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반인입니다
스토리 쓰는 것은 어렵습니다
남들을 이해시키려고 머리를 쥐어짜도 잘 안되는 것은 안 되나 봅니다
그래도 완결을 내기 위해서 노오오력해보겠습니다
다들 재밌게 보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봐주셔서 매번 감사드립니다
다시금 제 모자란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팬픽은 오직 루리웹 활협전 게시판에서만 연재중입니다.
원작 활협전 스토리와는 일절 관계없는 2차창작임을 다시한번 밝힙니다.
감사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간만에 보러온 대사형의 묘는 파헤쳐져 더 이상 묫자리라고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는 용상도 상황을 몰랐으니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쏴아아아.빗 줄기가 더욱 거세졌고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온다. 묵령은 그저 천천히 파헤쳐진 묫자리로 다가갔다. 그 자리에는 시체라고 말할만한 것이 없었다. 텅빈 공허함만 가득했다. 묵령은 더 이상 충격받을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무림맹은 생각 이상으로 그녀에게 많은 것을 앗아간 것 같다. 자신은 살아 목숨을 부지했지만, 겨우 찾은 당문 말고는 모든 것이 상처로 첨철되어 버리니 마음 속에 커다란 구멍 만이 그녀를 괴롭고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었다."묵령!!!"그때 갑자기 우소매가 소리지르며 무방비 상태의 묵령에게 뛰어들어가 그녀를 감싸 안아들고 넘어져 쓰러졌다. 묵령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덮침에 순간 정신이 번쩍들었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용상과 번소천은 주변의 이상함을 뒤늦게 감지하고는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고, 우소매는 자신을 감싼채 쓰러져 숨만 쉬고 있었다. 묵령은 그녀의 등을 어루만졌는데 무언가 차가운 것이 그녀의 등을 찌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가져와 살펴보았다."......피? 어, 언니??""제, 젠장... 잊을 수 없어. 이 더러운 냄새..."우소매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채로 입을 열고는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그때 용상과 번소천이 다가와 물었다."우 동생! 괜찮은가?? 우리는 전혀 기척을 못 느꼈네만. 어찌하여 동생만??""저, 저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무슨 일이지요? 이, 이건...?"우소매의 등은 잘 보이지 않는 날붙이에 찔려 출혈을 보였고, 기혈을 직접 타격 받은 것인지 움직일 수가 없어보였다. 번소천이 직접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날붙이를 뽑고는 금창약을 발라 지혈을 시작했다."이, 이 더러운 수법은 딱 그놈들의 수법입니다. 다들 조심하세요. 지금은 저만 그들을 알아볼 수 있고, 그들은 근처까지 와있으니 다들 조심하십시오. 이놈들은..."우소매는 긴장감에 침을 한번 꿀꺽 삼킨뒤 말을 이었다."이놈들은 마교. 극락교입니다."순간 주변의 공기가 탁해지는 것을 느꼈고 순식간에 그 주변을 에워쌌다는 것을 알아챈 용상과 번소천이 서둘러 응전의 자세를 했다.[기껏 살려줬더니 겨우 온 곳이 여기냐? 우소매.]"구 영감!!"쉬이익! 챙! 챙! 촤아악!!"큭!""뭐, 뭐지요 이 상황은?"주변에서 갑자기 용상과 번소천을 향해 암기가 날아들어왔고 겨우 그 기척을 느낀 둘은 가지고 있던 검과 우산으로 팅겨내고는 더욱 눈을 부라리며 상황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서서히 소속 모를 홍의의 살수들이 그녀들의 주변에 모습을 드러냈고 긴장감은 더욱더 고조되기 시작했다.[오...? 너는 하후란이 아니구나. 누구냐 네년은? 탈백유란 흉내를 내는 것 치곤 제법 괜찮구나. 그녀가 호연국을 기리던 강골산도 가지고 있다니, 마치 몇 달전부터 자취를 감춘 탈백유란의 재림같구나.]번소천은 조금의 흐트러짐이 없이 대답했다."