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카토 | 출시일 | 2020년 10월 28일 |
개발사 | 선헤드 게임즈 | 장르 | 어드벤처, 퍼즐 |
기종 | PC, PS4, XBO, X|S, 스위치 | 등급 | 전체이용가 |
언어 | 한국어 지원 | 작성자 | PforP |
할인계 ESD로는 독보적인 입지를 점하고 있는 험블 번들.
험블 번들은 2017년부터는 인디 게임 배급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어 햇 인 타임'과 '보이드 바스터즈'가 있다.
PC 게임 마니아라면 험블 번들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게임이나 전자책 같은 전자 콘텐츠를 패키지 형태로 묶어서 할인 판매하며, 이렇게 얻은 이익을 통한 자선단체 기부 및 인디 게임계 활성화를 지향하고 있는 사이트다. 양질의 게임을 일정 가격만 내면 살 수 있는 데다 기부 비용의 비율도 사용자가 정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험블 번들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등장한 인디 게임 업계의 큰 손으로써 큰 역할을 했다. 비록 IGN에 인수된 이후 예전만은 못하다는 말을 듣고 있지만, 다가오는 11월 24일로 10주년을 맞이할 정도로, 할인 계열 ESD 쪽에서는 확실히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험블 번들은 단순히 할인 배급망을 넘어서, 게임 배급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 2월 사업 계획을 밝힌 후, 험블 번들 타이틀로 몇몇 게임이 배급 출시되었다. 그중 10월 PC로 발매된 '어 햇 인 타임'은 험블 번들이 배급 사업 기반을 다지는데 큰 공을 세웠다. 기어스 포 브렉버스트에서 제작한 '어 햇 인 타임'은 1990년대 말 3D 플랫폼 게임들에 대한 오마주를 높은 완성도로 발매 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각종 시상식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험블 번들의 배급 사업은 곧, 험블 게임즈라는 이름으로 재편되었으며 지금도 '원 스텝 프롬 에덴'이라던가 '보이드 바스터즈' 같은 화제작을 내놓으면서 순항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래픽 어드벤처의 특성을 보이긴 하지만....
이번 리뷰작인 '카토'도 험블 게임즈가 배급한 인디 게임이다. 우선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제목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뭔가 일본 성씨 같은 게임 제목은,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기도 하며 동시에 영어로 지도학을 의미하는 Cartography에서 따온 제목이다. 게임의 정체성을 잘 반영한 제목이라 할 수 있는데 '카토'는 지도를 소재로 하는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기 때문이다. 제작을 맡은 선헤드 게임즈는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인디 게임 제작사다. 스튜디오를 총괄하고 있는 첸리구오와 첸지아유는 게임 회사에서 만났다가 의기투합해 퇴사 후 선헤드 게임즈를 결성했다고 한다. 이들은 모바일 게임 쪽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2D 도트로 이뤄진 스크롤 액션 게임 'A Ride into the Mountains'와 단순화된 동양풍 수묵화 그래픽이 인상적인 액션 게임 'The Sword'를 내놓았다. 이 두 게임은 여러모로 비주얼이라는 지점에서, 첸리구오와 첸지아유 듀오가 의식적으로 동양적인 감수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카토'는 선헤드 게임즈의 첫 콘솔 게임이자 2D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다. 2016년 가을부터 작업에 들어갔다고 하니, 발매까지 4년 동안 작업을 한 셈이다. 크레딧을 보면 첸리구오와 첸지아유 두 사람이 작업 대부분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게임 분량이 크지 않은 걸 생각하면 의외로 공들여서 만든 거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겠다. 우선 어드벤처 게임이라 설명했지만, 어드벤처보다는 퍼즐에 더 방점이 찍혀있다고 보는 게 좋다. 게임을 뜯어보면, 어드벤처라고 할만한 부분이 적기 때문이다. 스테이지를 돌아다니며 지도 조각을 얻거나, 인물들에게 말을 걸어 퀘스트를 받아 퍼즐을 풀거나, 물건을 찾아다 주는 정도라 생각하면 편하다. 아이템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획득하면 자동으로 장착하거나, 필요한 대상과 상호작용하면 자동으로 쓸 수 있어서 본격적인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이라 보기는 힘들다. 의외로 '미로에서 길 찾기' 디자인 비중이 높긴 한데, 이 역시 어드벤처 장르보다는 퍼즐 장르에 기울어져 있다. 어드벤처 게임으로써 '카토'는, 간략한 수준으로 퍼즐 장르를 보조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본질은 퍼즐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타일로 구성된 지도 조각을 서로 맞게 배치하는 게 중심인 게임이다.
