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저분께서 데칼작업을 의뢰하셨습니다.
보통 데칼의뢰를 받으면 대부분 프라이버시한 데이터인 경우가 많아요.
다니고 있는 대학교 로고라던가, 회사, 차에 붙이고 싶은 문구같은 크게 시간을 잡아먹지 않는 것들이예요.
그래서, 요청을 가볍게 받았는데요. 요청 데이터들을 보니 "헐" (이 그림은 요청데이터"들" 중 하나)
이미 콜사인을 보냈던 터라 작업은 해야해서, 시간이 걸릴 거라고 말씀은 드려놨는데 (앞으로는 자료보고 판단하기로)
데칼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없이는 시간이 왜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하기 어렵죠.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의 관계처럼 서로의 이해와 지식이 달라 불통이 되는 경우도 다분하죠.
각설하고,
이 데이터를 이용해 캐릭터 그림을 그리는 법을 짤막하게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일단, 이미지변환과 마찬가지로 재료는 고화질일수록 좋아요.
위의 이미지의 경우, 저화질이라..
확대해보면 이렇습니다.
이미지변환하기에도, 트레이싱으로 따라그리기에도 적절하지 않죠.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자료수집입니다.
구글의 이미지검색 기능을 이용해 해당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같은 그림을 찾아봅니다.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나온 결과에서 "다른크기"를 클릭해보면 더 높은 고화질의 이미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퀄리티가 낮으면 매칭을 재대로 못해서 엉뚱한 이미지가 나오기도 해요.
러브라이브 캐릭터는 서브컬쳐에서는 나름 네임드라 자료가 많아서 이렇게 금방 찾아지기는 합니다.
정말 매니악한 자료는 매칭이 잘 안되요.
가끔 생기는 문제는 이렇게 해서 다운받은 이미지가 "이미지가 아닐" 경우인데요,
".webp"라는 확장자로 저장되면 이미지 편집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다루기 어렵게 되요.
"구글에서 그림 다운받았는데, 포토샵에서 안열려요."가 이런 경우죠.
천만 다행스럽게도 waifu2x 웹프로그램은 이것을 인식하며 해상도도 2배 더 뻥튀기 해줍니다.
그렇게 해서 초기 데이터 수집이 완료되면.
이것도 노이즈 제거하지 않고, 1.6배만 해상도 올린 거예요.
노이즈 제거 강하게 하고 2배 하면 훨씬 커지고 깔끔해지겠죠.
이제, 이미지변환이든, 트레이싱(대고 따라그리기) 준비는 완료되었어요.
일단 이미지 변환해봅시다.
색의 경계를 구분하는 저 수많은 점들은 데이터의 양이에요. 즉 용량이죠.
이 점들의 구조가 후에 저장될 SVG파일의 용량을 결정합니다.
이대로 일터스트레이터로 불러와서 영역별로 조각내서 저장을 하고 다시 조립하면
그러니까, 이미지변환 과정의 방식대로 그란에 데칼을 붙일 수 있어요.
그러나, 그림의 낮은 복잡도에 비해 데이터량이 많은 조각들을 가지고 만드는 건 비효율적입니다.
실사데칼은 이런 식으로 작업하는 게 좋지만, 2D 캐릭터 그림은 이 방식이 어울리지 않아요.
물론, SVG화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그래서,
2D 캐릭터는 대부분,
트레이싱을 합니다.
서론이 너어무 길었네요. 하지만, 필요한 내용이니까.
일러스트레이터(잉크스케이프)에서 그림을 불러옵니다.
트레이싱의 경우에는 캐릭터의 배경이 투명하든 안하든 상관없어요.
변환할 경우에만 배경이 투명한 PNG가 필요하죠.
불러온 그림은 손대지 않을 것이기에, 잠금을 하고 새 레이어를 열어서
거기부터 선따기 작업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부터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
그림을 분석해야 하는 거에요.
벡터이미지는 층계가 존재해서 뒤의 레이어를 가릴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모든 부분을 하나하나 따라 그리는 게 아니라, 같은 색상의 요소를 통합해서 넓은 면적을 그리고
디테일은 그 위의 레이어에 조각조각 그려넣는다. 라는 거예요. (이해되실려나)
위의 그림의 예로 들자면, 흰색부분이 많은 영역을 차지해요.
