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단편의 소개입니다.
1. 활협전의 스토리 베이스를 바탕으로 지은 팬픽소설입니다.
2. 본 게임 정식 스토리와는 무관합니다. 오로지 2차 창작물입니다.
3. 본 게임 스토리와는 무관하나, 실제 게임 스토리가 등장합니다.
4.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식스토리와 무관한 숨겨진 스크립트 스토리도 들어가 있습니다.
5. 본 작품은 철저히 개인 취향의 2차창작 스토리입니다.
6. 활협전 본편의 스토리와 스크립트로만 존재하는 스토리를 보기를 꺼리신다면 안 보시길 권합니다.
(실제로 활협전 본편에 추가 될 수도 있으니 극 스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 양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만. 그를 인용한 묘사가 있습니다.)
7. 개인적으로는 소사매파 입니다...
위를 유의해서 감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정심당에서 서무림맹 결성에 대한 회의가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결성 찬성이 다수로 나왔다. 그리고 서둘러 각자 문파로 인물들을 파견했다. 아미파에 당삼. 점창파에 사사형. 청성과 전진에는 당문형제 둘씩. 그리고 공동에는 조 부부가 가게 되었다."자. 다들 몸 조심하고. 꼭 다시보세.""모두들 건강하시고 성공하시길 비오."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하나 둘 길이 나뉘어 지니 그 발걸음이 가벼웠다. 조 부부도 머나먼 공동파의 길을 같이 걷고, 업히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니 어느 덧 공동파 직전까지 도착하였고 공동대문 밖으로 현공문 위국 장문인이 그들에게 다가오며 아주 반갑게 맞이하였다."상관... 아, 아니 이젠 조씨가 되었구나. 조 부인. 잘 왔습니다. 정말 잘 오셨어요.""위 장문인... 여기까지 나오시다니... 제가 다 감개무량합니다. 잘 지내셨나요?"위 장문인과 조 부인은 서로 두 손을 꼬옥 잡고 어루만져 주었다. 둘은 각별한 친구사이였으니 이렇게 공동에 온 것만으로도 서로의 친밀함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었다."응응. 정말 잘왔습니다! 헌데 홀몸도 아니실 지언데 어째서 이 먼길을 오셨습니까.""낭군께서 직접 경공으로 데려 온 것이지요. 제 친우인 위 장문도 보고 싶기도 했구요. 그리고 이곳으로 당도한 연유는 제 낭군께서 설명하실 겁니다."위 장문인은 친구와의 만남을 뒤로 한채 과거 유학제자였던 조활을 아주 기쁘게 맞이하였다."하하! 조공도 잘 오셨어요. 정말 이제는 부부이시군요. 아이도 축하드립니다!""하하하! 감사합니다 위 장문. 정말, 덕분에 힘이 되는군요."위 장문인은 유학시절의 추억이 생각이 났다. 혼자서 따돌려지는 그런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오로지 끈기와 자신만의 길을 추구하여 유학생활을 하던 그가 결국은 장성하여 자신의 앞에 당당히 마주하니 정말 기쁘지 아니 할 수 없었다."처음뵀을 때는 그저 유학온, 가르침이 필요한 학도일 뿐이었는데 어느 덧 이렇게 장성하여 다시 오시다니... 정말 세월이 많이도 흘렀군요.""그때 받은 가르침은 여전히 제 가슴 속에 있습니다. 제가 이리 장성한 것은 위 장문의 가르침도 있음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하하! 자, 어서 들어오시지요. 다른 분들도 기다리고 계십니다.공동파 대문을 지나니 철권문, 탈백문, 비천문, 현공문의 인원들이 그들을 맞이하였다. 공동파에게 있어서 조활은 그저 은인이었다. 금오상인의 좋지않은 행동거취에 진절머리 나던 나날을 조활이 비로소 끝을 냈기 때문에 은인이 아닐 수가 없었다. 다들 환영하는 인사를 보내니 조활은 부끄러워하고 조 부인은 그런 낭군이 매우 자랑스럽기 그지 없었다."오오! 조활 아닌가! 잘 지냈나? 그간 대장간질은 많이 증진하셨고? 어째 키가 더 커진 기분인데 기분탓인가?"키가 작아 어린소녀같은 인물이 조 부인의 손을 잡고 아는 척을 하니 그저 당황 할 뿐이었다. 