은 단점입니다. 말재간이 뛰어난 유저들은 본인의 강점이 크라임사이트에선 봉쇄당하기 때문에, 채팅시스템의 부재가 큰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르 특성 상 피로가 빨리 쌓입니다. 머릿속에서 추리, 관찰, 계획이 끊임없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경기시간이 15분 내외지만, 실제론 1시간 게임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본문에서도 언급됐지만, 가격이 문제입니다. 크라임사이트를 하려면 어몽어스 가격의 4배를 지불해야 합니다. 현재 동접자 수는 걱정될 정도로 적은 편이고, 좋은 접근성과 짧은 큐 타임이라는 장점을 상쇄합니다. 출시 초기니까 30초~1분 내외로 경기가 시작되지만, 한달 뒤에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정리하면, 추리 요소가 강하게 들어간, 동종장르와 차별화된 마피아게임입니다. 만약 마피아게임 팬이시라면 직접 해보시고 판단하시는 걸 권합니다. 전 크라임사이트가 제 취향에 딱 맞아서, 계속 소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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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채팅이 빠진게 좋더군요. 채팅이 수단이 되면 아는 사람 끼리할 땐 좋은데 인터넷 매칭으로 만나는 불특정 다수와 할 때 단점이 더욱 극대화되는 느낌이라서요. 특히 게임 할 생각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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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이 목숨을 건 듀얼 잘할것 같이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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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스샷만 보면 머리쓰는거 좋아하시는 분들이 좋아할거 같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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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댓글 잘읽었습니다. 다른 마피아게임과의 차별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읽혀지기도 합니다. 제작사가 깔아놓은 판 대로만 플레이어가 움직여야 한다는 건 결국 자유도를 해치는 부분이라서 마녀사냥플레이도, 무작정우기기 같은 것도 플레이의 한 부분 이라 갖가지 심리전인 부분이나 추리를 함에 있어서 일종의 제약이 따르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네요 마녀사냥을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무작정우기기를 했다 생각했는데 범인이 아니었다 와 같은 인간의 심리를 자극하여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플레이가 쌓여 갈 수록 더 많은 선택지 제공을 하게 되는데 정해진 이모티와 핑으로만 할 경우 경우의 수가 많이 줄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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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스샷만 보면 머리쓰는거 좋아하시는 분들이 좋아할거 같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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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읽었습니다. 제가 20시간 동안 게임하면서 느낀 점들을 잘 짚으셨어요. 타 마피아게임과는 달리, 크라임사이트에선 2가지 질문이 주어집니다. '마피아 유저'가 누구고, '킬러와 희생양 캐릭터'는 누구인가? 질문이 2종이니, 정답도 2개를 찾아야 합니다. 정답을 찾는 과정 역시 차별화됐는데, 문자와 음성채팅이 철저히 배제된 상태에서 유저들끼리 이모티콘과 핑으로만 의사소통해야 합니다. 이런 설계 덕분에, 화술이 부족한 유저들이나 장애인 유저들도 크라임사이트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이 게임에서는 무지성 몰아가기(마녀사냥), 목소리 큰 녀석이 이기는 상황, 혹은 본인의 장애 때문에 놀림당하는 상황을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해진 의사소통 방식이 오히려 접근성을 높이고, 게임의 큐 타임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채팅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거짓말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도 줄어듭니다. 가령 모리아티 유저가 거짓말을 못해서 본인의 정체가 탄로나도, 시시한 게임오버가 되지 않습니다. 경기 내내 킬러와 타겟을 잘 감춰왔다면 적어도 무승부, 잘하면 승리도 노릴 수 있습니다. 한편, 악질 유저가 내뱉는 욕설이나 음담패설은 크라임사이트엔 없습니다. 그래서 유저들이 추리나 계략을 짜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복합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요소는 추리와 랜덤성입니다. 추리는 소거법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여러 유저가 캐릭터 6명 중 누구를 제어할 지 핑으로 소통합니다. 이 때, 정직한 핑을 찍거나 소위 '구라핑'을 찍은 다음, 실제로 내가 제어할 캐릭터가 제어충돌을 겪는 지 확인합니다. 셜록들은 이런 식으로 수사망을 좁혀나갑니다. 