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크로노스: 비포 디 애쉬 | 출시일 | 2020년 12월 2일 |
개발사 | 건파이어 게임즈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기종 | PC / PS4 / Xbox One / NS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음성,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게임에서의 ‘리메이크’라고 한다면 과거의 명작을 다시금 만드는 것이 주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과거 게이밍 환경에서 제작된 게임을 현세대에 맞게 다듬는 것은 기존 팬들에게 유의미한 결과물이 될 수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원작의 게임 디자인이 변화를 맞이하기도 하며, 과거에 출시되지 않았던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등 리메이크로 많은 것들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크로노스: 비포 더 애쉬’는 리메이크 측면에서 흥미로운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은 후속작 포지션을 이어나가는 ‘렘넌트: 프롬 더 애쉬’의 성공 이후 리메이크가 결정된 타이틀이라는 점. 그리고 VR 게임으로 출시된 원작을 PS4와 Xbox One, PC로 출시한다는 점 때문이다. 렘넌트가 전 세계적으로 270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음을 생각하면, 이전 타이틀의 리메이크는 정해진 순서였을지도 모른다.
VR 게임으로 출시되었던 ‘크로노스’는 여느 VR 게임들과 같은 체감형보다는 액션 어드벤처의 형태로 출시된 타이틀이었다. 후속작 까지 이어진 어둑어둑한 특유의 세계관을 먼저 선보인 것은 물론이고 소울 라이크에서 느낄 수 있는 전투의 흐름을 일부 시험했던 타이틀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VR이라는 플랫폼에 맞춰서 카메라 연출을 잘 활용했다고 할 수 있다. 고개를 돌려서 주위를 파악하는 VR의 특징을 살려, 특정 지역마다 고정된 카메라 위치를 두고 연출을 가미하는 등 독특한 형태의 플레이를 강조했다.
게임 외적으로는 개발사인 건파이어 게임즈가 만들었던 타이틀 중에서도 유의미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다크사이더스2 DE 부터 다크사이더스 3까지 시리즈 개발을 맡은 건파이어 게임즈가 전투의 형태를 바꾸기 시작 한 지점이 바로 크로노스 VR부터였기 때문이다. 크로노스 VR 이후 달라진 전투의 방향성은 ‘다크사이더스 3’를 거쳐 크로노스의 후속작인 ‘렘넌트’까지 이어지게 된 셈이다.
시스템적 발전으로 이어진 '렘넌트: 프롬 디 애쉬'
그렇기에 이번 리메이크는 ‘어떻게’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준점이 생긴다고 할 수 있다. VR에서 보여주는 효과적인 연출과 일반적인 플랫폼에서 생각할 수 있는 효과적인 연출은 방향성이 다르게 구성될 수밖에 없어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건파이어 게임즈의 방향성이 전투 위주로 재편되는 과도기적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리메이크를 단순한 플랫폼 변경으로 일축하기에는 VR이라는 플랫폼에서 보여줬던 특징이 너무 강하다. 그렇다고 이러한 특징을 제거한다고 가정하면? 크로노스는 몇 가지 특징적인 시스템만이 남는 평이한 게임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크로노스의 이번 리메이크는 ‘어떻게’에 주목하여 게임을 구성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정리할 수 있다.
죽을 때마다 캐릭터가 나이를 먹고 동작과 플레이에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요소는 그대로 두고, 카메라 등의 게임 플레이를 조금씩 수정하는 식으로 변화가 이루어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주얼 측면에서는 최신작인 렘넌트에 조금 더 가까운 모습이며,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다크사이더스2 DE’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퍼즐을 해결하는 것이 진행의 핵심으로 자리한다.
2016년 발매된 게임을 원작으로 두기에, 이번 리메이크는 크게 모난 부분 없이 단조로운 게임 플레이를 보여준다. 단, VR로 출시된 타이틀이었던 만큼 PC와 콘솔에서 이를 표현하는 방법론. 특히 카메라 위치를 다루는 부분에서의 의도가 변화를 맞이했다.