여전히 그녀의 눈은 침침한가보다 싶었다."아아, 욱죽 소저! 거, 거기가 아니오. 이쪽이오."눈을 지긋이 뜨고 보니 조 부인을 발견하고는 깜짝놀라 사과의 의미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고 다시 조활 쪽으로 다가가 다시 인사를 했다. 주변은 웃음으로 가득찼다."하하. 죽 소저. 별일 없었나? 눈이 어째 점점 작아지는 거 같은데. 좀 어때?""하도 대장질을 해서 그런지 점점 더 침침해지는 기분이야. 어때? 여기 유학왔을때는 행동거지가 그리 즐겁지는 않아 보였는데, 요즘은 좀 즐겁나?"조활은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물론이지."그리고 공동의 무리들을 파헤치고 온 것이 있었으니. 조활은 이를 보고 너무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화섬전 아닌가! 잘 지냈느냐. 정말 이쁘게 잘 큰거 같은데... 맞나? 여하튼 반갑구나 화섬전!""넌 화섬전만 보이는 거냐?""응? 어? ...너??"화섬전의 뒤로 붉은 옷의 여성이 걸어나왔으니 조활은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얼굴이 등장했으니 당연했다. 결국 그녀는 살아있었다. 눈 한쪽을 가린채로. 운명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모를 일이었지만 그녀가 살아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조활은 안도의 한숨을 쉴 뿐이었다."소, 소매!""왜? 죽은 줄 알았어?""소매... 너... 눈이...""다른 건 모르겠고. 잘 살아 있는 거보니 좋네... 내가 그곳에서 살아남은건 기적이었지... 대신에 한쪽 눈을 잃어야 했지만 말이지. 어? 왜, 왜 그래."조활은 그저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감쪽같이 죽은 줄만 알았던 우소매의 모습을 보니 여러가지 감정이 마음 속에서 터져나오고 있었다. 배신이라는 단어는 그녀를 따라다니는 수식어였다. 계단과 함께. 그 날도 우소매는 배신을 했다. 그런데 단순한 배신이 아니었다. 그들의 우정을 정말 단절 시키려 했던 배신이었다. 그 덕분에 대사형이 죽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그것은 우소매가 원한 것은 아니었다. 조활과의 싸움에서도 전혀 본 실력을 내지 않고 급소만 피하는 이상한 행동을 하니 조활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원치 않은 배신이었다는 것을...'제발... 기절해. 기절하라고. 제발... 죽이고 싶지않단 말이야...'그날의 혼잣말을 조활이 들었었다. 분명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한 것이었으니 더욱 소매를 제압해야 했다. 조활은 그녀를 겨우겨우 제압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신도룡의 기습 뒤로 그녀가 당문으로 돌아오지않아, 그녀를 찾았지만 전혀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포기하고 잊고 지냈었다."야. 우는 거야? 얘, 얘가 못 본 사이에 왜 이리 감성적이 되었어?""너... 왜 그때 당문으로 돌아오지 않았어?"우소매는 할 말이 없었다. 대사형의 일도 있었고. 일단은 배신을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실 우소매가 살아있는 이유는 조활 덕분이었다. 당시 조활이 그녀를 제압하고 풀숲이 가득한 아무도 찾기 어려운 곳에 옮겨 숨겨놨었는데, 신도룡과 금오상인이 일을 마친 후 그녀를 못찾고 그냥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는 어디를 찾아다니든 보이지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돌고돌아 다시 그자리에 돌아왔지만 시체도 없었고 흔적도 없고 당문에도 돌아오지 않았으니 이게 과연 무슨 일 인가 싶었다. 그리고 그 둘은 결국 오늘날 공동에서 재회를 했고 온갖 감정들이 조활의 안에서 터져나오고 있던 것이다. 우소매가 말했다."그야... 나는 배신자니까... 