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 Shower To Sword
일행이 모여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멀리서 몇 사람이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일행이 고개를 돌려보니 경찰 다섯 명이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금세 일행이 있는 곳에 도착한 그들을 보자 사베리오가 반갑게 인사했다.
“어, 안녕하세요? 전에 도와주신 분들이군요.”
일행 앞에서 자세를 바로 하던 그들 중 한 명이 사베리오의 인사에 웃으며 대답했다.
“아, 며칠 전에 큰일날 뻔한 청년이군요.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인사가 끝나자 곧 레이디가 끼어들며 물었다.
“실례합니다만 이 분을 구해주셨다고요?”
“네. 그런데 당신들은…?”
약간 의심쩍은 눈빛으로 일행을 훑어보던 경찰에게 사베리오가 황급히 말했다.
“아, 제가 이분들에게 몇 가지 부탁을 드렸어요. 그 일들을 하러 가는 방향이 같아서 다함께 가던 중이었어요.”
웃으면서 말하는 그를 보고 경찰은 그제야 눈빛을 부드럽게 바꾸며 레이디를 쳐다봤다. 그러자 레이디가 다시 말하며 물었다.
“저희가 조사할 것에 도움이 될까 해서 그런데, 그때 상황이 어땠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때요? 흠,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이상하게 거무스름하면서도 푸르스름한 형체가 저 학생의 등 뒤 몇 미터에서 나타나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보였죠. 수상해서 다가가니 그것은 우리가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빠른 속도로 도망갔어요.”
그의 말이 다 끝나자, 그때까지 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던 단테가 몸을 돌려 그들을 보며 물었다.
“하나만 더 묻지. 당신들 중에 방금 말한 사람과 같이 있던 사람이 있소?”
대답했던 경찰이 말했다.
“에? ‘이것들’ 중에 그때 나와 같이 있던 녀석들은 없어요. 그런데 왜…?”
탕!
갑작스런 총성에 사베리오가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고 귀를 막았다가 천천히 눈을 떠 보니, 앞에 나서서 대답했던 경찰이 이마에 작고 붉은 구멍이 뚫린 채 뒤로 고꾸라지고 있었다. 땅바닥에 떨어지는 그를 보고 사베리오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는 가운데, 검은 총신을 가진 대형 권총을 왼손에 들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단테가 말했다.
“쳇, 인간들을 데리고 다니는 잔챙이가 있을 줄이야…!”
날카로운 눈매와 권총치고는 큰 크기에 다른 경찰들이 경계하며 엉거주춤 자세를 취하는 동안 단테가 그들에게 말했다.
“어이, 다들 똑바로 봐! 이 녀석이 너희들 상관이라고.”
그 순간 쓰러졌던 경찰의 몸이 뜬다 싶더니 제복이 갈기갈기 찢어지며 검은 괴물의 형체가 단테를 향해 튀어나갔다. 재빠르게 자리를 벗어나며 전투자세를 취하던 두 여자는,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다가 네로의 오른팔에 ‘잡아 채여’ 끌려가듯이 그 자리를 벗어나는 청년을 보고는 약간 어이없는 한숨을 쉬며 투덜거렸다.
“하아, 걱정이네.”
“저래 가지고 의뢰비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한편 단테는 자신에게 달려든 형체를 향해, 어느새 오른손에도 들려진 회색 총신의 다른 대형 권총을 겨누고는 양손의 검지를 쉴 새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격렬한 연발에 몸을 가격당하여 주춤거리면서도 검은 괴물은 기어이 단테에게 한 발짝 거리까지 접근하였고, 그 순간 그의 몸에서 푸른 안개 같은 것이 뿜어져 나오더니 곧 양손에 날카로운 장도를 거머쥔 반투명 청색 악마로 변하였다.
그 순간 사베리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악! 어, 어째서 저 녀석이…? 그럼, 그, 그때는…?”
남아있던 경찰 네 명도 똑같이 놀란 가운데, 그의 외침을 알아듣고 시선을 움직이며, 보통 인간의 2배는 더 되는 키를 가진 그 악마가 말했다.
“/클클클, 설마 내가 그때 진짜 도망간 걸로 생각한 거냐? 네놈을 미끼로 더 큰 놈을 낚으려고 한 거지. 예상대로 대어가 몇 마리나 낚였군. 클클클./”
음침하게 웃는 악마를 보며 레이디와 트리쉬는 약간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척 하면서 서로에게 눈빛을 보냈다. 그 순간 허공에서 푸른색의 날카로운 검이 두 사람의 앞에 한 자루씩 내리꽂혔다. 둘이 흠칫 놀라는 사이에 악마가 말했다.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으면 허튼 눈빛 교환하지 마라./”
금방 깨지듯 사라지는 검을 보며, 두 여자는 새삼 긴장하는 자신들을 알았다. 그때 상대적으로 뒤쪽에 있던 네로가 사베리오를 한 쪽으로 비켜서게 한 다음, 뽑아든 리볼버를 오른손으로 옮겨 쥐고 마력을 한껏 모아 말했다.
