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역시 혼자 검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글을 두세번, 네다섯번 읽고 삭제와 수정을 거친다고해도 오타와 어색한 표현들은, 글을 올리고 다시보면 또 보이네요. 죄송합니다. 정진하겠습니다.
제가 쓰는 글은 최대한 알기쉽게 쓰려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대부분의 무협소설은 용어가 너무 어렵고, 내용도 시적인 부분이 많아 아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눈이 즐겁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왜이리 장황하지 싶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그래도 무협소설이니 만큼 최대한 그 모습은 실어넣는 것이 목표이니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제 글은 활협전 본편의 스토리와는 다른 줄기입니다. 연관없게 보셔도 상관없이 즐기길 권합니다.
오직 루리웹 활협전 게시판에서만 올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스마트폰으로 작성하고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흐음... 그래서...""......"난감한 상황이 연달아 겹쳤다. 어디서부터 확인해야하나 싶지만, 일단은 일행이 멀쩡한 곳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우선순위에 해당되었기에 뻘쭘한 듯 한 모습을 보이던 그녀에게 먼저 물을 수 밖에 없었다."당 소저. 소매를 데리고 오셔서 하신 말씀이... 정녕 믿어의심치 않는 상황인 것이 맞소?"묵령은 그간의 일들을 다시 정리하여 이야기 했다. 기분이 좋지않아 뒷산 무덤으로 갔고, 과거를 회상하다가 우소매가 도착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극락의 우두머리 이인우가 직접은 아니고 전음으로 간접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우소매가 그의 기운을 견뎌내는 시련을 받고는 기력이 쇠하여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그녀가 들려준 또 다른 중요 단어. 무림대전이란 것이 선포되었다."그가 내력이 보통이 아닌 것은 어떻게든 극복하면 될 일이오. 문제는 그 다음이니, 무림대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으나, 대전(大戰)이라는 것을 붙일 정도로 규모가 커보이니 당최, 이 무림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군. 정보가 너무 턱없이 부족하오. 하다못해 유원 사형의 행보에 더욱 기대를 해야하는 것이 무리수는 아닌가 싶기도 하고..."하후란을 필두로 한 정보분석은 점점 미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녀들은 당문에 도착한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이제 막 시작하려는 찰나,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들이 줄줄이 물고 늘어지는 상황이라 더욱 혼란스러웠다. 갑작스러운 상관형의 선물취급으로 난데없는 등장. 극락의 우두머리 이인우의 무림대전 선포. 어째 최근들어 긴박하고 알 수 없는 일들만 생기고 있으니 도무지 정리할 틈을 주지않는 무림이었다."국."위국이 하후란의 부름에 답했다."네, 언니.""네 소식통... 무언가 알아낸 사실... 없느냐?"위국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겉으로 드러낸 것이었는지, 주변인들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불안함과 초조함이 앞섰다."정보통이 온통 먹통입니다. 확인하고 싶어도 최근에 일어나는 일들의 뒷수습하는 것이 고작이라, 저역시, 내공도 없이 돌아다니기도 뭐한 상태이니 전서구들의 소식만을 기다릴 뿐이지요."하후란이 고개를 저었다."아니. 그것말고.""......네?"하후란은 위국의 어리둥절함을 무시하고는 본격적으로 본론을 꺼냈다."경양독서재."갑자기 뜬금없는 하후란의 이야기에 그 곳에 있던 일동들이 하나같이 위국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들의 눈초리를 보고는 당황해서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겨, 경양독서재라뇨? 갑자기 그곳이 왜, 왜 나온답니까? 저는 강호쾌보에 그다지 제보를 하면서 기여한 적은 없습니다만..."하후란은 그녀의 어쩔 줄 몰라하는 행동에 확신에 찬 무언가가 있었는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갔다."네가 그곳에서 글을 쓰고 활동한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있다. 