장문인을 뵐 자신도 없었고... 너도..."...'너의 그 눈빛이 너무 무서웠어. 나는... 너를 볼 용기가 안났을 뿐이야.'조활은 안도했다.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그래... 살아줘서 고마워. 소매. 이렇게라도 만났으니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응. 그... 호, 혼인 축하해. 아, 아이도...""그래."우소매는 조활과의 재회를 마치고 조 부인에게 다가가서 말했다."우소매라고 해요. 공동에서 아마 자주 뵈긴 한거 같은데 이렇게 직접 얼굴 맞대고 인사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네요. 조활은 너무 순진합니다. 너무 잘 속아 넘어가거든요. 덕분에 장난치기도 수월했고... 이젠 그런 장난도 못 치겠네요. 이렇게 든든한 부인이 있으니... 인사가 길었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조 부인."조형은 뭔가 모를 여인의 감이 발동했는지 조활을 흘긋 째려보았다. 조활은 잘못하지 않았는데 잘못한 느낌이 들어서 화들짝 놀라 주변을 살펴보니 다들 한숨만 쉬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네. 제 남편이 여러모로 신세를 진거 같은데, 제가 없던 동안 남편을 잘 돌봐주셔서 감사 드릴 뿐입니다.""별거 아니에요. 아활은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어디를 같이가든 즐거웠었어요. 그뿐입니다."...'...아...활...이라고...? 그리고 어디를 같이가?'조형이 다시 조활을 째려보니 영문을 모르는 그가 옆에 있는 위 장문에게 넌지시 물었다."그... 제가 뭐 잘못 한거라도 있을까요..."위 장문은 한숨쉬며 말했다."하아... 정말 모르시나요?""네?""... 아닙니다... 앞으로 갈길이 멀군요. 부디 잘 살아남으시길 바라요. 조공.""??? 왜 그러세요 장문인까지..."여튼 그렇게 간만의 재회도 끝났고 당문에서 사신으로 온 그들을 현공문으로 데려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서무림맹 결성의 이야기. 지금 강호에는 무림맹의 당문부수기가 온 천하에 알려졌으니 당연히 공동파들도 알고 있음이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결정해서 이뤄야 할 숙원이 되기는 어려웠다. 물론 당문의 상황이 매우 정당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공동은 아직도 하나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도법장군 단하자도 지금은 없는 상황이었으며, 그들의 수뇌부들은 당문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 장문이 금오상인을 죽인 조활의 공을 빌미로 공동전체의 의견을 모아보려고 했지만, 그리 쉽게 모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아니면 차라리 찬성파만이 파견을 보낼까 싶기도 했지만 반대파의 세력이 그간 공동을 잡아먹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는 점이 걸렸다. 결국 공동파의 지원은 어려움속에 종료되었다. 그러나 당문에게 있어서는 분명 수확이 있었다. 반대파도 그리 많은 숫자도 아니었으며, 조활의 공을 높이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상황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렇게 논의를 마친 조 부부 일행은 공동파를 나서며 아쉬움을 보였지만 좋은 소식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자. 그러면. 저도 가보겠습니다. 그래도, 저라도 가야 당문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소매! 너만 가는게 아니야! 나도 갈게다!"우소매와 욱죽이 나와서 당문길을 자처했다."두 소저. 정말 괜찮겠어? 굳이 따라나오지 않고 나중에 결정됐을 때 와도 늦지는 않을 터인데..."우소매가 조활에게 뒤의 공동파 집단을 가리키며 말했다."