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Ledman 님께서 번역중이신 5pb의 걸작 어드벤쳐게임 `슈타인즈 게이트`를 한국에 좀 더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연재하는 게시물입니다.
이 게시물에 포함된 모든 텍스트, 사진의 소유권은 원 제작사인 5pb와 니트로 플러스 측에 있습니다.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펌은 가급적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5pb의 과학 어드벤쳐 시리즈 2탄, 슈타인즈 게이트, 시작합니다.
- 결국 ATF에서 있은 크리스의 강의는 끝까지 들어 두었다. 크리스는 제일 먼저 소개한 2개의 타임트래벌 이론 이외의 다른 것도 각각 알기 쉽게 해설해 주었다. 처음에는 어설픈 점도 있었지만 점차 익숙해 진 건지, 마지막에는 누가 봐도 18살 짜리의 첫 무대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풍당당한 강의가 되었다. 내가 했던 악질적인 질문에도 거침없이 대답하는 등, 그 배짱 또한 대단했다. 이런, 어째서 난 그 여자를 칭찬하고 있는 거지! 그보다 말야, 난 마키세 크리스가 죽은 걸 봤었다. 하지만 그녀는 살아 있었다. 내 기억에는 뭔가 어긋난 게 있다. 크리스 건 뿐만이 아니라 마유리나 통이하고 했던 대화도 아귀가 맞지 않았고, 내 기억하고 다른 일이 현실에 일어나기도 했다. 내가 꿈이나 환상을 본 거다, 라고 해 버리면 그걸로 문제는 해결된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는 게 있다. 그래서―
- ATF가 끝나자 통이하고 헤어져서 곧바로 이 야나바야시 신사로 왔다. 목적은 푸닥거리를 하기 위해서다. ATF에서 봤던 마키세 크리스가 유령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푸닥거리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 건 일본인스러운 발상이 몸에 배여서 그런 거겠지. 야나바야시 신사는 만세교를 건너서 곧바로 골목길로 들어가서, 가드레일 밑을 지나친 강변에 있다. 주위에 있는 빌딩들하고는 잘 안 어울리는 무척이나 작은 신사다. 아키바에는 칸다묘진이 있어서 그쪽이 더 유명하지만 나는 일부러 이쪽 신사를 골랐다. 경내는 무척이나 작아서, 있는지 없는지조차 잘 알 수 없을 정도로 좁다. 그런 상황에서도 심어져 있는 얼마 안 되는 나무에서는 매미 울음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마유리 : 어라라? 오카린이다― ㅤㄸㅜㅅ뚜루―♪
- 사당 앞에 소녀가 둘 있었다. 한 명은 마유리다. 그리고 또 한 명은, 무녀복을 입고 있는 얌전해 보이는 소녀. …소녀, 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녀석은 우루시바라 루카. 이 신사 주지의 “아들”이다. 그렇다, 아들인 것이다. 어딜 보더라도 가련한 미소녀지만… 남자다.
루카 : 오카베씨, 안녕하세요.
- 꾸벅 하고 인사했다. 이 목소리도, 몸짓도,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랄까, 여자보다도 여자같다. 하지만 남자다.
- 마유리보다 키는 크지만, 스타일도 무척 가느다랗다. 하지만 남자다.
- 무녀복이 잘 어울린다. 하지만 남자다.
- 손엔 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있었다. 청소를 하던 중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남자다.
- 이제 저녁 무렵인데도 덥군. 하지만 남자다.
- 매미 소리가 시끄럽군. 하지만 남자다.
린타로 : 루카코여. 너, 내가 준 검은 어떻게 했나.
- 난 이 녀석하곤 안면을 튼 사이다. 그래서 루카코라고 부르고 있다. 예전에 보행천에서 찍사들한테 시달리고 있던 걸 때마침 구해 준 뒤로부터 날 따르게 되었다. 참고로 루카코는 마유리하고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우연찮게 두 사람은 같은 반이라고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내가 루카코하고 서로 알게 된 뒤의 일이었다. 내가 던진 예리한 질문에, 루카코는 놀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얼굴을 붉히고, 지금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다.