타일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게임이다.
중반부부터는 이런 식으로 기출 변형 디자인도 등장하기도 한다.
대신 퍼즐 장르로써 정체성이 강하다. '카토'는 지도 조각을 맞춰서 진행하는 퍼즐 게임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스테이지에서 하얀 종잇조각을 줍게 될 것이다. 이 종잇조각은 지도 조각으로, 정사각형 타일로 이뤄져 있다. 획득한 지도 조각은 지도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지도 메뉴에서 지도 조각을 맞춰서 진행한다. '카토'의 핵심은 타일의 경계선이 서로 같은 지형 이미지일 때만 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일치하지 않으면, 붙일 수 없다. 대신 지형 이미지만 서로 맞으면, 어떻게 붙여도 상관없으므로 목적지까지 맞는 지형 이미지가 있는 타일을 붙여 빠른 이동을 할 수 있다. 게임 대부분은 스테이지를 탐험해 획득한 지도 조각을 맞추거나, 단서를 듣고 조각을 일정한 형태로 배치해 캐릭터나 새로운 지도 조각을 발견하는 퍼즐을 풀게 될 것이다. 그 점에서 '카토'의 핵심 디자인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조각 퍼즐에 기반해 있다.
게임을 진행될수록 단순히 지도 조각을 이어붙이는 것 이상의 퍼즐이 등장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형이 변하는 스테이지에서 이정표를 따라 빠르게 타일을 붙여서 길을 찾는다던가, 건너갈 수 없는 지도 타일을 다른 지도 타일 간의 연계로 이동한다던가, 지도 메뉴에 나타난 모양에 타일을 맞추거나, 아예 타일을 돌리는 것 자체를 퍼즐을 삼기도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타일 조각이 여러 장 묶여서 블록 형태를 띠기도 하는데, '테트리스'처럼 블록끼리 결합에도 신경 써야 한다. 타일 맞추기 뿐만이 아니라, 스테이지 내 환경이나 인물을 활용한 디자인도 충실한 편이다. '카토'는 흥미로운 아이디어에 안주하지 않고, 상당히 부지런하게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게임이다. 2만 원 가격대에 분량도 그리 길지 않은 편이지만, 장마다 새로운 퍼즐과 환경 요소를 고안해내고 있는 데다 숨겨진 퍼즐 조각 찾기나 장별 재 플레이 같은 다회차 요소도 준비해두고 있어서 체감되는 콘텐츠는 준수한 편이다.
힌트를 주는 방식이 고전적으로 두루뭉술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래도 좀 명확한 힌트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은 부분이 있다.
지도 메뉴랑 스테이지를 오가면서 짜 맞춰야 풀 수 있지만 큰 그림 파악이 다소 까다로웠던 설원 얼음 슬라이드.
단점이 없진 않다. 먼저 힌트/풀이 시스템 설계가 다소 불친절하다. 본 게임의 퍼즐 힌트를 주는 방식이 현대적이라기보다, 고전적이다. 돌려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대다수 퍼즐은 그렇게까지 복잡한 편이 아니라서 머리를 쓰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퍼즐은 힌트와 풀이 간의 연계가 다소 직관적이지 않아서 애먹을 수도 있다. 타일을 맞춰 사막 유적 흔적 쫓아가는 퍼즐이나 이야기의 집에 등장하는 하노이의 탑 마지막 파트가 대표적인데, 이 둘은 공략이 없다면 헤맬 가능성이 크다. 해답만 보면 디자인 자체는 타당하긴 한데, 주어진 힌트만으로 해답을 유추하기가 까다롭다. 파생으로 스테이지 요소랑 지도 타일 맞추기 간의 결합 역시 직관적이지 않아서 번거로운 부분이 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스테이지 요소를 파악한 뒤, 메인 스테이지랑 지도 메뉴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두 시스템 간의 연계가 생각보다 치밀하진 않아 전체 그림을 파악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헷갈린다. 설원 파트에 등장하는, 얼음 슬라이드 경로 맞추는 퍼즐이 이런 경향이 있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지만, '카토'는 조각 퍼즐이 가지고 있는 정형성을 완전히 탈피했다고 보긴 힘들다. 비슷한 타일 맞추기 퍼즐을 지향했던 '고로고아'가 복잡하게 타일 간의 관계와 서사를 설정하고 어느 정도 노선을 정해두되 플레이어에게 스스로 맞춰보라고 제시했던 걸 비교해보면 명백하다. '카토'의 퍼즐은 상당히 잘 만들었고 인상에 남지만, 플레이어의 상식을 뒤집고 새로운 걸 보여주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는다. 그러기엔 게임 내 '법칙'이 강력하게 제시되고, 플레이어의 풀이 역시 법칙에 종속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지적은 소품 크기의 게임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컨셉 아트를 위시해 비주얼이 상당히 좋다.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정도.
