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이 기자들을 피하게 된 사연은
[폭탄뉴스.com 2004-09-28 10:27:00]
20대 초반, 미국 진출 1년만에 메이저리그에서 특급 스타의 기질을 펼쳐보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5)이 지난 22일 빅리그에 복귀한 후에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사양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명예회복으로 모든 것을 말하겠다는 듯이 복귀 후 기자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병현은 예전에도 이처럼 기자들과의 만남을 피했을까. 그렇지 않다.
김병현은 지난 해 5월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기 전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에는 기자들의 인터뷰에 잘 응했고 말도 조리있게 잘했다.
물론 사진찍기를 꺼려한 탓에 사진기자들을 멀리한 것은 그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일명 '볼펜(취재기자)'과는 스스럼없이 만나 해맑은 얼굴로 인터뷰를 하곤 했다.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를 주로 취재하고 있는 필자는 김병현도 몇 번 취재를 갔었는데 그때마다 '참 말 잘한다.
상대를 편하게 해준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렇게 인터뷰를 잘했던 김병현이 사진기자는 물론 취재기자를 피하며 왜 하루 아침에 달라졌을까. 현재 김병현의 홍보담당 코디네이터 겸 서재응(뉴욕 메츠)의 통역을 맡고 있는 대니얼 김은 최근 본사와의 만남에서 김병현이 기자들 특히 한국 스포츠지 특파원들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다음은 대니얼 김이 밝힌 이야기들이다.
때는 작년 4월 15일 콜로라도전서 김병현이 부러진 배트에 맞아 오른 발목 부상을 당한 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병현은 부상 직후에는 아픔을 참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예상외로 부상 치료가 길어지자 어깨 등 다른 부위의 부상을 염려해 코칭스태프에게 부상이 심하다고 보고를 했다.
하지만 팀성적을 올리기에 급했던 밥 브렌리 애리조나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꾀병'으로 여기고 불쾌해했고 김병현과 코칭스태프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등 신경이 날카로워진 시기였다.
그러자 김병현을 담당하며 취재하고 있던 몇몇 한국특파원들은 김병현과의 인터뷰를 요청했고 김병현과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애리조나 클럽하우스에서 김병현이 훈련을 마친 후에 보기로 약속을 했다.
특파원들은 때맞춰 김병현을 찾아갔지만 김병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신 김병현의 통역을 담당하고 있던 친구가 기자들을 맞아 "병현이가 아직 운동중이다.
조금 있으면 나올 것이다"고 전했다.
대개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클럽하우스 라커룸 옆에 웨이트트레이닝실을 설치해 놓고 있는 것처럼 애리조나도 마찬가지로 김병현은 라커룸 옆 웨이트트레이닝실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라커룸은 기자들에게 정해진 시간에 출입이 가능하지만 웨이트룸은 기자들에게 절대출입금지 지역이기 때문에 기자들은 라커룸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도 '훈련중독증'으로 여겨질만큼 한 번 훈련에 빠지면 다른 일들을 잊어버리는 김병현은 기자들과의 인터뷰 약속을 깜빡했던 것이다.
통역도 김병현이 운동에 몰두하고 있는 관계로 기자들이 와 있다는 말도 전하지 못한 채 라커룸과 웨이트트레이닝실 중간에 설치된 벽사이에 머물고 있었다.
사단은 그 때 벌어졌다.
김병현이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은 것에 흥분한 몇몇 특파원이 김병현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평소에도 김병현은 친분이 깊었던 모스포츠지 특파원에게만 특종성 기사꺼리를 많이 주는 바람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일부 특파원들은 김병현에 대해 험담을 했다.
기자들끼리 할 수 있었던 말들이었지만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처럼 김병현과 기자들 중간에 위치해있던 통역이 그 말을 듣고 말았다.
기자들이 보이지 않던 곳에 있던 통역은 기자들의 험담에 놀라 자연스럽게 김병현에게 전달하게 됐고 김병현은 그 후 특파원들에게 입을 닫고 만 것이다.
스포츠지 중 한 곳에만 정보가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려고 했던 김병현도 다른 특파원들에게 실망이 컸고 특파원들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병현에 대한 섭섭함이 가득했다.
한마디로 오해가 빚은 불상사였다.
특파원들과 거리가 생긴 후 말문을 닫은 김병현은 5월말에 보스턴으로 전격 트레이드됐고 그후 일이 더욱 꼬였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선 극성스런 보스턴 팬들에게 보여줬던 '손가락 사건'이 터졌고 10월 귀국해서는 모스포츠지 사진기자와 폭행시비에 휘말리는 등 설상가상으로 기자들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일이 연속되고 말았다.
그 여파로 김병현은 지금까지 한국 특파원은 물론 미국 기자들과의 인터뷰 등을 극도로 꺼리며 피하고 있는 것이다.
김병현이 하루 빨리 완벽한 투구로 거듭나며 밝은 모습으로 예전처럼 모든 언론과의 관계를 회복하기를 기대해본다.