늦을 거 같아서 그래. 봐봐. 지금도 티격태격이잖아. 어렵지 이런건. 그리고 나와 소죽은 이제부터 당문에 속하기로 했어. 애초에 나는 공동파에 있을 이유도 사라졌고, 당문 정식제자이기도 하니 이유는 충분해. 소죽은 적전제자같은 건 관심도 없으니 다른 적전제자 선별에 도움이 되겠다나... 게다가 나는 대사형도 뵈야하고...""아..."숙연해지는 분위기가 될 뻔했지만 욱죽이 바로 가로되."자자. 우울한 이야기는 그만들 하시고. 조 부인. 같이가도 괜찮겠습니까?""물론요. 죽 소저. 같이 간다면 분명 당문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하하! 감사합니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저도, 제 망치도 즐거워 할 거 같네요. 아 그리고..."욱죽이 조 부인의 귀를 빌려 조그맣게 이야기했다....'그... 제가 세공품을 좀 만들어 볼까 하는데... 상회에 도움이 될까요?''오! 정말인가요? 그것 참 반가운 이야기군요. 나중에 시제품만 좀 볼 수 있을까요?''물론이죠! 당문 대장간은 이름난 대장간으로 유명하니 분명 좋은 시제품을 만질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지금도 몇 가지 시제품이 있으니 당문에 당도한다면 보여드리는 걸로 하겠습니다.''호호호! 그것 참 좋은 소식이네요! 기대가 됩니다.'여성들의 이야기가 끝나니 조활과 우소매가 기다리고 있었다. 조 부인은 아랑곳 하지 않고 출발을 선언했다."자. 조랑. 업어주시지요."...'조...랑...?'우소매의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금방 풀어졌고 아직도 조활은 분위기를 읽지 못한 것인지 욱죽이 한숨쉬었다."정말 괜찮은 거냐. 이 집단..."조활은 조형을 업었고 우소매와 욱죽을 바라보곤 걱정이 되는 일이 있는 듯 물었다."그러고보니 죽 소저는 경공이 되오? 늘 대장간에서 일만 하는 것만 봐서 경공을 쓰는 걸 전혀 본적이 없는데. 혹시 소매가 업어주는 건가?""내가 소죽을 업으면 어깨가 사라질걸?""어허어허. 그거 참 아쉬운 소리일세. 나도 나름 철권문 제자라고? 자네들 처럼 날아다니는 경공은 아니지만 나름 심법도 익혔고 다리도 빠르거든?"우소매가 욱죽의 말에 덧붙였다."그래. 아마 여기서 가장 빠른게 죽 일거야. 나도 비천문 적전제자이긴 하지만 죽과 경공 시합을 하면 이겨본 적이 없으니...""뭐? 정말?""그래. 보면 놀랄걸. 대신에 날아오는 흙먼지는 각오해.""하하. 그래. 흙먼지가 니들 날아가는 궤적까지 갈테니 각오해야 할 거다.""그... 그렇구나. 아무튼. 이제 출발하자. 너무 지체했다."그렇게 그들은 당문행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공동의 문제는 이제 위국 장문이 어떻게든 해결해야하는 상황이니 우선 그녀를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공동을 떠났고 긴 여행을 시작했다.- ◇ -얼마나 달렸을까. 저멀리 조활의 눈에 띄는 산이 있었으니 그리운 장소가 보였다. 도중에 모두에게 일러 두었고 당문으로 가기전에 잠깐 방향을 바꾸어 이동했으니 그곳은 설산이었다."여전히 눈이 많구나.""그러네.""이제 곧 도착합니다. 천천히 가시죠 다들."설산에 도착하여 그들이 마주한 것은 무덤이었다. 그새 눈이 가득쌓였는지 겉으로는 알아 볼 수 있었지만 주변의 눈을 쓸어 내리고 무덤을 잘 다듬었다. 조활은 무릎을 꿇었고 세상을 떠난 그녀를 기렸다."스승님. 제자. 조활이 인사드립니다. 잘 지내셨나요.""... 란... 언니.""그렇구나... 란 언니구나..."조활은 그녀가 좋아했던 술을 무덤 주변에 흩뿌리고 다시 앉아 스승과의 지난 일들을 돌아봤다. 처음만나 가르침을 받고, 강해진 자신을 보며 늘 자랑을 늘어놓는 어리석은 제자였지만 스승은 마냥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언제나 여마두라며 차가운 표정이 일관되어 손 찌검 받던 그녀는 오직 제자에게만 미소를 지었으니 그 표정은 그들 말고는 아무도 모를 것 이었다."제자는 당문도 지킬 것이고, 설산파도 재건 할 것입니다. 부디 지켜봐 주십시오. 그리고 당신이 잔뜩 우려했지만 혼인도 했습니다. 아이도 생겼구요. 정말 더할 나위없이 행복합니다. 