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냥 오랫동안 취미로 프라모델을 하던 베트남외노자 아재 입니다.
15년전쯤 부터 하고싶은 자영업이 있었는데요
요즘은 많아졌죠? 그때 자본금이 있어서 시작을 했다면 현재의 제 모습이 어떻게 바뀌어 있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하고싶었던건 건담카페 였습니다. 그당시에 시작했으면 국내최초 혹은 몇개 없는것중에 최대 규모였지 싶습니다.
당시에도 수집품이 상당히 많았고 , 도색도 열심히 하던때라 도색공방을 겸해서 하면 좋겠다 하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잡아서 , 실제로 서교동,방이동,포이동,헤이리마을 등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두고 상가도 알아보러 다녔었구요.
시급 1400원 하던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던지라 자영업에 자신이 있었고 , 어린나이에 많은 대출을 받아 피씨방을 창업하고
1년반 정도 운영을 하다가 밤마다 마포대교에 가서는 용기가 없어서 돌아오고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알바와 경영의 차이에서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이 많음을 깨닿고 , 사회 돌아가는거나 경영법 같은거를 좀 익혀보고자 직장생활을 좀 진득히 해보자 해서
하다보니 벌써 직장생활만 14년째 하고 있네요 ^^;
그사이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베트남에는 8년째 들어와 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이대로 직장생활만 하다가 끝낼수는 없다 싶어
베트남에서라도 건담카페/공방 을 한번 해보자 결심을 했습니다.
단순 포스팅 갯수로만 560개. 여러개를 같이 포스팅한것도 있고 안하고 넘어간것도 있고 한데 단순히 계산해도 조립되어 있는 제품이 560종입니다.
이건 올해 초 창고방 미개봉 프라탑 사진인데 저기서 1/5이 더 늘었습니다 그사이에.(위 제품들은 제가 다 조립하려고 구입한거라서 판매용은 따로 수배를 할 생각입니다.)
공간때문에 박스 버리고 런너로만 보관중인 제품들도 꽤 되고
이것까지 다 만들면 카페내 진열 종수 , 진열 수량만 해서 베트남 최대 규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조립공방 겸 약간의 물건들을 진열해두고 판매도 하고
커피도 마시면서 조립도 할 수 있고 , 베트남내 중고거래도 중계하면서 이벤트도 개최하고 , 와이프의 특기를 살려서
뜨개공방도 겸해서 하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엄마들은 아이는 저한테 맡겨두고 조립 시키고 본인들은 뜨개하고 등등등
자세하게 이야기는 못하지만 제법 디테일하게 계획을 잡아두고 있었습니다.
건프라유저들의 입장에서는 저기 가면 왠만한거는 다 실물로 볼 수 있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서 한인타운쪽 매장도 큰데로 알아보고
장식장 견적도 받고 했었습니다.
도매 수입처를 알아보고자 작년 1월달쯤에는 휴가를내고 한국으로 귀국해서
왠만한 분들은 대부분 아실만한 업체들을 돌아다니면서 명함도 주고 받고 미팅도 하고 했었구요.
일본과 중국쪽에서도 수입루트 알아보고 베트남내 물류업체들이랑도 미팅을 하고 했었네요.
이번에는 자금력이 되니 내년쯤에는 꼭 오픈을 하자 라는 각오였습니다.
다시 베트남으로 복귀하는날 오후 비행기였는데 , 오전에 출발한 비행기가 회항했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구요.
그렇게 비행기가 안떠서 며칠을 한국에서 더 대기하다가 베트남으로 들어왔더니 호텔격리를 합니다....
제가 베트남 호텔격리 1호로 알고 있습니다.
뭐 여튼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지냈는데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는겁니다...
카페 하면서 베트남자막 써서 유튜브도 하려고 계획중이었는데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지난달에는 유튜브도 준비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오면 조금씩 찍어보고 시행착오 겪어보면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뭔가 하나 하나씩 실행되니 꿈이 머지 않은것 같고 , 가게 오픈은 시국상 어렵더라도 유튜브라도 시작하면 뭔가 새로운 활력소가 될것만 같았습니다.