탈백유란은 본녀의 스승님이오! 매 협께서 말씀하신 '구 영감' 이라면, 탈백의 끊어진 실밥이라 칭해지던 구혼수 영감을 뜻하는 것이겠으니, 본녀의 추측이 맞소? 듣기로는 스승님을 피하기에 바쁘다던 추한 이라고 하더이다."[하하! 도발도 감히 제법이구나. 그래, 하후란이 그리 이르더냐. 뭐, 지금의 나는 어지간히 힘이 생겨서 말이지. 마교덕분에 말이다.]비가 그리 세차게 내리는데도 주변에서 칼과 무구를 뽑아드는 소리가 더 확실하고 선명하게 들리니, 이들이 끌고온 인원은 보통인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용상과 번소천은 더욱 경계를 하기 시작했으니 이에 질세라 묵령이 우소매를 부축해서 주변에 잠시 옮기고는 부군의 검을 빼들어 그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오? 어디서 봤나 싶었는데 당문 외동따님이신가? 딱히 마주칠 일도 없지만 당중령 장문인의 눈매를 꼭 닮았구만. 못 알아볼 수 없는 외모야. 허나.]척! 척!주변의 살수들이 일제히 그녀들을 향해 자세를 잡았다. 그들은 단지 숫자만 많은 것인지 모를 일이었지만, 그녀들도 마냥 당할만한 인물들은 아니었다. 용녀협 용상. 탈백유란의 재림 번소천. 당문의 당묵령. 그녀들이 얼마나 버틸지는 미지수였지만 단지 눈뜨고 바라볼 이유는 없었기에 그들이 검을 잡으면 같이 맞잡고 경계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것이었다.[일단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느냐?]"윽...! 다들 옵니다!"용상과 번소천이 그들의 포위에 뛰어들어 공격하기 시작했고, 그들이 미처 보지 못한 나머지들은 묵령과 우소매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우소매는 지금 당장 일어나지 못 할 뿐더러, 무공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자연스럽게 묵령이 그녀를 보호해주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오른손으로는 부군의 검을 세게 쥐어잡고 왼즈손으로는 허리 뒷주머니에 가서는 무언의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두눈은 죄여오는 살수들에게 향했고 긴장의 끈이 팽팽하게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그때 묵령은 재빠르게 왼손에 쥔 것을 입으로 가져가 씹었고, 잔뜩 부풀어 오른 입을 열어 바닥으로 독연을 뿜어낸 뒤 연막을 만들어 그들의 시야를 차단했다. 그리고 연막 속에서 암기들이 쏘아져 그들의 움직임을 봉했고, 뒤이어 그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묵령보...! '그녀는 몸에 7개의 방울을 달았지만, 그녀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천지무성세의 보법인 묵령보와 같이 소리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했다. 살수들이 이리저리 우왕좌왕할 때 재빠른 움직임으로 그들의 뒤를 잡아 권장으로 그들의 뒷덜미를 가격했다.' 늑대이빨. 송곳니! '독연 속에서 홀로 여기저기서 그들의 뒤에 나타나 최대한 기절시키려는 것이 묵령이 원하는 바였으니, 여전히 함부로 목숨을 해하려하지 않았다.챙! 휘익!"윽...!"그들 중 한 명의 검격이 묵령 앞에 내리쳐지는 것을 부군의 검으로 겨우 쳐냈고, 이어 권장으로 재빠르게 명치부근을 날려 최대한 행동불능의 상태를 만들고자 했다. 사방에서 살수들이 달려들자 크게 숨을 들이쉬던 묵령은 그자리에서 검을 다시 허리춤에 달아놓고는 양손을 펴, 크게 원을 그리며 한바퀴 돌았다.' 늑대이빨. 랑설! '천지무성세 삼초식 늑대이빨의 세번째 응용기인 랑설. 강고한 기세의 기운을 손바닥에 담아 늑대이빨 사이에 어렴풋이 보이는, 사냥감을 기다리는 잔혹한 혓바닥과 같이 자신을 기준으로 주변을 훑듯, 넓게 원을 그렸고 그 궤적을 따라 날카로운 기운의 일장이 뿜어져 주변의 살수들을 단순 풍압으로 날려버리니 실로 먹이의 맛을 간 보듯, 멀찍이 떨어뜨려 상황을 마주하기 좋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재빠르고 조용히 묵령보를 이용해 달려들어 곧바로 그들이 눈으로 보면서도 모를 정도의 속도로 파고 들어가 뒤를 취하는 이초식의 물향기 보법을 추가로 이용하여 재빨리 권장으로 그들의 심장부근의 등 부분을 가격하여 불능의 상태로 만들어낸다. 이조차도 그녀의 방울은 단 한번도 울리지 않았으니, 가히 경공과 보법으로는 무림안에서 만큼은 경이로울 지경이었다."