“건방진 녀석, 이거나 먹어랏!”
육중한 2연발의 총성과 함께 강력한 마력이 실린 두 개의 탄환이 순식간에 악마의 몸에 명중하며 폭발했지만, 폭발의 연기 속에서 오히려 신경을 긁어대는 웃음소리만 퍼졌다.
“/컬컬컬컬, 인간 주제에 재미있는 힘을 가졌군! 하지만 그런 걸로는 이 몸을 쓰러뜨리지 못한다. 응?/”
악마가 내려다보니 조금 전 자신에게 총을 겨누었던 사내―단테가 약간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짓고는 두 자루의 권총을 몇 바퀴 돌렸다가 자신에게 겨누어 또다시 연사하기 시작했다.
“/클클클, 소용없다고 방금 말했는데 머리가 나쁘…, 큭!/”
악마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 이유는 마력으로 강화시킨 악마의 복부에 충돌하는 총탄의 개수가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악마의 비명을 들은 단테가 농담조로 말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여기서 끝나면 재미없는데?”
인간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연사속도로 악마의 복부 한가운데만을 계속 가격하던 단테는, 그 몸에 약간의 금이 가기 시작하여 그 피부의 일부가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연사를 계속했다. 악마 역시 반격을 하려 했지만,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은 속도로 충돌하는 총탄들이 그의 신경을 건드릴 때마다 그의 공격 자세는 번번이 무너지며 그 몸이 움찔거렸다.
그리고 그 연사로 시간을 끄는 동안, 트리쉬와 레이디는 앞뒤로 한두 발짝 차이로 빗겨 선 자세로 단테의 뒤에 서 있었다. 트리쉬가 말했다.
“단테, 큰 거 한 방 가니까 알아서 잘 피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단테가 대꾸했다.
“하지도 않는 남 걱정 하지 말고 제대로 맞추기나 하라고.”
“말 좀 곱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흥?”
투덜거리듯 대꾸한 레이디는 금방 자신의 등에 짊어지고 있던 개조된 로켓 런처를 빼내어 총이 연타하고 있는 부분을 겨냥하였다. 그리고 앞에 서 있던 트리쉬는 포구에 왼손을 갖다 대고는 노란색의 번개를 대기시켰다.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연사하는 소리가 멎었고, 그 순간 로켓 런처의 입구에서 불꽃이 일었다. 노란 번개를 휘감은 로켓이 순식간에 악마의 복부 중 흠집난 부분과 정통으로 충돌하였고, 악마가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강력한 폭발이 샛노란 스파크와 함께 악마를 휘감았다.
흠집난 상처가 깊게 패여 비틀거리던 악마는 포효를 지르며 앞으로 덤벼들었지만, 어느새 그 앞을 막아선 단테가 순식간에 리벨리온으로 상처의 중심부를 깊게 찔렀다. 세로로 박힌 리벨리온은 비명을 지르는 악마의 몸을 관통한 상태에서 곧 사방으로 휘둘러졌고, 박살나는 소리와 함께 푸르스름한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나가며 증발하였다.
폭발의 여파에 기절한 네 명은 놔둔 채, 완전히 아작 나긴 했지만 급소는 빗나간 공격에 명치 윗부분은 남아 숨이 붙어있는 악마를 내려다보며 단테가 물었다.
“네놈은 뭐냐? 어디서 온 거냐?”
악마는 그를 노려보듯 쳐다보다가 음침한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크, 크, 크클클클클! 그랬군. 그대가 그 유명한 스파다의 아들이었군! 클클클, 어쩐지 마계의 듀얼소드마스터인 내가 어이없게 쓰러졌다 했어, 클클클…!/”
잠시 동안 그렇게 웃던 악마는 곧 웃음을 그치고 말했다.
“/이미 패배한 내 이름을 알아서 뭐하겠냐만, 이 몸은 어떤 인간의 사주로 마계에서 파견된 커스트록이라 한다. 그 인간이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나는 요상한 장치에 의해 이 근처로 강제 이동되었지. 큭…!/”
여기까지 말한 악마 커스트록의 갑작스런 신음과 함께 그의 몸의 남은 부분이 마저 부서지기 시작했다. 커스트록이 말을 계속했다.
“/스파다의 아들이여, 나를 소환한 인간과 마주할 때 놀라지 마라. 그 인간, 어쩌면 그대가 정말 잘 아는 이일 수도 있다. 클클…./”
말을 마친 커스트록의 마지막 웃음이 다 끝나기 전에 악마의 세포가 모두 부서져 먼지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
일행이 모여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멀리서 몇 사람이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일행이 고개를 돌려보니 경찰 다섯 명이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금세 일행이 있는 곳에 도착한 그들을 보자 사베리오가 반갑게 인사했다.