그렇다는 것은 그곳과 일단 연관이 있고, 그곳의 작가인 이상, 내부사정을 전혀 모르지는 않다고 생각되는구나. 게다가 요즘 상황에 경양독서재는 현 무림맹 찬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데, 그곳에 연이 있는 너라면, 무언가 알고 있으리라고 자연스럽게 생각된다."위국의 넓은 이마에 슬슬 식은 땀이 맺히기 시작했고, 그녀의 눈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아하니, 필시 무언가 둘러댈 것을 생각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소, 소, 소설을 집필하, 하며 활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그, 그것이 아직도 연이되어 정보가 오, 오, 오가는 수준이 되지는 모, 못합니다. 경양독서재는 이미 무림맹에 흡수,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정설 아니겠습니까? 공동파 현공문 장문인이면서 취미 생활로 한낱 이름없는 작가로만 다닌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닌지라 저와는 깊은 인연이 없는 곳입니다. 정말입니다!!"그녀의 이야기에는 떨림이 가득하지만 하후란이 느끼기에는 필작하는 것을 제외하곤 여전히 거짓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남들은 알 수 없는 비밀 때문에 계속해서 필사적으로 숨기며 솔직하지 못한 위국의 대처에 한숨을 쉴 뿐이었다."후우... 꼭 내 입으로 그것을 말하게 할 생각이더냐?""그, 그것이라뇨? 언니,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고..."....."그럼 이렇게 말하마. 경양독서재의 숨겨진 이명이 있지. 나도 그에 관하여 조사를 안해본 것은 아니니."위국은 그녀의 입에서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긴장할 뿐이었고, 예상은 허무하게도 적중했으니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경양독서재는 그저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들의 정체를 스스로가 가릴 필요가 있었으니... 그들은 신선놀음에 빠진 자들."......"행화림(杏花林)."..."실제 그들이 신선인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이전의 비단주머니로 인해 어느정도 높은 확률로 올라왔지. 아주 독하게 운명을 농락하더구나. 그래도 난 그들을 믿을 수 없다. 신선치고는 너무 무림맹 손에 쥐락펴락 당하고있으니, 당최 나에게 비단주머니를 준 연유도 모르겠고, 그 시점에 '그 이야기'가 나온 이유도 모르겠으니..."순간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오가는 중, 묵령이 가로되 물었다."란 아가씨. 본녀가 이해 못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비단주머니, 행화림, 그리고 '그 이야기' 가 무엇인지..."하후란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는 아차 싶었지만, 그녀의 정신도 어느정도 돌아왔겠다, 슬슬 이야기해도 문제 없을 것이라 여겨 그녀에게 말했다."이제 제법 괜찮아 보이시고, 말씀드려도 될 것 같으니 말씀드리겠습니다."..."당 소저. 비협(飛俠)은 살아있습니다."묵령이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후 누구나가 납득가능한 당연한 반응을 보였다."예...... 네? ...네??"묵령은 머리 속이 또다시 혼란스러워 지는 듯 했다. 하도 많은 일들이 오가니 정신없기 그지 없었지만, 이번에도 커다란 충격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동요하는 것도 잠시. 묵령은 크게 흔들리는 심장을 가까스로 부여잡고, 작고 조그만 입술을 깨물며 가까스로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닥친 또다른 진실에 휘둘리지 않기위해, 차분해지기 위해 스스로가 눈을 감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진정하기위해 심호흡했다. 그런 성장한 모습을 보고는 하후란도 슬쩍 미소를 보이고는 다시 이야기를 이었다."조금은 더 놀라셔도 됩니다. 감정이란, 억제한다고 그다지 좋을 것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잘 참아주셨습니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그가 다시 이곳에 당도한다면, 다시 마주한 그 면상을 패든, 옆구리를 걷어차든, 하시면 될 것입니다.""......알겠습니다."그녀의 반응에 그나마 안심했다. 