헉...헉..."하지만 자신이 그동안 일반적으로 멈춰서있는 대상을 가지고 수련했기에 기본기 만큼은 탁월했으나, 수련과는 차원이 다른 체력 소모를 가져왔다. 실전은 모의와는 다르게 무공자체를 움직이는 대상에 정확히 꽂아넣는 것이 관건이었고 적어도 아직까지는 목숨을 해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 더욱 힘조절에 유의하다보니 내력의 소모도 그만큼 크게 작용했다. 비록 사람을 대상으로 무공을 사용하는 처음치곤 여러모로 성공하긴 했으나, 목숨을 고려하는 그녀의 방식이 익숙치않았고 그만큼 체력소모가 커서 숨 고르는 것조차 힘들어 안색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이것이... 실전... 윽...!"살수들은 그녀가 가만히 생각하는 시간조차 전혀 봐줄 생각이 없었다. 살수들은 어떻게든 죽이려 달려들지만, 그들을 죽이지않고 제압하는 것은 절정고수가 아닌 이상은 오만이고, 뜬구름 잡는 자신감일 뿐이었다. 묵령보로 달려가 이초식 물향기로 뒷목을 잡는 방법으로는 그들을 효과적으로 멈추게 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그들의 세계. 무림의 세계는 잔혹해야 했다. 한 순간의 실수가 목숨을 앗아간다. 그들은 당신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는 전쟁터. 그 전쟁터에서 살생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 하나하나, 확실히 목숨을 앗아가야만 후속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만에하나 그럴 확률이 적더라도 그 반동으로 후속이라는 확률이 자신에게 또는 동료들에게 오게 된다면..."매, 매 언니!""으, 윽!! 움직여!!"그녀들은 고작 전투인원이 셋이었다. 제아무리 여럿을 상대 할 수 있는 고수라 해도 빈틈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살수들은 결코 얕은 물의 하수가 아니었고, 그녀들의 아주 작은 빈틈을 비집고 들어와 살초를 실은 검격이 우소매의 심장부근을 정확히 노려들어가니, 이것이 그녀들이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었다. 묵령은 그 광경을 보고는 반사적으로 발걸음을 빠르게 내딛었다."안, 안돼!!!""제, 젠장...!"우소매는 다가오는 검격을 더 이상 보지않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자신의 운명을 알아버린 듯,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에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끝났다. 그 찰나, 묵령의 머릿 속의 뇌가 크게 전기적으로 온몸 구석구석 빠지는 곳이 없이 신호를 보낸다. 반드시 해야한다고 무의식이 묵령에게 신호를 보낸다. 온몸의 근육이 저릿저릿 경직되는 느낌이 들지만 그녀의 몸은 멈출 수 없다. 멈춰선 안됐다.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선택의 기로에 더 있지 않았다. 어느새 그녀는 더 이상 벗어나지 못 할 것같은, 거대한 벽으로 둘러싼 그녀만의 선택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열심히 복잡하게 돌아가는 머리보다 손이 더 빠르게 뻗었다.늑대의 본능처럼........' 천지무성세 삼초식. 늑대이빨. 송곳니!! 빨리!! '살수가 우소매를 향해 살의를 실은 검격보다 빠르게, 그가 내딛은 경공보다 빠르게. 그녀가 내지른 검은 그 살수의 긴장으로 빠르게 뛰고있는 심장 박동속도보다도 빠르게...푸욱! 푸악!묵령이 뻗은 날카로운 냉병기가 정확히 살수의 심장을 꿰뚫었고, 그는 입과 등에서 피를 내뿜었다. 살수의 검은 우소매의 심장 가장 가까운 부근에서 멈췄고 그자리에서 그의 팔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즉사였다. 묵령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찌른 상대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본인은 아직 찔렀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 할 정도의 집중력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음을 느꼈고, 묵령은 서둘러 부군의 검에 박힌 시신을 붙잡고는 크게 휘둘러 우소매의 왼편 풀밭으로 내던졌고, 머리 속을 강하게 얻어맞은 듯, 정신이 멍해졌다. 