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플로어 대표, '창세기전' 콘솔 버전을 말하다
정말 우연한 계기로 이야기가 됐다. 시프트업 개발진 중에 창세기전을 만들었던 분들이 많다 보니 IP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후에는 빠르게 진행됐다. 다른 IP의 인수와 관련해서는 좋은 기회에 잘 할 수 있는 IP가 있다면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IP를 인수할 생각은 없다.
● 국내에서 콘솔 패키지 게임을 내서 성공한 사례가 없는데 진출을 결정한 이유는? 그리고 국내에서만 사용할 지 글로벌로 진출할 지도 궁금하다.
국내 콘솔 시장은 협소하다고 생각하지만, 모바일 게임도 국내가 치열해서 글로벌로 나가듯이 콘솔 역시 비슷한 전략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왜 콘솔이냐 하면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며, 창세기전은 큰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 IP라서 기존 팬들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하게 더 많은 팬들에게 어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휴대용 콘솔 플랫폼이라고 했지만 특별히 지정은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개발팀이 결정해야 될 사항이라서 그런 것이며, 아직 개발팀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능하면 소니와 닌텐도 양쪽에 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것은 개발팀이 결정할 일이다.
● 창세기전 IP의 활용 방안과 후속작 개발에 대한 생각은?
창세기전의 리부트와 후속작, 스핀오프 등에 대한 욕심도 있으나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창세기전 IP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2, 3편에 집중하려 한다.
● 혹시 주사위의 잔영 개발에도 관여하고 있나?
주사위의 잔영은 이에스에이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상태이며, 이에 애착을 갖고 있는 개발팀이 잘 만들고 있는 중이다.
● 조이시티의 창세기전 4와 협업을 할 계획은?
조이시티의 경우 김태곤 이사님이 워낙 훌륭하신 개발자라 우리도 좋은 게임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IP를 인수하면서 기존 계약권도 승계하게 됐나?
그렇다.
● 올해 위메이드로부터 투자 받은 돈 중 30억원을 쓴 것 같은데, 나머지 70억원은 어떻게 쓸 생각인가?
올해 퍼블리싱 한 게임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서 꼭 투자 받은 돈을 썼다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리고 현재 계약을 진행 중인 곳들도 있다.
● 개발팀의 진척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들려달라. 그리고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벌어진 일련의 일들 때문에 창세기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개발팀에 대해서는 아직 빌딩 중이라 대답하기가 곤란하고, 데스티니 차일드는 우리 불찰로 많은 일이 있었으나 속도 조절을 하면서 운영을 잘 가져가자고 말하고 있는 입징이다.
● 시프트업에도 과거 소프트맥스 개발진들이 있는데 혹시 개발에 참여하게 되나?
데스티니 차일드는 워낙 중요한 타이틀이라 별도의 팀이 운영될 것이며, 창세기전 개발팀은 내가 직접 담당하게 될 것이다.
● 소프트맥스에도 창세기전 리메이크 요구가 많았으나 반응이 없었는데, IP 인수 후 곧바로 리메이크를 결정한 이유는?
지금의 10-20대에게는 창세기전이 생소한 IP일 수 있어서 이들에게 창세기전을 알리고, 30-40대에게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요즘 전 세계적으로 리메이크가 활발하지만, 방식은 각자 다르다. 어떤 식으로 진행할 것인가?
창세기전 2, 3의 리메이크는 어떻게 만들어도 팬들에게 욕을 먹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게임 플레이는 완전 리빌드 하면서 시나리오를 현대적으로 잘 보여주는 방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스토리라인에 변경점이 있나? 그리고 창세기전은 일러스트레이터가 제각각인데 누가 담당하게 되나?
시나리오는 기존의 것을 전부 살릴 예정이며, 일러스트레이터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개발팀 세팅과도 연결 되어 있는 문제라 지금은 밝히기 어렵다.
● 멀티 엔딩도 고려하고 있나?