조금씩 연습삼아 찍어보고 마무리 되면 편집도 좀 해서 올려볼까 했는데 점점 코로나 규제가 심해지더니
결국 사내격리까지 하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요즘 일하는 환경이 너무 힘들어져서 가뜩이나 힘든데 그나마 퇴근하고 집에가서 이리저리 촬영 연습하고
하는 맛이 상당히 쏠쏠하고 , 나름 막연한 희망이 있다보니 하루하루를 버티는 정신력에 많은 도움이 되었었는데
딱 1편. 고작 1편도 올리지 못하고 사내에서 꼼짝없이 격리를 하게 생겼습니다.
법으로 출퇴근을 막아버리니 짐싸들고 와서 , 제대로된 숙직시설도 없는 회사로 들어와서 먹고자고일하고 하는겁니다.
문제는 이걸 언제까지 해야된다라는 기약이 없다는겁니다. 상황이 완화될때까지는 프라모델도 , 방송연습도 , 창업준비도 못할뿐더러
가족들도 못만나고 회사에 갇혀서 일만 해야된다는게 참 정신적으로 힘들게 합니다.
탈력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물론 저는 비교도 할 수 없을정도로 큰 고통을 겪고 계시는 분들 앞에서는 코딱지만도 못할 고충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계획하고 있던 , 오랫동안 염원하던 일과 일상생활이 무너지기 시작하니 개인적으로는 정신적으로 참 힘드네요.
겨우 잡고 있던 베트남과 , 주재원의 끈을 놓고 한국으로 복귀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한인분들, 현지인들과 같은 취미 공유하면서 , 벌이는 좀 안좋더라도 즐겁게 살아볼 수도 있을거 같았는데
코로나는 방안도 없이 점점 더 심해지기만하니 어디 고민 털어놓을데도 없고 해서
두서없이 글을 끄적여봤습니다.
회원님들도 건강 조심하시며 취미활동 이어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121.163.***.***
여기에 이렇게 글을 정리해보시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많은 일을 해왔음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힘을 내시려는 것 같아요. 작게나마 응원합니다. ^^ 저도 오랫동안 염원하면서도 살면서 가장 절 힘들게 했던 일이 있는데 그 과정을 이루는 일보다 이젠 그 마지막 단계를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더 괴로운 것 같습니다. 걷기도, 놓기도 힘든 기로에 오래토록 서 있습니다. 영화 캐스트어웨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날 힘들게 하던 섬을 마침내 떠나면, 고마우면서도, 윌슨과 헤어지리란 걸 직감하고 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결과를 보고 달려가는 건 아니잖아요, 사실은? 결과가 너무 절박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사실은 포기하지 않는 자신이, 그 과정이 절 즐겁게 고생할 수 있도록 해줬던 것 같습니다. 힘들겠지요.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남의 말을 통해서라도 힘들다란 말을 듣고 싶었고 , 당장 내일이라도 끝날 일이 될 수도 있었고. 하지만 이제와서 제가 제일 후회되는건, 조급해서 과정을 마냥 힘들게만 치부했던 일 이었다고 느껴집니다. 제 이야기만 주저리 적혀서, 선생님의 고민이 지워진 것 같아 죄송합니다. 한 번씩은 나와 내용은 다르지만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느끼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 나시면 영화 캐스트 어웨이/ 월터 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가타카 3편 보시며 동행자를 찾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무도 응원하지 않는 꿈 모두가 같이 즐거워해줄 날이 올 겁니다. ^^ 응원합니다. 행복하세요.
