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정거장 세바스토폴. 어머니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 이곳에 왔지만, 어찌 된 일인지 여긴 서로 죽이지 못 해서 안달이 난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안드로이드로 인해 무법 천지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무엇보다 섬뜩한 것은 그놈… 그놈은 내가 본 어떠한 생명체보다 빠르고 강하고 영리하며 집요하다. 내가 가진 모든 무기를 다 동원해도 제압할 수 없었고 언제 어디서든 나타났다. 정체가 뭘까. 아니 그것보단 지금쯤 그놈이 날 포기하고 멀리 가버렸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제 이 캐비닛을 열고 밖으로 나가도 괜찮을까?"
이번 작품의 주인공 아만다 리플리. |
그리고 게임의 무대가 되는 세바스토폴 우주 정거장. |
토탈 워 시리즈로 유명한 제작사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가 이번에는 에이리언을 주제로 하는 게임을 들고 왔습니다. 그것도 호러 서바이벌 장르로 말이죠. 사실 이전까지 게이머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었던 에이리언 게임은 '에이리언 : 콜로니얼 마린즈'일 것입니다. 기어박스가 개발한 이 게임은 언론과 게이머들로부터 온갖 악평을 받고 심지어 허위 광고로 인해 소송까지 휘말리는 흑역사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에이리언 신작이 나온다고 했을 때도 처음엔 기대하는 사람들 보다 걱정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저 역시도 그랬구요.
하지만 크레이티브 어셈블리가 개발한 '에이리언 : 아이솔레이션'은 콘셉트부터 이전 에이리언 게임들과는 방향이 달랐습니다. 영화 에이리언의 스타일을 리들리 스콧 감독 방식의 1편과 제임스 카메론 감독 방식의 2편으로 구분한다면, 에이리언 : 아이솔레이션은 1편 영화에 좀 더 가깝게 액션성을 배제하고 순수한 호러를 중점에 두고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약하디 약한데 비해 에이리언은 몸서리치도록 강해서 덤비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도구와 주변 환경을 총동원해 어떻게든 도망가고 살아남아 목표를 완수해야 합니다.
세바스토폴 정거장은 이미 반쯤 폐허가 된 상태. |
리플리는 이곳에서 온갖 역경을 겪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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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돌변하는 안드로이드도 무섭지만… |
역시 최고의 공포는 에이리언과 마주치는 일. |
콘셉트뿐만 아니라 스토리도 원작 에이리언과 연결됩니다. 게임의 주인공인 아만다 리플리는 영화 에이리언의 주인공이었던 엘렌 리플리의 딸이며, 게임의 배경이 되는 우주 정거장 세바스토폴은 영하 1편의 배경이었던 노스트로모 호의 블랙박스를 회수한 곳입니다. 아만다 리플리는 어머니 엘렌 리플리의 행방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세바스토폴 정거장에 들어가지만, 그곳은 이미 반쯤 폐허가 되어버렸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에이리언 한 마리마저 돌아다닙니다. 주인공은 이곳 세바스토폴에서 인간과 안드로이드 그리고 에이리언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아주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괜찮은 그래픽을 보여준다. |
특히 버려진 곳의 음산한 분위기를 아주 잘 살린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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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있는 금속의 질감도 괜찮고… |
에이리언은 아주 멋지게 디자인 되었다. |
첫눈에 보이는 그래픽은 그렇게 뛰어나다고 할 수 없습니다. PS4 기준으로 볼 때, 우주 정거장 내부의 오브젝트나 벽의 텍스처는 가까이에서 확인하면 묘사가 세밀한 편은 아니며, 우주 정거장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광원 자체가 강렬하다거나 실시간으로 빠르게 변할 일이 잘 없어서 광원 효과가 뛰어나다는 느낌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특정 구간에서는 계단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다만 게임 플레이 자체가 정적이고 화면에 나타낼 오브젝트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프레임은 대부분의 경우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이고, 1080p 해상도로 인해서 전체적인 화면은 깔끔해 보입니다. PC 버전도 잠깐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메인스트림 정도의 사양에서 높은 수준의 옵션을 걸고 해도 프레임 저하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최적화가 잘 된 느낌입니다.
