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이 돌아왔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PC로 게임 좀 한다 하는 사람에게는 항상 쉐어웨어 버전의 둠이 설치 되어있었던 기억입니다.
좀 더 사양이 후진 학교의 386 컴퓨터에는 항상 울펜슈타인3D가 설치 되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코흘리게 시절이라
둘다 멀미가 심해서 제대로 하지도 못 했고, 둠은 너무 무서워서 플레이하고 나면, 밤이 두렵기도 했습니다.
1인칭 특유의 몰입감 때문에 할 때마다 꽤나 두근두근 했던 기억...
사실... 둠3 부터도 제가 알던 둠 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도 둠3 까지는 꽤나 흥미진진 했습니다...
둠3의 괴팍한 사양 덕분에 둠3의 그래픽이 낡아 보일 즈음에서야 해볼 수 있었지만, 나름 스토리나 연출이 강화되어서
에일리언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오컬트 액션이 둠3도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자취를 감추나 싶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부활하여 돌아왔더랬습니다.
리부트에 가까운 게임으로요.
개인적으로 둠 2016을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원년으로 돌아간다는 느낌의 둠 2016은 최신 그래픽의 둠이어서 올드 게이머에게는 잊혀진 명작이 돌아온 기분을
새로운 세대에게는 과거의 명작의 저력을 보여주는 게임이긴 했지만... 2D 시절 부족한 그래픽에서 최대한 표현하려고 애쓴
그 디자인을 다소 억지로 풀 3D 최신 그래픽으로 구현한 느낌에 다소 촌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카드키를 중심으로 하는 진행, 둠3를 계승하는 듯 한 적당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토리, 마음에 드는 요소도 있었으나...
지나치게 전투 중심이라서 마치 퀘이크2도 아니고, 퀘이크3 아레나를 하는 기분이었달까요?
아레나 형태의 지역까지 이동하면, 어김없이 한바탕 전투를 치루는데, 둠이 아니라 퀘이크3를 하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뭐... 제가 싫어하거나 말거나 다시한번 성공한 둠은 후속작 이터널에서 둠 시리즈의 확장에 완전히 성공한 듯이 보였는데,
이번엔 둠마리오나 젤둠 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괘나 생겼고, 전투는 아레나 느낌은 많이 지워진 듯 했지만...
의도적으로 무기를 끝도 없이 스왑하게 만든 부분이 게임플레이를 일률적으로 강요하는 느낌이어서 어딘가 또 '둠' 같지 않다는 기분에
썩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이터널도 성공했기에 다시한번 후속작...
이번엔 무려 프리퀄... 둠 : 다크에이지가 나왔습니다. 패링열풍에 패링이 등장하는 둠이라니... 이건 이제 둠도 아니다 싶기도 한데,
이게 재미없지는 않아서 할만은 합니다. 이번엔 둠스티니 레이드 하는 기분이랄까요?
날아오는 탄막에서 정답을 골라 아주아주 여유 넘치는 패링아닌 패링을 하는 기분이란... 재미는 있습니다만,
여러 후기 처럼 꽤나 라이트해서 난이도를 좀 올려야 맞는 것 같습니다.
쫄보라서 다덤벼로 시작했는데, 쉬워도 너무 쉽습니다. 맵 탐색도 많이 간소화된 덕분에 약간 귀찮다 싶은 수준이고,
전투는 아주아주 순한맛이 되어서 둠 슬레이어가 정말 강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설정상 그게 맞긴 하죠.
플레이에 다채로움을 주고 싶었는지... 갑자기 거대로봇을 탑승하기도하고, 팬저드라군이 되기도 하는데...
사실 뭐... 다 연출적인 느낌 외에 크게 의미있는 플레이 감각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폭력성에 너무 초점을 맞춰서 둠이나 클래식 FPS에 대하여 어떤 한 면만 부각한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과거의 둠은 사실 전투도 보다는 길찾기가 더 어럽기도 했고, 때문에 벽 뚫기 치트키가 무적 보다 더 친근했달지요.
둠의 아이들이랄까요? 헤레틱 같은 게임도 마찬가지였고, 듀크 뉴캠은 지금 해봐도 레벨디자인에 괘나 공을 들인 부분이
눈에 띕니다. 가령 코너에 짱박힌 적을 거울로 먼저 확인하고, 대비하게 만든다던지...
그냥 멋있어 보이려고 반사가 되는 레이트레이싱 과는 다르게 거울에 비치는 사물이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준다니...
이게 낭만인가 싶지요...
매번 실망하면서도 DooM 이라고 적힌 표지만 보면, 손이 가는게...
이젠 3류 개발자인 존 카맥도 없는데, 참 희안한 일 입니다.
그나저나... 둠3나 둠2016 정도의 스토리는 그래도 유지해주면 좋을것 같은데, 이터널 부터는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그저 둠 슬레이어의 병기다움이나 무식하게 강력함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쓰이는 것 같아 역시 아쉽네요...
이터널과는 다르게 다크에이지는 난이도가 쉬워서 엔딩은 볼것 같긴합니다.
사실 지루해서 둠 2016도 간신히 엔딩봤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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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플레이한 난이도가 그다지 높은 난이도가 아닌데, 다른 유저들도 좀 라이트하다는 평이 많은걸 보니 전반적으로 쉽게 나온것 같긴합니다. 사실 근 20여년 내에 클래식 둠 시절의 던전 같은 것을 구현한 게임은 거의 없기도 하죠. JRPG도 던전 구성은 포기한 느낌이니까요. 단순하게 쓸어버리는 게임에서는 가장 웰메이드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다 잊고, 그냥 즐겁게 스트레스만 풀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 게임이 딱 알맞아 보입니다. 저항감이 없으면서 너무 멍- 한 느낌은 아닌... 그냥 둠이라서 아쉽나봐요. | 25.05.21 07:3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