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처음엔 뛰지 않았던 마리오
▶ 2. 오버올을 입고 있는 이유
▶ 3. 퇴근길에 놓여있는 파이프를 보고
▶ 4. 좋은 버섯이라고 인식되기 위해서
▶ 5. 초심자도 엔딩을
▶ 6. 고수에게는 훈장을
▶ 7. 공중에 떠있는 블럭의 '부자연'
▷ 8. 마리오다운 "향기"를
8. 마리오다운 "향기"를
이와타
이번 [New 마리오]를 고객님들께 알리려고 할 때는
미야모토씨라면 어떤 식으로 설명하시겠어요?
미야모토
[마리오]라는 게임의 원점을
별로 자신 없는 사람에서부터, 의욕이 넘치는 사람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쉽게 말씀해주셨지만
그거 굉장한 도전이네요.
미야모토
Wii판의 [New 마리오]가
DS판처럼, 발매 후 1년까지도 팔리는 게임이 되는게
제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유행타지 않는 게임이 되길 바라니까요.
거기에 모든 힘을 쏟아 부었습니다.
이와타
1년 후에도 계속 팔리는 것과
1년 후에는 더 이상 팔리지 않는 것은 어떤 점이 다른겁니까?
미야모토
도구처럼 익숙해져서 손을 뗄 수 없는 것이죠.
그리고 언제나 대화 소재가 되는 요소들이 가득해서…
이와타
이야기 나눌 거리가 넘쳐 흐른다.
미야모토
네. 그러니까, 상대방이 알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고,
자기가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는 것도 중요하고,
좀 즐기다가, 어느 지점에선가 멈췄더라도,
친구가 오면, 다시 꺼내서 즐기고 싶은 것이라던가.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라던가,
다른 게임엔 없는 느낌을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분위기라고 할까요… "향기", "향기"에 가깝겠네요.
이와타
"향기"…?
미야모토
예를 들자면, 좋은 영화에는 특유의 "향기"가 나지요.
영화관에서 나는 냄새를 말하려는게 아니라요. (웃음)
영상에 의해서, 독특한 "향기"가 나곤 합니다.
이와타
그건 독특한 개성이나 경향과 같은…
미야모토
많은 감정을 이끌어 내주는 것이,
아마 "향기"와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향기"를
[마리오]에는 [마리오]다운 향기가 나도록
만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오감(五感)을 여러모로
많이 건드려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게임을 이따금 꺼내서 다시 즐겼을 때
매우 즐거워 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살짝 훑는것처럼 1번 즐기는 게임은
아무리 자극이 강해도, 오래 남지 못하죠.
이와타
미야모토씨, 오늘은 "향기"라는 표현을 사용하십니다만,
한편으론 "느낌"이라는 표현도 자주 사용하시죠?
미야모토
네.
이와타
게임의 느낌이라는건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요?
[마리오]다운 느낌이란 어떤 것이죠?
미야모토
뭐, 게임을 할 때 스틱이나 십자 버튼을 사용하는데,
십자 버튼의 하드웨어 성능은 어느 게임을 할 때나 같겠죠.
그렇지만, 게임에 따라서 버튼을 누를 때의 감각이 다르잖아요.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요.
마리오의 조작은, 전통 예술처럼
사내에서 계승되고 있는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니라서
매회 게임을 만들 때마다 새롭게 구성되니까요.
이와타
하지만, 결국에는
미야모토씨 생각대로 정해지는거 아닙니까?
미야모토
아뇨, 다만, 그것도 적당한 수준에서만 그렇습니다.
이번에, [New 마리오]를 만드는데,
'[마리오 월드](※26)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라고 해서
오랜만에 [마리오 월드]를 플레이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기억하고 있던 것과 살짝 달라서…
이와타
아하하하 (웃음)
미야모토
'요즘 것들도 잘 만들어지고 있구나~'라고 했죠. (웃음)
※26 [마리오 월드] : [슈퍼 마리오 월드]. 슈퍼 패미컴과 동시발매된 작품. 시리즈 4번째 작품. 1990년 11월 발매.
