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재미있게 봐 주신 분들이 얼마나 계신지 모르겠지만 일단 뒷부분 이어서 올려봅니다.
글리젠을 위해서라는 비겁한 변명과 함께요... 데헷.
암튼 관심이라도 가져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3.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하여튼 말은 더럽게 안 듣는다니까."
두 인형이 다른 인형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멀찌감치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단발인형은 중얼거렸다.
"안 그런 척~ 하면서 자존심이라던가 고집이라던가... 암튼 그런 게 꽤나 세니까요. 우리팀 전원은."
베레모를 쓴 체구가 작은 인형이 쓴웃음을 지으며 이죽거렸다.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만... 그 고집 센 것하고 나한테 총구 겨누는 것 하고 무슨 상관일까? 난 지금 당장은 너희들을 공격할 의사는 없는데 말이지."
"대장들이 원한 건 대장들 끼리의 결판이니까요. 혹시라도 당신이 K1A에게 가세하면 우리 대장이 불리해지거든요."
K5라고 불렸던 금발의 검은 옷을 입은 인형은 권총을 단발인형의 관자놀이를 조준하고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
"이것 봐, 나도 일단은 예전 너희들하고 같은 밥을 먹은 사이였다고. 저 둘의 관계를 너희들만큼 잘 알아. 그정도로 눈치없이 분위기 초치는 짓은 안해."
"글쎄요... 당신은 우리 대장에게 완전히 천적인... 아니, 우리 5명 전원이 덤벼도 승리를 장담 못할 상대라서요. 함부로 긴장을 풀 수는 없는 노릇이죠 콜트 603K 선배님."
"야, 팀에서 은퇴한 퇴물을 너무 과대평가 하는 것 아니냐? 그리고 너희는 자신들의 실력을 과소평가까지 하고있어. 너희들은 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해."
콜트 603K는 특유의 능글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공격의사가 없다는 듯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그건 너희를 훈련시킨 내가 더 잘 알고있... 어라, 신입이냐? 두 명 정도 내가 모르는 얼굴들이 있군?"
"아, 처음 뵙겠습니다 선배님, 저는..."
덩치는 꽤 크나 살짝 유약해 보이는 인형이 쭈뼛거리며 말을 이으려 했다.
"아, 됐어. 어찌되었던 지금 난 너희들의 적이다. 자기소개는 주먹으로 하라고, 나중에."
"헤에, 얌전히 항복할 생각은 없으시단 거?"
베레모의 작은 인형이 기다렸다는 듯 씨익 웃으며 얼굴을 들이밀었다.
"리턴 매치는 네가 더 원하는 것 아니었나, USAS 12?"
"물론입죠 선배님? 예전 당신한테 엉망진창으로 얻어 터진 빚은 언제가 되던지 반드시 갚아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요?"
"그러냐."
603K는 기쁜 건지 비웃는 건지 애매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저 둘의 결판이 끝난 뒤 너희 넷 전원이서 덤벼. 졸업시험 겸 해서 마지막으로 상대해 주지."
두 인형의 발길은 나무도 바위도 없는 풀밭까지 와서야 멈췄다.
그 곳에는 상대의 총탄을 막아줄 것은 하나도 없었다. 먼저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곳.
오직 자신의 판단과 실력만이 무기이고 방패인 그런 곳이었다.
-탁, 철컥.
두 인형은 동시에 탄창을 결합하고, 장전했다. 그리고...
-콰과과과과과!
동시에 두 총구는 어둠 속에서 불을 뿜었다.
-내용 뻥튀기를 위한 잡설-
남은 오리캐 하나의 이름이 마저 밝혀졌습니다.
콜트603K는 K2 이전에 한국에서 생산하던 M16의 분류명이고, M16A1의 캐릭터 이미지에 영향을 받아 만든 녀석입니다.
외모는 예전에 다원균센세가 그린 두눈 멀쩡했을 당시 M16의 그림을 참조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캐릭터의 강함은 M16의 더미에 M16이 남긴 전투데이터(마인드맵 말고)를 이식해 만든 모조품이라는 설정이라, M16의 100%는 아니라도 어지간한 인형들은 압도할 수 있는 스펙과 M16의 (배신하기 전까지의)기억, 전투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K팀 멤버들은 1:1로는 603K를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넘사벽 존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과거 아직 팀에 K3과 K11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 K1A, K2, K5, USAS 12의 전투 조교를 맡고 있었으며, 실전상황에서는 임시 팀 멤버로 K1A의 보좌로 들어가 리더로써 성장하도록 돕고 있었다는 설정입니다.
이 M16그림이 엄청 마음에 들었었는데... 지금은 알파카의 외모가 되어버렸지만요.
나머지 하나인 K1A는 지금은 죽고 없는 K7에서 솔직하지 못하다는 기본적인 이미지를 토대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6.9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만든 건 아니고, 예전부터 (K2의 라이벌은 K1이 가장 어울린다)라는 생각에 솔직하지 못하다는 요소를 끼워맞춰 보았네요.
캐릭터 외형은 아래 그림의 이미지를 기본으로 K2와 다소 닮았다는 식으로 상상했습니다.
성격은 저번화에도 언급되었지만 진지한 모범생 타입입니다.
K2가 파트너라고 부르는데, 이는 K1A가 K2와 서로간의 약점을 보완해서 보다 더 높은 전투효율을 뽑아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작중 K2는 우리가 아는 윈드토커가 아닌 차세대 모델입니다.
날이 슬슬 더워지니까 컴퓨터 켜기가 싫어져서 진도가 잘 안 빠지네요... 올해는 또 얼마나 더우려고 벌써 이러나... 건강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