“어, 안녕하세요? 전에 도와주신 분들이군요.”
일행 앞에서 자세를 바로 하던 그들 중 한 명이 사베리오의 인사에 웃으며 대답했다.
“아, 며칠 전에 큰일날 뻔한 청년이군요.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인사가 끝나자 곧 레이디가 끼어들며 물었다.
“실례합니다만 이 분을 구해주셨다고요?”
“네. 그런데 당신들은…?”
약간 의심쩍은 눈빛으로 일행을 훑어보던 경찰에게 사베리오가 황급히 말했다.
“아, 제가 이분들에게 몇 가지 부탁을 드렸어요. 그 일들을 하러 가는 방향이 같아서 다함께 가던 중이었어요.”
웃으면서 말하는 그를 보고 경찰은 그제야 눈빛을 부드럽게 바꾸며 레이디를 쳐다봤다. 그러자 레이디가 다시 말하며 물었다.
“저희가 조사할 것에 도움이 될까 해서 그런데, 그때 상황이 어땠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때요? 흠,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이상하게 거무스름하면서도 푸르스름한 형체가 저 학생의 등 뒤 몇 미터에서 나타나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보였죠. 수상해서 다가가니 그것은 우리가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빠른 속도로 도망갔어요.”
그의 말이 다 끝나자, 그때까지 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던 단테가 몸을 돌려 그들을 보며 물었다.
“하나만 더 묻지. 당신들 중에 방금 말한 사람과 같이 있던 사람이 있소?”
대답했던 경찰이 말했다.
“에? ‘이것들’ 중에 그때 나와 같이 있던 녀석들은 없어요. 그런데 왜…?”
탕!
갑작스런 총성에 사베리오가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고 귀를 막았다가 천천히 눈을 떠 보니, 앞에 나서서 대답했던 경찰이 이마에 작고 붉은 구멍이 뚫린 채 뒤로 고꾸라지고 있었다. 땅바닥에 떨어지는 그를 보고 사베리오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는 가운데, 검은 총신을 가진 대형 권총을 왼손에 들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단테가 말했다.
“쳇, 인간들을 데리고 다니는 잔챙이가 있을 줄이야…!”
날카로운 눈매와 권총치고는 큰 크기에 다른 경찰들이 경계하며 엉거주춤 자세를 취하는 동안 단테가 그들에게 말했다.
“어이, 다들 똑바로 봐! 이 녀석이 너희들 상관이라고.”
그 순간 쓰러졌던 경찰의 몸이 뜬다 싶더니 제복이 갈기갈기 찢어지며 검은 괴물의 형체가 단테를 향해 튀어나갔다. 재빠르게 자리를 벗어나며 전투자세를 취하던 두 여자는,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다가 네로의 오른팔에 ‘잡아 채여’ 끌려가듯이 그 자리를 벗어나는 청년을 보고는 약간 어이없는 한숨을 쉬며 투덜거렸다.
“하아, 걱정이네.”
“저래 가지고 의뢰비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한편 단테는 자신에게 달려든 형체를 향해, 어느새 오른손에도 들려진 회색 총신의 다른 대형 권총을 겨누고는 양손의 검지를 쉴 새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격렬한 연발에 몸을 가격당하여 주춤거리면서도 검은 괴물은 기어이 단테에게 한 발짝 거리까지 접근하였고, 그 순간 그의 몸에서 푸른 안개 같은 것이 뿜어져 나오더니 곧 양손에 날카로운 장도를 거머쥔 반투명 청색 악마로 변하였다.
그 순간 사베리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악! 어, 어째서 저 녀석이…? 그럼, 그, 그때는…?”
남아있던 경찰 네 명도 똑같이 놀란 가운데, 그의 외침을 알아듣고 시선을 움직이며, 보통 인간의 2배는 더 되는 키를 가진 그 악마가 말했다.
“/클클클, 설마 내가 그때 진짜 도망간 걸로 생각한 거냐? 네놈을 미끼로 더 큰 놈을 낚으려고 한 거지. 예상대로 대어가 몇 마리나 낚였군. 클클클./”
음침하게 웃는 악마를 보며 레이디와 트리쉬는 약간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척 하면서 서로에게 눈빛을 보냈다. 그 순간 허공에서 푸른색의 날카로운 검이 두 사람의 앞에 한 자루씩 내리꽂혔다. 둘이 흠칫 놀라는 사이에 악마가 말했다.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으면 허튼 눈빛 교환하지 마라./”
금방 깨지듯 사라지는 검을 보며, 두 여자는 새삼 긴장하는 자신들을 알았다. 그때 상대적으로 뒤쪽에 있던 네로가 사베리오를 한 쪽으로 비켜서게 한 다음, 뽑아든 리볼버를 오른손으로 옮겨 쥐고 마력을 한껏 모아 말했다.