계속되는 정신적인 상처에 또 다른 충격이 그녀를 덮친다면 어찌 반응할지가 걱정이었으나, 수많은 충격들이 결국은 그녀를 단단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번 극락의 우두머리를 직접 마주한 것이 그나마 길조였는지, 그녀의 의지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직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보인다."당 소저께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신 것 같으니 이 건은 나중에 이야기토록 하시지요. 그리고, 위국.""윽..."잠시나마 이목을 잃었다고 생각했으나, 절대 호락호락한 하후란이 아니었다. 묵령과의 이야기가 끝이 난 뒤, 바로 저격당하는 위국은 그저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자. 이정도 시간을 벌어줬으면 생각을 정리했을거라 생각되는데, 맞느냐?""으... 아, 알겠습니다. 말씀드리지요."위국은 손을 가리고 헛기침을 한두번 하고는 두눈을 감고 그들앞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행화림과 자신의 관계, 경양독서재와의 연결점, 그리고 행화선과의 관계. 그리 장황하지는 않았지만, 위국, 그녀가 행화림과 엮일 수 밖에 없던 관계를 풀어내자 다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그리하여 저와 행화림은 아직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으며, 전용 전서구도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간 말씀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저도 그들의 계획의 일환이었으니 함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극락 무림맹의 무림정벌과는 일절 관련이 없습니다. 이것만큼은 확실합니다. 그녀'도' 당한 것입니다. 생각 이상으로 극락교주의 힘이 막강하다 했고, 그래서 경양독서재 만큼만은 버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 그녀들의 행방은 알 수 없으나, 그녀들 나름대로 움직이고 있다고하니, 상황만 주고받는 중입니다.""주고 받는다라... 그래서, 우리에게 말해줄 만한 정보는?"위국은 윗입술을 깨물며 정보를 고르고, 고르고 있었으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그래. 그것만큼은 우리 소관이 아니니 정보만큼은 거를 시간을 주도록 하겠다. 그러나 필시 영양가있는 내용이길 바라마. 그리고 다음."하후란의 이야기에 맞추어 일동이 누워있는 상관형을 바라보고 있었다."대체... 이 아이는 어떻게 이곳에 있는 것이지?"그녀를 직접 데리고 온 용상이 말했다."상관세가라 함은, 무림맹에 가담하고 있는 세력이 되어버렸지 않습니까?""그것도 그것이지만, 이 상관 아가씨는 이번 일과 관련이... 있나 싶구나. 한낱, 장사치일 뿐일 지언데... 무공도 제대로 배운 몸도 아니다. 대체 뭐지?""깨울까요?"의원이 가로되 말했다."안됩니다. 기력이 많이 쇠했습니다. 이대로 놔두고 잠을 재우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강제는 절대 안됩니다."묵령도 가로되어 말했다."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환자입니다. 당문의 책임자로서 이정도만큼은 양보 부탁드리겠습니다."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하후란도 이 일에 관한 경우는 두 손을 들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이자리는 일단 이시간부로 해산하기로 하시지요. 다들 별다른 일정이 없다면 늘 하던 정비나 마저 하도록 합시다. 그리고..."하후란의 시선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과 내적갈등을 빚고 있는 위국에게로 넘어갔다."위국은 나중에 보자꾸나."힘없이 어깨가 축 늘어지며 답하는 위국."으으으... 알겠습니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오... 지, 진짜구나...""......"장문인 앞에 안내받은 당포의. 옆에는 그를 데려온 당쟁이 서 있었고, 꿈인지 생시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가 혼란스러운 당포의가 무릎을 꿇고 식은 땀을 흘리며 있었다.당쟁 역시 당포의의 생존에 굉장히 놀란 상황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 앞에 나타나서는 생존을 확인시켜줬고, 그간의 일들, 자신이 살아난 방법을 이야기하니 그제서야 납득하고 그런 당포의를 더욱 놀래켜주기 위해 가사상태에서 깨어난 장문인의 앞으로 데려온 것이었다.사제지간에 그 어떤 말이 오가질 않으니 답답한 당쟁이 나서서 굳어있는 당포의를 나무랬다."뭐하냐. 간만에 얼굴을 뵙고는. 그저 감탄하며 입만 떼면 전부인 것이냐? 고개를 숙여 다시 정중히 예를 갖추어 뵈어라."