이렇게 그래픽의 기술적 부분은 크게 좋지도 그렇다고 크게 나쁘지도 않은 평이한 수준으로 느껴졌지만, 그래픽 디자인이나 분위기에서 오는 미술적인 느낌은 매우 뛰어나서 그 자체로도 보기 좋을 뿐만 아니라 게임과도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재앙을 만나 반쯤 폐허가 되어버린 우주 정거장의 모습을 표현함에 있어서, 광원을 상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여 전반적으로 음침한 모습을 잘 나타내었으며, 벽과 바닥의 색을 차갑고 단순하게 그려내어 한정된 공간 안에 고립된 느낌, 쓸쓸함, 공포를 잘 살렸습니다.
그리고 이따금 흩날리는 먼지와 연기는 그런 분위기를 더 잘 살게 합니다. 거기에 터미널이나 전등, 우주복 등 주변 사물의 디자인을 70~80년대 풍으로 하여 상당히 레트로한 느낌을 주고, 몇 가지 장치와 물건은 아예 영화와 아주 비슷하거나 똑같이 디자인되어 있어서 영화 에이리언 1편을 보신 분들은 그래픽 적으로도 영화와 게임이 잘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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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들도 자주 등장한다. |
우주복도 왠지 영화와 비슷한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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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
아이템 박스 인터페이스에도 흔들리는 표현을 넣어 옛스러움이 엿보인다. |
그래픽이 음침하고도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면, 이러한 분위기를 다지고 완성하는 것은 역시 사운드입니다. 숨고 피하고 도망가는 이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전반적으로 들려오는 소리는 적막하리만큼 상당히 절제되어 있습니다.
상당히 조용한 가운데서 들려오는 주인공의 발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차디찬 기계음,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눈을 감고 가만히 듣고만 있어도 오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여기에 불현듯 울리는 경보음, 갑작스러운 안드로이드의 경고, 어디서 튀어나와 주변을 서성대기 시작하는 에이리언의 쿵쾅대는 발소리는 플레이어에게 도망가지 않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상기시킵니다.
배경 음악도 잔잔하고 쓸쓸하게 흐르던 것이 어느 순간 멈춰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고요함을 조성한 뒤에 중요한 순간에 다시 베이스를 강하게 울리거나 빠른 템포의 음악으로 돌변하여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하는데 일조합니다.
게임을 쉽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도구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 |
무기도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
설계도를 입수하여 도구 제작법을 배우거나 도구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
재료를 입수하여 회복약 등의 아이템을 제작한다. |
게임 플레이의 기본적인 뼈대는 최근 액션 어드벤처 게임의 흐름과 대체적으로 유사합니다. 플레이어에게는 큰 목표와 그 목표를 구성하는 작은 목표가 주어지고, 이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발생하는 대화와 이벤트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 목표는 PS4를 기준으로 터치 패드를 누르면 나오는 지도에 표시되는데, 대체로 '무엇을 작동하라'나 '무엇을 찾아라' 또는 '어디로 가라' 등으로 구성됩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은 대부분 길을 찾아가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지도가 있지만 이미 들린 곳만 표시되고 아직 가지 않은 곳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길을 찾거나 지도를 구해서 지도를 밝혀야 합니다. 다른 게임과는 달리 화면에 목적지를 알려주는 마커가 화면에 별도로 나타나지 않아서 직접 지도를 보며 찾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목표 지점은 지도에 이미 밝혀진 부분인 경우에만 정확하게 표시되며 아직 가지 않은 곳에 존재하거나 별도로 장치를 작동해야 열리는 곳은 정확한 지점이 표시되지 않아서 직접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부분은 어드벤처 게임이나 FPS 게임의 길 찾기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요소이지만 표시되는 마커를 따라 쉽고 빠르게 진행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요소로 보입니다. 