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에 게임을 할 때는 정말 즐겁게 했던 것 같습니다.
순수하고 상상력이 많은 나이 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모든 게임의 방식과 이야기 하나 하나에 전부 새로움을 느
끼고 그 덕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든 지금은 왠만한 게임에는 참신함을 느낄
수 없게 되었고 그것은 곧 흥미부재를 불러왔습니다. 그래
서 계속 새로운 게임을 찾다보면 그 증상은 더욱 심화되었
고 게임불감증이라는 유쾌하지 않은 병마저 걸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게임불감증이니 어쩌니 해도 정말로 재밌는 게임 앞
에서는 그 증상이 훨씬 덜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정말 재밌는 게임' 이라는 것은 보통 다른 게
임이 가지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참신한 구성을 지니
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해본 바이오쇼크는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플
레이와, 설사 비슷한 구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비교가 어려
울정도의 완성도로 만들어 주었던 것 입니다.
어찌나 재밌었는지 설 연휴동안 식음을 전폐 할뻔할정도로
(아무리 그래도 밥을 굶을수는 없기에.. 빵으로 대신하긴
했습니다만 ㅎ) 몰입해서 결국 앤딩까지 보고야 말았습니다.
일단 바쇽의 몇가지 장점이자 참신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을
조금 정리해보면
첫째, 일단 화려한 연출과 그래픽.
처음에 비행기가 추락후 바다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물
위에서 둥둥 떠있게 되는데요, 저는 이게 동영상인줄 알고
잠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키를 툭 건드니 그
제서야 움직이는걸 보고선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다른분들께서도 자주 언급하셨지만 바쇽의 물그래픽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픽 자체도 좋거니와 더욱 바쇽을 뛰어나게 만들어준 것
은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사같은 물그래픽은 분명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
론 쉽지는 않을것입니다만) 허나 그런 그래픽을 얼마나 적절
하게 그리고 어울리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게임에 대한 몰
입도가 전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안개연출, 바다
를 가로질러 비춰오는 네온사인의 불빛, 일렁이는 해심의 수
초들.. 바쇽의 연출은 제가 그 세계에 한 일원이라는 것을
열렬히 느끼게 해주었고 그것은 강력한 몰입감으로 전환되었
습니다.
콜옵4의 연출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에 해본 바
쇽은 정말 현대 게임이 이렇게까지 발전했구나 하는것을 느끼
게 해주는 것 이였습니다.
특히 기억나는 부분은, 초반의 잠수정을 타고 랩쳐에 돌입할
때 여성 스플라이서가 잠수정 주위에서 발광하며 공포감을 조
성하는 부분. 3D게임의 장점을 살려서 조그마한 잠수정 바깥
을 마구 긁어대고 괴성을 지르던 그것을 매우 와닿도록 연출
해주었습니다. 단순히 정면에서 위협하는게 아닌, 구형의 잠
수정 바깥에서 상화좌우를 난폭하게 깨부수려 드는 연출덕분
에 온몸이 절로 움츠러들더군요... 적이 거미처럼 외벽을 타고
다니며 잠수정 철판을 긁어대는 소리가 어찌나 소름끼치던지..
둘째. 적의 적은 나의 친구. 깊이있는 전투구성.
뭐랄까.. RPG에서는 흔히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유혹' 이
라는 마법도 있고 '테이밍' 같은 길들이기 기술도 있지요.
이 바쇽에서는 적과 아군의 구분을 '이용' 할 수 있도로 만들
어 놓았고 그것은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 매우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중요한 톱니바퀴가 됩니다.
심히 강력한 적인 '빅데디' 가 있습니다. 이 적은 직접 싸울수
도 있고 마법(플라스미드)를 사용해서 아군으로 이용할수도 있
습니다. 그리고 보안장치들도 해킹을 사용하여 같은편으로 사용
할 수 있지요. 이용하지 못하는것은 좀비(조금 다르긴 합니다만)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적과 아군이 수시로 바뀌고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감
탄이 나올정도로 잘 짜여져 있습니다. 메탈기어에서는 그냥 잠입
만 하고 몰래 죽일뿐이지만, 바쇽은 그 적들의 보안시스템을 아
예 자기것으로 만들수도 있습니다.
물론 장르가 잠입액션은 아닌고로 구성의 다른 부분을 꼽아보면,
왼손의 마법 오른손의 총, 이 있습니다. 왼손으로는 특별한 마법
들을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 마법들이라는것이 단순히 특수효과
만 다르고 데미지는 같은 그런것이 아닌 각 각 하나하나가 철저한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불은 실제로 타올라 다른 몹이나 사물에
옮겨붙기도 하며, 문을 막고 있는 빙벽들을 녹이는것으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얼음은 적들을 얼려놓고 깨는데 사용할수도 있으
며, 전기는 물에서 사용하면 물을 타고 흘러가(이 부분의 연출도
상당합니다) 적들을 모조리 마비시켜 버립니다.