그러면, 상의와 스커트의 아웃라인을 통짜로 그려주고 그 위에 리본과 제봉선, 체크무니, 단추등을 그리는 겁니다.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면 그리 어렵지 않아요. 좀 더 현실적인 접근이죠.
한마디로 색종이로 오려 겹쳐서 저 그림 만들어야겠다. 라고 생각하면 좀 쉬워요.
그러면 어느정도 작업순서가 짜여지고, 제일 아래층에 놓여질 그림파츠를 결정할 수 있어요.
캐릭터의 경우는 대부분 뒷머리가 몸에 가려지므로 대게 가장 아래 레이어에 놓여지죠.
일단, 실전해봅시다.
나름 데이터량(눈에 보이는 그림의 복잡도)이 적은 다리를 가지고 해볼게요.
우선, 피부가 있고 명암이 있고, 검정외곽선이 있고, 안쪽에 라인들이 들어와 있어요.
미소녀 다리로 보지마시고, 도형의 구조로 인식하셔야 되요.
일러스트레이터는 도형을 하나 그리면 그 도형의 색과 외곽선이 함께 생성되요.
그래서 2D 애니메 그래픽에 적절하죠.
펜툴을 이용해 도형을 따라 그리고, 색을 원본이미지에서 픽 합니다.
여기에 외곽선은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생성되기 때문에 외곽선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요.
그림의 퀄리티에 따라 외곽선 펜터치를 강조하기 위해 외곽선을 따로 그리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서는 패스.
그다음에 명암의 색상을 따와서 명암의 형태를 그려줘요.
선을 딸 때 중요한 건 최대한 점의 갯수를 적게 써야 한다는 거예요.
펜툴의 곡선 기능으로 점의 갯수를 절약할 수 있어요. 부족하다면 추가할 수 있고, 많다면 뺄 수 있죠.
점 몇개 안썼는데 벌써 모양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려나가면서도 앞으로 그릴 파츠들이 덮여질 걸 예상해서 도형이 겹칠 부분은 적당히 단순화 시켜도 되요.
양말의 경계부분은 양말이 피부 위로 올라올 거기 때문에 대충 그려도 되는거죠.
다리도형의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선분들도 넣어주고..
외곽선 버튼을 눌러봅니다. 왼쪽의 툴박스 하단에 검정색 네모난 버튼이 외곽선 버튼이예요.
그리는데 1분~2분 걸렸나? 일러스트레이터나 잉크스케이프 툴의 사용법을 익히고 있다면
이런 구조의 도형 쯤은 졸면서도 해요. (실제로도 졸면서..야근)
맨다리를 그렸던 방식과 동일하게 가려지는 부분을 적절히 활용해서
효율적으로 도형을 그려주면 됩니다.
구두의 밑바닥이 구두 아래로 가려지기 때문에 선이 대충 그어진거 보이시나요?
변환이미지의 데이터량과 비교를 해보자고요.
엄청난 차이!
원본을 보아하니 허벅지 쪽에 약간의 그라데이션이 있는 거 같아요?
만들어진 다리 도형의 색상은 그냥 단색만이 아니라, 적절히 그라데이션도 넣어 줄 수 있어요.
오른쪽에 그라데이션 설정 보이죠?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벡터툴의 사용법을 익히면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의 삷의 질이 높아져요.
건프라 만들 때, 데칼도 자작할 수 있고, 차나 자전거에 붙일 스티커도 자작해서 주문하면
이미 일러스트 작업되어 있어서 가격도 더 저렴하죠.
대부분의 유저는 이 기초과정만 보시고도 혀를 내두르시겠지만,
도형쪼가리를 늘리고 기울이고 조합해서 만들어야 했던 포르자 방식의 데칼만들기 과정보다는
훨씬 효율적이고 직관적인 방법이에요.
다시 생각해봐도 이거 만들 당시에는 정말 미쳤던 것 같아요.
그란에도 물론 이런 식으로도 가능한데... 그러지 마세요.
어쨌든 기존의 포르자방식보다 직관적이고 효율적이지만, 툴을 다루는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고
시간을 요구하는 반복 노가다임에는 변함이 없어요.
그래도 선과 점 하나하나 추가해나가다 보면..
이런 그림들을 완성할 수 있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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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포토샵보다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다방면으로 쓰임새가 많아 만족도가 높지요. 제가 여기에 몰입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 22.03.16 20: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