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역대 처음으로 겨울인 11월 중동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이 21일로 개막 30일을 앞둔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이란에 이어 A조 2위로 10회 연속 본선행에 성공했다.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출전은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다. 1954 스위스월드컵에서 처음 세계무대를 밟은 한국의 통산 11번째 월드컵이기도 하다.
총 32개국이 출전해 4개국씩 8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상위 2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방식에서 FIFA 랭킹 28위 한국은 포르투갈(9위), 우루과이(14위), 가나(61위)와 함께 H조에 속했다.
한국 축구의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거둔 4위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은 한일월드컵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월드컵 첫 본선 승리를 시작으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꺾으며 4강 신화를 썼다.
이어 허정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이라는 발자취를 남겼다. 원정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대회다.
2014 브라질월드컵,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연거푸 탈락의 쓴맛을 봤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브라질 대회에선 러시아와 1차전에서 1-1로 비긴 뒤, 알제리(2-4), 벨기에(0-1)에 모두 져 1무2패로 탈락했다.
러시아에선 1·2차전에서 스웨덴(0-1), 멕시코(1-2)에 졌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디펜딩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신태용 감독의 지휘 속에서 김영권(울산), 손흥민(토트넘)의 골을 앞세워 세계 최강을 눌렀다. 하지만 1승2패, 조 3위에 만족했다.
지난달 코스타리카, 카메룬과 A매치 2연전을 치른 벤투호는 이달 말 모여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오는 21일 훈련 소집명단을 발표하고, 28일 경기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모인다.
유럽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나폴리),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등은 합류하지 못해 K리그 선수들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약 2주 동안 손발을 맞춘 뒤, 11월11일 출정식을 겸한 국내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상대와 시간,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기 바로 다음날인 12일에는 카타르월드컵에 나설 최종명단 26명을 발표하고, 14일 결전지 카타르로 출국한다.
리그를 소화 중인 유럽파는 규정상 11월14일부터 대표팀 소집이 가능하다. 이들은 카타르 현지에서 합류할 전망이다.
22번째인 이번 월드컵은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비롯한 5개 도시, 8개 경기장에서 11월21일 개막해 12월18일까지 열린다.
중동에서 열리는 최초 월드컵으로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아시아 대륙의 두 번째 대회다.
객관적인 전력을 감안하고, 주요 매체들의 파워 랭킹 분석을 봐도 한국의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유럽과 남미 전통의 강호 포르투갈, 우루과이의 조 수위 싸움을 전망하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한 손흥민을 필두로 한 벤투호는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위해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 11월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 28일 오후 10시 가나, 12월2일 자정 포르투갈을 차례로 상대한다.
세 경기 모두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우루과이는 월드컵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올랐고, 4강에 오른 횟수만 총 5번이나 된다.
베테랑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다윈 누녜스(리버풀), 스페인 라리가에서 9월의 선수상을 받은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등 정상급 선수들이 넘친다.
손흥민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역시 경계대상이다.
월드컵 4강을 두 차례 경험한 포르투갈은 세계적인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버티고 있어 눈길이 간다.
호날두는 손흥민이 어린 시절부터 롤모델로 삼았던 세계적인 선수다. 이번 대회가 커리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벤투 감독이 조국을 상대로 지략싸움을 펼칠 장면도 관전 포인트다.
아프리카의 가나는 FIFA 랭킹이 낮지만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중국적 선수들이 대거 합류할 가능성이 있어 변수가 큰 상대다.
이번 대회의 최종엔트리는 26명으로 기존 23명에서 확대됐다.
코칭스태프의 운영 방향에 따라 엔트리의 틀이 잡힐 것이고, 이미 9월 평가전을 끝으로 대략의 엔트리 구성은 끝났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월드컵과 달리 선수단의 이동 동선이 짧은 게 눈에 띈다.
과거에는 경기장과 베이스캠프를 오가기 위해 장거리 비행이동을 했지만 경기도(1만185㎢) 수준의 작은 국토 면적(1만1586㎢)으로 인해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
FIFA에 따르면, 벤투호는 도하 시내 르메르디앙 시티센터에서 지내며 훈련장은 숙소에서 약 10㎞ 떨어진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를 사용한다.
4년을 준비한 벤투호 축구의 진짜 경쟁력을 확인하기까지 이제 30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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