언론과 공생관계인 프로스포츠계에서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폭탄뉴스.com>
[폭탄뉴스.com 2004-09-28 10:27:00]
20대 초반, 미국 진출 1년만에 메이저리그에서 특급 스타의 기질을 펼쳐보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5)이 지난 22일 빅리그에 복귀한 후에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사양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명예회복으로 모든 것을 말하겠다는 듯이 복귀 후 기자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병현은 예전에도 이처럼 기자들과의 만남을 피했을까. 그렇지 않다.
김병현은 지난 해 5월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기 전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에는 기자들의 인터뷰에 잘 응했고 말도 조리있게 잘했다.
물론 사진찍기를 꺼려한 탓에 사진기자들을 멀리한 것은 그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일명 '볼펜(취재기자)'과는 스스럼없이 만나 해맑은 얼굴로 인터뷰를 하곤 했다.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를 주로 취재하고 있는 필자는 김병현도 몇 번 취재를 갔었는데 그때마다 '참 말 잘한다.
상대를 편하게 해준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렇게 인터뷰를 잘했던 김병현이 사진기자는 물론 취재기자를 피하며 왜 하루 아침에 달라졌을까. 현재 김병현의 홍보담당 코디네이터 겸 서재응(뉴욕 메츠)의 통역을 맡고 있는 대니얼 김은 최근 본사와의 만남에서 김병현이 기자들 특히 한국 스포츠지 특파원들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다음은 대니얼 김이 밝힌 이야기들이다.
때는 작년 4월 15일 콜로라도전서 김병현이 부러진 배트에 맞아 오른 발목 부상을 당한 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병현은 부상 직후에는 아픔을 참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예상외로 부상 치료가 길어지자 어깨 등 다른 부위의 부상을 염려해 코칭스태프에게 부상이 심하다고 보고를 했다.
하지만 팀성적을 올리기에 급했던 밥 브렌리 애리조나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꾀병'으로 여기고 불쾌해했고 김병현과 코칭스태프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등 신경이 날카로워진 시기였다.
그러자 김병현을 담당하며 취재하고 있던 몇몇 한국특파원들은 김병현과의 인터뷰를 요청했고 김병현과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애리조나 클럽하우스에서 김병현이 훈련을 마친 후에 보기로 약속을 했다.
특파원들은 때맞춰 김병현을 찾아갔지만 김병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신 김병현의 통역을 담당하고 있던 친구가 기자들을 맞아 "병현이가 아직 운동중이다.
조금 있으면 나올 것이다"고 전했다.
대개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클럽하우스 라커룸 옆에 웨이트트레이닝실을 설치해 놓고 있는 것처럼 애리조나도 마찬가지로 김병현은 라커룸 옆 웨이트트레이닝실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라커룸은 기자들에게 정해진 시간에 출입이 가능하지만 웨이트룸은 기자들에게 절대출입금지 지역이기 때문에 기자들은 라커룸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도 '훈련중독증'으로 여겨질만큼 한 번 훈련에 빠지면 다른 일들을 잊어버리는 김병현은 기자들과의 인터뷰 약속을 깜빡했던 것이다.
통역도 김병현이 운동에 몰두하고 있는 관계로 기자들이 와 있다는 말도 전하지 못한 채 라커룸과 웨이트트레이닝실 중간에 설치된 벽사이에 머물고 있었다.
사단은 그 때 벌어졌다.
김병현이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은 것에 흥분한 몇몇 특파원이 김병현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평소에도 김병현은 친분이 깊었던 모스포츠지 특파원에게만 특종성 기사꺼리를 많이 주는 바람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일부 특파원들은 김병현에 대해 험담을 했다.
기자들끼리 할 수 있었던 말들이었지만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처럼 김병현과 기자들 중간에 위치해있던 통역이 그 말을 듣고 말았다.
기자들이 보이지 않던 곳에 있던 통역은 기자들의 험담에 놀라 자연스럽게 김병현에게 전달하게 됐고 김병현은 그 후 특파원들에게 입을 닫고 만 것이다.
스포츠지 중 한 곳에만 정보가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려고 했던 김병현도 다른 특파원들에게 실망이 컸고 특파원들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병현에 대한 섭섭함이 가득했다.
한마디로 오해가 빚은 불상사였다.
특파원들과 거리가 생긴 후 말문을 닫은 김병현은 5월말에 보스턴으로 전격 트레이드됐고 그후 일이 더욱 꼬였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선 극성스런 보스턴 팬들에게 보여줬던 '손가락 사건'이 터졌고 10월 귀국해서는 모스포츠지 사진기자와 폭행시비에 휘말리는 등 설상가상으로 기자들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일이 연속되고 말았다.
그 여파로 김병현은 지금까지 한국 특파원은 물론 미국 기자들과의 인터뷰 등을 극도로 꺼리며 피하고 있는 것이다.
김병현이 하루 빨리 완벽한 투구로 거듭나며 밝은 모습으로 예전처럼 모든 언론과의 관계를 회복하기를 기대해본다.
언론과 공생관계인 프로스포츠계에서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폭탄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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