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라이온과 유루캠을 떠나보냈으나 언제나 4월은 1월보다 더 뛰어난 법.
이번 2분기는 나름 역대급이었던 저번 1분기보다 더 무시무시한 라인업과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주위 친구들은 요즘 애니는 옛날 거에 비해 재밌는 것이 없다고 하지만
그 누가 이번 4월 것들을 보고 재미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2분기 신작들의 2~3화 나온 현 시점의 첫 감상평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전에 우선, 이 글에서 다루지 않을 것들부터 언급하고 가겠습니다.
피아노의 숲: 어렸을 적 극장판이 너무 인상이 강해서 손이 안 가네요.
마법소녀 나: 팝팀에픽으로 이미 치사량의 병맛을 맛 본 뒤라 영......
골든 카무이: http://bbs.ruliweb.com/family/211/board/300075/read/30599464 참조
하이스쿨 DXD 4기: 애니 완결이 소설 완결을 따라가기 전까진 안보기로 다짐함.
건담 빌드 다이버즈: 크로스본 애니화해준다면 보도록 하마 선라이즈. 넌 나에게 철혈을 안겨주어써.
도쿄구울 re: 여태까지 그래왓꼬, 아패로도, 계속. 이젠 심지어 원작도 영 시원찮아...
라스트 피리어드: 완결나면 볼까 생각 중.
타다군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 보고 있으니 마음이 아파온다. 월급 들어오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봐야지......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 난 애니가 소설을 절대로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굳이 보지 않도록 하겠다.
이세계 주점: 원작을 싫어하진 않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땡기진 않는 이야기.
아만츄 2기: 안 보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다룰 필요성을 못 느낄 뿐. 그냥 보면 되지, 뭔 말이 필요합니까?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3기: 아만츄 2기와 동일.
호오즈키의 냉철 2기 두번째: 역시 위의 둘과 마찬가지.
페르소나 5: 여신전생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취향이 아닙니다. 딱히 제작사 논란 때문이 아니라, 그냥 그럼......
레이튼: 전 어렸을 때 닌텐도로 레이튼을 경험해본 적이 없습니다.
풀 메탈 패닉: 아직은 텟사님을 영접할 때가 아니라고 부함장님께서 속삭이셨다......
이렇게 나열해보니까 2분기 신작 걸출한 물건들이 참 많네요.
그럼, 감상평 시작하겠습니다.
1. 우마무스메
한줄평: 저 다리 근력이라면 달리기 외에도 다른 거 가능하지 않을까? 축구라던가......
까놓고 말해서, 이 애니메이션은 전혀 특출난 구석이 없습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역대 인기 애니메이션들의 '혼종'에 가깝죠.
어디선가 많이 본 스포츠 만화 클리셰에 아이돌 애니메이션 연출,
흔하디 흔한 학원 동아리 일상물 공식을 적당히 때려박고,
거기에 '우마미미'라는 향신료를 조금 뿌린 정도입니다.
물론 일차원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평하는 것은 다소 불공평합니다.
아직 발매되지도 않은 모바일 게임의 미디어믹스의 일환이라는 사실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이상 단순히 감독과 애니 제작사의 판단만으로 시리즈를 만들 수 없다는 것.
제작사인 Cygames 역시 애니 제작에 참가하고 있는 이상,
시리즈의 각본 구성에 있어서 제작진은 신중에 신중을 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방영하고 있는 우마무스메는 이른바 '안전빵'을 택한 것이고,
그 와중에 '말'이라는 설정 자체가 가지고 있는 파괴력 및
말총을 떠올리게 하는 헤어스타일을 앞세운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완성도 높은 경주 장면 연출을 내세우며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5화에 안착한 지금,
나름 재밌고 무난한 학원 스포츠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 히나마츠리
한줄평: 둘리와 인간극장과 시마과장이 함께 보이는 마술. 이것이 입체파 예술인가...!
