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GS 2025 시연은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진행돼 추후 국내 용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올해 11월 ‘연운’ 출시가 확정된 가운데 넷이즈가 또다른 무협 대작을 선보인다. 바로 지난 5월부터 사전 예약이 진행 중인 ‘역수한(逆水寒)’. 무협 거장 온서안 작가의 ‘사대명포’를 원작으로 넷이즈 산하 주롱 스튜디오가 만든 PC·모바일 MMORPG다. 본래 동명의 PC 온라인 게임이 2018년 출시돼 중국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를 2년 전 모바일 중심의 크로스 플랫폼 타이틀로 다시 낸 게 바로 이 작품. 즉 굳이 따지자면 ‘역수한M’이다.

다만 최근 PC 클라이언트를 지원하는 모바일 게임이 대개 그렇듯 그래픽이 아쉽다는 감상은 전혀 없다. 금번 TGS 시연은 PC로 이루어졌는데 UI가 살짝 티 나는 것 외에 모바일서도 돌아가는 게임이라 여기기 힘들 정도였다. 이 UI 역시 콘솔 게임처럼 보여지는 메뉴를 최소화하는 모드가 존재한다-필자는 원활한 시연을 위해 UI를 다 켜고 시연했음은 양해 바란다- 시점 또한 콘솔 게임 같은 FPV와 모바일스러운 고정 2.5D를 모두 지원한다.

콘솔 액션 게임의 FPV와 모바일 게임으로 익숙한 고정 시점을 모두 지원한다

PC 환경에 맞춰 UI를 줄이는 모드가 있긴 하다(시연 관계상 켜지 않고 진행했다)

게임은 별도의 시연 빌드 없이 평범하게 캐릭터부터 만들어볼 수 있었다. 직업에 해당하는 유파는 총 6종. 먼저 쇄몽은 빠른 연속 공격과 반응 속도, 그리고 높은 치명타 피해량이 특징인 암살자다. 철의는 모든 유파 가운데 가장 방어력이 뛰어나 파티 플레이 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권사다. 혈하는 공격력, 기동성, 강인도를 겸비하되 적진에 파고드는 기술이 많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스타일로 유일하게 기마 전투가 가능하다.

다음으로 신상은 현악기 금(琴)을 켜며 싸우는 -중세 판타지로 치면-마법사로 불, 얼음, 바람 세 가지 원소를 다룬다. 불은 광역 피해, 얼음은 광역 제어, 바람은 아군 기동성 상승 및 재사용 대기 시간을 줄여준다. 비단을 두른 선녀 같은 소문은 치유와 보호에 특화됐으며, 보랏빛 기운의 구령은 소환수 약인을 불러낸 뒤 후방서 지원하는 독특한 유파다. 캐릭터 선택창서 자세부터 남다른 소문과 구령은 남성 캐릭터로 생성이 아예 막혀있다.

안면만 여덟 부위로 나뉘는 풍부한 옵션은 물론 AI 기능도 탑재한 커스터마이즈

여섯 유파들 또한 저마다 일장일단이 다르며 파티 플레이서 역할도 크게 나뉜다

외형 커스터마이즈는 ‘연운’이 자랑하던 독특한 시스템을 본작도 모두 지원한다. 물론 개발 순서를 고려하면 이쪽이 원조일 테지만 말이다. 안면만 따져도 이마, 코 주위, 하관, 눈썹, 눈, 코, 입, 귀를 다 따로 세부 조정할 수 있고 그게 귀찮다면 순수, 교활 진중, 학구 네 가지 척도 사이에서 인상을 잡아가도 된다. 실제 사진을 넣으면 AI가 그 모습 그대로 꾸며주기도 하는데, 남의 나라 게임쇼 시연대에 사진을 넣기도 뭣해서 시도하진 않았다.