당쟁의 호통에 겨우 정신을 차린 당포의는 얼굴을 두손으로 짝짝 때리고는 스승에게 어색하게 예를 갖추어 문안을 여쭈었다."그... 흠흠. 불초제자 당포의. 사, 사부님을 다시 뵙습니다. 정말... 사부님이 맞으시군요. 늘 걱정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제자의 절, 받으시지요."당포의는 그저 다시 일어나 자신을 바라보는 스승에게 삼배의 예를 드릴 뿐이었으니, 당중령은 그 순간 문득, 당쟁에게서 전달받은 이야기를 되새겼다. 두 눈을 감고 생각해봐도 당포의가 겪은 일들은 보통 일이 아니었으니, 그저 이리 얼굴을 마주한 것만 으로도 충분히 감격적이었다."네가 당문 대사형으로서 짊어진 부담이 많았나보구나. 하필 익혀도 마공을 익힐 생각을 하다니..."당포의는 마공을 익혔다는 이야기에 자신이 얼마나 누가 되는 일을 벌였는지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고, 마치 자신을 문책하려하는 듯, 착각하고 스승과의 눈을 차마 마주하지 못했다. 그저 앞일을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할 뿐이었다."어... 그... 굳이 핑계를 대자면요 사부님. 전 애초에 무림과는 맞지도 않았고..."그저 어떻게든 상황을 설명하려 하니 당중령도 그의 필사적인 말들이 안타까워 한숨을 쉬고는 그의 어깨를 조심스레 두드리며 진정시켰다."아니다. 그게 중한 것이 아니구나. 널 탓하지도 않겠다. 그나마 네가 마공을 익힌 덕분에 이리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으니 그걸로 족하다. 스스로를 탓하거나 핑계대지 않아도 괜찮다. 내 불찰이다. 내 일찍이 포의, 네가 무공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음에도 계속 너를 다독였던 것은, 너의 재능이 생각이상으로 궤를 달리했었기에 그랬던 것이다. 넌 아직 어리나, 대사형이라는 명패가 달려있었지. 수 많은 사제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었기에, 나 역시 너를 몰아세웠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죽음이라니... 나 조차도 겪어보지 못 한 일을 제자가 먼저 겪게 만든 것, 역시 내 불찰이구나. 미안하다.""......"당포의는 스승의 그런 이야기에 당혹스러움을 감추기 어려웠다. 그 옛날, 자신을 몰아세우며 귀신의 모습을 보였던 스승이, 과거와는 너무나 달라보였기에 그저 입을 다문채 그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밖에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은 그를 멍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당중령이 다시 입을 열었다."쟁아야.""네. 장문인.""포의를 데리고가서 다친 몸의 상태를 봐주거라. 생각보다 강한 고수에게 당한 상처로 보이니, 사제인 네가 잘 돌보아 주거라."당쟁은 미소지으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웃지마. 네가 그러는 게 제일 무서워. '' 또 한번 죽어볼테냐? '그렇게 당포의와 당쟁이 자리에서 빠져나가고 당중령과 양유시가 자리에 남았다. 양유시는 당중령의 몸에 무리가 있었을까 걱정하여 맥을 짚고, 내력을 살폈다. 다행히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뛸 뿐, 큰 문제는 없었기에 안도의 한숨만 조그맣게 쉴 뿐이었다."내가 못나도 한참 못났구나."당중령이 나지막하게 넋두리를 늘어놓으니 양유시가 그것을 듣고 물었다."어찌 그리 생각하십니까?""제자의 발전에 벽이 드높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제자의 재능을 알고있어 혼자서 잘 개척하겠거니 싶었는데, 나도 모를 사이에 마공을 익히고, 기연 덕분인 것인지, 하필 익혔다는 그것이 극락의 구전윤회대법이라니... 일이 이렇게 된 것은 그에게 내가 부담을 준 것이 당연지사구나..."양유시는 그저 그의 말상대가 되어주기위해 미소짓고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너무 자책마십시오. 저분은 저분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한것 아니겠습니까? 하여, 그것이 기연이라면... 그것이 없었다면 이렇게 살아서 다시 얼굴을 봤으리라 생각들지 않습니다. 좀 더 기뻐하시지요.""......"그렇게 이야기해도 말을 하지 못하자, 양유시도 살짝 생각이 든 것이 있었는지, 과거의 일을 들먹여 보았다."그, 세상 잔혹하다던 당문 장문인은 지금은 어디가신겁니까?"크게 숨을 들이쉬다, 크게 숨을 내쉬면서 입을 열었다."나도 늙었구나. 젊고 세상두려울 것 없던 시절에는 팔하나 휘둘러도 천하가 무릎을 꿇었는데, 정작 시간이 지날 수록 과거에 대한 후회만 깊어지니...""후후... 그것이 인생 아니겠습니까? 모난 돌이 세월을 지나면 풍화하여 깎여나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일 지언데, 어디 한낱 몸뚱이 마저도 언제나 가시만 돋겠습니까. 