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크라켄의 해 첫 확장팩 ‘고대신의 속삭임’은 누군가에겐 최고의 전성기로, 다른 누군가에겐 운빨X망겜의 시초로 기억된다. 다만 그 호불호와 별개로 당시 ‘하스스톤’은 고대신에 힘입어 전세계 5,000만 유저를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스스톤’ 관련 인터넷 유행어인 “저기서 크툰을!?”도 바로 이 시기에 나왔다. 그만큼 ‘하스스톤’에게 있어 고대신은 의미 깊은 소재이자 흥행 보증수표라 하겠다.

그리고 ‘고대신의 속삭임’으로부터 4년 만에, 오는 11월 18일 출시되는 최신 확장팩 ‘광기의 다크문 축제(Madness at the Darkmoon Faire)’로 고대신이 돌아온다. 기상천외한 구경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가운데 고대의 타락이 깃든 카드 135종이 뭇 유저를 유혹한다. 크툰과 요그사론 등 전설 하수인이 새로운 효과로 등장하고 강력한 주문인 고대 신의 유물도 다뤄볼 수 있다. 비용이 더 높은 카드를 냈을 때 효과가 강화되는 타락 키워드도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그간 큰 사랑을 받아온 1인 모험을 PvP로 재해석한 결투 모드가 추가된다. 여기선 투기장과 마찬가지로 도전자는 세 번 패배하기 전까지 12승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대결을 펼친다. 다만 1인 모험처럼 각자가 가진 카드로 직접 구성한 덱을 사용하며,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추가 카드나 게임의 향방을 바꾸는 보물을 뽑아 전력을 강화할 수 있다.

끝으로 확장팩 출시에 앞서 11월 13일, ‘하스스톤’ 보상/진척도 시스템이 전면 개편된다. 이제 보상의 길을 통해 골드, 카드, 치장품을 무료 획득 가능하며 그간의 전적을 한 눈에 살펴보고 다종다양한 업적 달성에 도전할 수도 있다.

신규 카드팩, 키워드, 게임 모드, 보상/진척도 시스템 개편까지. ‘고대신의 속삭임’ 확장팩은 ‘하스스톤’ 사상 최대의 업데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오랜만에 돌아온 고대신이 ‘하스스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팻 네이글 라이브 콘텐츠 수석 디자이너와 존 매킨타이어 게임 디자이너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팻 네이글 라이브 콘텐츠 수석 디자이너(좌) 그리고 존 매킨타이어 게임 디자이너(우)

● 새로운 게임 모드 결투의 경우 무조건 같은 수의 경기를 완료한 유저끼리 매칭이 되나. 혹은 약간 차이가 있더라도 비슷한 정도면 매칭이 되는지

팻: 결투 모드는 게임을 진행할수록 전리품을 획득하여 덱이 강해지므로 적절한 매치메이킹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무조건 같은 수의 경기를 완료한 유저끼리만 매칭이 된다.

● 결투 모드는 미궁 탐험을 PvP로 바꾼 형태인데, 어떻게 이런 콘텐츠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팻: 미궁 탐험에 기반한 PvP를 추가해달라는 피드백이 꾸준히 있어왔다. 그래서 1년여 정도 논의와 검증을 거친 끝에 드디어 결투 모드를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

● 결투 모드에서 야생으로 간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미 오래된 카드를 갈아버린 유저 입장에선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팻: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모든 유저가 옛 카드를 갈아버린 것은 아니고, ‘하스스톤’의 모든 카드를 활용했을 때 더 흥미로운 게임이 되리라 봤다. 또한 이런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향후 와일드 세트를 도입할 계획도 있다.

● 전장 모드에서의 선술집 패스처럼 결투도 뭔가 추가 서비스를 결제하여 혜택을 보게 될까, 가령 처음에 선택할 수 있는 영웅이 늘어난다거나

팻: 좋은 제안에 감사하지만 당장은 그런 추가 서비스에 대해선 논의하고 있지 않다. 오는 11월 18일 ‘광기의 다크문 축제’ 확장팩이 출시됨과 함께 결투 모드 BETA가 끝나고 더 많은 영웅 능력과 전리품이 추가될 테니 그쪽을 기대해달라.

● ‘광기의 다크문 축제’ 출시 후 미니 세트로 카드가 추가될 예정인데,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추가 업데이트가 이루어질까

존: 향후 출시되는 확장팩에서도 계속해서 미니 세트를 업데이트할 것이다. 게임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메타에 변화를 주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오늘 이 자리에서 미니 세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

● 굉장히 오랜만에 고대신이 ‘하스스톤’으로 돌아왔다. 신규 확장팩의 테마로 다시금 고대신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존: ‘광기의 다크문 축제’는 전반적으로 스산한 분위기에 눈알과 같은 디자인이 많이 쓰였다. 또한 타락이라는 새로운 키워드 역시 고대신의 컨셉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다.

● 확장팩 출시 주기가 예년보다 조금 빠른 듯하다. 앞으로도 이 정도 주기로 업데이트를 이어갈 계획인지

존: 여러 이유가 있어서 ‘광기의 다크문 축제’를 빨리 출시하게 됐지만, 차기 확장팩도 계속 이러한 주기를 유지할지 확답하긴 어렵다.