카메라는 원작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평할 수 있었다. 게임의 시점 자체가 전투보다는 모험과 탐험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원작에서 대부분의 UI를 제거한 것도 플레이어에게 탐험 비중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지였다. 좁은 시야각과 카메라 위치를 장소마다 달라지게 구성한 것도 전투가 아닌 탐험에 더 큰 비중을 두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2106년 원작에서 시점을 활용하는 연출이 인상적인 부분이었다면, 리메이크에서는 이 또한 평범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기본적으로 카메라 위치가 고정되는 형태로 제작된 게임에서, 캐릭터 뒤에 카메라를 위치한 자유시점으로 변경되면서 나온 결과물이다. 과거처럼 제한된 시점이었다면 인상 깊을 뻔 했던 몇 가지 연출은 시점의 자유를 얻게 되면서 원작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다.
VR로 봤다면 다르게 다가왔을 연출들이 많다.
시점에 따른 변화를 단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 ‘석상 몬스터’다. 이 몬스터는 플레이어가 제거할 수 없는 몬스터이며, 붙잡혔을 때 플레이어를 바로 사망으로 이끄는 즉살형 장애물로 작동한다. 특이한 점은 ‘플레이어가 바라보고 있을 때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닥터후에서 나왔던 ‘우는 천사’를 생각하면 된다.
‘바라보고 있을 때 움직이지 않는다’는 조건은 원작 기준으로는 특징적인 플레이로 유도되는 부분이었다. 초기 시점이 고정되어 있었기에, 석상을 항상 시야에 넣고 전투를 진행하려면 반드시 몸이나 고개를 돌려서 전투를 진행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시야는 달라지고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이 변하며 게임 플레이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렇다면 리메이크에서 이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카메라의 위치가 캐릭터의 뒤로 적용되면서 이들의 움직임을 막는 것은 너무도 쉬운 일이 됐다. 한계가 있는 시점에서 전투와 진행. 그리고 석상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서 다각적으로 시점을 돌려야 했던 플레이는 카메라 조작이 편해지면서 평범한 플레이로 이어지게 됐다. 석상 몬스터가 주는 긴장감과 공포감이 어느 정도 유지되기는 했지만, 원작만큼의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고 하겠다.
카메라 활용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던 석상 몬스터는
리메이크에서는 제한이 줄어들면서 평범하게 피할 수 있는 적이 됐다.
VR 원작에서 전투는 난관이 아닌 일종의 방해물로만 작동했고 이는 리메이크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전투의 횟수는 상대적으로 적으며, 배치도 악랄하지 않아 높은 난이도가 아니면 큰 난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형태로 전투가 이어진다. 전투 메커니즘도 특별한 것은 없다. 2016년 VR로 출시된 타이틀이기에 복잡한 전투보다는 공격과 방어의 흐름에만 주목한 상태다. 공격 시의 스태미너 소모도 없기에 방어와 회피만 잘하면 대부분의 전투가 순조로이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띄고 있다.
적들의 배치도 다음 레벨이나 지역으로 전진하는 길을 가로막는 형태나, 길목을 보스가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나 퍼즐과 모험을 중심으로 게임이 디자인되었고 전투는 퍼즐을 해결하기 위한 힌트 또는 열쇠 등을 확보하는 과정의 허들로 작동하고 있다. 전투의 난이도를 중심으로 풀어내기보다는 어드벤처의 정체성이 더 강했던 것이 원작 ‘크로노스’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진행은 대부분 무언가 단서를 사용하거나
퍼즐을 풀어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후속작인 렘넌트가 전투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면, 크로노스는 퍼즐이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중심으로 작동한다. 지역 곳곳에 있는 단서들을 모으고 조합하여 길을 가로막는 퍼즐과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형태다. 길이 막혔을 때 인벤토리를 열어 단서를 찾고 해결하거나 약간의 조정으로 숨겨진 길을 찾는 과정이 다음 진행을 위한 요구 조건으로 작동한다.
진행 과정에서 곳곳에 힌트를 배치해둔 것도 퍼즐 풀이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요소다. 단, 한국어판에서는 이 단서들을 제대로 볼 수 없다. 한국어화를 거치면서 문서들에 적힌 문자가 제대로 표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단, 전체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퍼즐이 복잡하지 않은데다, 약간의 추론만 할 수 있다면 진행을 무리없이 할 수 있어서다.
오히려 실제로 뇌지컬을 요구하는 이러한 퍼즐이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편.