무난하다면 무난한 스토리긴 한데, 의외로 설정이 꼼꼼한 편이다.
'카토'가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면 비주얼과 음악, 서사 같은 미적인 부분의 공이 크다. 첫 콘솔 게임이긴 하지만, 선헤드 게임즈는 상당히 깔끔한 2D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다. 'The Sword'랑 달리 수채화와 파스텔 색조로 이뤄진 그래픽인데, 게임이 요구하는 동화풍 세계를 잘 살리고 있다. 특히 색감이 인상적이라 향후 선헤드 게임즈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음악 역시 포크 음악과 일렉트로니카의 조화로 전원적이고 따뜻한 질감을 들려주고 있다. 스토리도, 예측 가능하지만 의외로 안일한 구석은 드물다. 패키지 샷을 보고 짐작했겠지만, '카토'는 아동 지향 판타지 동화에 가깝다. 지도제작자 할머니와 비행선에서 살고 있다가 사고로 추락한 카토가, 다양한 섬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해결해준다, 는 흔하다면 흔한 내용인데 생각보다 설정과 캐릭터 설계가 꼼꼼한 데다 '전통'과 '성장'이라는 주제의식으로 깔끔하게 엮여있어서 훈훈하게 즐길만하다.
'카토'는 기본적으로 소품 게임이고, 가격대에 기대할만한 콘텐츠를 보여주는데 주력하는 퍼즐 중심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하지만 선헤드 게임즈는 깔끔하고 준수한 통제력으로, 흥미로운 소재와 부지런히 준비해둔 디자인, 미적인 일관성 간의 조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으며 마무리까지 그 힘을 잃지 않고 있다. 가끔 정형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데다, 고전 게임이 가지고 있던 '설명 대신 스스로 해답 찾아내기'에 집착해 직관성을 떨어트린 거 아닌가 싶긴 하지만, '카토'는 가볍게 즐길만한 퍼즐 게임을 찾는 사람이나 가족에게 추천할만한 게임이다. 선헤드 게임즈가 이 정도의 공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차기작도 분명 기대해볼 만 할 것이다.
가격대를 생각하면 딱 적당한 크기와 완성도를 지닌 게임이다. 이 정도면 선헤드 게임즈의 콘솔 데뷔전은 선방했다고 할 수 있겠다.
작성 PforP / 편집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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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패스에 있길래 해봤는데 꽤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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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있던차에 게임패스에 있어서 했는데 일단 너무 이쁘고 힐링이 되는 느낌. 꽤나 재밌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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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넘 좋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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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아름다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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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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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타임 얼마나 나오나요? | 20.11.14 12: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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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게임패스 올라왔을때 다운걸어놓고 잠깐 해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용극2 마무리 하는대로 달릴 생각입니다. | 20.11.14 16: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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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설명에는 5~7시간이라구하네요 | 20.11.16 2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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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 :) | 20.11.16 21: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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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아름다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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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있던차에 게임패스에 있어서 했는데 일단 너무 이쁘고 힐링이 되는 느낌. 꽤나 재밌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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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 말 걸어보세요 거기선 힌트가 없어서 저도 막혔었어요 ㅎㅎ | 20.11.14 06: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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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게임을 기억하시는 분이 있네 | 20.11.20 08: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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