다만 맵 디자인이 고전 게임들에 비해서 무척 단순한 편이고 초반에 얻게 되는 모션 트래커를 작동하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대략적인 방향이 표시되기 때문에 길 찾기가 그렇게 막막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드벤처 게임의 한 재미인 길 찾기 요소를 잘 살리면서도 지나치게 불편해지는 것은 막는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문은 특정 아이템을 찾아야 열리고 또 어떤 문은 다른 곳에서 돌아 나와서 열어야 해서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동 범위가 넓어지는 점은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 때 시간이 제법 걸리거나 따로 이런저런 조작을 해줘야 열리는 문도 평소에는 약간 번거롭지만 쫓기고 있는 경우에는 긴박한 상황을 연출하는 도구로 이용되어 재미의 일부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문을 열 때 해킹이 필요한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편인데, 이 해킹이 단순하고 패턴이 정형적이라서 오히려 귀찮게만 느껴진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굳이 퍼즐을 넣어야 했다면 이런 해킹 퍼즐 말고 맵 상의 오브젝트를 이용한 스케일이 큰 퍼즐을 늘렸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중간에 만나는 적을 대하는 방식은 잠입 액션 게임을 떠올리면 됩니다. 주인공의 체력이나 공격 능력은 약한 편이지만 등장하는 적은 상당히 강해서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상대하기는 힘듭니다. 맵 구성도 은신 플레이를 고려해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곳곳에 몸을 숨길 수 있는 화물이나 캐비닛, 옷장이 있어서 쉽게 은신이 가능하고, 여러 곳에 몸을 웅크려서 지나갈 수 있는 작은 통로가 제공되어서 정면으로 지나가기 힘든 곳은 우회하여 지나갈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계 장치를 이용한 잠입 플레이였습니다.
장치를 통해서 방에 증기를 만들어 적의 시야를 가리거나 다른 방법으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가능해서, 방을 간격으로 어느 정도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다만 장치의 메뉴가 어떤 효과를 발생시키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어서 직접 실험해봐야 한다는 점은 약간 불편한 점이 아닌가 합니다. 이 외에도 섬광이나 연막, EMP 등 도구를 이용해서 위기를 탈출하거나 제한적이나마 무기를 이용한 돌파도 가능해서 플레이의 다양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환기구를 이용해 몸을 숨기거나 이동할 수 있고 |
바닥을 열고 들어가 숨을 수도 있다. |
하지만 어떤 곳은 이렇게 전원을 넣어야 작동하기도 한다. |
장치를 조작하여 숨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다. |
등장하는 주요 적에는 인간, 안드로이드, 에이리언이 있습니다. 인간의 경우에는 총을 이용해서 공격해오지만 체력이 낮은 편이라 어느 정도 맞대응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추적이 그렇게 집요한 편도 아니고 인식 능력도 좋지 않아서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는 체력이 높아서 리볼버로 5~6발 정도 맞추거나 근접 공격을 많이 해야 잡을 수 있습니다. 인식 능력도 인간 보다 높고 추적 시간도 꽤 길지만 속도가 느려서 들켜도 멀리 도망가서 숨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은 에이리언입니다. 에이리언은 어떤 무기도 통하지 않습니다. 강한 무기를 사용해도 잠깐 주의를 돌리거나 시간을 끄는 정도만 가능하고 곧바로 다시 쫓아옵니다. 인식 능력도 굉장히 뛰어나서 작은 소리에도 바로 반응하고 멀리 있더라도 발견해서 빠른 속도로 접근합니다. 그리고 추격이 상당히 집요한 편이라서 꽤 멀리 도망가더라도 끈질기게 쫓아옵니다. 이렇게 에이리언을 절대적인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게임이 긴장이 넘칩니다. 처음에만 공포의 대상이다가 이후에는 태세가 바뀌어 학살의 대상이 되는 기존의 AAA급 호러 타이틀과는 달리, 암네시아나 아웃라스트처럼 대항할 수 없는 적을 제시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매 순간 죽음의 공포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인물 묘사는 꽤 디테일한 편이다. |
에이리언의 행동도 상당히 독특합니다. 다른 게임의 적은 등장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고 이동 패턴과 반경도 일정하지만 이 게임에 등장하는 에이리언은 정해진 루틴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들켜서 게임 오버된 기억을 되살려 이번에는 여기서 조심해야지 하면서 다시 가면 에이리언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엔 분명 없었던 곳에서 갑자기 등장하거나 문을 열고 있는데 뜬금없이 나타나서 매우 당황스럽게 만듭니다. 이런 에이리언의 임의성 때문에 평범한 상황에서도 항상 발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틈나는 대로 모션 트래커를 확인해야 합니다.