논리력과 소거법으로 용의자를 색출하는 부분은 문제가 없지만, 제어충돌에 행운이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한다는 점에서 유저평가가 갈릴 수 있습니다. 결국 언젠간 제어충돌이 일어나도록 판이 짜여져 있지만, 1일째 밤 라운드인데도 단서가 없으면 셜록이 무력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크라임사이트는 절차적 생성 시스템이 있어서, 맵 구조나 아이템 배치, 킬러 및 용의자가 무작위로 결정됩니다. 랜덤성은 게임의 반복플레이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종종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상황도 조성합니다. 가령 모리아티의 킬러로 Ellery나 Freeman이 걸리면 아이템을 자주 빼앗기는데, 흉기와 식량이 시작위치에서 너무 멀리 배치된 상황까지 겹쳤습니다. 이걸 해결한다고 킬러를 제어하다가 제어충돌이 일어났을 때, '이건 들킬 걸 각오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다음은 단점입니다. 말재간이 뛰어난 유저들은 본인의 강점이 크라임사이트에선 봉쇄당하기 때문에, 채팅시스템의 부재가 큰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르 특성 상 피로가 빨리 쌓입니다. 머릿속에서 추리, 관찰, 계획이 끊임없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경기시간이 15분 내외지만, 실제론 1시간 게임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본문에서도 언급됐지만, 가격이 문제입니다. 크라임사이트를 하려면 어몽어스 가격의 4배를 지불해야 합니다. 현재 동접자 수는 걱정될 정도로 적은 편이고, 좋은 접근성과 짧은 큐 타임이라는 장점을 상쇄합니다. 출시 초기니까 30초~1분 내외로 경기가 시작되지만, 한달 뒤에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정리하면, 추리 요소가 강하게 들어간, 동종장르와 차별화된 마피아게임입니다. 만약 마피아게임 팬이시라면 직접 해보시고 판단하시는 걸 권합니다. 전 크라임사이트가 제 취향에 딱 맞아서, 계속 소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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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사는귀요미
음.. 댓글 잘읽었습니다. 다른 마피아게임과의 차별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읽혀지기도 합니다. 제작사가 깔아놓은 판 대로만 플레이어가 움직여야 한다는 건 결국 자유도를 해치는 부분이라서 마녀사냥플레이도, 무작정우기기 같은 것도 플레이의 한 부분 이라 갖가지 심리전인 부분이나 추리를 함에 있어서 일종의 제약이 따르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네요 마녀사냥을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무작정우기기를 했다 생각했는데 범인이 아니었다 와 같은 인간의 심리를 자극하여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플레이가 쌓여 갈 수록 더 많은 선택지 제공을 하게 되는데 정해진 이모티와 핑으로만 할 경우 경우의 수가 많이 줄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22.05.10 15: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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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이 목숨을 건 듀얼 잘할것 같이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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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채팅이 빠진게 좋더군요. 채팅이 수단이 되면 아는 사람 끼리할 땐 좋은데 인터넷 매칭으로 만나는 불특정 다수와 할 때 단점이 더욱 극대화되는 느낌이라서요. 특히 게임 할 생각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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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아는 사람과 할 땐 좀 답답하다 느껴지긴 합니다. 근데 게임 내적으로 아는 사람과 플레이하는 걸 상정하지 않은 느낌이라 처음부터 불특정 다수와 게임을 하는 형태로 설계하지 않았나 싶네요 | 22.04.20 2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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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과 할때는 디스코드같은 외부 메신저를 동원해도 되긴 하니까요... | 22.04.20 2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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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을 잘해야 정치를 잘한다고 ^오^ | 22.06.10 08: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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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ㅋㅋ | 22.05.24 21: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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