바쇽을 결코 질리지 않게 해주는 요소가 있다면 대표적으로 이 마
법을 꼽을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사용하는것이 오른손의 총. 총기류는 일반 FPS처럼
다양한 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핸드건, 샷건, 기관총, 석궁, 심
지어 화염방사기까지. 오히려 조금 풍부하다 싶을 정도로.
이런 총기류의 연출또한 그럭저럭 적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거기다가 마법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개성이 함께 합니다. 석궁은
화살의 재사용이 가능하고, 유탄발사기는 대인지뢰, 유도탄 등 3
가지 타입이 있는 둥... 총기류도 심상치 않은 구성을 지니고 있
지요. 무기의 사용에서도 도통 질릴 구석이 없습니다.
이렇게 개성있는 마법과 총기류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나, 아군
, 적군의 3자 시스템. 이것들이 어울려지게 된다면 어떤 작품이 나
오게 될까요?
그래서 나온것이 셋째, 스타에 버금갈정도의 전략적인 플레이.
스타를 언급한것은 반쯤 농담이긴 합니다만.. 이런 FPS틱한 장르,
그것도 싱글에서는 결코 본적이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지닌 지능적
인 플레이가 가능해 집니다.
RPG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현실적인 연출과(현실적이라는 것은 단
순히 실사같다는 것이 아닌, '실제로 내가 움직이고 있는듯한') 여
타 FPS와는 남다른 전략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RPG의 느낌을 받게 해주는 '업그레이드' 시스템은 그러지 않
아도 충분한 중독성에 박차를 가하게 해줍니다. 이것 또한 단순히 숫
자상의 수치만 올리는게 아닌, 매우 다양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보안
을 좀 더 쉽게 피하게 해준다던가,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게 된다던
가.. 끝이 없는 아이디어들이로군요.
단순히 렌치 하나만 들고 신체 업그레이드만 반복하며 적들을 때려
부셔도 좋고, 몹의 테이밍을 반복하며 양치기 게임을 하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이런 수많은 전략들이 단순히 구색만 맞춰놓은것이 아
닌, 적절하고 때가 맞을 경우 각각 강력한 공격이 되는고로 어드벤
쳐에 버금가는 환상적인 몰입을 가능케 합니다.
제가 적을 죽였던 방법들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1. 핸드건으로 사살.
2. 샷건으로 떼샷.
3. 자폭방지 업그레드를 한 후 수류탄으로 개돌격.
4. 화염방사기로 기름에 불붙여 태워죽이기.
5. 얼려버린후 깨부수기.
6. 물속에 들어가 감전시킨후 농락하기.
7. 석궁으로 헤드샷. 화살은 재활용.
8. 고전압 철선 장치한 후 유인 + 감전사
9. 대인지뢰 설치 후 폭사.
10. 열감지 유도탄으로 폭사.
11. 벌떼를 소환, 벌침사.
12. 회복장치를 함정으로 해킹, 적이 개피상태로 회복하러 갔을 때
알아서 자폭.
13. 보안장치를 내것으로 해킹하여 적이 보안로봇에 사망.
14. 빅데디(최강몹)를 내것으로 만들어 보디가드로 이용, 좀비들의
농락을 멀리서 감상.
15. 렌치로 무작정 달려들어 육탄전. 바로 뒤에 부활장치가 있을때만
사용하는 꼼수.
등 등.. 좀 더 있었던 것 같지만 기억력에 한계가 와서..^^;
이렇게 다양한 게임방법은 처음부터 앤딩까지 도통 지루함을 모르게
해주었고, 뛰어난 연출과 함께 '랩쳐' 라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현실적으로 전해지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매우
즐거운 많은 감상들은 전부 '재미' 가 되어 하나로 어울려, 이 게임
을 거의 무적에 가깝게 만들어 준 것 입니다.
연출도 전투도 이야기도 하나같이 빠질곳이 없고, 오히려 서로가 서
로를 심히 적절하게 받쳐주는 게임. 제작사의 노력과 기술력, 그리고
아이디어에 그저 열렬히 감탄과 감사를 보일 따름입니다. 1년 더 일
찍 접하지 않은게 다행입니다. 1년동안 계속 이 바쇽에 비교를 하며
아쉬워 했을테니까요.
정말이지 간만에 깊이 빠져서 어린아이처럼 즐겼던 게임이였습니다.
아직도 이렇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길을 보여준 것
만으로 바쇽은 만족스럽습니다. 재밌었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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