플레이어가 에이리언의 공격에 대응하는 방법에 따라 에이리언의 행동 패턴이 변화하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제작사인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 측에서 밝힌 대로 플레이어에게 적응하는 AI라고 할 수 있는데, 가령 플레이어의 스타일이 도구를 이용해서 에이리언의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을 선호한다면, 다음에 에이리언을 만났을 때는 소리가 나는 반대 방향을 먼저 탐색합니다.
그리고 무기를 이용해서 시간을 버는 행동을 자주 하면 무기를 피해서 이동하고 비슷한 장소에 숨는 것을 반복하면 그 주변을 집요하게 서성입니다. 제 경우에는 숨는 플레이를 자주 하는 편인데, 숨은 상태에서 분명히 눈앞에서 에이리언이 그대로 지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30여 초 뒤에 밖으로 나왔는데 곧바로 에이리언이 뛰어와서 배가 관통 당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아마 근처에서 제가 나오길 기다린 것이 아닌가 싶네요.
물건 뒤에 몸을 숨길 수도 있고 |
옷장 안에 숨을 수도 있지만 |
기척을 내면 집요하게 관찰하는 AI들. |
에이리언은 더 집요하게 한참을 코 앞에서 서성인다. |
이렇게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에이리언의 행동이 변화하므로 게임이 원 패턴으로 흐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이런 비슷한 류의 게임이 대부분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플레이가 한 가지 패턴으로 흐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는데, 에이리언 : 아이솔레이션은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았나 합니다. 하지만 역시 이런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더 많은 실패를 경험하게 되고 더 많은 패턴을 준비해야 하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피곤하게 느껴질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실제로 에이리언이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5분 동안 가만히 있었던 적도 있으니까요. 장점이 더 많지만 약간의 단점도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제 봐도 반가운 세이브 포인트. |
해킹 퍼즐은 너무 단순해서 귀찮은 부분이 있다. |
번거로운 조작을 거쳐야 열리는 문도 있고… |
키 카드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재미있는 요소. |
외국 리뷰 중에 자동 저장용 체크 포인트가 부족하고 지나치게 수동 세이브 포인트에 의존한다고 지적하는 리뷰가 있었는데, 직접 해보니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는 중에 10분에서 20분 간격으로 세이브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어서 다른 게임의 오토 세이브 포인트 간격과 큰 차이가 없는 편이고, 이미 발견한 세이브 포인트는 지도에 친절하게 표시되기 때문에 급하면 되돌아가서 저장하기도 쉬운 편입니다.