생각이 쌓일 수록 결국 늘어가는 것은 한숨 뿐이니, 날카롭기만 하던 가시도 어느 덧 흰머리만 무성하군요. 숨을 쉬던 시간이 길수록 변화에 익숙하셔야 합니다. 모난 면이 둥글어질 수는 있으나, 세월의 변화는 따라가셔야지요.""......아직도 배울 것 투성이구나. 유시야. 내가 오래 살 것 같느냐?"양유시는 그저 그의 이야기에 당연한 듯 받아쳤다."제가 있는데 오래 사셔야지요. 이제 막 당문의 사람이 되었는데, 왜 그리 일찍 가시려 하십니까? 본녀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더 받고 싶습니다.""......그래. 운주도, 너도, 령아도 아직 있는데 보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구나.""그걸 업으로 삼으십시오. 아직 하실 일들이 많습니다.""그래... 아직 할 일이 있었지..."당중령은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옆에 자리잡고 놓여진 서신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는 아직 살아있는 자신의 상황을 알아본 자들이 보낸 서신들이었으니, 당중령 역시, 무림맹에 대항할 세력을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난 것이 있었으니 얼른 양유시를 불렀다."유시야.""네. 스승님."" '그 아이' 는 당문으로 보내거라.""네? 그녀의 수련이 끝나면 직접 데리고 갈 생각이 아니었습니까?""내 곁에 두기에는 아깝다. 차라리 령아 옆에 있는 것이 좀 더 나을 것 같구나. 그녀들에게 힘을 보태기에는 충분하겠지. 우리는 우리가 가야할 방법으로 그들에 맞설 것이고, 당문의 사람들에게는 그녀들의 나름대로의 길을 제시할 전령으로 보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서로가 가는 길은 다르나, 끝은 같을 것이니. 모든 것은 무림계를 원상복귀를 위한 것이다. 알겠느냐?"양유시는 그 이야기를 듣고는 처음에는 의아했으나, 그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그저 스승의 뜻을 따를 뿐이었다."후후. 알겠습니다. 그럼 이 이야기는 그녀에게 전해 놓겠습니다.""부탁하마."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으으으음..."어느샌가 잠에서 깨어난 그녀. 긴 잠에서 깨어나 정신이 몽롱한 상태의 그녀는, 얼마전 마주했던 긴박한 상황이 다시금 주마등처럼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은 분명 배를 타고 일본으로 넘어가다가 습격을 받았고... 그대로 자루에 묶여 끌려가던 중... 그러니까... 어?"?!!"눈이 팍! 하고 떠졌다. 눈이 떠진 후에 본능이 행했던 일들은 매우 단순했다. 이곳은 어디? 주변에 약재냄새와 향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어느 곳의 약방인듯 싶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서서히 몸을 일으켜 주변을 돌아보니, 맞은 편 침상에 한 여자가 누워있었다. 편하고 곤히 잠들어있는 모습에 지난 일을 다시 되새겨보니, 되려 안심이 되는 장소에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었고, 조심히 일어나 주변을 다시한번 확인하려 걷기 시작했다. 몸에 통증이 있는지 확인했지만 없었으니 움직이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주변에는 마치 자신을 간호한 듯한 흔적이 보였고, 얼마전 겪은 일과는 무관한 장소임을 다시금 확인했다."여긴 어디지? 난 분명 납치당했을 텐데... 이런 평온한 곳이라니... 게다가 이 향냄새... 어디선가 맡아본 기억이 있는데..."어디선가 전해져오는 따뜻하고 안정감을 주는 향냄새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분명 3~4년 전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나니 답답할 뿐이었다. 그때 밖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몸을 아래로 숙이고 귀기울여 엿듣기 시작했다."언니! 사형이 왔어요!!""알았어! 다들 짐을 실을 것 좀 가지고 와 주세요!""식량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그나마 가뭄에 단비같네요.""소금이 있는지 확인해다오. 가져온게 이제 손톱만큼 남았구나.""고순도 철광석이나 공예품이 있으면 좋겠는데.""아! 책도 확인해줘요, 소죽! 그 사이에 난 그녀에게 잠깐 가볼테니까!""천천히! 천천히! 이번에는 제법 괜찮은 물건이 들어왔으니까 다급하게 보채지마시고!! 잠깐!! 그 장치는 만지는거 아니아!! 잠깐!!"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는데 그중 한 명이 이쪽으로 오는 발소리가 나는것 같아 괜히 마음이 심란해졌다. 