그러나 스승님이 계셨다면 더 좋았을텐데, 당신이 없군요. 어찌 되었든 저를 그곳에서도 지켜 볼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디 저와 가족, 당문을 지켜 주십시오."우소매는 저 멀리서 그녀를 기리고 있었다.'란 언니. 미안. 마주 보고싶었지만 마주 보지 못했어. 결국 나는 배신자였고 말썽만 부리는 철부지였지. 끝까지 사과를 못해서 미안해요. 그곳에서는 부디 저를 용서하지 말아주세요. 대신에 나는 당문을 지키겠어요. 힘을 줘요."욱죽은 무덤가를 주욱 보며 그녀를 기렸다.'그... 어릴 때라 기억이 잘 안나지만 언니는 늘 웃고 있었어요. 내가 언니 손을 잡을 때는 왜 그리 아파보이는 얼굴을 하던지 나이먹고 깨달았네요. 나에게는 언제나 상냥했던 언니라 너무 좋았어요. 공동파에서 그런 일이 있는 후로는 언니가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보고싶네요. 그곳에서 부디 잘 지냈으면 해요.'각자마다 하후란을 기리니 주변이 고요하고 조용했다. 그리고 햇빛이 마침 무덤가를 비추어 아지랑이를 피우니 마치 그녀가 살아 손을 흔들어 주는 것 같아보여 신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렇게 그들은 그녀의 무덤을 뒤로 한채 다시 당문으로의 길을 떠났고, 중간중간 조 부인과 우소매의 티격태격을 보다가도 어느 샌가 말이 잘 통하는 상대를 만난 것인지 지기가 되어있었다. 욱죽과 조활은 그 모습이 신기한지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그녀들에게 말을 거는 순간 무슨 일이 날지 몰랐으니... 그렇게 걷고 걸어 어느 덧 당문에 도달했고 삼사형이 그들을 반겨주니 그야말로 든든했다. 비록 공동파의 완벽한 지원을 받지는 못 했으나 그녀들만으로도 당문은 큰 힘이 되어준다고 믿었다. 그리고 슬슬 뒤이어 당삼, 사사형이 당도했고 결과를 알려받았으니. 아미파는 결국 움직이지 못했으나 당삼의 모습에 인상을 받은 풍신 해무진이 도움을 줄 것을 약속받고 돌아 온 것이다. 점창파는 과거에 엽가 남매의 일도 있었고, 당문 근처를 침범한 사례가 있어 어느정도 머리를 숙이며 장문인들이 오지 않는 조건으로 당가를 돕기로 했다. 청성으로 갔던 당문형제는 신도룡으로 인한 대사형의 피해를 인지했으나 쉽게 힘을 빌려 줄 상황은 아닌 것같다는 소식을 전했다. 애초에 청성은 당문을 도와야할 당위성이 딱히 없다고 판단했는지 쉽사리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던 것이다. 이는 전진도 마찬가지였다.조활 부부가 없던 당문에서는 비석방과 개방이 와서 서무림맹의 힘이 될 것을 선언하고 주변 크고 작은 문파들이 당문에 힘을 보태주겠다고 하니 마침내 서무림맹이 결성 되었다. 당문은 더할 나위 없이 기뻤고, 서둘러 그들의 무림대회를 열기위해 준비에 앞섰다. 그리고 어느덧 무림대회가 눈 앞으로 다가왔고 무림대회 준비가 어느정도 마무리 된 상황에서 조활과 조형은 뒷산에서 오붓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하아...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그러게. 고생했어 조랑.""이게 다 부인이 있어서 그래. 정말 나에게 힘이 되어주어 고마워.""뭘 그런걸 가지고... 내조는 아내되는 사람의 당연지사라고?""당신은 정말 최고의 아내야.""이제, 세상이 널 버릴 것 같아?""아니. 나에게 이 세상은 부인인걸?""후후. 말도 잘하네.""그... 우리 아이는 좀 어때?"조형은 배를 슬슬 만지며 뱃속의 아이의 태동을 느꼈다. 미소를 짓고는 조활에게 말하니."잘 지내네. 아직 나올 때는 아니지만 조만간 볼 수 있지 않을까?""신기하네... 그게 느껴져?""어머니의 힘은 강하다고?""하하... 그러네. 우리 부인은 정말 강해.""그렇지?""그렇네."그들이 앉아 있는 곳은 뒷산의 그 곳이었다. 많은 일이 있던 자리였다. 소사매와도 있었고, 엽운상과도 있었고, 대사형과도 있었고, 당문형제들과도 있었다. 추억이 그리워지니 마침 개울가에서 물고기 튀는 소리가 들렸다. 조활은 그 소리를 듣고는 일어서서 조형에게 넌지시 말했다."잡아줄까?""안 잡아주려고 했어?""하하!""후후."조활은 마냥 행복했다.