그 모습을 본 우소매는 조심히 묵령을 불렀다."묵...령...?""......"시신을 처음으로 그리 던져놓은 뒤로 움직이지 않는 묵령. 우소매는 그녀의 싸늘한 눈빛을 보았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녀의 상태를 보아하니 처음겪는 충격적인 일에 대해 머리속이 백지장이 되어버린 것을 깨달았다. 피냄새가 진동했고, 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충격이 묵령을 감싸안아 주변을 고요하게 만들었다. 마치 그녀 혼자만 새까만 상자속에 넣어놓고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듯 조용히. 우소매는 낌새가 좋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는 다급히 외쳤다. 처음 겪는 것의 충격을 적어도 묵령보다는 잘 알고 있었기에."령아!! 숨 쉬어! 천천히! 어서!! 제발!!"묵령은 느끼지 못했지만 심장 박동속도가 빨라져가고 있었고, 숨 소리는 점점 거칠고 뜨거워졌다. 거친 숨결이 차가운 빗방울을 타고 그녀의 입에서부터 서서히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니 그녀의 몸 속이 점점 뜨거워지고 답답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령아!! 정신차려!!""......! 허억...! 헉...! 읍...!"우소매가 내지른 목소리가 겨우 묵령의 백치상태가 되어버린 머리 속을 건드려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만들었고,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너무나 빨라지고 뜨거워진 심장 박동속도에 숨을 쉬는 것이 힘들어짐을 느꼈다. 너무 놀라서 앞뒤가 없어졌다. 그녀의 첫 살인. 사람을 죽였다는 첫 번째 관문이 그녀를 움직이지 못 하게 만들었고, 무언가가 몸 속 깊은 곳에서 튀어나오려 했다. 냄새나고, 구역질나는 무언가가."으윽... 헉, 헉..."가슴이 깨질듯 답답해져오고, 시야는 서서히 흐릿해지니 제정신으로 완전히 돌아오질 못해 공황이 왔다. 하지만 죄여오는 답답함속에 정신줄만은 우소매의 외침덕분에 겨우 붙잡을 수 있었고, 이윽고 입 속 가득올라온 것을 축축한 땅바닥에 쏟아내어 뱉어내 잠시나마 개운함이 몰려왔다. 개운함에 겨우 눈이 떠진 묵령은 주변을 살피기 이전에 우소매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그녀는 멀쩡했다. 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안쓰러워보임을 읽었고, 천천히 자신의 손을 들어 검을 보아하니 붉은 액체가 검끝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묵령은 죽은 눈으로 검끝을 바라보며 서서히 자신이 한 일을 깨달았다."이것이... 무림의... 첫 걸음..."묵령은 머리를 크게 흔들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손바닥으로 얼굴을 내리쳤다. 그리고 오른팔의 소매로 방울을 짤랑짤랑 흔들며 입에 묻어나온 이물질을 닦아냈다. 선홍빛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끝을 다시 한번 바라보니 그제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주변인들이 그토록 바라지 않았던 무림인의 첫 관문을 기어이 열고 말았다는 것을. 우소매는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 주목했다. 첫 관문을 열어재낀 그녀의 감상은 어땠을 것인가? 그 관문이 마음에 들었을까? 그녀의 평소 행동을 보고 정반대의 상황을 두고 비교하려니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왜냐하면 우소매의 경우는 살인이 즐겁게 느껴지는 관문을 열어버린 전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극락교에서의 일들, 임무에 있어서의 일들을 종합해보면 그녀가 어째서 살인자의 면모가 두드러지게 났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공동파에서 란국죽 자매를 만나고, 조활을 만나고 그런 면모는 서서히 줄어들어 어느새 그런 것은 일반적인 것이 아님을 깨달았고, 최대한 그런 것을 자제하려 노력했었다. 