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가 내가 금요일이라서 서울 집으로 외박 간 때였음. 원래는 일요일 저녁에 복귀해야 하는데
토요일 아침에 대공방어대장님 전화가 와서 나를 찾는 거임.
"*소위 탄약고에 탄약 보관 현황 모르냐? 탄약고 문이 혼자 열려있다."
그래서 고속버스를 타고 후다닥 복귀했음.
그런데 복귀하는 도중에 <<총기탄약관리대장>>이 사무실에서 발견되어 그거 바탕으로 탄약 현황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상황이 이미 종료 되었음.
그래서 탄약고 문이 왜 열렸는지를 추리하게 되었음.
내가 추리해본 결과
그 때가 무기고&탄약고 전자출입관리체계가 최초 도입 되려고 우리 부대에 시범 도입되었을 때임.
그래서 관련 규정이나 이런 것도 정비가 덜 되었을 때고,
나는 개발사 직원이 설치하는 거 보면서 직접 직원한테 사용법을 교육 받았고, 대공방어대 인원들 죄다 손등 정맥 촬영해서 전산으로 등록해놨었음.
아무튼 어떻게 혼자 열렸는가 추리해보면 그 때 주말에 부대가 공사 관계로 일시 단전 되기로 했었음.
공사로 단전되고나서 탄약고 문을 잠그는 전자석 장치에 전원을 공급해주는 UPS(무정전 전원공급장치)로 전자석이 버티고 있었는데
UPS가 하필이면 우리 대 탄약고에 설치된 놈만 또 불량품이어서 스펙보다 최대 공급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서 전자석이 어느새 꺼져버린 거고,
탄약고 내부는 건조해야 하기 때문에 바람구멍이 나있기 때문에 그 때문에, 문이 바람에 활짝 열려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거임.
그 결과 무기고 탄약고 관리 지침에는 전자석으로 잠갔더라도 빗장 채우고 자물쇠를 채우는 것이 추가 되었음.
그리고 다음 해 7월에 내가 다른 부대로 전출 가니깐, 거기도 도입을 해서 쓰는데 아직 그 지침이 전군에 통일된 것이 아닌지 무기고 탄약고를 전자석에만 의존해 잠가서 쓰더라고? 그래서 내가 군수과장에 전자석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물쇠하고 빗장도 채워야 한다고 건의해서 같은 기지 내 부서들 전부 바꿨음.
탄약 없어진 거 없어서 정말 다행임.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