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psn으로 받아서 마을이고 던전이고 텍스트 하나하나까지 다 체크하면서 진행하니까 1번 시디를 끝내는데만 30시간이 넘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켜놓은 적도 있긴 했지만...)
2번 디스크로 넘어가서는 현재 General Baal과 싸우는 곳까지 벌써 50시간이 넘었네요;
여기서 뒤에 내용이 더 진행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상 거의 다 끝나가는듯 합니다.
파판7 이후로 이렇게 빠져서 플레이한 RPG는 처음이에요. 우연히 얘기듣고 받아본건데 너무너무 재밌습니다.
장점
1. 일단 그래픽은 제 기준엔 지금하기에도 꽤 괜찮다고 생각해요.
중간중간 애니메이션들도 기대했던것보다 퀄리티가 굉장히 좋은 편이고 무엇보다 연출력과 스토리가 뛰어나서 그래픽이 나쁘다는 생각은 한번도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상의 끝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장면과 저스틴이 그랜더 비행정에 올라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던전의 구조가 대단하네요. 딱히 꼬집어 말할순 없는데 정말 던전의 느낌을 잘 살려서 만들었습니다.
2. 스토리는 처음엔 이거 뭐야 얘들이네...유치하겠구만 이랬는데 한명한명의 성장 스토리를 너무 잘 표현한데다가 여행에 따른 감정변화들도 좋더군요.
등장인물들도 주기적으로 바뀌어서 항상 지루하지 않았구요.
3. 전투 시스템도 공략이고 뭐고 없다보니까 뭐지? 어떻게 하는거지? 이러다가 조금씩 알아가니 크로노트리거의 전투 시스템만큼 큰 재미를 느꼈습니다.
(1번 디스크 후반에 가서야 기술을 얻기위해선 다양한 무기와 마법으로 숙련해야한다는걸 알았죠...)
아주 괜찮은 장편 영화를 하나 보는 느낌입니다. 사막에 숨겨진 던전도 재밌었구요.
4. 마을 구석구석에 있는 인물들 하나하나까지 모두 대사가 다르고 대부분 다시 시도할 경우 한번 이상 다른 내용을 말하더군요.(세심함; 제가 무척 마음에 든 부분입니다.)
단점
1. 메모리카드를 로딩하는 시간+세이브에 걸리는 시간이 은근히 거슬립니다. 세이브파일이 두세개가 넘어가면 더 심하다던데 전 하나만 쓰는데도 게임의 흐름이 끊길데가 있었어요.
2. 세계지도 너무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던전에서 세부지도가 없는게 좀 아쉬워요.
특정 포인트에서만 줌아웃으로 주변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나마도 각 방향이 어느 곳인지조차 보여주질 않아서 가끔 막 돌아다니다보면
내가 어디서 들어온거지? 이럴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더 걸린거구요. 저는 나침반이 그리 유용하지 않더군요.
3. 각 아이템에 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한듯 합니다. 텍스트만 봐서는 비슷한 아이템들의 효과 차이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4. 두번 플레이는 못하겠네요.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서...ㅠㅠ
결론
괜히 유명한 작품이 아니더군요. 아직 엔딩을 보진 않았지만 9.99달러가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엔딩보기가 아까울 정도...
영어나 일어가 되신다면 꼭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스토리, 음악, 일러스트와 그래픽 모두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그란디아2도 해보고 싶네요...RPG는 이제 플레이 타임때문에 겁이나서 아마 당분간 하지는 않겠지만...
p.s. psn에서 psp go용으로 그란디아1, 베이그란트스토리, 파판9, 파판택, 바이오하자드2를 구입했습니다.
파판택은 소문대로 스토리가 정말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노가다를 안좋아하는지라 그저 그랬고, 베이그란트 스토리는 전 못해먹겠더군요.
일단 난이도가 있는데다가 영어가...영어가...좀 어려워서(일상적인 영어가 아님; 구어와 격식어가 많아서...ㅠㅠ)
한눈에 안들어오는데 또 그 양이 엄청 많아요...ㅠㅠ 재미는 보장되었을텐데 일단 튜토리얼과 내용에 집중이 안되니 금방 질리더군요; 언젠가 다시 해보겠죠...
다른 건 차차 해볼생각입니다. 궁금하시면 쪽지주세요~
글이 길어졌네요. psn ps1게임 찾으시는 분들 참고하시라고 적어봤습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그란디아1을 우선적으로 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