루카 : 엇, 저기, 요도 사미다레 말씀이시군요…
린타로 : 그래. 그건 네 힘을 제어하기 위해서 사 준 건데 말야.
마유리 : 아―, 아키바의 『무기가게 본점』에서 산 거 말이지―? 980엔이었던가―
린타로 : 마유리! 더 말하면 “녀석들”한테 제거당할 거야! 이 건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마라!
마유리 : 엇, 제거당하는 거야―? 오카린, 걱정해 줘서 고마워― 그런데 말야, “녀석들”은 누구야?
- 마유리의 질문은 그냥 패스.
린타로 : 그래서 루카코여. 『요도 사미다레』는 확실히 쓰고 있는 건가.
루카 : 아, 예, 하루 한 번은, 연습을…
린타로 : 그걸 이용해서 청심참마류를 마스터하면, 넌 자기 안에 있는 사악한 불꽃에 휘말려드는 일은 없을 거다.
- 『요도 사미다레』는 장난감 칼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건 세상을 속이기 위한 거짓된 모습. 적절한 사용자가 나타났을 때 그 진실한 힘이 해방된다. 그걸 980엔(세금 포함)으로 입수했으니 참으로 수지맞았다고 하겠다. 단 장난감 칼이라곤 해도, 거리에서 가지고 다니고 있으면 경찰한테 붙잡힐지도 모른다. “절대로 가지고 다니지 마라”하고 루카코한텐 침이 마르도록 말해 뒀다.
루카 : 그렇게나 멋진 걸 선물해 주시다니, 오카베씨, 정말로 감사합니다.
린타로 : 난 오카베가 아니다.
마유리 : 오카린이지―
루카 : 죄송합니다, 쿄마씨.
린타로 : 알고 있다면 됐어. 그럼 암구호를.
루카 : 아, 으음, 엘… 프사이… 콩가뤼…?
린타로 : 아냐! 콩가뤼가 아니라, 콩그루다!
루카 : 아, 옛. 엘… 프사이… 콩그루. 이, 이걸로 됐나요?
- 고개를 끄덕이자, 루카코는 기쁜 듯이 미소지었다.
루카 : 고맙습니다.
- 정신줄을 놓고서 쳐다보게 될 것만 같은 가련함. 하지만 남자다.
마유리 : 아름다운 사제관계야― 엣헤헤― 마유시―는 동인녀는 아니지만 쬐끔 두근거렸어―
루카 : 어엇? 마, 마유리,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마…
- 정말이지 동감이다. 사제관계, 라는 건 사실이지만 말이지. 나는 호오인 쿄마로써, 세계에 만연한 음모나 지배 구조, 그리고 그것과 싸우기 위한 방법 등을 루카코에게 마인드 컨트롤― 아니, 가르쳐 줬다. 『요도 사미다레』 운운 하는 대화도 그 일환인 것이다. 루카코는 겉보기는 그렇다 치고, 성격은 무척이나 솔직하며 노력파이다. 더군다나 “이것저것 가르쳐 주세요”하고 말을 꺼낸 건 루카코 쪽이기 때문에, 사부 입장에서는 실로 단련시킬 보람이 있는 제자인 것이다. 알아듣는 게 그렇게 빠르지 않다는 것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관계로 아직까지 많이 부끄러워한다는 게 옥의 티지만.
린타로 : 그래서, 어째서 마유리가 여기 있지?
마유리 : 루카군을 만나러 온 거야― 다음 달에 있는 코미마에서 『라이넷』의 키라리짱 코스프레를 해 줬으면 하고 계속 부탁하고 있는데, 아직도 OK를 해 주지 않고 있거든―
루카 : 그치만, 코스프레를 하라니, 난 부끄러워서…
마유리 : 그치만, 그치만― 루카군은 분명히 어울릴 거야― “이렇게 귀여운 애가 여자애일 리가 없어”라면서 엄청나게 인기를 끌 텐데? 응? 해 보자― 코스프레 데뷰.