“건방진 녀석, 이거나 먹어랏!”
육중한 2연발의 총성과 함께 강력한 마력이 실린 두 개의 탄환이 순식간에 악마의 몸에 명중하며 폭발했지만, 폭발의 연기 속에서 오히려 신경을 긁어대는 웃음소리만 퍼졌다.
“/컬컬컬컬, 인간 주제에 재미있는 힘을 가졌군! 하지만 그런 걸로는 이 몸을 쓰러뜨리지 못한다. 응?/”
악마가 내려다보니 조금 전 자신에게 총을 겨누었던 사내―단테가 약간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짓고는 두 자루의 권총을 몇 바퀴 돌렸다가 자신에게 겨누어 또다시 연사하기 시작했다.
“/클클클, 소용없다고 방금 말했는데 머리가 나쁘…, 큭!/”
악마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 이유는 마력으로 강화시킨 악마의 복부에 충돌하는 총탄의 개수가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악마의 비명을 들은 단테가 농담조로 말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여기서 끝나면 재미없는데?”
인간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연사속도로 악마의 복부 한가운데만을 계속 가격하던 단테는, 그 몸에 약간의 금이 가기 시작하여 그 피부의 일부가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연사를 계속했다. 악마 역시 반격을 하려 했지만,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은 속도로 충돌하는 총탄들이 그의 신경을 건드릴 때마다 그의 공격 자세는 번번이 무너지며 그 몸이 움찔거렸다.
그리고 그 연사로 시간을 끄는 동안, 트리쉬와 레이디는 앞뒤로 한두 발짝 차이로 빗겨 선 자세로 단테의 뒤에 서 있었다. 트리쉬가 말했다.
“단테, 큰 거 한 방 가니까 알아서 잘 피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단테가 대꾸했다.
“하지도 않는 남 걱정 하지 말고 제대로 맞추기나 하라고.”
“말 좀 곱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흥?”
투덜거리듯 대꾸한 레이디는 금방 자신의 등에 짊어지고 있던 개조된 로켓 런처를 빼내어 총이 연타하고 있는 부분을 겨냥하였다. 그리고 앞에 서 있던 트리쉬는 포구에 왼손을 갖다 대고는 노란색의 번개를 대기시켰다.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연사하는 소리가 멎었고, 그 순간 로켓 런처의 입구에서 불꽃이 일었다. 노란 번개를 휘감은 로켓이 순식간에 악마의 복부 중 흠집난 부분과 정통으로 충돌하였고, 악마가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강력한 폭발이 샛노란 스파크와 함께 악마를 휘감았다.
흠집난 상처가 깊게 패여 비틀거리던 악마는 포효를 지르며 앞으로 덤벼들었지만, 어느새 그 앞을 막아선 단테가 순식간에 리벨리온으로 상처의 중심부를 깊게 찔렀다. 세로로 박힌 리벨리온은 비명을 지르는 악마의 몸을 관통한 상태에서 곧 사방으로 휘둘러졌고, 박살나는 소리와 함께 푸르스름한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나가며 증발하였다.
폭발의 여파에 기절한 네 명은 놔둔 채, 완전히 아작 나긴 했지만 급소는 빗나간 공격에 명치 윗부분은 남아 숨이 붙어있는 악마를 내려다보며 단테가 물었다.
“네놈은 뭐냐? 어디서 온 거냐?”
악마는 그를 노려보듯 쳐다보다가 음침한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크, 크, 크클클클클! 그랬군. 그대가 그 유명한 스파다의 아들이었군! 클클클, 어쩐지 마계의 듀얼소드마스터인 내가 어이없게 쓰러졌다 했어, 클클클…!/”
잠시 동안 그렇게 웃던 악마는 곧 웃음을 그치고 말했다.
“/이미 패배한 내 이름을 알아서 뭐하겠냐만, 이 몸은 어떤 인간의 사주로 마계에서 파견된 커스트록이라 한다. 그 인간이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나는 요상한 장치에 의해 이 근처로 강제 이동되었지. 큭…!/”
여기까지 말한 악마 커스트록의 갑작스런 신음과 함께 그의 몸의 남은 부분이 마저 부서지기 시작했다. 커스트록이 말을 계속했다.
“/스파다의 아들이여, 나를 소환한 인간과 마주할 때 놀라지 마라. 그 인간, 어쩌면 그대가 정말 잘 아는 이일 수도 있다. 클클…./”
말을 마친 커스트록의 마지막 웃음이 다 끝나기 전에 악마의 세포가 모두 부서져 먼지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