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지 않고, 무림맹과 서무림맹이 부딪혀 사상자가 없길 바라지만 그렇게 가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조활은 알고 있었다. 아쉽지만 그렇게 밖에 생각 할 수 없었다. 최대한 사상자를 내지않고 이 전쟁을 끝낼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리고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 가지 더 있었으니. 적이 되어버린 소사매였다. 제발 그녀가 이 전쟁에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런 마음을 들킨 것인지 조형은 그를 꼬옥 안아주니 그런 걱정이 반으로 줄었다. 생각나서 미안했지만 조형은 그런 조활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럴 수는 없지만 마음은 먹어야 했기 때문에 걱정도 되었다."걱정하지마. 마음 단단히 먹어.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잖아.""무림맹주의 말도 마음에 걸려.""어떤 말이?""당문은 무너질것이다.""그걸 믿어?""믿지는 않지만... 확고했어. 어찌 되었든 그자는 강해.""너도 강해. 그리고 걱정안해 나는. 내 낭군은 강해.""하하... 고마워.""고마우면 슬슬 들어갈까? 추워지네?""아... 그러자."그렇게 뒷산을 뒤로 한채 하산하려던 순간. 누군가가 다가옴을 느꼈다. 아는 기척이었다. 주변공기에 살기가 가득했으니 결코 예사롭지 않은 상황임을 감지했고, 조활은 조형을 근처 숲으로 피신시키고 나서 허리춤의 단검으로 손을 가져가 준비를 다하고 나지막히 물었다."누구십니까?"그 존재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냈으니. 조활의 눈이 커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져 극도의 흥분상태가 되었다. 결코 잊을 수가 없는 모습이었다. 이가 빠득빠득 갈렸다. 입술은 분노로 가득차 부들부들 떨렸고 온몸의 핏줄이 곤두섰다.이사형 당쟁이 조활의 앞에 나타났다."당쟁!!!!"조활은 순간적으로 무서운 기세로 단검을 집어들고 달려들었다. 당쟁은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조활을 맞이했다."후우... 아직 멀었구나. 바보 천치같은 녀석. 너무 흥분했잖냐."조활의 찔러들어오는 단검을 두 손가락으로 슬쩍 궤적을 바꿔 옆으로 튕겨냈지만, 조활의 기세는 전혀 꺾이지 않고 다시 달려들었다. 마찬가지로 두 손가락으로 너무나 손쉽게 궤적을 바꾸어 옆으로 튕겨내기를 반복했다. 조활은 자신의 방식이 맞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고는 원거리로 빠져나와 암기를 던지니 당쟁도 마찬가지로 암기를 던져 암기와 암기끼리 부딪히게 해 공격이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간단한거다. 석두야. 당문무공과 당문무공이 부딪혀봤자 결과는 크게 바뀌지않아.""크윽!! 당쟁!!!"조활은 즉시 등운답을 이용해 더 빠른 속도로 당쟁의 주변을 돌고 돌면서 암기와 돌을 던져 쏘아붙였으나 역시나 역부족이었다."흥. 경공이 당문 경공이 아니구나. 당포의 그놈의 발재간과 비슷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당문과 크게 다르지않아. 그래도 내가 이야기 한 바를 바로 적용하니 그 특출난 적응력 만큼은 칭찬해주마. 그래봤자 네놈의 궤적은 훤히 보인다. 역부족이다. 더 없느냐.""크으윽!!"조활은 바로 설산심법을 운용했고 경공의 궤적이 당쟁이 알고 있는 것과는 많이 상이한 상태로 변하니 그제서야 웃으며 조활을 더욱 끌어들였다."하하하! 아주 좋아. 설산파의 제자라더니 정말 보기 드문 무공이구나. 더 보여봐라. 너의 재능을!""으아아아!!"설산 설파장, 나한권보, 탈백유령조, 점파운관, 형의권, 삽답유성검 등등. 조활이 익힌 무공을 모조리 쏟아부었으나 그뿐이었다. 당쟁에게는 절대 닿지 못하였다. 조활은 당황했다. 분명 모든 것을 쏟아부었는데 그에게 닿지를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충격이었다. 