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아마추어 창작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듐과제리]

예전에 TV에서 본 이야기인데

어떤 유명 작가가 아마추어 시절에 히트 편집자에게 원고를 보여줬더니

'이 부분은 삭제하는 편이 좋다' 라면서 제일 마음에 들어한 부분을 지적받았다, 는 이야기를 했다.

작가가 항의하자 그 편집자는 '이런 부분을 지울 수 있게 되면 너는 거물이 될 수 있다' 고 했는데

나중에 되돌아보니

'확실히 이건 아저씨가 노래방에서 MY WAY를 부르는 듯한 파트라 없는 편이 좋다' 고 생각해서 지웠다...고 했다(대충)

'작가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장면을 지우는 게 어째서 좋다는 거지?' 라고 오랜 세월 의문이었는데

수많은 연재 콘티를 읽어보는 입장이 되자

'확실히 그럴 수 있네...!' 라고 알게 되었다.

예컨대 콘티를 보고 불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지적하면

'그건 작가님이 특별히 그리고 싶다는 부분이라...' 며 담당자가 전해주는 적이 많았는데

어째서 '특별히' 그리고 싶은 부분이 불필요하게 느껴지는가 하면

그 시점에서는 독자가 보고 싶어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독자와 신뢰관계가 형성되기 전에 하고 싶은 걸 쑤셔 박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십년간 동고동락해온 파트너가 열창하는 MY WAY는 눈물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술집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의 MY WAY 열창은 부담스럽지 않을까.

보통은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과 [독자가 보고 싶은 것]을 일치 시키도록 신경을 쓰지만

'특별히' 그리고 싶어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독자가 보고 싶어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억지로 넣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그리고 싶은 부분이야 말로 신중하게

혹은 마음속에 품은 채로 작품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게 베스트가 아닐까 싶다.

결론 : MY WAY를 부르는 타이밍은 서로간에 조심합시다.

[ㅇㅇ(106.101)]

그치만 마이웨이 띵곡인걸..

[Digouter TV]

이거랑 같은 원리로 하이라이트 장면 구상 후 거기에 맞춰 전개 짜는 작법도 되도록 지양하는 게 좋음. 일종의 금지된 기술 같은 거라 높은 확률로 화를 부름.

[카오브]

근데 그걸 안하면 초보자들은 서사를 구축할수가 없어

[린도]

다들 말하는건데 가끔가다보면 캐릭터가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서 하이라이트 씬에 맞춰 정리하다보면 중간중간 뭐가 자꾸 뒤틀림.. 근데 그 뒤틀림이 둑에 난 구멍이 되서 컨트롤이 안됨..

[라미아에게착정당하고싶다]

그래서 블리치와 어마금이....

[루리웹-1411075587]

가지버섯이 잘하는 기법인데 덕분에 동일인물의 설정이나 강함의 정도가 널뛰며 가지버섯구멍이란 설정구멍이 너덜너덜 작품이 되지

그나마 나스가 필력으로 끌고가서 그정도지 초보 글쟁이는 독자가 설정구멍때문에 집중못해서 클라이막스에서도 독자가 츳코미를 걸게되지

[냐옹쿠키]

하이라이트가 정해져버리면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스토리가 나와도 오히려 하이라이트가 방해되는거 아님?

[Serene Haze]

보통 그 장면 가기전에 접거나 그거만 쓰고 완결 못내던데ㅋㅋㅋㅋㅋ

[PC2]

그러니까 창작자 입장에서는 머리속에서만 존재하는 빌드업을 베이스로 하이라이트를 따라가기 쉽고 독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하이라이트로 향해갈 확률이 높으니까 지양하라는건가

[카오브]

.... 그거야말로 작품적으로 지양해야하는게 그럼 높은확률로 설정오류나온다

[루리웹-1411075587]

애초에 그렇게 되는게 실력부족임. 빌드업이 메인이 되려 하는거니

[G.en]

그래서 세계관이나 설정을 너무 꼼꼼하게 짜지 말라고들 하지.

[竜華]

자기가 꽂히는 부분하고 독자들이 좋아하는 부분이 다른 작가 참 많지

[끼토성화]

창작자가 즐기지 못했다고 나쁜 작품인게 아니지
그래서 전에 그 창작자가 자기가 재미를 못 느꼈다고 게임 물갈이한 이야기를 신격화하는거 보고
너무 예외 케이스 가지고 신격화하는거 아닌가 싶드라

[루리웹-7066539292]

창작자는 미리 전개를 다 알고 있는데 독자는 실시간으로 전개를 받아들이는 입장이라서
그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미스매치라고 생각함
고인물이 뉴비 떠먹여줄 때
뉴비가 해보고 싶은 것과 고인물이 먹이고 싶은 것의 차이같은 느낌

[시현류]

다르기만 하면 타협점이라도 찾을 수 있으니 다행이게.
자기 세일즈 포인트랑 정 반대인걸 하고 싶어하는 작가가 참 많아

[시현류]

그건 다른 조건이 붙어야 되는 사례일 걸.
'지가 재미없으면서 남이 재미있길 바라냐?' 쪽으로.