● ‘광기의 다크문 축제’ 확장팩을 통해 메타의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직업은 무엇이 될까

존: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확장팩이 나올 때마다 유저 여러분이 최고의 덱을 찾아 모험하는 과정을 겪었으면 한다. 그것이 ‘하스스톤’의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이므로 개발자가 지나치게 가이드를 제시하는 건 지양하고 싶다. 그럼에도 조심스레 첨언하자면 주술사의 슬로우 컨트롤 덱이 보다 과감하게 공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 이번 확장팩에서도 네 고대신이 키카드가 될 텐데,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존: 고대신 카드를 가지고 아주 많은 테스트를 진행했다. 특히 운명의 지배자 요그사론이 수레바퀴를 돌렸을 때 나오는 결과값 조정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고대신의 속삭임’ 확장팩 때 희망의 끝 요그사론이 게임을 뒤흔든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밸런스 측면에서 신경을 썼다.

● 여전히 요그사론의 무작위성이 지나치진 않나. 그리고 통구이 마법봉(영웅이 죽을 때까지 무작위 대상에게 '불덩이 작렬'을 시전합니다) 시전 중에 요그사론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존: 고대신을 다시금 불러오는데 앞서 여러 피드백을 두루 고려했다. ‘하스스톤’에서 그처럼 예측불가한 무작위성을 즐기는 유저도 분명 존재한다. 통구이 마법봉은 한 방에 게임을 뒤집을 수 있는 ‘미친’ 효과를 지녔지만 나올 확률을 5%로 낮춰 밸런스를 맞췄다. 또한 시전 상황에서 체력이 높은 유저가 승리하기 쉽다는 점을 주지해달라. 그리고 통구이 마법봉의 효과는 도중에 요그사론이 죽어도 계속된다.

● 혹시 ‘고대신의 속삭임’ 시절 크툰 강화 카드가 야생에서 산산조각난 크툰과 시너지를 발휘할까

존: 사실 그런 논의를 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산산조각난 크툰은 개전 효과로 게임이 시작되지 마자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는데, 여기에 강화 카드까지 얽히면 되려 혼란만 가중시킬 우려가 컸다. 따라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산산조각난 크툰은 강화 카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 확장팩이 나오면 나올수록 마나 대비 성능, 그러니까 파워 레벨이 상승하여 일종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한다

존: 과거 까마귀의 해에 수많은 카드를 추가했지만 전반적인 파워 레벨이 낮아 활용도가 떨어지고 게임도 흥미롭지 못했다. 그래서 용의 해에는 파워 레벨이 높은 카드를 여럿 추가해야만 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일부 확장팩이 야생으로 빠지며 파워 레벨이 하락하므로, 그만큼 신규 확장팩이 강한 카드를 채워주어 게임의 흥미와 신성도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 이번에 보상/진척도 시스템이 개편됨에 따라 그간 문제가 되어온 초기 진입 장벽이 실질적으로 낮아지게 될까

존: 이번 개편은 유저 여러분에게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고자 준비한 것이다. 골드를 주기도 하고 치장품을 주기도 한다. 어떤 게임 모드를 즐기더라도 보상을 얻을 수 있어 그만큼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 과거에 ‘하스스톤’을 많이 즐겼던 유저라면, 그 전적이 소급되어 복귀 시 다량의 보상을 단숨에 얻을 수 있나

존: 보상의 길이라는 시스템은 매 확장팩마다 원점에서 전적을 쌓아가는 방식이다. 즉 ‘광기의 다크문 축제’가 출시되며 그 보상의 길이 열리고, 다음 확장팩이 나올 때 별도의 보상의 길이 새로이 시작되므로 딱히 소급되는 부분은 없다.

● 매일 꾸준히 일일 임무를 수행해온 유저를 기준으로 어느정도 보상의 상향이 체감될지 궁금하다

존: 사실 유저마다 플레이하는 시간도 성향도 다 다른지라 일대일 비교가 어렵다. 그저 유저 여러분의 플레이에 대하여 최소한의 보상을 보장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

● 업적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선술집 난투, 전장, 결투 등 여러 모드에서 재미있거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업적이 많을 듯하다

팻: 업적 시스템을 통해 하나의 화면에서 모든 전적을 관리할 수 있다. 전장이든 결투든 그간 쌓아온 게임의 결과를 쉽게 확인하고 더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모드가 더 추가된다면 그에 맞춰 관련 업적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존: 업적 중에는 독특한 조건도 많기 때문에 그에 맞춰 새로운 덱을 짜고 신선한 전략을 시도하는 자극제가 되어줄 것이다.

● 결투 모드에 보상 시스템 개편까지, 평소보다 확장팩과 함께 적용되는 업데이트가 많아졌다

존: 우리 팀은 더욱 더 많은 일을 하고자 노력 중이다. 팀 규모가 계속해서 커짐에 따라 그만큼 콘텐츠 생산력도 강화됐다. 전장 관련 콘텐츠를 계속 작업 중이고 이번에 결투 모드도 새로이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