자신은 분명 이전에 당쟁에게 연단방에서 마냥 당하기만 하던 과거의 조활이 아니었건만, 그는 아직도 저 멀리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당쟁은 당황한 조활을 보곤 한숨쉬며 말했다."하아... 너. 잊고 있나본데, 내 별호가 뭔지는 기억하느냐?""!!!"순간 당쟁의 말에 뒤늦게 깨달은 듯 조활이 숨구멍을 모조리 막으려 했으나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극도의 흥분으로 주변의 공기를 이미 마셔버렸으니 머리가 휘청거렸고,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으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버렸다.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으으... 날수상공...""오호. 아직 기억하는구나. 그런데 기억하는게 좀 느리구나. 상대가 상대를 아는 상황이면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느냐?""끄으으..."주저앉아 맥없이 떨고 있는 조활에게 다가가 나긋이 당쟁이 말했다."사형의 가르침이다. 잘 새겨들어라. 상대를 알고 있다면, 절대 경거망동 하지마라. 상대도 너를 알고 있을지니 정신 못차리고 달려들기만 한다면 반드시 넌 죽는다.""으으윽...""조활!!! 안돼!!!""오, 오지...마...!"당쟁은 죽일 듯 달려오는 조형을 보고는 일어서서 친히 그녀를 맞이했다. 그녀가 내지르는 주먹을 한 손가락으로 막아서면서."호오... 이건. 숭산의 고뇌권인가. 이런 무공을 볼 줄이야.""너 이자식! 조활을 건들지마!""아! 조 부인도 잊고 있나본데 숨 크게 들이쉬면 뱃속의 아이에게도 그다지 좋지 않을 거요. 미량은 괜찮소만. 더 들어오면 치명적일 것이오.""그, 그건!"조활이 힘도 나지않는 몸으로 어떻게든 힘을 짜내어 부인을 겨우겨우 이탈시켰다. 그러곤 바닥에 힘없이 축늘어져 누워버린 조활은 당쟁을 끝까지 노려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당쟁은 그 모습을 보고는 씨익 웃으며 조활의 얼굴을 짓밟았다."조활!! 안돼!!""으...으윽... 당쟁... 당쟁...!""배짱한번 두둑하기도 하지. 그런데 이상하구나. 그간 독공은 연마를 안한 모양이지? 그러고도 네가 과연 당문의 제자더냐.""으윽... 당쟁...!"당쟁은 쏘아붙이는 그 눈빛에 대답하듯 웃음을 지었다."후후... 좋아. 아주 좋아. 지금의 너는 아주 강하다. 이건 확실하지. 아마 당포의 그놈만큼 가늠할 수 있겠지. 허나 너는 아직 무뎌. 이제 막 당문 무공을 연마하기 시작했고, 설산의 무공은 완벽하지 않지. 그나마 돌아다니는 비급으로 이만한 경지까지 온 모양인데, 노력만큼은 칭찬 할 만 하구나. 이 사형이 아주 감격스러워."순간 웃음기가 싹사라진 당쟁이 조활을 걷어찼고, 조활은 움직이지도 못하는 채로 그저 걷어차이고만 있었다.퍽!퍽! 퍽!"하하! 웃기는 군. 고작 이런 놈이 무림맹주와 싸운다라. 지나가던 개가 웃겠군. 하하하!"그저 조활은 힘없이, 맥없이 걷어차일뿐 그 누구도 그를 도우는 이 없었고, 조형도 그저 맞고만 있는 모습을 보니 그저 가슴이 터져나갈 것만 같았다. 조활의 눈빛은 조형에게 향했고 오지말라는 눈빛 뿐이었으며, 오로지 정신력으로만 이 악물고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퍽!"으으으윽...!""뭐냐. 내 이름을 더 말해보지 그러냐. 그 당당했던 눈빛은 어디갔지? 네 끈기는 여기가 끝이냐?""......"조활은 여전히 당쟁을 노려보고 있었고, 갈지도 못하는 이를 갈고있었으며, 입술은 굳게 다문채 가득찬 분노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당쟁은 슬쩍 미소지으며 생각했다....'그래. 그래야지. 지금까지의 너를 이끌어 준 것은 그 끈기다. 그 느낌을 잊지마라. 너라면 맡겨도 될 것 같구나. 내 가르침은 여기까지다.'퍼억!"윽......"당쟁은 조활의 머리를 마지막으로 걷어차며 그를 기절시켰고, 더는 움직이지 않자 이번엔 조형에게 다가갔다."조랑! 조랑! 정신차려! 조랑! 죽으면 안돼! ...윽! 오, 오지마!"한발짝, 한발짝. 그 누구도 조형을 지켜줄 사람이 없었다. 그저 두렵고, 무서움에 그자리에 굳어있었다. 죽는다면 그저 조활의 곁에서 죽을 것이다. 