그 결과, 지금은 무공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와버렸으니, 감히 남을 해하려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고 오히려 족쇄가 되어 그녀를 봉인시켰다. 불편했지만 다행이라 여겼다. 그런 과거를 되돌아본 우소매는 조심히 묵령을 바라보았다."묵령?"천천히 고개를 돌려 우소매를 바라보는 묵령."......괜찮아요."그리고는 피 묻은 검끝을 자신의 소매로 정성스레 닦은 뒤, 검을 꽉 쥐고는 그녀를 등지고 돌아섰다."이젠... 망설이지 않을거에요."묵령은 고개만 그녀를 향해 돌렸다."걱정마요. 이제는. 내가, 내가 지켜줄 거니까."무엇이 그녀를 마음먹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고작 이 하나의 관문 때문에 당문을 버리고 홀로 도망가야했던 지난 날들이 떠오르니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가슴 속에 더러운 것이 몽우리져 달라붙는 느낌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야 그들과 어깨를 맞대고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녀의 눈은 흐릿했지만, 그 속에 맑고 확실한 자아가 새겨졌다. 더 이상 망설이지 않으리라.묵령은 자신의 근처로 몰아쳐 들어오는 살수들을 맞이하려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왼편으로 셋, 오른편으로 셋. 해야할 일은 명확했다. 검을 허리 춤에 놓고 두주먹을 쥐고 차분히 호흡을 한다. 조용히 바람이 그녀의 곁에 머물고 서서히 몰아치기 시작했다."이초식. 늑대이빨. 풍아지세."그녀의 곁에 머물던 바람의 기운이 세차게 몰아쳐 묵령의 꽉쥔 두 주먹에 깃들었다."묵령보."방울을 일곱개나 달고 있으면서도 그녀를 감도는 감미로운 바람의 기운이 방울들을 전혀 울리지 않게 감싸안으니 그녀는 바람보다 빠른 속도로 왼편의 셋에게 달려들었다."뭐, 뭐라고...?! 뭐냐 이 말도 안되는 속도는...!!"살수들은 그녀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장 오른편에 있던 살수의 복부를 향해 일장을 내지르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입에서 각혈을 뿜었고, 묵령은 곧바로 한바퀴를 돌아 늑대의 앞다리가 덮쳐 찢어버리듯 걷어차니 그것이 천지무성세 이초식. 늑대이빨의 천랑각이었다. 천랑각의 일각은 살수의 옆구리를 제대로 할퀴어 찢어냈고 그대로 나머지 둘과 같이 바닥에 쳐박았다. 그들은 쳐박힌채로 미동도 없이 피냄새를 흘릴 뿐이었다. 아직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 묵령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시선을 우소매에게 다가가는 나머지 살수들에게 고정하고 공중에서 부군의 검을 뽑아들고는 그것을 입가에 가져다대고 기운을 주입하듯 속삭였다."삼초식. 얼음살."묵령이 잡은 검이 그녀의 숨결을 받아들이고는 새하얗게 얼어붙기 시작했고, 이를 확인한 묵령은 벽력과 같이 그것을 집어던졌다.쉬이익! 퍼억!!묵령이 던진 얼어붙은 검은 공기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곧바로 살수의 오른편 관자놀이를 관통시켜 나무에 박아넣었고, 곧바로 묵령보의 보법으로 다가가 나머지 둘의 안면에 천랑각으로 걷어차 바닥으로 꽂아넣었다. 묵령이 이 일련의 상황을 종료시킨 시간은 고작 사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와중에 묵령에게 달린 방울은 소리조차 나지않았으니, 마치 그녀의 모습은, 그녀의 이름과도 같았다. 일순간 눈 앞에 모든 것이 펼쳐진 그녀의 천지무성세를 보고는 넋을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던 우소매가 겨우 입을 열어 감탄을 자아냈다."괴... 굉장해... 이것이... 천지무성세라고...?"묵령은 더 이상 망설임이 없이 우소매쪽으로 다가갔고 그녀의 몸상태를 이리저리 만져가며 확인했다."매 언니. 아직 움직이기 어렵나요?"우소매는 전신에 힘을 주었고, 힘이 들긴 하지만 천천히 움직임을 보였다. 