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칭 작가side-
퇴학이 걸린 듀얼이 시작되기 하루 전, 혼자 있던 이부키에게 에노시마가 다가왔고, 그녀의 기척을 느낀 이부키는 고개를 돌렸다.
"에노시마쨩?"
"웃뿌뿌~~! 상황은 좀 괜찮아?"
"아, 네. 일단은 말임다."
에노시마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흘리며 좀 괜찮냐 물었고, 이부키는 쓴웃음을 지으며 괜찮다고 해주었다. 이부키도 알고는 있다. 이 듀얼에서 진다면, 기껏 들어온 듀얼 아카데미아에서 퇴학당하게 된다는 것을.
자신이 폐기숙사에 가보자는 바람만 안 불어넣었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그것보다 먼저 그곳에 가자고 한 사람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려나~?"
"읏..."
"웃푸푸푸푸~~~!! 여기서 이런 식으로 퇴학당하면, 그 사람 때문에 모두가 절망에 빠지겠지~!! 아아, 너무 흥분돼에..!!"
에노시마는 그 말만을 남기고는 떠나가버렸고, 이부키는 머리를 감싸안고 주저앉았다. 자신이 그런 말만 하지 않았어도, 그곳에 가지만 않았어도 퇴학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런 후회가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음날, 듀얼 시작 전... 이부키는 기운없는 눈동자로 옆에 있던 하지메에게 물었다.
"하지메쨩, 같이 가주실 검까?"
"아아, 같이 가자."
그 순간, 이부키의 가슴 속에 의지가 가득 차올랐고, 하지메는 미소지으며 그녀의 손을 붙잡아주었다. 그래, 이 온기... 이 온기를 잊고 있었다. 이부키는 왠지 모르겠지만, 이길 수 있다는 생각마저 솟아올랐다.
-하지메side-
그렇게 나의 차례가 끝나자, 히요코에게로 차례가 넘어갔다.
"그럼 나의 턴! 드로!! (히요코의 패/5->6) 마법카드 [라이트닝 보텍스] 발동! 패 1장을 버리고, 필드의 몬스터를 전부 파괴!!"
"그 효과에 체인해서 [하리파이버]의 효과 발동! 이 카드를 게임에서 제외하고, 엑스트라 덱의 싱크로 튜너 1체를 싱크로 소환 취급으로 특수 소환한다!! 와라! [라이프 스트림 드래곤]!!"
[라이프 스트림 드래곤/레벨8/ATK2900]
하리파이버가 빛이 되어 사라지고, 그 자리로 한 팔에 붉은 경갑이 달린 칼날을 장착한 주황빛 드래곤이 날아오르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몬스터는 파괴된다구! 바보 아냐?"
"글쎄... 그건 어떨까?"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리..."
"묘지에 존재하는 [부활의 복음]의 효과! 이 카드를 게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자신 필드의 드래곤족 몬스터의 파괴를 막는다!!
이윽고 우리들의 필드로 벼락이 떨어졌지만, 드래곤들의 위로 방어막이 펼쳐져 벼락을 전부 막아내고는 사라져버렸다.
(히요코의 패/6->4)
"묘지에 존재하는 [당근인]의 효과 발동! 패의 식물족 몬스터인 [댄디라이언]을 묘지로 보내고, 이 카드를 특수 소환!!"
[당근인/레벨4/ATK1900]
전신이 당근으로 이루어진 식물전사가 묘지로부터 되살아나 기합을 내지른다. 그의 이름은 당근인, 당근들의 전사.
"묘지로 보내진 [댄디라이언]의 효과 발동! 이 카드가 묘지로 보내졌으므로, [플러피 토큰] 2체를 특수 소환!!"
[플러피 토큰/레벨1/DEF0]
[플러피 토큰/레벨1/DEF0]
솜털에 기다란 꼬리가 달린 모습을 한, 플러피 토큰 둘이 당근인의 양옆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히요코의 패/4->3)
"튜너 몬스터, [꼬마 토마보]를 일반 소환!!"
[꼬마 토마보/레벨2/ATK700]
잠옷음 입은 어린 토마보가 플러피 토큰 옆으로 뛰쳐나와 기지개를 켰고, 그 모습은 실제 귀여웠다.