- 마유리는 코스튬 만들기가 취미로, 지금까지 30벌 이상을 자기가 만들었을 정도지만 자기가 입는 일은 거의 없다. 귀엽게 만든 코스튬을 다른 누군가에게 입히는 게 가장 큰 기쁨인 모양이다. 그래서 다음 목표로 선택된 게 루카코란 거였다. 물론 마유리가 지금 절찬리에 제작 중인 코스튬은 여성 캐릭터 옷이다. 남자인 루카코가 그걸 입고 싶어 하지 않아하는 마음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고… 지금도 아무렇지도 않게 무녀복을 입고 있을 정도이니, 여장에 저항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다면 코스프레도 그렇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은데. 계속해서 루카코를 압박하는 마유리를, 나는 한숨을 쉬며 제지했다.
린타로 : 그런 쓸데없는 이야긴 나중에 해.
마유리 : 뭐―? 마유시―에게 있어선 정말로 중요한 이야기야.
린타로 : 나한테는 쓸데없는 이야기야! 그보다 루카코, 내가 이 신사를 방문한 건 다름이 아니라, 푸닥거리를 부탁하고 싶어서다. 해 주지 않겠나.
루카 : 푸닥거리, 말인가요? 그런 거라면, 아버지께―
린타로 : 아니, 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돼. 간단하게 하면 되니까.
- 그래서 칸다묘진이 아니라 이쪽 신사로 온 거기도 하니까.
린타로 : 그러니까 예의 그것을 가지고 와라.
루카 : 엇, 예의 그것이라면… 『사미다레』말인가요?
린타로 : 아냐! 푸닥거리에 요도는 필요 없잖아! 푸닥거리라고 하면 그거인 게 당연하지!
루카 : 엇… 저기…?
린타로 : 정식 명칭은 모르겠지만, 막대기에 하얀 종이가 풍성하게 달려 있어서 주지가 열심히 흔드는 그것 말야!
마유리 : 아하하, 방금 오카린의 그 설명, 멍청해 보여―♪
- 마유리에게 저런 소릴 듣는 건 꽤나 충격적이다.
루카 : 앗, 오오누사(大幣) 말이군요. 하지만, 아버지가 빌려 주실까나… 잠깐 물어보고 올게요.
- 루카코는 또다시 꾸벅 인사를 하고선 경내에 있는 집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뛰어갔다. 문득 마유리를 보니 가방에서 회중시계를 꺼내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그건 요새 여고생은 가지고 다닐 것 같지 않은, 무척이나 오래된 물건이었다. 이름은 “회주웅~“이라는 모양이다. 물론 마유리가 멋대로 붙인 이름이고, 그게 상품명이거나 한 건 아니다. 이 “회주웅~“은, 마유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몸에 지니고 다녔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마유리에게 있어선 무엇보다도 소중한 보물인 것이다.
마유리 : 그럼, 마유시―는 이제부터 알바니까, 이제 가 볼게―
린타로 : 그런가. 열심히 해라. 알바가 끝나면 그대로 돌아갈 거야?
마유리 : 응.
- 마유리네 집은 이케부쿠로에 있다. 거의 매일 거기서 전철로 아키바까지 오는 거다. 참고로, 소꿉친구라 했던 걸로 짐작할 수 있듯 우리집도 이케부쿠로에 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선 난 계속 랩에서 숙식하고 있긴 하지만.
마유리 : 그럼 내일 또 봐―
- 타박거리며 뛰어가려 하는 마유리를 불러 세웠다.
린타로 : …마유리, 너 말야, 그 때 라디오 회관에서 남자의 비명 소리를 들었었지?
마유리 : 비명…?