이와타
분명, 기억 속에서 미화된게 있겠지요. (웃음)
"느낌"은 시대가 흐르면서
바뀌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고정불변한게 아니라.
미야모토
그렇죠. 게다가 지금은
굉장히 세세한 부분까지 묘사되어 있으니까요.
예전엔 자기 머리 속에서 디테일한 부분은 보완해서 즐겨야 했지만,
이젠 자세한 부분까지 다 보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세세하게 만들었다고 다 좋은건 아니지요.
대담하게 기호화 해버리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운 측면도 있고,
한편으론, 세세한 묘사가 좋은 것도 있지요.
이와타
그 정도의 강약을 조절하는게 중요하죠.
미야모토
음악에서도 그래요.
샘플링만 잔뜩 사용하면 되는건 아니에요.
[젤다]라고 한다면, 바위가 부서지는 소리 같은데에만
샘플링을 사용하는 것이, 리얼한 느낌을 줍니다.
이와타
미야모토씨는 효과음을 많이 고집하시니까요.
그건 아마, '느낌'이라는 것에 정통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미야모토
네. 아주 신경을 많이 씁니다.
예를 들면, 이번에 프로펠러 마리오가 등장합니다만,
프로펠러 소리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서,
사운드 스탭에게 바꾸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되게 곤란한 눈치더군요.
이와타
어떻게 바꾸라는 건지 알 수가 없으니까.
미야모토
그래서 '장수 풍뎅이가 붕~하고 나는 느낌으로'라고 했어요.
이와타
장수 풍뎅이 (웃음)
미야모토
그렇게 하니까 '구체적으로 잘 알았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웃음)
그래서, 다시 만들어 온 걸 들었더니
역시나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영 달라서
'역시 장수 풍뎅이는 안되겠다'라고 했죠. (웃음)
이와타
(웃음)
미야모토
그 스탭은
'이젠 모르겠습니다'라고 하더니
'이건 대체 뭘로 만들어진거죠!?'라고 묻더군요.
이와타
프로펠러의 소재가 뭐냐는 거죠?
미야모토
원래 헬멧에 프로펠러가 달린 수트 같은건
이 세상에 없어요.
이와타
(웃음)
미야모토
'원래 이거 동력이 엔진인가? 모터인가?'
하고 물어보더군요…
이와타
그런건 설정에 없으니까
생각해 본 적도 없죠? 분명 (웃음)
미야모토
'대답하는게 불가능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도 '굳이 따지자면 엔진? 모터?
그것도 아니면 바이오에너지?'라고 물어보더라구요.
이와타
끈질기게, 끈질기게 물어봐서
소리의 이미지를 맞추려 한 것이네요.
미야모토
그걸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느리게 돌 때와 빠르게 돌 때의
소리의 차이를 알 수가 없겠죠.
이와타
역시나.
미야모토
거기까지 듣고서
동력이 꽤나 중요한 것이란걸 깨닫고
'그럼, 다소, 머리를 기울이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던지
이와타
(웃음)
미야모토
그 뒤엔, '헬멧 어택 같은건 없나?'라던지
거기에서도 소재가 마구 나오더군요.
그걸 자연스럽게 정리해 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덧붙여 나간다고 하는 것이
'과정 속의 크리에이티브'입니다. (웃음)
이와타
'과정 속의 크리에이티브' (웃음)
덧붙여, 결국 프로펠러 마리오의 재료는
어떤 설정으로 정했습니까?
미야모토
보통 프로펠러를 손으로 돌릴 땐
'부릉부릉'하죠?
하지만 아마 프로펠러 마리오의 엔진 속엔
가솔린이 들어있지 않을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부르르르 부르르르'하는 소리가 되었습니다.
이와타
역시나.
미야모토
잠깐만-
바이오와 같은, 꽤 느낌 좋은 엔진…
토크(torque)가 큰 모터를 손으로 돌린다…?
뭐, 아직도 확실히 정해진건 아니네요…
이와타
(웃음)
(9. 액션 게임의 올바른 플레이 방법 으로 이어집니다)
저 대신 마지막 편을 올려주실 분 없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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