"간다아~~!! 난 레벨1 [플러피 토큰] 2체와 레벨4 [당근인]에 레벨2 어둠 속성 튜너, [꼬마 토마보]를 튜닝! 마신을 통솔하는 파리의 왕이여, 진저리나는 이 세계에 그늘을!!"
두 개의 고리가 된 꼬마 토마보가 공중으로 뛰어오른 플러피 토큰과 당근인을 감싸안아 빛기둥이 되었고, 섬광이 거두어지자 새로운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낸다.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마왕룡 베에르제]!!"
[마왕룡 베에르제/레벨8/ATK3000]
파리의 얼굴과도 같은 생김새의 몸통과 기다란 꼬리를 지녔으며, 두 머리 사이로 여성의 모습을 한 미끼가 달린 핏빛 쌍두룡이 양 손의 발톱을 치켜세우며 울부짖었다.
(히요코의 패/3->2)
"하하하하하! 이걸로 끝이야!! [베에르제]는 전투로도, 효과로도 파괴되지 않아!! 그리고 자신이 받은 효과 데미지나 이 카드가 전투로 받은 전투 데미지만큼 공격력이 오르지!! 쓰레기들은 여기서 청소다! [마왕룡 베에르제]로 [클리어윙 패스트 드래곤]을 공격! 베엘제 카니바아아아아알!!"
""────────────!!""
베에르제를 소환한 히요코는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로 미소지으며 그렇게 소리쳤고, 직후 베에르제가 두 머리에서 검붉은 화염을 내뿜었다.
"함정카드 발동! [공격무력화]!! 상대 몬스터의 공격을 무효로 하고, 배틀 페이즈를 종료시킨다!!"
"크으읏...!! 고작 쓰레기 녀석들 주제에...!!"
"머리 좀 식히는 게 어때?"
"크르으윽...!! 난 이대로 턴 엔드!!"
히요코는 결국에는 그대로 차례를 마쳤고, 곧이어 이부키에게로 차례가 되돌아갔다.
"그럼 저의 턴임다! 드로!!... 전 마법카드 [빛의 봉인검] 발동! 이 카드는 상대 턴에서 3턴 동안 남아 상대의 공격을 봉인시키죠! 전 이대로 턴 엔드!!"
히요코와 나츠미의 필드로 커다란 빛의 봉인검 세 자루가 박혔고, 그것은 그녀들의 몬스터가 공격하는 것을 가로막았다.
이부키의 차례가 끝나자, 나츠미에게로 차례가 되돌아간다.
"나의 턴! 드로!! 카드를 1장 세트하고, 턴 엔드!! 발버둥쳐 보라고, 쓰레기."
나츠미는 뽑은 카드를 마함존에 세트시킨 뒤에 자신의 차례를 마쳤고, 곧바로 내게 차례가 되돌아온다.
"나의 턴! 드로!! (내 패/0->1) 쓰레기, 쓰레기, 할 수 있는 말은 그것 뿐이냐?"
"뭐?"
"여긴 꿈과 희망의 듀얼 아카데미아가 아니었나?! 다른 사람들을 쓰레기라 하는 녀석들은 듀얼리스트(어른)이 될 자격이 없어! 마법카드 [어드밴스 드로우]를 발동! 필드의 레벨8 몬스터, [라이프 스트림 드래곤]을 릴리스하여 2장 드로!!"
라이프 스트림 드래곤이 빛의 입자로 화하여 흩어졌고, 덱 위의 카드 둘이 빠져나와 패에 쥐어졌다.
(내 패/1->2)
"마법카드 [조율] 발동! 덱의 [정크 싱크론]을 패에 추가하고, 덱 위의 카드를 묘지로 보내겠어! 속공마법 [싸이크론] 발동!! 그 세트 카드를 파괴한다!!"
새찬 회오리가 필드로 불어닥치며 나츠미가 세트한 카드를 파괴했다. 파괴된 카드는 매직 실린더. 이걸로 공격이 막힐 일은 없어졌다.
"[정크 싱크론]을 일반 소환!!"
[정크 싱크론/레벨3/ATK1300]
땅딸막한 몸에 주황빛 갑주와 하얀 머플러를 두른 정크 싱크론이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 곁으로 뛰쳐나와 효과를 발휘한다.