긴장감과 긴박함이 더해지자 발을 동동 구르며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어, 어디로 가야하지? 숨어야하나? 자는 척을 해? 도무지 종 잡을 수가 없구나. 이, 일단 다시 들어가서 자는 척을..."서둘러 뒤집어져있던 이부자리를 파고들어가 눕고는 자세를 가지런히 잡고 다시 자는 척을 했다. 그때였다.저벅저벅.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발자국소리가 점점 선명해지고, 두사람과의 거리가 희미해질 간격이 될 때 쯤."아직도 자고 있구나. 원래 이렇게 자던 분이었나? 이부자리도 난장(亂場)이고... 나쁜 꿈을 꾸는 걸까? 식은땀 좀 봐..."친근하다못해 많이 들어본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위, 위초제?? 그, 그녀가 이곳에 있다고?? 여긴 그럼 공동파인가?? '하마터면 너무 놀라 그만 입에서 말이 튀어나올 뻔 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닌 상황인지라 정확히 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해서 잠든 척을 고수하였다. 그때, 그녀의 손 위로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왔고, 그것은 곧 위국의 손이 포개져 올라온 것이었다."오래 잠들어 있구나. 언제쯤 깨어나려나... 형 소저... 어째서 그녀는 당문까지 와버린 걸까..."...' 다, 당문?? 당문이라고?? '이번에도 역시 말이 새어 나올 뻔 하였으나 겨우겨우 그것을 막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너무나 놀랐다. 당문이라니? 분명 멸문되었다고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순간 그녀의 머리 속에 좋지않은 기억이 각인되어 스쳐지나갔다. 한 남자의 모습이 기억을 훑고 갔다.' !!! 조... 조 활...! '..."응? 나쁜 꿈이라도 꾸는 건가? 천이 어디있더라..."그녀도 모르게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그날.당문이 멸문되던 그날.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집에서 무릎꿇고 스스로 가문의 죄를 책임지고 있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녀만큼은 그리하였다. 그래야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떻게든 집안과 당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 사방팔방을 뛰어가며 노력했지만 곧,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무림맹은 새로이 결성되자마자 당문을 우선으로 멸문시키려 혈안이 되어 있었고, 그 중, 그녀의 아버지, 상관준(上官隼)마저도 무언가에 홀린 듯, 당의 멸문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녀가 아버지를 부른들, 소용이 없었다. 귀는 닫히고, 눈은 멀어, 가까이 있던 자신의 딸마저 알아보지 못하였으니, 너무나도 무서웠다. 삼라만상(森羅萬象)의 공포가 그녀를 지배했고, 곧, 그녀의 어깨로 손이 다가오자 그 공포가 무엇인지도 단숨에 알 수 있었다......{{{ 그대가 상관의 여식. 상관형인가...? }}}.."꺄아아아악!!!"그녀가 깨어났다. 그녀의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에둘러 쌓여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자신의 손을 잡아주던 위국도 어느샌가 그녀들의 무리 속에 있었다."형 아가씨!"위국은 그녀가 단말마같은 비명소리를 지르며 깨어나자 단숨에 그녀에게 다가갔고, 계속해서 쿵쾅거리는 가슴을 끌어안고 조심스럽게 등을 토닥였다."괜찮아요. 괜찮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곳은 괜찮아요. 안심해요, 형 아가씨...""헉... 헉... 헉... 헉..."주변인들은 그녀들의 상황에 그저 아무 말없이 자리를 빠져나갔다. 아무래도 진정할 상황이 필요하다 판단한 나머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그녀를 배려하기 위함이었다.토닥토닥."윽... 윽... 으윽...""형 아가씨? 또 울어요?""윽... 흐윽... 윽..."그녀가 집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겪은 것인지 한치도 앞을 헤아릴 수가 없었다. 위국은 그저 억지로 참아가며 이를 악물고 울고 있는 그녀의 등을 조심스레 토닥일 뿐이었으니, 진정될 때까지 계속해서 토닥였다."어찌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왔어요. 이곳은 안전해요.""흐윽... 윽... 윽..."그저 말없이 토닥일 뿐이었다.
월영전(月鍈傳) (19).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