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은 말을 아꼈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이미
충분히 많은 부분을 이야기 했다.
식양은 전설속의 존재이다.
안개처럼,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누구도 손에 잡지 못하는 그런 존재로
그 신비감을 유지하고 있다.
식양이
화교자본 네트워크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흠.”
잇토키는
그녀가 말을 아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섭섭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자신이
모든 패를 다 내보였다고 해서
상대방도
모든 패를 다 내보이라고 하는 것은
어린애들 사이에서나 통용될 논리이다.
“식양은.....”
완은 마음을 먹었다.
그녀는 이미 모국을 등졌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 다시 그녀의 벽이 되어줄 누군가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그 국제연합 정보관리국과
유럽연합 정보위원회를 책임진
삼인위가 직접 관리하는
최강의 독립요원이라면
충분히 자신을 지켜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삼인위의 뒤에 있는 존재는
식양으로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니까.
“식양은....
그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어요.
그리고,
지금 동남아시아의
모든 화교 자본은 식양이 구축한 시스템 안에서 흘러가요.
은행에 들어가고,
수출입 계약을 맺고, 부동산 개발이 추진되는 과정 속에서
자신들도 모르게
식양에게 돈을 보내고
식양에게서 돈을 받게 돼요.
자신도 모르게 식양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식양에게서 지시를 받게 되죠.
식양은 땅이고,
그들은
그 땅 위에 서 있으니까.”
“재미있군.
시스템.
그리고 노하우라....
그걸 한명이 해낸 건가?
그 식양이라는 사람이?”
“....식양은....
등소평의 명을 받아 동남아시아로 간 사람들.
아직 식양이라는 이름을 받기 전 막무가내로 간 사람들.
우리가
1대 식양이라고 불렀던 사람들의 수는 200명이었어요.”
“200명이라.”
“반년이 지나기 전에
150명이 죽거나 연락이 끊겼고,
1년이 지난 후
그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 두명 뿐이었죠.”
잇토키는 대충 상상이 갔다.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 어느 곳 하나
제대로 된 나라가 없었다.
그런 환경속에서,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그저 화교자본을 장악하라는 국가의 명은
가미가제급의 자살명령과 다름이 없다.
아니
차라리 가미가제가 나을 것이다.
적어도
가미가제는
적을 들이받을 비행기와 폭탄이나마 주니까.
그나마
맨몸으로 화교자본을 장악하겠다고
동남아시아 화교계와
암흑가를 누비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두 명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렇게
사람을 소모성 자원처럼 갈아 넣어서는 안되겠다고.
그리고
그들은 죽어나간 사람들이 쌓은 노하우를 들고
다시 본국으로 들어왔죠.
그리고
드디어
식양이라는 이름이 나오게 된 것이고.
살아남은 그 둘이
첫 번째 식양이 되었죠.
그게
1981년이었어요.”
그렇군.
잇토키는 이제야 이해가 갔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전설의 요원이라는 것은
자신과
다른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국제연합 정보위원회이자
세계정부를 책임진
삼인위를 제외하고는
영화나 소설속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1대 식양은
81년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활동했죠.
그들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화교 자본 흐름에 침투했어요.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10년의 시간이라고 해도
화교자본의 단단한 벽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랬죠.
같은 중화인이면
화교들은 우선 환영했어요.
하지만
핵심적인 이너서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죠.
그러나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죠.
“방법?”
“200명 중 살아남은 두 사람은
여자였어요.
젊고 아름다운.
그들은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이용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이너서클 안으로 들어갔어요.”
알 것 같았다.
“85년도에
그들은 두 번째 식양을 찾아냈어요.
아주 아름다운,
그리고
사상적으로 완벽하게 무장한 두 번째 식양.
그러나
2대 식양은 실패작이었어요.
누구였는지,
무엇때문이었는지 기록도 없고 전해지지도 않아요.
그저 실패작이었다는 것,
그래서 제거됐다는 사실만이 전해지고 있어요.
1대 식양은
다음해인 86년도에 3대 식양을 찾아냈죠.
그리고 10년을 키웠어요.
10년의 기간동안 육성된 3대 식양은
밀레니엄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그 시스템과 노하우를 물려 받았죠.
그녀 나이 고작 스무살에.”
“스무살?
10년의 교육을 받았는데?”
“3대 식양은 10살에 선정됐어요.
구 교수가 10살 정도의 어린아이들을 찾아다녔죠.”
“구 교수?”
“중국미래국제관계연구원
구영호 교수.
그가
식양과 중국정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죠.
그가 10세 미만의,
아주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고,
아직 어려서
세뇌가 쉬운 여자아이들을 찾아다녔고.
3대 식양을 찾아냈죠.
그리고
심혈을 기울여
아주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어냈고.
만들어냈죠.
말 그대로 만들어냈어요.”
열살이라...
열살 먹은 아이를 10년동안...
잇토키 자신도
젖먹이 때부터
그런 식으로
세계정부 직속으로 움직이는
전 세계를 지키기 위한
특수한
일당백 급의
독립요원으로 키워지고 길러져서 그런지
이해는 되지만
인간적으로는
본능적인 역겨움을 느꼈다.
“3대 식양은 96년에 동남아에 데뷔했어요.
그녀는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죠.
사람마음을 알아채는 재능.
1대 식양이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구축한 시스템과 누적한 노하우를 받아들였죠.
그리고
채 한해가 지나기도 전에
1대 식양을 뛰어 넘었어요.
거의 완전한 토대를 만들어 놓았죠.
그리고
98년에 그 사건이 터져요.”
“그 사건?”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대(對)화교 폭동 사건 말이에요.”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51) [2]

2023.02.08 (0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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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을 아시는 것을 보면 대단하십니다!! | 23.02.08 19:5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