(IP보기클릭)58.124.***.***
음.....베트남이면 가장 문제가 되는게 프라 구매 가능한 경제력을 가진 계층이 얼마나 되는지가 문제일듯. 8,90년대 한국, 일본보다 차이가 더 많이 날텐데 돈 쓰기가 쉽지가 않을것 같습니다. 체감상으로는 90년대 초에 어린이들이 게입샵에서 네오지오 구경하던 느낌과 비슷한 수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쓰고서 찾아보니 1인당 gdp가 3000달러정도네요. 한국하고도 10배 차이인데 수입산 컨텐츠 즐기려면 진짜 귀족급이어야만 가능하겠네요......;
(IP보기클릭)58.124.***.***
음.....베트남이면 가장 문제가 되는게 프라 구매 가능한 경제력을 가진 계층이 얼마나 되는지가 문제일듯. 8,90년대 한국, 일본보다 차이가 더 많이 날텐데 돈 쓰기가 쉽지가 않을것 같습니다. 체감상으로는 90년대 초에 어린이들이 게입샵에서 네오지오 구경하던 느낌과 비슷한 수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쓰고서 찾아보니 1인당 gdp가 3000달러정도네요. 한국하고도 10배 차이인데 수입산 컨텐츠 즐기려면 진짜 귀족급이어야만 가능하겠네요......;
(IP보기클릭)121.166.***.***
맞는 말씀인데 어차피 하는 사람은 합니다. 돈 있는 사람은 오히려 가처분 소득이 높고요. (소비물가가 싸니...) 동남아시아 프라 가격이 한국의 1.5~2배인데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하는 사람은 다 하더라고요. 전문 모델러 저변도 한국 못지 않고요. 다만 일반 즐프라 층이 얇긴 하죠. 어쨌거나 경제력 되는 사람 중심으로 형성돼서 잘 뚫으면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 우리도 GDP 1만 달러도 안 할 때 골프 치는 사람은 치고 또 그 사람들 상대로 용품 장사 잘 됐으니. | 21.05.31 16:36 | |
(IP보기클릭)27.72.***.***
호치민쪽 건담 동호회가 있는데 보다보면 생각보다 구매력이 좋습니다. 메빌은 저보다도 많이 가지고 있는 친구들도 꽤 되구요. 사실 말씀하신 문제로 제품 판매로 인한 수익은 한달 전기세 내기도 힘들정도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ㅎㅎ 한인들이 하도 갈데도 없고 , 현지인들도 같은 취미 가지고 있는 사람들 모여서 커피라도 팔아주고 가면 좋을거 같아 시작하는거긴 합니다. 물론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면 더 좋겠지요 ^^ 최종적으로는 우한폐렴이 잘 해결되서 한국에서 장사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 21.05.31 16:37 | |
(IP보기클릭)223.39.***.***
그쪽은 차 세금이 차값만큼 나가도 살 사람은 외제로 다 잘 타고 다닙니다. 허허 | 21.05.31 17:41 | |
(IP보기클릭)121.163.***.***
여기에 이렇게 글을 정리해보시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많은 일을 해왔음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힘을 내시려는 것 같아요. 작게나마 응원합니다. ^^ 저도 오랫동안 염원하면서도 살면서 가장 절 힘들게 했던 일이 있는데 그 과정을 이루는 일보다 이젠 그 마지막 단계를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더 괴로운 것 같습니다. 걷기도, 놓기도 힘든 기로에 오래토록 서 있습니다. 영화 캐스트어웨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날 힘들게 하던 섬을 마침내 떠나면, 고마우면서도, 윌슨과 헤어지리란 걸 직감하고 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결과를 보고 달려가는 건 아니잖아요, 사실은? 결과가 너무 절박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사실은 포기하지 않는 자신이, 그 과정이 절 즐겁게 고생할 수 있도록 해줬던 것 같습니다. 힘들겠지요.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남의 말을 통해서라도 힘들다란 말을 듣고 싶었고 , 당장 내일이라도 끝날 일이 될 수도 있었고. 하지만 이제와서 제가 제일 후회되는건, 조급해서 과정을 마냥 힘들게만 치부했던 일 이었다고 느껴집니다. 제 이야기만 주저리 적혀서, 선생님의 고민이 지워진 것 같아 죄송합니다. 한 번씩은 나와 내용은 다르지만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느끼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 나시면 영화 캐스트 어웨이/ 월터 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가타카 3편 보시며 동행자를 찾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무도 응원하지 않는 꿈 모두가 같이 즐거워해줄 날이 올 겁니다. ^^ 응원합니다. 행복하세요.
(IP보기클릭)27.72.***.***
응원 너무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내용이 다 맞는거 같습니다. 스스로 정리하고 그냥 그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려고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걱정할까봐 와이프한테도 말못하고 있는 내용이라 여기다 끄적거렸는데 이렇게 답변을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더 힘든일을 겪으시는분들이 엄청나게 많으실텐데 다들 잘 이겨내고 좋은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21.05.31 16:40 | |
(IP보기클릭)211.230.***.***
모든 일 잘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