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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PG의 미래
미래의 관망
이 특집을 통해 우리는 1980년대의 초기 RPG게임에서 90년대의 몰락을 거쳐 오늘날의 인기작 RPG에 이르는 역사를 살펴보았다. 우리는 대형 온라인 게임과 장르혼합형 게임의 번성에 대해서도 논의하였다. 자, RPG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차세대 경향은 무엇인가? 분명 우리는 더 좋은 그래픽과 사운드가 실현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또다른 혁신은 무엇일까?
(2002년 5월 출시예정인 [모로윈드]의 수석개발자) 토드 하워드는 이렇게 설명한다. "[MMORPG는] 현재 온라인 플레이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으며, 따라서 다른 여느 분야에 비해 많은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개발자금이 몰리는 곳은 바로 여기이다. 더 뛰어난 기술을 사용한 게임들도 보고 싶다." 마이크 울프에 따르면, "개선된 그래픽, 개선된 온라인 접속, 그리고 개선된 기술적 성취가 기대된다." 하지만, 또한 그는 "우리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은 장르를 뛰어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항상 그렇고 그런\' 게임플레이 스타일에 싫증을 내고 있다. 신선하고 도전의식을 일깨우는 뭔가를 원하고 있다." 제프 포겔은 다른 견해를 피력한다. "물론, 휠씬 멋지게 구현될 그래픽을 제외한다면, 나는 크게 낙관적이지는 않다. AI와 플롯상의 진전이 없다면, 이미 우리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본다."
RPG는 한때 거대한 세계를 다루었지만, [모로윈드]조차 [대거폴]보다는 휠씬 작다. 이러한 축소경향은 대부분 그래픽에 대한 강조 때문이다. 게임의 세계가 점점 작아지는 대신 휠씬 상세해지는 것일까? 하워드에 따르면, "현재 우리가 그래픽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하다. 게이머들은 앞으로 점점 좋은 그래픽의 RPG를 보게 될 것이다. 다른 장르의 게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마침내 RPG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게임의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평균적인 게임 플레이 시간은 대략 10시간에서 20시간 정도이다. 앞으로 출시될 RPG는 20시간에서 60시간 정도의 플레이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가 덧붙인 바에 따르면, "[엘더 스크롤]은 분명 이것보다는 휠씬 긴 플레이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앞으로 다른 게임들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발더스 게이트]는 이러한 경향에 역행하는 것이었데, 속편이 원편에 비해서 휠씬 더 길었을 뿐만 아니라 휠씬 더 짜임새를 갖추었다. [발더스 게이트 2]가 주는 교훈이라면 주요한 플롯은 휠씬 간결하게 다듬어져야 하며, 서사는 보다 더 짜임새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화된 컨텐츠
유비 소프트사(Ubi Soft)가 출시할 온라인 RPG [쉐도우베인Shadowbane]의 집행 프로듀서인 스캇 허링턴(Scott Herrington)에 따르면, "아마도 (적어도 온라인 게임에서) 앞으로의 CRPG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될 두 개의 게임은 [심즈 온라인Sims Online]과 [네버윈터 나이츠]이다. 차세대의 대형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들이 실현해야 할 가장 큰 혁신점이라면, 플레이어가 만들어 나가는 컨텐츠의 강화와 레벨 노가다의 탈피 두 가지이다."
바이오웨어사의 그렉 제즈첰도 동의하다. "사용자-조정 컨텐츠가 게임업계의 커다란 이슈가 될 것으로 본다. 많은 다른 개발사 및 소프트웨어 업체가 그렇듯이(예를 들어 디스크릿(Discreet)사의 [GMAX]가 좋은 예이다), ([네버윈터 나이츠]에서) 우리팀의 역시 이것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그들이 플레이하고 싶은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 팬들이 우리의 게임으로 만들어 놀라운 것들을 지켜볼 날을 고대하고 있다."
[뱀파이어: 더 매스커레이드-리뎀션]을 차용하여 만들어진 [네버윈터 나이츠]의 파티기반적인 측면에 대해 마이크 울프는 이렇게 말한다. "([뱀파이어]에서) 시도는 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몇 가지 내재적인 기술상의 문제와 접속의 문제 때문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만일 [네버윈터 나이츠]가 성공한다면, 다른 게임들이 우리를 따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온라인의 열기가 가열되면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게이머들의 클랜이 형성될 것이다. 이 같은 커뮤니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임들이 이 장르를 벗어나 이를 재정의하는 위치에 올라서게 될 것이다." 짧은 기간 동안 한정된 동료들과 플레이할 수 있는 모듈 게임(Modular game), 이것이 [네버윈터 나이츠]의 성공 이후에 등장하게 될 게임이다."