메인 스토리의 도입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친숙한 무협지의 전형을 따른다. 삼청산 깊은 골짜기서 제갈 노사에게 키워지며 무학을 익힌 주인공이 어느 날 특별한 심부름을 맡는다. 개봉으로 가 사형 추명에게 자신이 쓴 서신을 전하는 것. 세상물정 모르는 강호초출이 갑자기 당대 최고로 번화한 도시로 가는데 사건사고가 터지지 않을 리 없다. 그러다 악한을 때려잡고 미모의 소저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소위 말하는 기연이 닿는다.

삼청산 골짜기서 평생을 산 촌뜨기 강호초출이 당대 최고의 도시로 향하게 된다

원작 소설 '사대명포'의 배경은 북송 말기로, 바로 '수호전'과 배경 시대가 같다

‘역수한’의 전투 시스템은 기본기 2종, 유파 무술 6종, 비결 3종의 조작 체제를 기본으로 한다. 이 역시 ‘연운’과 닮았는데, 유파 무술이 자신이 쓰는 무기에 귀속된다면 비결은 그와 별개로 무협하면 떠오르는 사후공이나 합마공 같은 류다. 물론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스킬이 존재하며 퀵 스위치를 통해 여러 스킬셋을 바꾸는 게 가능하다. 그리고 시간 관계상 전부 확인하진 못했으나 스킬에 따라 오토 타겟팅이냐 논 타겟팅이냐가 달라진다.

여기서 특기할 점이 두 가지 있는데, 첫째는 단순히 적 HP를 줄여 없애는 게 아니라 강인도를 깎아야 한다는 것. 졸개들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쉽게 쓰러지나 보스급은 먼저 방어를 무너뜨려야 승산이 커진다. 다음으로 QTE(Quick Time Event)가 잦다는 것. 흔히 떠올리는 이벤트신에서의 QTE는 물론 보스전 와중에 화면 터치로 파훼해야 하는 패턴이 존재한다. PC의 경우,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눌러야 하니 다소 어색하고 불편하다.

여러모로 '연운'과 닮은 부분이 많은데, 유파 무술과 비결의 구분도 그 중 하나

보스급 적과의 전투는 스킬만 막 누를 게 아니라 강인도, QTE를 신경 써야 한다

무협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경공도 당연히 지원한다. ‘역수한’의 경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다단 점프 후 활공이나 등반, 벽 딛고 달리기 같은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기술은 그냥 평소에 쓰면 된다. 이미 오랫동안 제갈 노사의 가르침을 받았다는 설정 덕분인지 딱히 뭘 배우지 않아도 개봉의 지붕 위를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었다. 반면 진짜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준의 대경공은 캐릭터 성장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하는지라 직접 시연은 못했다.

스토리 진행의 경우, 모바일 게임답게 자동 이동 자체는 지원하나 수동 조작을 요하는 순간이 많다. 가령 개봉서 사형 추명의 행방을 수소문할 때 메인 스토리 출발점까지는 자동 이동이 된다. 그 후로 일종의 탐지 모드인 직감을 켜 상호 작용할 NPC를 찾고 다가가 말을 거는 과정은 전부 수동. 즉 근래 국산 MMORPG처럼 게임 플레이 전체를 자동화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단순 이동 구간의 지루함을 덜어주려는 안배에 가깝다.

솔직히 아재 게이머인 필자의 관심사와는 좀 멀지만, ‘틱톡’처럼 스크린샷은 물론 자신의 캐릭터로 비디오를 녹화해 공유하는 인게임 SNS도 존재한다. 마침 누가 귀여운 여성 캐릭터로 춤추는 영상을 올렸기에 좋아요, 를 눌러줬다. 이외에 크고 작은 소셜 콘텐츠가 굉장히 많다는 데 짧은 시연인 관계로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끝으로 BM은 넷이즈가 서비스하는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치장형 상품 위주로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

무협하면 역시 경공, 개봉의 마천루를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스토리 진행은 대부분 수동 조작을 요하며, 선택지에 따라 실제 전개가 바뀌기도

'연운'과 시기가 겹친 게 묘하긴 한데, PC와 모바일서 둘을 함께 즐겨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