조랑의 곁에서 죽을 거야... 그때 갑자기 당쟁이 한 쪽 무릎을 꿇고 조형에게 손을 건넸다. 조형은 그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슨 일이지?"자. 일어나시오 조 부인. 할 말이 있소.""...그, 그 무슨...""괜찮소. 당신을 해할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소. 자. 어서."갑자기 분위기가 차분해지니 당쟁의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진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낭군을 해한 자이다. 함부로 믿지 않으리라. 당쟁의 손을 잡고 겨우겨우 일어섰다. 당쟁은 조 부인의 옷 매무새를 정리해주고는 간단히 목례를 했다. 조형은 당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얼굴표정을 보아하니 무슨 상황인지 모르시겠군. 일단. 지금 상황에 대해서 알려드리리다. 조활 놈에게는 내가 하는 이야기를 나중에 부인께서 알려드리길 청하오.""지, 지금 무슨 소리하시는건가요? 제 남편을 저리 가차없이 패놓고는..."당쟁은 한숨을 쉬더니 입술을 뗐다."하도 한심해서 쥐어 박았을 뿐이오. 가르칠 것도 있고. 적어도 나는 조 사제에게는 가르침을 준적이 제대로 없소. 싸우는 방법론으로는 말이지. 정말이지 감탄이 나오오. 녀석이 처음 들어왔을 때가 기억나는군. 순탄하지 못한 당문생활이었는데 정말이지 올곧게 잘 성장한 것을 보니 죽은 당포의가 정말로 좋아했겠군.""저기, 아까부터 계속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당쟁은 조 부인의 손을 펴고 무언가를 건넸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단약 열 알이었다. 더더욱 알 수없는 그의 행동에 식은 땀이 다났다."이건...""합혼단이라고 하오. 세뇌당한 사람의 정신을 완화시키고 치료하는 단약이지. 만약에 이 단약을 세뇌에 당한 사람에게 먹이게 된다면 한 번에 한 알, 이틀을 보내고 다시 한 알. 또 다시 이틀을 보내고 한 알을 먹이며 총 다섯 알을 먹이시오. 다섯 알을 먹이고 난 다음날에는 완치가 될 것이오. 그리고 남는 것은 예비용 이외다. 부디 예비용은 쓸일이 없기를 빌겠소만...""그런데 이걸 어째서 저에게...""자세한 것은 알려드리기 어렵소. 이 일은 소사매와 관련 있으니 조활에게는 추후에 그리 일러두시오. 그럼...""저, 저기!! 갑자기 여기서 소사매이야기가 왜 나오는 겁니까! 세뇌라니?!"당쟁은 그저 가던길을 갈 뿐이었다. 조형은 당쟁의 가는 길을 서둘러 막고 불러세웠다."당쟁 사형! 제대로 대답하세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이 무림은 썩었소. 그게 전부이오. 그럼."그 말을 남기고 주머니에서 신호탄을 꺼내 터뜨리고는 자리를 떴다. 당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가 안됐다. 무림이 썩었다. 대충 조 부인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당쟁의 한 마디에는 쐐기가 있었다. 현 무림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마디였다. 마치 그 문제가 지금 당장 현실로 보여주고 있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서 기절한 조활에게 다가가서 다친 상처를 살펴보니 정말 호되게 당한 모습이 역력했다. 다친 얼굴을 쓰다듬이니 그녀의 눈물이 조활의 눈꺼풀로 떨어졌다. 얼마 뒤 삼사형과 사사형이 당도했다. 매우 놀란 기세로. 조활을 보고 놀란 것은 그 뒤였다."조, 조 부인! 이 무슨 일입니까... 이사형이 당도 하신 겁니까? 아, 아니 조 사제?!""조 부인! 혹시 이사형 못봤소? 분명히 그 신호탄은 이사형의 신호인데. 헉! 조 사제!"둘다 이사형의 행방을 보러 달려온 눈치였지만 기절해 쓰러져있는 조활을 보고 놀라서 얼른 조 부인과 함께 모셔 당문 치료실로 향했다."흥. 그정도 가르쳐줬으면 부디 깨닫길 바란다. 이건 네가 해야한다. 조활."(5)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