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여기"
선생님은 표정변화가 거의 없다.
말을 할 때도 업무 이외에는 하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이 사람과 있으면 기계를 대하는 느낌이 크게 든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조금 대하기 어렵다던가
친해지기 매우 어려운 타입이라고 말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해서 나쁘다는건 아니다.
자기 일처리는 확실히 한다는 거고
그 모습을 볼 때면 신뢰감이 생기니까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어김없이 사고가 끊이질 않던 날
평상시와 같이 한 숨을 내쉬며 일에 집중하려는데
"잠깐 어울려줄 수 있을까"
"..어..그래.."
평소의 그에게 나오지 않을 말을 들은 나는 어떨떨해졌다.
업무 이외엔 다른 말도 안하던 사람에게서 그런 말이 나올줄이야.
"이게 좋을 거 같은데.."
"저..저기 선생님?"
그의 권유는 처음이라 받긴 했지만,
이건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음?"
"어울려달라는게 옷이야?"
"응 그런데?"
뭐 옷을 봐달라는건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 여성매장이다.
"..혹시 선생님 여자였어?"
"아니 남자인데."
"그럼 왜 여기에..?"
"아 이게 좋겠다. 어때?"
그는 옷 하나를 나에게 건네더니 나의 의견을 묻는다.
"...설명이 필요하겠는데."
"딱히 별 일은 아니니까."
"하아 알았어. 그런게 너무 화려한건 조금 그래"
무슨 일인지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그의 얼굴이 더 어두워지는것 같기에 어울려주기로 했다.
무슨 일인걸까.
옷을 고른 다음엔 카페를 가더니 디저트를 고르는데
메뉴 선택은 나에게 계속 물어봐서 조금 곤란했다.
어디 아프기라도 한걸까
그렇게 그에게 휘둘리다가 어느 귀금속점에 도착했는데
"..이걸로 주세요."
그는 목걸이 하나를 고르더니 계산을 하기 시작한다.
"포장해드릴까요?"
"아뇨 지금 쓸겁니다."
그러곤 나에게 다가와서는 한쪽을 무릎을 꿇고는
내 목에 샀던 목걸이를 둘러주었다.
"자..잠깐 선생님!? 이건 아무래도?!"
"어머..."
"이쁘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나는 당황해버렸고,
나는 그 때 그에게서 처음으로 웃는 얼굴을 보게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야..?
그렇게 점원에 흐뭇한 미소를 뒤로하고 나오는 길
머리가 점점 복잡해져가는데
"어울려줘서 고마워."
"...무슨 일 있지?"
"...아니"
"아무일도 아닌데 이런 행동들을 할리가 없잖아."
"...."
내가 뱉은 말에 그는 아무 말이 없어졌고,
서로에게 침묵만이 흐르고만 있었다.
"..말하기 어려운거면 안해도 돼 미안."
"사과하지 않아도 돼. 내가 잘 못한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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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내일 써야지 출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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