슬슬 기맥이 풀려오는 것을 느낀 우소매는 조심스레 묵령의 부축을 받아 움직이며 나무를 등받이 삼아 앉아 숨을 골랐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묵령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태가 안좋게 흘러 갈 것 같아 보였던 우소매의 걱정과는 다르게 어느새 묵령은 당 장문인과도 같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뭉친 여협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 아비에 그 딸이었으니, 침묵과 부끄러운 모습이 일관된 것 과는 사뭇다른 모습과 강한 정신과 기개에 감탄했다. 처음 겪는 강렬한 충격에 심성이 고와 금방 무너질 것만 같았으나, 그것은 헛된 걱정임을 깨닫고서는 자신의 평가가 너무 박하고 헛된 걱정뿐 이었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다.용상과 번소천이 먼저 나가 어느정도 정리를 한 듯, 다시 묵령과 우소매의 곁으로 다가와 주변을 빈틈없이 경계했고, 번소천만이 경계를 용상에게 맡긴채 우소매와 묵령의 상태를 확인하였다."매 언니, 령 언니. 괜찮으세요?"우소매가 말했다."나, 나는 괜찮아. 이제 겨우 움직일 수 있게 된거 같아. 그리고..."묵령을 바라보자, 그녀가 미소지으니 겨우 안도하였다."묵령이 없었으면, 진작에 죽었을거야."번소천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몇몇을 놓쳐서 결국 묵령 언니의 힘에 맡길 수 밖에 없었어요. 정말 괜찮은거에요?"묵령이 말했다."응. 이제 망설이지 않을거야."그녀의 다짐에 번소천과 용상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걱정했던 그녀의 무림초출이 숨가쁘게 이뤄져 나름 걱정이 한무더기 였지만, 성장이란 벽을 넘어서 한명의 여협의 모습을 한 묵령의 얼굴표정을 보아하니 안심이 되었다. 이젠 더이상 보호만 받던 어린 소녀가 아닌, 무림의 어엿한 여협이 되었으니 그녀들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다. 그러나 아직 상황은 끝나지 않았으니 긴장의 끈을 놓는 것은 좋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니, 이내 빠르게 자세들을 잡았다. 여전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허공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호오... 이 많은 인원을 다 제압하다니... 생각 이상이구만. 과연 용녀협과 하후란의 재림. 그리고 예상외의 구경을 했소. 당문의 딸이여. 그것이 소문으로만 들었던 천지무성세인가?]구혼수의 목소리가 다시금 울려퍼졌고 자신의 생각보다는 다르게 흘러가니 나름 감탄하며 그녀들을 칭찬했다. 그녀들은 더욱 더 긴장했고 철통과 같이 경계를 풀지않았다. 대개 이런 일이 있은 뒤로는 무언가 꿍꿍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감히 살수들을 데리고 당문을 온 것도 그렇고, 아직 쳐들어온 이렇다할 이유를 모르니 그저 경계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있었다. 우소매가 힘겹게 묵령의 부축을 받아 일어서고는 물었다."구 영감, 대체 무슨 일로 이곳에 오셨소? 이미 무림맹을 표방한 마교는 무림을 평정한 것이 아니오?"구혼수는 허허 웃으며 답했다.[무림은 평정했고, 송은 서하와 함께 금나라로 흡수되었다. 무림 평정을 이뤄냈으나, 정확히는 반 뿐이니 아직이구나. 아직 무와 협을 추구하는 이들이 이 땅에 남았다. 청소란 것은 확실히 해야 청소라고 하는 것이지. 그리고, 아직 당문의 장문인. 당중령. 그의 소재가 불확실하다. 이전 당문은 당문죽이기로 폐문하고 몰살시켰으나, 그의 시체와 이제자의 모습이 도통 보이질 않으니, 혹시나 해서 와본 것인데, 그대들이 와있을 줄은 생각치도 못했지.]뜻밖의 정보를 얻었다. 이는 그저 흘리기 위한 정보였으나 묵령과 여협들은 당황하기에 충분했기에, 휘두르기 편하기 위한 달콤한 정보일 뿐이었다."그, 그게 무슨 소리오? 그대들이 장문인을 데리고 계신 것이 아니란 말이오?"전혀 뜻 밖의 이야기가 전개되자 그녀들은 당황해했다. 당시에도 움직이지도 못 하는 상태의 장문인이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숨만 쉬는 시체와도 같은 장문인의 신체가 대체 어떻게 사라진 것일까? 우소매는 묵령의 얼굴을 슬쩍 보았지만, 놀란 기색은 있었으나 흐트러지지 않았음을 몸소 보이고 있었으니 그녀는 정말 성장한 것이 분명했다.[뭐, 우리가 당문에서 얻어간 것은 한 가지 뿐이었으니까. 혼수상태의 장문인을 취하려 했지만 이미 사라져 없어졌고, 그나마 가장 당문과도 같은 자를 취했으니 그걸로 족하다는 마존의 언질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행방불명인지 상황을 확인하려, 가던 길을 다시 되돌아 왔을 뿐. 