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머니 앞세운 자본력에 밀려
63년 만의 아시안컵 유치에 나섰던 한국 축구의 도전이 실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카타르를 2023년 AFC 아시안컵 개최지로 선정했다. 이로써 카타르는 1988년 9회 대회와 2011년 16회 대회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당초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여파로 중국이 올해 5월 개최권을 반납해 개최지를 다시 정하게 됐다. 한국은 아시아 축구 맹주이면서도 1960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제2회 대회를 치른 이후 아시안컵을 유치하지 못했다. 여기에 월드컵과 달리 아시안컵에서는 여러 불운 속 번번이 정상을 놓치자 대한축구협회는 63년 만의 아시안컵 개최와 홈그라운드에서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지난 6월 유치전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2022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와 2023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지인 인도네시아도 경쟁에 참여했다. 이 중 인도네시아는 지난 1일 자국 프로축구리그 경기 중 132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하며 유력 후보지에서 멀어져 사실상 한국과 카타르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한국은 중국이 개최권을 반납한 만큼 이번 대회는 동아시아에서 열려야 한다는 명분과 함께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컬처를 축구와 결합한 ‘축구 축제’를 콘셉트로 정부까지 나서 적극적으로 유치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막강한 자본을 갖춘 카타르가 월드컵을 위해 마련했던 인프라와 출전국들의 비용 제공 등 오일 머니를 앞세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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