몇 개의 보스전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 몬스터 전투와 마찬가지로 이들 또한 장애물로서의 역할을 벗어나지 않는다. 목적은 어디까지나 최종 목적인 ‘용’을 잡기 위해서 모험하는 과정에 있고, 캐릭터와 무기의 육성 등은 이를 보조하는 역할로만 남는다. 조금 더 편하게. 그리고 조금 더 안정적으로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도구에 가까울 뿐이다.
전투와 관련해서는 나이를 먹는다는 개념이 독특하기는 하나, 단조로운 플레이의 다양성을 보완하기 위한 방책에 더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전투가 간결하게 진행되기에 설정을 통해서 강제적으로 플레이의 방향을 바꾸기 위함이다. 나이가 들수록 마법 능력치를 육성하기 위한 요구치가 감소하고 움직임을 달라지게 하는 것에서 억지로라도 전투에서의 변주를 가하겠다는 목적을 엿볼 수 있다.
보스전은 그저 구색을 갖추는 수준으로 마감된다.
일반적인 적들의 수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움직임과 전투 흐름이 이어졌다면, 단조로움은 더욱 강화되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죽음의 과정을 거치며 변화하는 플레이는 플레이어의 조작 능력이 충분하다면 의미를 잃게 된다. 죽지 않기에 유의미한 변화를 찾을 수 없고 간단하게 구성된 전투와 소수의 적을 상대하며 젊은 상태로 게임을 마치게 된다.
종합하자면, ‘크로노스: 비포 디 애쉬’는 VR이라는 플랫폼을 벗어나면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는 리메이크가 됐다. 원작의 게임 플레이가 카메라를 구간별로 고정하며 인상에 남을 만한 결과물을 곁들였다면, 캐릭터 뒤쪽에 카메라를 고정한 리메이크는 오히려 평범한 연출과 플레이처럼 다가오게 됐다.
후속작인 렘넌트의 성공으로 리메이크까지 이어진 타이틀이지만, 과거의 물건이기에 렘넌트의 프로토타입 같은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 총격전도 없어 전투는 단조로우며, 육성 측면도 나이를 먹는다는 특이점을 제외하면 기본만을 갖춘 형태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남는 것은 렘넌트까지 이어진 세계관과 설정. 그리고 단편적인 사건에 대한 단서에 더 의미가 있다. 한편으로는 게임의 구성 자체가 후속작인 렘넌트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렘넌트로 유입된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렘넌트의 전투를 기대했다면 오히려 실망할 수 있다.
전투보다는 퍼즐을 해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강렬한 전투를 보여주지 못하고 어드벤처와 퍼즐에 더 집중하는 형태는 현재 시점에서는 조금 낡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건파이어라는 개발사가 출시했던 타이틀 중에서도 가장 전투가 적은 타이틀이며, 2018년 다크사이더스3와 2019년 렘넌트까지 이어지는 전투 위주의 게임 디자인의 가장 처음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크로노스의 특징적인 카메라 연출을 포기하면서 너무도 평범한. 혹은 그 이하의 타이틀이 되었지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최소한의 요구치는 갖춘 타이틀이 됐다. 장르는 렘넌트와 달리 어드벤처에 충실하고 있으므로 소울 라이크로써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을수록 좋다. 시작부터 끝까지. 10여 시간 정도를 적당히 플레이할 수 있는 타이틀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작성 및 편집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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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이었지 오큘러스 CV1 나왔을때 재밌게 했었음 그런데 vr이 아니었으면 그냥 평작이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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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크로노스 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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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넌트 총크소울이라고 평가가 굉장히 좋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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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에서는 평가 꽤 괜찮은 게임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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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의 경우 확실히 카메라 연출 다르네요;; 16년에 출시한 VR버전에선 제 기억으론 거인이랑 주인공 둘다 옆에서 바라보는 카메라 시점이었는데.. 이게 확실히 3인칭 VR게임 기준으로 잡고 만들어서 일반 버전은 아쉬운게 많을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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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에서 평가도 좋고 한동안 순위권에도 있었습니다 | 20.12.04 17: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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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쿤
렘넌트 총크소울이라고 평가가 굉장히 좋습니다 ㅎ | 20.12.06 13: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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