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라오어1에 이어 라오어2를 곧바로 클리어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심도 있는 심리 묘사와 은유적 연출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체험 같은 것을 할 수 있었다.
세간의 평가와 달리,
전작 주인공의 죽음 연출 및 후반부 주인공을 죽인 캐릭터로 플레이해야하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전작의 주인공의 죽음은 끔찍했지만
하드보일드의 색채가 강한 작품이기에 그런 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고 보았고
개연성 부족하다던 시나리오도 사소한 몇 가지를 제외하곤 큰 틀에서는 납득이 되었고
턱걸이 많이 한 박나래 닮은 애비의 사정에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전작이 특별한 서사와 은유적 연출, 연기 등으로 명작의 반열에 들어선 작품이기에
차기작으로서 짊어진 부담감 때문에 전작의 답습이 아닌 전작의 파괴 위에 파트2를 만들고자했던
제작진의 도전적인 의도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이야기는 전작처럼 심플한 선형적 완성도를 지니지 못하고 보다 복잡했지만
인물의 시점을 바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 대칭적 구조로 설계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봤다.
특별한 서사, 즉 플레이어에게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는 장치,
전작에선 그 장치가 인류의 구원보다 한 사람을 구하고자한 개인적인 엔딩이었다면
파트2에선 초반 주인공의 죽음 그리고 후반부 전작의 주인공을 죽인 적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이
그 충격 또는 화두를 던지기 위한 장치로서 기능하는 것이었다고 본다.
이런 방식에선 충분히 개인에 따라 전작에서의 감정이입의 정도 감수성의 정도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메시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메시 팬에게 챔스결승 게임을 메시로 전반전을 조작하다가
갑자기 후반에는 호날두로 조작해 메시에게 살인태클을 날리고
레알을 우승시키라고 하면 화가 나지 않겠는가
다만 이런 방식을 책이나 영화를 많이 접해본 내게는 크게 문제될만한 것은 아니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액션성이나 조작감도 재미있었고,
밝고 트인 실내 전투와 어둡고 폐쇄된 실내 전투의 조화도 적당해
긴장과 해소의 반복 속에서 끝까지 집중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못내 아쉬운 점은 과도한 PC주의가 이 게임 전반에 간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 게임의 리얼리티를 상당부분 훼손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예컨대 좀비가 창궐하고 국가와 질서 등이 완전히 무너진 포스트 아포칼립소 세계라면
그야말로 법에 따라 인권을 보호받을 수 없는 무법지대인 것이고
따라서 약육강식의 논리에 따라 약탈, 유린과 같은 폭력이 쉽게 자행되며 물리력으로 인해 지배되는 야만의 세계이기 때문에
그런 단체의 지배자는 상대적으로
물리적인 힘이 강한 남성이며 여성은 남성의 보호 아래 있어야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헌데 등장하는집단들의 수장의 상당수가 여성이고 남성들은
그 여성 통솔자의 통솔에 따른다. 이는 다분히 비현실적인데가 있다.
아포칼립토라지만 어떻게 보면 다양성을 존중하며 민주적이기까지 한 살만한 세상으로 비춰지기까지 한다.
PC주의에 입각해 다양성을 존중한 세계관을 설정했다 하더라도 라오어는
판타지라기보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했다는 가상의 전제하에
철저히 현실세계에 기반한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음을 생각해볼 때
지나치게 리얼리티에 위배되는 설정이 아닐까.
제작사의 주입식 정치관에 지나친 게,
여성 주인공이 알고보니 레즈비언, 여성 보스가 데리고 다니는 건 또 트렌스젠더, 등등.
어느 정도 PC주의는 시대적 가치관에 따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리얼리티를 고려하지 않는 이런 노골적인 개입은 개인적으로 다소 씁쓸했다.
또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서사의 사소한 디테일들인데, 특히 스카 섬 연출 부분이다.
굳이 섬이 통째로 불바다가 되고 그 사이를 탈출하는 블록버스터 연출을 위해 생뚱맞게 갑자기 데브를 혼자 배 타고 사라지게 만들고 데브 엄마를 굳이 넘어져 머리 찧어 죽게 만들고 데브 데리러 가서 데브 누나 죽게 만들고 그런 일련의 사건들이 지나치게 소모적이고 작위적이었단 생각이다.
전작처럼 시나리오가 담백할 땐 드러나지 않았던 문젠데, 작품의 스캐일이 커지니 작가들이 감당 못한 부분들이 산재하는 느낌이 다소 있다.
(IP보기클릭)218.239.***.***
(IP보기클릭)112.167.***.***
PC주의가 덧입혀져있다고 무조건 잘못되었다 생각하진 않습니다, 요는 그것이 리얼리티를 저해시킬 만큼 과도할 때 거슬리는 것이지요, 평소 PC주의에 대해 거부감 없고, 심지어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동성애를 그린 영화 괴물을 개인적으로 2023년 최고의 영화라 뽑은 저도 이 게임의 전반에 배치된 정치색의 정도가 과하다 봤어요 요컨대 좋은 이야기란 그것이 가상의 세계여도 리얼리티를 유지할 때 설득력을 얻습니다, 반대로 좋지 못한 이야기는 현실적인 서사임애도 비현실적이지요 이 작품의 서사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PC주의 색이 너무 짙어 서사의 질을 떨어뜨리는 건 사실입니다 | 25.05.29 01:20 | |
(IP보기클릭)115.138.***.***
(IP보기클릭)112.167.***.***
그건 아닙니다. 최소 7-8점인 작품임 | 25.05.29 01:21 | |
(IP보기클릭)58.123.***.***
이야 7 ㅋㅋㅋ 7은 절대로 절대 아니고 최소 8-9점 9점이상 작품이라 봅니다 | 25.06.07 01:3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