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8강까지 4득점·2도움 활약
중원서 활동량 보조 나선 데폴 등
팀워크 끈끈해… 공격적 전개 예고
37세 모드리치, 경기장 종횡무진
크로아티아, 중원 삼각편대 완성
골키퍼 선방과 공격진 한방 노려
축구계 최고 선수상인 발롱도르 수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제패, 다수의 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축구선수가 누릴 수 있는 거의 모든 영광을 손에 쥔 두 명의 ‘살아 있는 전설’이 14일 새벽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에서 맞붙는다. 아르헨티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왼쪽)와 크로아티아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가 바로 이 두 명의 전설이다. 이미 한 번씩 월드컵 결승에서 패배를 맛봤던 이들이 또 한 번의 결승 도전 길목에서 맞붙는다.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후 빠르게 팀을 추슬러 4강행에 성공했다. 조별리그에서 멕시코, 폴란드와 벼랑 끝 승부를 벌여 2연승으로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고, 16강전에서 호주를 2-1로 꺾었다. 이어 8강에서 네덜란드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까지 벌여 끝내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메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우디전 페널티킥 골로 시작해 멕시코, 호주, 네덜란드전에서 한 골씩 꾸준히 득점을 적립해 4득점째다. 도움도 네덜란드전 선제골 포함 2개로 아르헨티나 팀 공격 전반을 이끌었다.
물론, 메시 혼자만 활약한 결과는 아니다. 이번 대회에 나선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전술적으로 메시의 우승을 위해 전폭적인 희생을 하는 중이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많은 나이로 활동량이 떨어진 메시를 보조하기 위해 미드필더 로드리고 데폴(28·AT마드리드)을 ‘보디가드’로 붙였고, 데폴은 메시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수비 및 궂은일을 전담했다. 데폴 외에도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24·토트넘),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21·벤피카),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22·맨체스터 시티) 등 신성과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34·벤피카),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30·애스턴빌라) 등 베테랑까지 모든 선수가 메시가 빛날 수 있도록 뛰는 중. 덕분에 경기가 거듭될수록 팀워크가 끈끈해지는 중이다.
크로아티아도 팀워크에서만큼은 아르헨티나에 뒤지지 않는다. 모로코, 벨기에, 캐나다 등 만만치 않은 팀들과 싸우며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16강 일본, 8강 브라질과 승부차기 혈투를 벌이는 동안 한 치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았다. 이 중심에 중원 사령관 모드리치가 자리한다. 37세라는 많은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 전역을 누비며 팀을 지휘했다.
여기에 마르셀로 브로조비치(30·인터밀란), 마테오 코바시치(28·첼시)가 모드리치를 뛰어넘는 활동량으로 뒤에서 받치며 강력한 중원 삼각편대가 완성됐다. 본선 진출 32개국 중 최정상급 중원이 상대 공격을 틀어막는 가운데 컨디션 최고조인 도미니크 리바코비치(27·자그레브) 골키퍼의 선방과 공격진의 한 방을 노리는 것이 이번 대회 크로아티아의 승리공식. 결국, 이 공식이 들어맞으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4강 대결은 메시를 중심으로 한 아르헨티나의 공격과 크로아티아의 끈적끈적한 중원 간 한판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메시와 모드리치의 정면충돌 구도인 셈이다. 전설과 전설이 맞붙는 손에 땀을 쥐는 진검승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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