그대들을 봤으니, 그대들을 처리하려 했으나 생각치도 못한 강함을 내가 잘못 본 것이지. 내 실책이구나. 많은 살수들을 잃었다.]당문과도 같은 자. 다들 어렴풋이 알고 있을 인물일 것이 틀림없었다. 당문의 마지막까지 버티던 인물. 모두들 묵령을 바라보았지만 그저 눈을 지긋이 감고는 생각에 잠긴 그녀였다.묵령이 외쳐 구혼수에게 물었다."그렇다면 대사형의 묘를 파헤친 것도 당신들 짓이오?"구혼수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말문이 멈췄고 잠시 탄식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대사형...? 아. 그 당 비협을 말하는 것인가. 그 일에 대해서는 억울하긴 하지만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해두겠소. 당 소저. 우린 방금 당도했소.]거짓을 고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이리 만들어 놓았단 말인지 혼란스러워질 무렵, 구혼수는 슬슬 철수하려는지 넋두리하듯 말했다.[그나저나 그대들의 방해로 우리들의 목적은 이루지도, 확인하지도 못 하고 가게되었구만. 더 맞설 인원이 없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시오. 나중에 또 뵙지. 용녀협, 하후란의 제자, 그리고 당문의 딸이여. 다시 만나게 될 때는 사정 봐주지 않겠소.]...주변이 조용해 졌고, 그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검을 검집에 하나, 둘 집어놓고는 용상이 입을 열었다."후우...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는군. 당포의의 묘는 파헤졌고, 마교들이 저지른 짓도 아니고, 당췌 어떻게 일이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번소천이 피 묻은 강골산을 탈탈 털어내며 덧붙였다."지금까지의 정보를 모아보자면, 장문인께서는 행방불명이고, 당문 이제자께서도 행방불명, 당 비협의 묘는 파헤친 채로 시체마저 사라졌다. 마교의 무림평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렇게 되는 군요."
우소매도 묵령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일어섰으니, 어느 정도 마비가 사라졌다는 것을 보이곤 그녀들을 안심하게 만들었다."마교의 일은 아직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말마따나 무와 협을 이루기 위한 자들이 아직 근처에서 활동 중... 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완벽하게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면, 이제 슬슬 움직이겠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겠군요. 어찌보면 그들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대로 두기엔 무림이 너무 위험하군요. 한시라도 빨리 머리를 맞댈 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묵령은 머리속에서 많은 생각들이 오갔지만 아직은 정리할 여유가 없었고 갑작스럽게 체력이 많이 떨어져 피곤함이 몰려와 정신이 몽롱해져 몸을 가누기 어려워했다. 번소천이 그 모습을 보고는 묵령을 부축했고 일단은 종료된 지금의 상황을 다행이라 여기곤 당문으로 다시 들어가 정비할 것을 조언했다. 잠시동안의 어수선함도 어느덧 고요해졌으니 당분간은 당문에 별 일이 없을 것이라 여겼다.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었지만 지금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그렇게 그 날의 당문의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갔다.월영전(月鍈傳) (7) 끝.
* 천지무성세의 초식은 제가 만들어낸 것이니, 활협전 본작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미리 말씀드립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사심이 가득한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