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더랜드3가 처음 나왔을때는 인터넷 방송으로만 보고 이번에 스팀 발매 후 보더랜드3를 플레이했습니다.
모든 캐릭터들을 생성해보고 친구와 함께 하는 캐릭터들은 조금씩 키우고 혼자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모즈로 정하고
36시간 정도를 플레이해서 드디어 오늘 새벽에 보통 난이도 1회차 엔딩을 봤습니다.
소감이나 간단한 평을 하자면 확실히 정말정말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아쉬운 것도 컸습니다.
일단 난이도 측면에서는 제가 이런 게임들을 플레이할 때 모든 퀘스트를 진행하고 (반복퀘스트나 엔드게임컨텐츠 제외) 맵을 전부 밝히고 맵에서
챌린지에 해당하는 것들을 모두 완료하려는 강박같은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충분히 시간을 투자해서인지는 몰라도 동일한 난이도였을때 (보통)
전작보다 쉽다고 느꼈습니다. 최종 보스전, 엔딩시퀀스에서의 플레이는 보더랜드2에서는 엔딩시퀀스로 향하는 모데카이와 브릭이 함께한 하이페리온 군단을 무찌르며 진행한
여정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고 적들도 만만하지 않았고 핸섬잭과 워리어와의 결전은 1회차든 2회차든 상당한 집중력을 요했고 여러 번 쓰러지고 친구의 도움이나 크리스탈리스
크를 처치하며 겨우겨우 살아나 결국 워리어를 처치했을 때 엄청난 쾌감을 느꼈고 프리시퀄은 애초에 대충 엔딩이나 보고 끝내자는 생각으로 플레이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마지
막전투는 보더랜드 2와 비슷하거나 더 어렵게 클리어했습니다. 하지만 보더랜드 3에서 타이린과의 최종 결전은 전작들에서의 그런 최종 전투를 생각해보자면 생각보다 쉽게 끝났
습니다. 실드가 깨지지도 않았고 전투도 5분이나 지났을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빨리 끝났는데요, 아무래도 이런 것이 보통난이도에서 1회차라서 쉬운건지 전설 무기같은 아이
템들을 많이 얻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보더랜드 2나 프리시퀄에서는 전설 아이템 얻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느껴졌다면 이번편에서는 잊을만 하면 전설 아이템이
드랍되어 그만큼 성능 좋은 무기와 장비들을 쉽게 얻을 수 있었고 다양한 보스들도 어려움 없이 쓰러뜨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픽도 확실히 환경적 측면에 있어서 보기에 좋았고 강력하고 특색있는 적들에 대처하여 강해지는 캐릭터의 성장을 경험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전작처럼, 전작보다 더 총기와 제조사 별 특징이 확실해서 다양한 무기들을 사용하는 것도 재밌고 특정 제조사의 무기들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빠른이동이라는 기능의 추가는 전작을 플레이할 때 느꼈던 어느 정도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되고 빠른 게임 진행에도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또한 생츄어리에서 마커스의 자판기가 플레이어의 레벨에 맞는 무기를 판매해서 강해지는 적들에 빠르게 대처하기에도 편해
전체적으로 사용자의 편의성 개선에 있어서는 일취월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기간에 플레이타임을 모든 캐릭터들 합쳐 100시간을 찍었는데
이렇게 피로감도 적고 재미있게 했던 게임은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편의성과 게임성에 비해 다른 분들도 동의하시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스토리 측면과 UI의 조작성 (?), 버그나 튕김의 문제는 전작보다
나빠졌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보더랜드 2나 프리시퀄에서는 인벤토리나 스킬창을 i 나 k 키로 열 수 있었고 그런 메뉴화면에 진입해서도
단축키가 인식되어 인벤토리창에서도 바로 k키로 스킬 창으로 진입하고 q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퀘스트 창도 열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보더랜드 3 에서는 인벤토리 메뉴나 스킬 창에서 전작처럼 단축키를 눌렀을 때 바로 이동하지 않고 메뉴를 나가야 단축키가 인식되었습니다.
물론 뭔가 설정을 만지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으나 전작의 경우 특별한 설정 없이도 바로 되었던 기능들이 지원되지 않아 사소하지만 귀찮은 점이었습니다.