더 많은 다양성을 추구한다
데스록은 현재 RPG는 또 하나의 정점에 도달해 있다고 본다. 90년대에 업계에 큰 타격을 주었던 경향과 비슷하게 "기본적으로 엇비슷한 게임들이 양산되는 퇴행적인 모습이 나타난다면," 또 다시 쇠퇴기가 올 수도 있다고 염려한다. 따라서, 장르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 데스록도 이에 동의한다. "더 다양한 배경의 게임이 나왔으면 한다. 펜과 종이로 하는 RPG들은 [마블 슈퍼히어로즈Marvel Superheroes], [감마월드], [스페이스 프론티어즈Space Frontiers], [부트 힐Boot Hill], (스티브 잭슨(Steve Jackson)이 개발한 롤플레잉 규칙에 기반한) GURP 게임들은 팬터지가 아닌 배경에서도 제대로 된 RPG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토드 하워드는 말한다. "게임에서 보다 역동적인 AI 시스템이 도입되었으면 한다. 직업을 가진 NPC들, 서로 루머까지 퍼트리는 NPC들 등등. 우리가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하는 분야는 바로 이것이다." 게임스파이에서 지난 달 전해 받은 [모로윈드]의 시험판으로 판단해 본면, 그는 이 방면에서 성공을 이루어가고 있다. 제프 포겔은 모든 것은 복잡성과 캐릭터에 달려있다고 본다. "복잡한 세계와 이 세계와 엮이게 되는 캐릭터들을 더욱 그럴 듯하게 창조하게 될수록, 보다 진정한 역할 수행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데스록은 장르의 기본에 충실한 게임을 기대하고 있다. "최초로 흥미로운 게임세계를 창조하고 이를 발전시켜 나갔던 \'울티마의 디자인 철학\'으로 회귀하는 RPG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이러한 방향에서 [모로윈드]와 같은 게임들은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다. 우려하는 바는, 이후 상업적으로 성공한 많은 RPG 게임들이 등장하게 되어, 조만간 질 낮은 아류작들이 등장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독립개발사와 모드(Mods)
모드 제작자들과 독립 개발사들은 CRPG의 역사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독립개발사는 무엇인가? 단 한 명이 그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뜯어고치는 것일까?
우리 자문단의 한 명인 제프 포겔은 스파이더웹 소프트웨어사를 꾸려나가고 있다. 포겔은 혼자서 고전풍의 RPG를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그는 또한 [컴퓨터 게임 매거진]에 \'투덜이 게이머(Grumpy Gamer)\'라는 칼럼을 쓰고 있기도 하다). 그는 팬터지에 초점을 맞춘 단순한 RPG들([애버넘], [애버넘 2]), 고대의 로마와 바바리안이 되어 플레이하는 게임([니서게이트Nethergate]), 그리고 많은 팬들이 모드를 제작하고 있는 세련된 어드벤쳐 제작도구([블레이즈 오브 엑사일Blade of Exile])를 선보였다. 팬터지와 공상과학을 혼합한 그의 최신작 [지니포지Geneforge]는 당장 다운로드하여 플레이해 볼 수 있다. 특히 예전 [울티마]의 팬이라면 베타판이라도 체험해보기 바란다.
과거의 게임들이 다시 제작되는 경향 역시 생겨나고 있다. 대부분의 [울티마] 시리즈가 다시 제작되고 있다. [울티마4]편의 3D 리메이크판인 [더 돈 오브 버츄The Dawn of Virtue]를 비롯해, [울티마] 1편, 5편, 6편 등이 현재 제작중에 있다. [데블 휘스키Devil Shiskey]는 최신 기술을 통해 태어난 [바즈 테일]의 리메이크판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다(아직 컨텐츠 사용에 대한 라이센스도 받지 못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애정과 그들이 리메이크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애정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길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내가 이 특집을 작성하고 있을 때 [마이트 앤 매직 9]가 출시되었고, [던젼 시즈]는 이 글이 올라갈 때 즈음 출시될 것이다. [모로윈드]는 5월에 등장할 예정이고, [네버윈터 나이츠]는 6월이나 7월에 선보이게 될 것이다. 게임스파이는 최근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에서 발표된 앞으로의 멀티플레이 게임들에 대해서 상세히 소개한 바 있다.
MMORPG 게임의 리스트는 방대하다. 수퍼히어로([시티 오브 히어로즈City of Heroes])물에서 3류 액션([로스트 컨티넨츠Lost Continents])를 거쳐 우주 저편([스타워즈 갤럭시즈Star Wars Galaxies])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들이 향후 2년 간 등장할 것이다. [애셔론스 콜] 2편도 대기중이며 블리자드사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도 있다. 바이오웨어사의 [나이츠 오브 더 올드 리퍼브릭Knights of the Old Republic]은 엑스박스로 먼저 출시되고 PC로도 등장할 예정이다. 그 이후에는? [마이트 앤 매직 10]? 얼마든지 있다.
아직 시도되지 않은 RPG의 세계는 많이 남아 있다. 따라서, 많은 게임들이 제작될 것이고 많은 혁신들도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컴퓨터는 더욱 정교해져서 게임 역시 이를 반영하게 될 것이다. 언젠가는 컴퓨터로 D&D보다 더욱 사교적이고 복잡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경지에 오르는 것이 개발사들이 추구해야 할 제일의 목표이다. 이렇게 열성적인 팬들이 있는 이상, 이러한 게임은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알림: 애초에는 시리즈를 여기서 끝맺기로 했으나, 한 편을 더 쓰기로 했다. 우리는 CRPG 업계의 중요한 부분인 게임기용 CRPG를 제외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일은 게임기용 CRPG를 다룰 예정이다.
이상 5부 끝
by anarin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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