[Ezdragon]

작가 머리속에서는 기승전결 다 설정되어 있고, 겉으로 보이지 않는 뒷설정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캬 이거 개쩌는 장면이다!'하고 그리는데, 막상 보는 입장에선 뭐여 이 급발진은? 감정선이고 뭐고 이해가 하나도 안되는데? 이렇게 되기 쉽지...

[황금우상전설카드]

비유가 MY WAY라 뭔가 이해가 잘안갔는데

걍 주술회전에서 갑자기 켄자쿠랑 옷반쯤 벗은 개그맨이랑 보보보 대결 장면이라고 생각하니까 납득이됨
존나 진지한분위기였다가 갑자기 작가가 좋아하는거 존나그림

[NutXcracker]

한국남자라면 '고해'나 '서시' 같은거라고 생각하면 됨.
본인은 졸라 최고로 멋진 곡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걸 듣는 입장에서는...

[도로롤로롱]

고해나 서시는 그래도 한국노래지만 마이웨이가 우리한텐 외국곡이라는 점에서 갑분싸 되기 쉬운 것 같아... 따라부르기도 쉽지않고 원맨쇼를 감상해주는 타임 되어버림 ㅋㅋ

[아이신기오로스크루지]

앤디딧 마~~~~웨~~~

[23232323232]

하고싶은 파트만 때려박고 시작하는 작품들이 양산형 이세계물이지

[소드맛즙이요]

그러니까 애니하면 갑자기 야구를 꼭 넣는 케이스처럼 필요없는 데 넣는 거를 그만둬야하는 거구나!

[이Luna]

그렇지.. 날먹!

[루리3864웹]

이거 비슷하게
창작자의 절망이

'보고 싶은 파트' 를 위해서 모든 소설을 써내려갔는데
정작 소설의 완성도를 위해선 '보고 싶은 파트' 를 쳐낼 수밖에 없는 경우ㅋㅋㅋㅋㅋㅋ

[검은배추]

https://youtu.be/ug5coxz8hGM
마이웨이 대신 꼼다비뛰더를 넣으면 됨

[늒늒네]

이영도가 말했지 작가의 머릿속에는 이야기로 안 쓴 무언가가 있지만 독자는 모른다고. 독자에게 전달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쓰는게 ㄹㅇ 어려움

[루리웹-1411075587]

그리고 이영도는 작품의 설정은 식물의 뿌리같아서 드러날수록 작품이 마른다는 이야기도 했지. 그 머리속에 든거 말하지말라고

[소드맛즙이요]

해리포터 작가처럼 쓰잘대기 없는 설정까지 노출시키니까 보기 꺼려지는 케이스가 생기니 ㅋㅋㅋㅋㅋㅋ

[늒늒네]

이영도 평론은 아마추어 작가들의 마스터피스임 ㄹㅇ

[시현류]

지 머릿속에만 있는 엔딩을 안 보여준 인간이 입을 잘 놀리네(폴랩의 원한)

[루리웹-1411075587]

평론은 아니라도 일본에선 강하다고 난리치는 쌍수무기가 한국작품에선 인기없지. 드래곤라자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여서

[마왕 제갈량]

그리고 싶은 장면을 넣고 싶다면 그 전에 빌드업을 잘 쌓으라 이 말이군

[진박인병환욱]

오다 : 편집자가 건방지다이!

[SISAO]

덕분에 굿즈가 나오질 않아 야마토라는 비밀병기를 꺼내게 되고

[23232323232]

기어4 빅맘은 굿즈가 나오는데 뭔 개소리를

[23232323232]

오다야말로 현역작가들 중에서 가장 서사쌓는걸 열심히 하는 작가인데 맞지도않는 비유로 까고있네

[썰렁펭귄]

즉 자기만 재밌을거 같으면 과감히 버리고 구태여 꼭 그리고 싶으면 독자와의 빌드업을 꾸준히 쌓으라는 거네

[도로롤로롱]

동인만화라면 실컷 혼자 폭주해도 되는데 아무래도 상업만화다 보니...

[안면장애인]

상업지에 내는 순간
작가만의 작품일수 없음.

잡지의 지면을 빌린다는건
잡지사와 합의를 해야한다는 뜻이기도 함.

자신만의 작품을 내고 싶으면
자신이 직접 출판하던가
잡지사를 설득하던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라도
일이되면 하기 싫은 것도 해야함.

[더럽고비열한 닌자]

작가는 이야기를 파는 사람이니 생기는 문제지
심지어 귀칼 작가랑 초대 담당 편집의 이야기에서 담당자에게 태클걸린 부분이 엄청 많았다니 ㅋㅋ

[시현류]

※ 현역 프로도 맨날 저런다.

[suzan]

작가의 자기 연민만큼 독자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도 없긴 해

[중력을못이겨낸콩콩콩귀신]

작가 입장에선 스토리 구상하며 엄청 친근한 캐릭터가 되어있어 그런면을 그렸는데
독자와는 아직 어색해서 저거 왜 갑자기 친한척이냐인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