또 자판기를 눌렀을 때 먹통이 되어 다시 탭으로 나왔다가 다시 눌러야 정상 작동하는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해서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게임진행이 불가해서 다시 재접속해야 진행이 되었던 적도 여러 번 있었고 게임이 '추락'했습니다 라는 알림과 함게 튕기는 일도 최소한 10번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 측면에 있어서는 처음 방송으로 스토리를 접했을 때나 이런저런 리뷰에서도 보아왔지만 너무나 아쉬운 '메인'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악랄하면서도 어딘지모를 매력이 있던 핸섬잭과는 다르게 타이린과 트로이는 뭔가 강력해 보이는 것처럼 연출했지만 너무나 유치하고 매력없는 캐릭터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우리편'이자 아마도 차세대 사이렌으로서 활동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 보이는 아바는 어느 리뷰영상에서도 언급되었던 것 같은데 버릇없고 싸가지없는 10대를 너무나 잘
연출해서인지는 몰라도 너무나 싫어서 그 존재조차 싫었습니다. 제가 본 유튜버도 차기작에서 아바를 메인으로 민다면 자기는 아예 손을 떼버리겠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도 그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쁜 캐릭터였습니다. 또한 게임 개발자들이 전작의 캐릭터를 어느정도는 소모성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에서도 보더랜드 2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거의 제작진들에게 천시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보더랜드 2에서도 전작의 롤랜드가 게임
후반부에 잭의 급습에 당해 죽지만 이후 다른 캐릭터들이 그를 추모한다거나 하는 상호작용을 보이고 그의 죽음이 이후 게임 진행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브릭과 모데카이도 결전 직전에 동행하며 많은 도움을 주고 릴리스는 비록 마지막에서야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잭을 끝장내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렇게
전작의 캐릭터들이 게임 진행과 잘 어우러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보더랜드 2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의 대우는 거의 천시를 받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일단 게임 내에서 얼굴을
드러내는 캐릭터는 마야와 제로밖에 없는데 제로는 그냥 아틀라스사와 관련된 미션에서 잠깐 중요하게 나오고는 사라져 거의 후반부나 되어서야 플레이어와 인사 한번 하는
것이 전부이고 마야는 그마저도 플레이어와 미션 한 두번 진행하고는 별로 영향도 의미도 없는 개죽음을 당하는데 이후 제가 경험한 마야에 대한 추모 상호작용은 태니스의 얼척
없는 추도사와 아바가 계속 양념처럼 '마야를 위해' 라는 말 한두마디씩 하는 식으로 나오고 말아 참 마야의 대우에 있어서는 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나머지 살바도르나
액스턴, 나머지 두명의 dlc캐릭터는 얼굴도 한번 비추지 않아 참 이렇게 전작 캐릭터를 차별대우를 할 수 있나 하는 불만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아쉬운 점을 길게 쓰고 보니 뭔가 게임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런 여러 가지의 단점들이 있음에도 불과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어 그런 단점들은 별로 크게 다가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한 두개의 규모 있는 dlc들이 더 나올 것이고 더 시간이 지나면 차기작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때에도 재밌는 게임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가 되고 더 흥미롭고 만족할만한 스토리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왠지모르게 엔딩을 보고 나서 어디엔가 이런 소감같은 것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두서없이 장문의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아 그러고보니 이게임 컷신들을 다시 한번 둘러보고 드는 생각은 이게임에서 은연중에 드러내고자 하는 캐치프레이즈가 거의
'온리' 걸스캔두잇인거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드네요.. ㅋㅋ 에휴.. 제작진이 앞으로는 이런 의사표시를 드러내더라도 무언가 좀 더
성의있는 방식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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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엽
스쿠터는 테일즈 프롬 보더랜드에서 죽었습니다. 죽은 이유는 게임내 스토리 차원의 문제라기 보다는 담당하던 성우분이 희귀병으로 퇴사하시게 되면서 그 분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스쿠터 성우를 바꾸지 않고 캐릭터를 멋지게 보내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해 보시면 스쿠터가 그동안 가진 비호감 이미지에 비해서 굉장히 멋진(?) 죽음을 맞이하게 되거든요. | 20.03.28 08: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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