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나와 거실로 향한 뒤 조용히 자리에 앉는다
앨리스도 자리에 앉는 걸 보고서 말을 슬슬 꺼내었다
“저…”
“미안하다는 말 하지마”
앨리스의 말에 결국 사과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환상향에 온 이유가 뭐야?”
“꽤 오랫동안 잠들어 있어서 모릅니다만…이곳으로 인도한 자는 야쿠모 유카리 라는 점이죠”
“그래서 유카리의 속을 알겠던?”
고개를 옆으로 절레절레 휘저었다
“하아…뭐 서로 초면 치고는싸울 기세였으니 쌍방 과실 맞겠지
아무튼 방금 전에 있던 일들은 잊어
그리고 유카리는 자신의 속내를 끝까지 은신할 테니 나도 뭐라고 말 못하겠다”
“마주칠 때 마다 지켜보는게 좋겠네요
문제는 당분간 마주칠 일이 없다는 점이죠”
“뭐 그건 네 일이겠지만 내가 그래도 이야기해주는 거니 알아서 해
그리고 혹시 머무를 곳이 있긴 해?”
“개별 공간이 있긴 하죠”
“개별…공간이라…”
어느 장소, 어느 공간에 있던 나에게는 내 개별 공간이 있다
그걸 제대로 아는 자는 유카리뿐이지만 한번도 들어온 적도 상대에 언급한 적도 없어서 그냥 인지만 하는 정도로생각된다
그렇기에 유카리와 나 이외는 이걸 아는 자는 없다
다른 자들은 그냥 개인 집이나 머무를 곳이 있다는 점으로 알기 때문
“그럼 다음에 만날 때는 그래도 친하게는 하자”
앨리스가 말은 해도 아직도 서로가 어색하다
친해지려면 서로 만나는 일이 많고 이야기들이 오고 가야 하는데 처음 치고는 서로 이야기가 없기도 하고 무슨 말을해야하는 것도 몰라서 서로가 어색하다
또 서로가 어색하게 헤어져서 다음에 만날 때는 뭔가 이야깃거리 같은 걸 준비해야 어색함이 풀리지 않을까?
기분이 영 찝찝하다
찝찝한 것은 없애야 직성이 풀리는데 지금 당장은 힘들고 만날 때마다 풀어나가는 걸로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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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마지막 소설
아직 2020년까지 몇일 남았지만 올해는 뭔가 시도는 좋았는데 실행이 잘되질 않은 그런 한해를 보낸 것같군요
(사실 욕구불만이라고...)
아 근데 이거 쓰면서도 뭔가 해소된 느낌이 안되서 크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