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코롬 보일러를 끓여서 만든 증기의 힘으로 문명을 진보시킨 걸 배경으로 하는 것들이 스팀펑크.
사람들이 알만한 작품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이렇게 강철+내연기관+병기와 군인 등의 소재를 주로 차용하는 게 디젤 펑크.
사람들이 주로 알만한 작품으로는 강철의 연금술사나 바이오쇼크, 설국열차 등이 있죠.
그리고 따지고 보면 펑크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 기술이 발전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이버 펑크가 있죠.
사람들이 잘 알만한 작품으로는 블레이드 러너, 공각기동대 등이 있습니다.
사이버 펑크라는 장르가 처음 나왔을 때야, 거기 담긴 사상이라든지, 갈등이라든지를 다 떼놓고 봐도, 솔직히 멋졌을 겁니다.
어.... 음.... 누군가에게는 멋졌을 겁니다.
아마도.
아무튼 소설의 빈민들의 삶이 우울하건 말건, '미래에는 저런 쩔어주는 기술들이 생기는 것인가?'이런 기대감을 품은 사람도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21세기가 되고 보니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문제였죠.
하지만 이 아저씨가 세상을 말 그대로 뒤집어버렸고, 기술은 점차 발전해서 상상 속 멋진 아이템들이 하나둘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야말로 사이버펑크였습니다.
그리고 소재가 고갈돼가던 게임, 영화, 만화들이 사이버펑크를 소재로 삼았죠.
그리고 오늘 리뷰할 게임이, 사이버펑크 게임들 중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아왔던 우주 갓 게임(예정)이었던 게임.
사이버펑크 2077입니다.
그래서 사이버 펑크2077란 어떤 게임이냐?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는 있습니다.
전투도 재미있고
깨알 같은 개그가 있고
도시는 멋집니다.
사물이 지 마음대로 움직이는 버그도 일상이죠.
플레이를 못 이어갈 만큼 치명적인 버그는 없었지만, 그래도 거슬리긴 거슬렸습니다.
둘째로, 제작사가 약판 것처럼 막 어마어마하게 자유도 높고 그런 게임은 아니란 겁니다.
플레이어는 노마드, 스트릿 키드, 기업 이렇게 세 개의 인생 경로 중 하나를 탄생 배경으로 합니다.
제작사 측은 이게 '어마어마하게 개쩔거에요!'하고 약을 팔았지만, 그냥 가끔가다가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택지 하나 정도 더 추가되는 것이었습니다.
완전 기대 이하였죠.
그리고 이후로도 퀘스트에서의 분기라고 할만한 것들은 그다지 없었습니다.
엔딩이야 멀티 엔딩이지만 거기까지 가는 게임 진행이 1자 진행에 가까웠죠.
보스를 죽이고 살리고는 나이트 시티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스크린 샷의 보스인 오다야 메인 스토리 세력의 중간 보스여서 언급이라도 되지, V가 타이거 클로의 보스 3명의 모가지를 따버리든, 멜스트롬의 보스를 폭사시키고 새 보스와 친구가 되든, 한자리에서 경찰 수백 명을 죽여버리고 유유히 탈출하든 V의 평판에 영향을 주는 게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캐릭터가 너무 금방금방 소비된다는 것이죠.
음식 가게는 많지만, 앉아서 뭘 먹는 시늉이나마 할 가게는 얼마 없습니다.
이 게임의 의자들은 죄다 이벤트 전용이거든요.
저리도 많은 아케이드 머신이 있지만, 상호작용되는 미니게임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쩔어주는 나이트클럽에 놀러 가도 춤을 추거나 바에서 한잔하거나 하지도 못합니다.
진짜로 넓기만 하고 아무것도 없네요.
마지막으로 게임 시작하면 커스터마이징 못함입니다.
V는 저런 개성 넘치는 사이버 웨어로 자신을 꾸밀 수도 없고
저런 개성 넘치는 옷을 입을 수도 없습니다.
저런 옷을 입고 다니는 NPC를 죽어봤자 옷은 못 뺐어 입더군요.
마음에 드는 차를 구입했지만, 색이 마음에 안 들거나 데칼이 마음에 안 들어도 타고 다녀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동차 도색하는 기능도 없거든요.
게임을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했지만, 플레이하면 할 수록 아쉬운 게임이었습니다.
보통 게임을 하다가 욕을 한다면, '게임 그지같이 만들었네!','게임 빡치게 만들었네!' 였겠지만,
'아니 게임을 (이걸 겨우) 이렇게 만들어 놨냐!'라고요.
만약 이 게임을 플레이할 의향이 있으시다면, 콘솔로 플레이하지 마시고, 적어도 대형 DLC 두 개 정도는 나온 다음 플레이하시는 걸 추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