히나마츠리의 개그 공식은 여타 일본식 개그와는 다소 차이가 납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기존의 일본식 개그가 '츳코미'와 '보케'를 앞세운 '격앙의 미학'이라면,
히나마츠리의 개그는 지극히 우연찮은 일로 인해 주위 상황이 나비효과 일으키듯 폭주하고,
그 안에서 당사자들은 '될대로 되라'라며 내려놓는,
그리고 시청자들은 '거기서 포기하는 거냐'라며 웃는, 일종의 '체념의 미학'입니다.
상식적이지만 정상인이 아닌 닛타와 정상인이지만 비상식적인 우타코 등
나사는 커녕 프레임 몇 개 빠진 어른들과 함께 성장하는 히나를 앞세운 이야기.
대견하기 그지없고 보기 좋은 안즈와 그런 안즈를 약간 모자라게 보살펴주는 닛타의 이야기.
그리고 알바하다가 인생역전하는 히토미의 이야기등,
서사가 나아가는 방향은 제각각이지만 '체념'함으로서 어찌되리라는 히나마츠리.
'은혼'이나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등, 지나치게 오버스러운
일본식 츳코미 개그에 거부감이 있다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이 애니는
3화까지 나온 지금, 이미 2분기를 떠받치는 하나의 기둥입니다.
3. 메가로 복스
한줄평: '야성미' 그 자체
전공투의 상징이었던 '내일의 죠'의 리메이크 작.
하지만 이 작품을 접하는데 내일의 죠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이 기대하실 것은 오직 이것 뿐.
호소야 요시마사와 야스모토 히로키의 야수와도 같은 연기에
거친 선의 비주얼과 난폭할 따름인 복싱 연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어우르는 mabanua의 우아한 음악.
자신의 역량이 떨어지더라도 절대 기죽지 않고 물어뜯으려 하는 죠와
그런 죠를 절대 가볍게 보지 않으면서도 시종일관 여유로운 유리의 대결.
단순히 '뜨거운' 정도가 아닌 '끓어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제작진은
20세기의 디자인에 21세기의 VFX를 접합한 비주얼로 시청자를 정신없게 만듭니다.
근미래 SF펑크 요소는 원본인 '내일의 죠'에 전혀 상처주지 않고,
오히려 피땀과 숨소리만이 감도는 링에 지독한 기름냄새과 거친 구동음을 첨가하며
마치 '퍼시픽림' 1편을 떠올리는 묵직함을 연상시키는 메가로 복스.
겨우 3화밖에 안 나온 13화 분량의 애니메이션이지만, 이미 분기 최정상급 애니메이션입니다.
4. 은하영웅전설 Die Neue These
한줄평: 역사 교과서가 신문으로 회춘하는 과정
이미 '은하영웅전설'은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수없이 많은 창작물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고,
수없이 많은 비평과 찬양, 그리고 비판을 받아온 걸작입니다.
그리고 그 애니메이션 판 역시 버블경제 시대의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명사이자,
제작 스케줄 및 성우진 등 여러가지 면에서 하나의 '신화'로서 추앙받고 있죠.
이러한 전설이 '새로운 명제'라는 부제와 함께 돌아온 이번 리메이크 작은
다나카 요시키의 원작 소설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과거에 기술력의 문제로 완전히 재현해내지 못했던 전우주적 함대전을
sf명가 Production I.G의 힘을 빌려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려고 합니다.
3화까지 나온 지금 그 목표는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분량상 버밀리온 성역 회전까지는 무리지만, 벌써부터 2018년판 이제르론 요새 공방전이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선을 보일지 궁금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정치적/민주주의적 메시지가 어떻게 나올 지 걱정이 안 되는건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조커 게임 실사판과 같은 참사는 안 일어나겠죠. 아마도...
5. 마법소녀 사이트
한줄평: 아아 무스카 대령님. 인간이 쓰레기 같다고 하셨던 당신이 옳았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비평하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와 같은 클리셰 파괴 마법소녀물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관점.