- 마유리는 눈을 몇 번 깜빡이고서, 관자놀이에 검지를 가져다 대고 잠시 생각하는 것 같은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여느 때나 다름없는 미소를 띄웠다.
마유리 : 그건 언제 있었던 일이야―?
린타로 : 오늘 낮이지.
마유리 : 못 들었던 것 같은데―
린타로 : …그런가. 알겠어. 그럼 됐어.
마유리 : 오카린, 이상해. 그럼 안녕, ㅤㄸㅜㅅ뚜루―♪
- 마유리는 토리이를 지나서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몇 번이고 날 향해 돌아서서 손을 흔들었다.
루카 : 오카베씨, 오래 기다리셨죠.
- 마유리와 교대하듯 루카코가 돌아왔다. 손에 든 건 하얗고 풍성한 그것.
루카 : 빌려올 수 있었어요. 다행이네요. 어라, 마유리는 돌아갔나요?
린타로 : 마유리는 어찌됐든 상관없으니, 지금 당장 푸닥거리를 시작하도록, 루카코여!
루카 : 아, 예. 제가 해도 괜찮을까요…? 그보다도, 무엇에 대한 푸닥거리죠…?
- 루카코는 머뭇거리고 있었다. 도움이 안 되는군, 하고 불안해진 나는 그 직후에 섬뜩한 오한을 느꼈다.
린타로 : 윽, 내게… 들러붙은 악령이…
- 부들부들 떨며 나 자신의 손목을 붙잡는다.
린타로 : 큭, 진정해라, 악령이여… 서둘러라 루카코. 이대로 가면 나는, 몸을 빼앗길 거야…!
루카 : 그, 그럴 수가…! 오카베씨, 마음을 굳게 먹으세요…!
린타로 : 나는 오카베씨가 아냐…!
루카 : 죄송합니다, 쿄마씨…! 아아,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하면…
린타로 : 푸닥거리를… 서둘러라…! 전에, 가르쳐 준 대로… 하면 돼…!
루카 : 아, 예…!
- 루카코는 진지한 표정으로 오오누사를 양손으로 꾹 잡았다. 그야말로 검술 자세다. 꽤나 분위기가 난다.
루카 : 그, 그러니까… 그러니까…
- 얼굴이 새빨개져선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뭔가 말하려는 것 같지만, 주저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부끄러워서 공황 상태에 빠진 건가. 큭, 미숙한 녀석…!
린타로 : 루… 카… 부탁해… 악령을… 내 안에서 쫓아내 줘… 나는… 너, 너를, 죽이고 싶지 않아…!
루카 : 으으…
- 루카코는 울상이 되었다.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녀석이 남자라는 건 이성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나 가련한 그 용모 때문에 귀여운 여자애를 울리는 것 같은 죄악감이 있었다. 하지만 루카코는 눈에 눈물을 머금고서도, 각오를 굳힌 모양이었다.
루카 : 아, 악령이여…!
- 오오누사를 머리 위로 높게 쳐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루카 : 오카베― 가 아니라, 쿄마씨한테서 나가 주세요…!
린타로 : 좋아, 그대로 내 팔에, 그 팔랑거리는 걸 갖다 대라…!
루카 : 에잇!
- 오오누사의 끝이 내 두 팔에 닿았다. 여기서 만화처럼 충격파라도 일어나면 극적이겠지만, 당연히 그런 건 일어나지 않았다. 매미 울음 소리가 들려올 뿐이었다.
루카 : 어, 어떤… 가요?
- 나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손이 떨리는 건 멈춰졌다.
린타로 : …괜찮아. 악령은 사라진 것 같군. 잘 했다, 루카코.
- 루카코는 안심한 듯 한숨을 쉬고서, 얼굴을 붉혔다.
루카 :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에요…
- 수줍어하는 그 모습은, 역시 아무리 봐도 여자애였다…
괴게임, 애니메이션 서브컬쳐 이야기 나눔터, Nex32.net입니다~
// 슈타인즈 게이트 번역 - 1장-3 편에서 계속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