(내 패/2->0)
"[정크 싱크론]의 효과 발동! 이 카드가 일반 소환되었으므로, 묘지에 존재하는 레벨2 이하의 몬스터 1체를, 효과를 무효로 하여 수비표시로 특수 소환하지!! 되살아나라! [튜닝껌]!!"
[튜닝껌/레벨1/ATK400]
패스트 드래곤 곁으로 튜닝껌이 묘지로부터 튀어나와 웃음을 흘렸다.
"간다! 레벨7 [클리어윙 패스트 드래곤]에 레벨1 [튜닝껌]을 튜닝! 신속의 용이여, 눈부시게 빛나는 날개를 얻어 패도의 정점으로 날아올라라!!"
하나의 고리가 된 튜닝껌이 패스트 드래곤을 감싸안아 빛기둥이 되었고, 섬광이 거두어지자 새롭게 진화한 클리어윙 패스트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낸다.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열파의 혜안을 빛내는 용, [패왕백룡 오드아이즈 윙 드래곤]!!"
[패왕백룡 오드아이즈 윙 드래곤/레벨8/ATK3000]
푸른빛으로 빛나는 무늬가 있는 검은 갑주와 하얀 갑주를 둘렀으며, 등에는 푸른빛 기계날개를 지닌 오드아이즈 윙 드래곤이 두 눈을 빛내며 울부짖었다.
"[오드아이즈 윙 드래곤]의 효과 발동! 1턴에 1번, 상대 필드에 존재하는 몬스터 1체의 효과를 엔드 페이즈까지 무효로 한다! [마왕룡 베에르제]의 효과를 무효로 하겠어!!"
파지지지지직! 베에르제의 몸에서 스파크가 튀더니, 그 효과가 전부 무효화 되며 전신이 어두운 빛으로 변해버렸다.
"배틀! 그리고 배틀 페이즈 돌입시에 [오드아이즈 윙 드래곤]의 또다른 효과 발동! 싱크로 소환된 이 카드가 배틀 페이즈에 돌입했을 경우, 상대 필드의 레벨5 이상의 몬스터를 전부 파괴하지!! 크리티컬 블래싱!!!"
오드아이즈 윙 드래곤이 두 날개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그것을 맞은 고요우 가디언과 베에르제는 빛이 되어 사라졌다.
"배틀이다! [오드아이즈 윙 드래곤]으로 다이렉트 어택! 열풍의 다이브 버스트!!"
"────────────!!"
오드아이즈 윙이 내뿜은 녹색의 브레스가 히요코와 나츠미를 집어삼켜 뒤로 쓰러지게 해주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사이온지 히요코&쿠즈류 나츠미/LP3800->800]
줄어드는 그녀들의 LP. 허나 아직 내 배틀 페이즈는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이다!! [정크 싱크론]으로 다이렉트 어택!!!"
"흐아아압!!"
이윽고 정크 싱크론이 내지른 주먹이, 나츠미와 히요코의 안면을 가격한다.
""끄으으으윽...!!""
[사이온지 히요코/LP800->0]
그렇게 듀얼에서 승리할 수 있었고, 나는 주저앉은 그녀들 곁으로 다가가 카드를 하나씩 건내주었다.
"너희들에게 어울리는 카드야."
"[조율의 마술사]... 이딴 카드를 어떻게 쓰라는 건데!? 지금 놀리는 거...!!"
"레벨 1, 공격력도 낮고, 효과도 사용하기 어려워. 하지만 그 카드의 진가는 유대를 묶어 고난을 극복하는 튜너라는 거다. 살아가는 것도 같아,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지."
화를 내려는 나츠미에게 그 말만을 남기고는, 다시 이부키 곁으로 되돌아갔다.
"고마워요...!! 하지메쨩...!! 정말... 정말 좋아해...!!"
"아아, 마찬가지야."
이부키는 곧장 품에 안겨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리 말하였고, 나도 그런 그녀를 살며시 끌어안아주었다.
[*당신은 의지로 가득 차올랐다.]
그후에는 후지사키와 다나카, 키리기리의 듀얼이 계속되었고, 모두가 승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