게다가 사실 이런 장르의 게임에서는 급박한 상황에서 세이브 포인트를 찾아 헤매고 우여곡절 끝에 발견한 세이브 포인트를 보며 반가움을 느끼는 것도 재미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이런 방식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세이브를 할 때 일정 모션을 거치는 것은 다소 불편하긴 합니다만 그런 모션을 거치는 동안 공격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이 또한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번 세이브를 하고 그 자리에서 다시 세이브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1분 정도 걸린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게임을 끄기 위해서 세이브를 했는데, 뒤를 돌아보니까 아이템이 있어서 이걸 챙기고 다시 세이브를 하려는 상황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중간 중간 다양한 이벤트가 등장하는데… |
꽤 박진감이 넘쳐서 봐줄만 하다. |
처음에는 친절한 안드로이드가… |
이렇게 무시무시한 존재로 돌변합니다. |
정작 문제점을 느낀 것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먼저 초반부 진행이 다소 늘어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간 천천히 플레이하는 스타일인 제 경우에는 2시간 동안 적다운 적이 등장하지 않았으며 사실상 튜토리얼에 가까운 부분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게 긴 시간을 튜토리얼로 잡았음에도 제대로 설명이나 연습을 제공하지 않는 시스템이 꽤 있었고, 최초로 안드로이드를 상대하는 구간은 3시간 만에 등장했으며, 이벤트를 제외한 에이리언과의 첫 추격전은 4시간이 넘어서 시작되었으니, 총 플레이 타임을 넉넉하게 20시간으로 잡아도 본 게임의 시작이 상당히 늦은 편입니다. 물론 나중에는 에이리언이 나오기 전을 그리워하게 되었지만 어쨌든 전체적인 게임의 전개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또 다른 문제는 플레이가 계속될수록 여태 해왔던 것의 반복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아웃라스트의 경우에는 플레이 타임이 상당히 짧아서 상대적으로 이런 느낌이 덜했고, 다른 잠입 게임은 스테이지마다 새로운 적들이 등장하거나 새로운 무기나 능력이 해금되고 완전히 다른 성향의 맵을 넣는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피하곤 합니다. 그러나 에이리언 : 아이솔레이션의 경우에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무기, AI의 변화 등 새로운 요소가 등장하긴 하지만 이런 변화가 조금씩 그리고 느리게 일어나는 편이라 약간의 지루함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배경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긴 하지만요.
안 한글이라서 아쉬운 부분. 그래도 사야합니다. |
중반부터 꽤 자주 보게 될 장면. |
그리고 이건 게임 외적인 부분이긴 한데, 역시 한글화가 안 된 부분이 아쉽다는 것입니다. 대화가 짧고 잘 발생하지 않아서 이런 부분은 괜찮은데, 터미널에서 볼 수 있는 기록은 상당히 많은 편이라서 이걸 다 읽고 있으면 약간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배경 스토리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기록도 있는 편이라 맘 편하게 안 읽고 넘어가기도 애매해서, 개인적으로 한글화 여부를 잘 따지지 않는 저로서도 이번만큼은 한글화가 안된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일부 사소한 단점들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이 게임의 훌륭함을 가릴 정도로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음산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는 그래픽 디자인과 사운드, 잠입의 긴장감을 훌륭하게 유지하는 여러 시스템과 레벨 디자인, 단점 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되는 AI는 이 게임을 호러와 잠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구매해야 할 게임으로 만듭니다. 또한 스토리와 설정상의 접점으로 인해서 영화 에이리언 시리즈, 특히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 1편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꼭 해봐야 하는 게임임에 분명합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명작 호러 게임의 탄생을 축하하고 이러한 게임을 즐기게 해준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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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음갤에서 드립못친다고 구박받았는데.. 이곳에서 희망을 보고갑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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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십팔리언 같은 소리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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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사이트 개설 이래 최악의 드립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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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음. 에일리언 에이리언 에삼리언 에사리언 에오리언 . . . 에억리언까지 1억편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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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음. 에일리언 에이리언 에삼리언 에사리언 에오리언 . . . 에억리언까지 1억편 나옴. | 14.11.27 23: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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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사이트 개설 이래 최악의 드립으로 예상된다 | 14.11.28 02: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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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음갤에서 드립못친다고 구박받았는데.. 이곳에서 희망을 보고갑니다 ㅠㅠ | 14.11.28 08: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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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십팔리언 같은 소리하고 있네. | 14.11.28 12: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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