두번째는 '미래일기'와 같은 배틀로얄물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관점.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자가 완전히 틀린것은 아니지만 후자의 경우가 좀 더 바람직합니다.
사실 '마마마'를 '마법소녀 오브 디 엔드'이나 '마법소녀 육성계획', 그리고 본작과 같은 선에서 비교하는 건 어폐가 심합니다.
이 작품을 비롯한 잔혹극들이 루프물이나 배틀로얄 등 기존의 장르에 마법소녀라는 개념을 '첨가'한 것이라면,
'마마마'는 비록 루프물이긴 해도 '마법소녀'라는 기존의 장르를 재해석한 것이라서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
물론 본작을 비롯한 잔혹극들이 '마마마'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무작정 아류작이라고 하는 것은
마치 해리포터와 다른 학원물들을 비교하는 것과 같은 처사입니다.
그렇다고 이번 '마법소녀 사이트'가 잘 만들었느냐에 대해서 물으면 그것 또한 아닙니다.
비록 '미래일기'와 같이 배틀로얄 요소가 있는 '무늬만 마법소녀물'이라고 옹호해도
원작가의 전작인 '마법소녀 오브 디 엔드'에서 비판받았던 지나친 잔인함과 작위성은 여전하고,
그 때문에 그저 고통받는 주인공 아야와 인간미 없이 광기만 넘치는 주변인물들은 매력이 전무합니다.
물론 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의 영화(ex. 마더!, 레퀴엠 등등)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브레이크 없이 파탄을 향해 굴러가는 플롯이 제대로 취향저격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잘 만들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밌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6. 소드 아트 온라인 얼터너티브: 건 게일 온라인
한줄평: 이것은 게임이고! 놀이가 맞어!
이게 애니화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많은 분들이 왜 하필 이거냐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솔직히 전 소아온은 애니로만 보았고, 본작은 물론 소아온 본편의 원작 소설은 접한 적이 없습니다.
애초에 소아온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도 해서,
전 이 외전이 까이는 이유가 소설 자체가 재미없는 건지, 아니면 작가인 시구사와의 정치 성향 때문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사실 지금도 이 애니의 원작을 접한 상태는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소아온 본편보다 이 외전이 더 마음에 듭니다. 지금까지는 확실히요.
소아온 본편이 비판받았던 카야바 건이라던가, 데스게임 및 A.I 요소와 키리토 띄워주기없이
지금 방영하고 있는 애니는 정말로 평범한 여성 게이머가 게임을 잘 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파워밸런스 따질 것 없이, 조연도 주연에 종속되거나 뒤쳐지지 않은 채
단순하게 건 게일 온라인이라는 게임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이야기.
물론 전 시구사와 케이이치라는 인간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슈타게의 시쿠라 치요마루와 마찬가지로, 창작자로서 이 양반은 우수하죠.
비록 유명한 디시콘처럼 '작품에는 잘못이 없어'라는 투가 되겠지만,
그래도 카와하라 레키의 본편과 비교했을 때 3화가 나온 지금까진 시구사와의 손을 들어줄 겁니다.
그만큼, '이' 소아온은 단순하면서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7. 슈타인즈 게이트 0
약간의 원작게임 스포일러와 함께 내일 새벽에 따로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1분기때는 별별 핑계로 자기합리화하며 10개도 안 봤던 필자입니다만,
이번 2분기는 15개가 훌쩍 넘어가버리네요.
그만큼 풍년이라면 풍년인 2분기입니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5월이 지나고 후반으로 가면 '쭉정이'가 나올 위험성 역시 높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보며, 지금까지, 입덕술사였습니다.
번외.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
한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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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페미닌스러움과 극장스러움을 풍기는 어감의 제목이지만 고전명작의 클래시컬함을 유지한채 그루브를 섞어서 내놓으니 존재감이 메갈로(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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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페미닌스러움과 극장스러움을 풍기는 어감의 제목이지만 고전명작의 클래시컬함을 유지한채 그루브를 섞어서 내놓으니 존재감이 메갈로(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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