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호러 좋아해서 정말 두근두근 하면서 엔딩까지 간 건데 뭐..
진엔딩도 뭐..
결국 제가 좋아하던 sf 호러의 무언가가 밝혀지는 게 아니라 일종의 내면세계를 은유한 것에 더 가까웠군요.
제가 노멀 엔딩 볼 때까지 각종 문서와 스토리 요소들 보면서 생각한 스토리는 이랬어요.
1. 주인공의 남편(?)이 구시대 우주인이었고 탐사 중 실종되었다. 남편과 관련된 흔치 않은 단어가 '하얀 그림자'
- 잘못 본 걸 수 있는데 남편 얘기가 중간에 나왔던 거 같아요.
- 함선 로그를 보면 아트로포스 행성이 위험하단 걸 이미 알고 있었는데 하얀 그림자란 말을 듣고 통신도 무시한 채 그냥 뛰어 듦.
- 어떤 위험이든 감수하고라도 가야만 할 이유가 있었고, 그 계기가 '하얀 그림자' 였기 때문에 남편과 연관되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 남편이 탔던 우주선의 이름이라거나..
2. 아내인 셀린은 남편을 찾기 위해 지구의 모든 것을 버려두고 탐사대에 지원해서 지구를 떠났다.
- 계속해서 모든것을 두고 떠나면 안 됐단 식으로 말 함.
- 집 이벤트를 보면 뭔가 아들을 그리워하는 듯한 느낌.
- 탐사대 지원 서류가 셀린꺼인 줄. 탈락해도 계속 도전해서 결국 합격한 줄 알았어요.
3. 아트로포스 행성에 살던 외계인들은 하이브 마인드가 되기 위한 의식을 치르고 있었음.
- 일부는 하이브 마인드로 초월하는 데 성공했으나 나머지는 버려짐.
- 의식 동안 보호받기 위해 AI 로봇들을 만들어 방어시킴.
- 이 시기에 셀린의 남편이 이 행성에 도착하면서 어쩌다 보니 의식에 휘말렸다.
- 우주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행성이라 우주에서 떨어진 셀린의 남편은 신과 같은 존재로 추앙되거나 의식을 진행하는 자들에 의해 그렇게 조작되었을지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우주인 형상, 창조자/파괴자라고 불리는 것이 우주인으로 추정됨.)
4. 하얀 그림자 신호는 남편이 구해달라고 보내는 신호.
- 그런데 액트1 엔딩 때 그냥 셀린이 자기가 탈출하는 신호라고 하길래 이게 아닌가 싶어졌습니다.
- 일단은 뭐 멘탈이 이미 나가버린 셀린이 체념하고 나라도 살자고 탈출하고 만 걸수도?
- 혹은 이미 하이브마인드와 동화된 남편이 셀린이 이 곳에 오는 미래도 알았기에 행성의 유일한 우주급 통신장치를 가동하여 유도한 걸수도?
- 셀린의 대사는 남편이 자기를 찾으러 셀린이 올 걸 이미 알았고, 하지만 남편을 구할 방법은 없기에 너라도 탈출해라라고 한 의미로 '내가 탈출하는 신호' 라고 했나 싶었습니다.
5. 액트2 로 넘어가면서 아트로포스에서 풀어야 할 것이 더 있었음을 알게 됨.
- 어쨌든 남편이 셀린이라도 탈출해서 잘 살라고 의도한 건 아니었다.
6. 문서를 계속 읽다보니 창조자/파괴자는 셀린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 지구의 63년이 아트로포스에선 다른 기간일 것이고 실제로도 수백년은 흐른 것으로 보임.
- 신적 존재로 추앙받은 남편이 셀린을 그리워해서 셀린의 모양으로 동상을 세움(?)
- 신흥 종교의 탄생에 의해 기존 아트로포스의 토착 종교는 박해 받음. (오토마타에 의해 억압받으며 동상들을 천으로 감싸는 세버드들)
- 대충 남편이 하얀 그림자라고 명명했다?
7. 이러나 저러나 아트로포스 행성 이미 멸망할 운명이었음.
- 외세의 침입이든 자멸이든 초월이든 멸망단계였고 그렇기에 신흥 종교(하얀 그림자)를 믿고 하이브마인드가 되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옴.
- 하얀 그림자가 언젠가 나타나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다 라는 믿음으로 이를 방송하며 일부는 초월하고 나머지는 남아서 괴물이 되거나 죽음. (일종의 동면)
- 셀린이 만난 몬스터들은 다크소울의 망자같은 존재들. 오토마타들은 위협적인 환경으로부터 초월체를 보호하기 위해 그저 접근하는 자들을 모두 죽일 뿐.
8.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셀린을 불러들일 최후의 임무를 맡은 승천하지 않은 지성체가 바로 엔딩에 나온 촉수문어.
- 촉수문어는 시공간을 넘어 셀린을 찾아다녔고 셀린이 지구에 미련을 버리고 떠날 수 있도록 일부러 사고를 유발, 아들도 죽게 만듦.
- 그렇게 셀린은 지구를 떠나고 싶다 생각하고 아스트라 정찰자가 됨.
9. 하지만 셀린은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기에 촉수문어는 자신이 헛된 짓을 한 걸 깨달음.
- 모르겠다 그냥 영원히 고통받거라..
- 혹은 애초부터 셀린의 역할은 청소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가졌기에 계속 부활하며 물질세계에 남아있는 모든 망자와 괴물들을 처단하고 하이브 마인드를 지킨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다 보니 뭔가 좀 뚜렷하게 밝혀지길 바랬는데 과정동안 상상하고 추리하는 재미도 있었구요.
내용이 달라도 뭔가 실제로 아트로포스가 외계 행성이고 셀린이 갇힌거고 뭔가 나갈 수단이 있을 줄 알았어요.
노말 엔딩에서는 우주인과 셀린의 관계, 우주인과 세버드간의 관계, 아트로포스 행성에 셀린이 와서 영원회귀하게 된 이유가 밝혀질 줄 알았어요.
진 엔딩에서는 이를 토대로 6개 지역에 숨겨져 있던 구역을 찾아 영원회귀를 끊고 하이브 마인드가 승천을 한다거나 뭐 그런 컷씬도 보려나 싶었죠.
보스전도 추가로 있고 그럴 줄 알았는데 그냥 노가다 플레이 타임 억지로 늘이기고 끝까지 뚜렷하게 풀려나간 게 하나도 없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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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저도 그쪽이 더 설득력 높아 보입니다. | 21.05.07 1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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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21.05.07 1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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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21.05.07 1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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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게임 중간에 에일리언에 나오는 스페이스 자키 통신기도 나오고 그래서 sf 호러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상상력을 마구마구 발휘해봤는데 끝까지 가고 나니 이도저도 아닌 게 넘 아쉽습니다 ㅠㅠ | 21.05.07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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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금 게임스토리보다 윈디님이 쓰신 스토리가 더 맘에드는걸요 ㅋㅋㅋ | 21.05.07 1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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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전 진짜 아트로포스라는 행성이 참 매력적이었는데 엔딩까지 다 보고나면 이게 상상 속 세계 같은 게 돼 버려서 김이 팍 새더라구요. 코스믹한 무언가 떡밥도 있고 그런게 풀려나가고 그런 상상하면서 진행했는데 ㅠㅠ 차라리 다른 스토리여도 아트로포스 행성이 실제 외계 행성이라는 쪽으로 나왔으면 덜 아쉬웠을 듯 합니다. | 21.05.07 10: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