그렇지는 않다. 과거의 시나리오를 잘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 2편과 3편 사이에 외전들도 있는데 이를 건너 뛰면 잘 설명이 안 되지 않을까?
일단은 2개의 기둥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외전에 대해서는 개발 단계에서 개발팀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 이미 데스티니 차일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이 발표됐지만, 게임 제작 과정에서 김형태 대표와의 직접적인 접점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개발팀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김형태 대표가 리메이크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한 회사의 대표인데다 데스티니 차일드가 중요한 타이틀이다 보니 너무 많은 부탁을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 스퀘어 에닉스는 리메이크 시 원작 개발자의 감수를 받게 하는데, 넥스트플로어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주사위의 잔영 팀에도 관련 개발자들이 있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에스에이가 가지고 있던 서류도 모두 양도 받았나.
디지털 콘텐츠와 실물 자료를 모두 넘겨 받기로 했다.
90년대에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에게는 창세기전과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잊을 수 없는 게임일 것이다. 특히 독보적인 시나리오를 가진 창세기전의 리메이크를 직접 담당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고 책임감도 크다.
● 창세기전 IP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의 개발 계획은 없나?
굳이 휴대용 콘솔로 확정한 이유는 개발팀에게 기준점을 제시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명확한 기준이 없으면 제작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욕심이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유저 여러분들 역시 PS4라고 하면 기대감이 생길 수 밖에 없을 텐데, 우리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고 본다. 모바일 게임에 대해서는 휴대용 콘솔 게임 개발 이후에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 원작에 대한 재해석보다는 리메이크에 중점을 둔 듯한데, 원작과의 차별성은?
현재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SRPG로는 파이어 엠블렘과 슈퍼로봇대전이 있는데, 양쪽 모두 근간은 초기 작품이 잡았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창세기전 역시 게임의 근간은 변하지 않아도 멋진 캐릭터와 시나리오를 보여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내년도에 퍼블리싱 하는 공동 개발 타이틀과 자체 개발작의 비중은?
올해는 타이밍 때문에 퍼블리싱 타이틀이 많이 나온 것 뿐이고, 내년도 계획은 아직 명확하게 세워놓지 않았다.
● 퍼블리싱 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한 첫 해에 올린 성과는?
작년보다 4-5배의 매출 성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 데스티니 차일드는 이슈가 굉장히 많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발생한 논란은 퍼블리셔 대표로서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하연구소의 개발 현황은?
여전히 열심히 만들고 있고, PS4 타이틀인 ‘키도’가 내년에 발매된 후 그들의 또 다른 콘솔 신작이 개발될 것이다.
● 창세기전 리메이크의 발매 시기는?
내후년을 넘기고 싶지 않다.
● 드래곤 플라이트 IP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그럼 창세기전과 드래곤 플라이트가 향후 주축이 되는 것인가?
드래곤 플라이트는 디렉터가 계속해서 세계관을 확립하고 있으며, 연대기처럼 신작 역시 같은 세계관을 취하고 있고, 키도 역시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축해가고 있다.
● 콘솔을 항상 강조했는데, 최근의 콘솔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만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글로벌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 얼마 전 크리스탈 하츠의 마케팅을 재개했는데…
우리는 한 번 서비스를 시작하면 계속 유지하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크리스탈 하츠의 디테일한 일정을 밝힐 수는 없으나 큰 건을 준비 중이다.
● 크리스탈 하츠 유저들은 버림 받았다는 생각도 하더라.
그런 생각이 드셨다면 정말 죄송스럽다. 우리는 지속적인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크리스탈 하츠 역시 마찬가지다.
● 콘솔 시장에 임하는 글로벌 전략은?
출시해본 적이 아직 없어서 도전자의 입장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현지 퍼블리셔와 논의할 계획도 있다.
● 주사위의 잔영 퍼블리싱도 맡게 된 상황이라 또 다른 IP인 마그나카르타에 대한 이야기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콘솔로 나왔던 게임이기도 한데, 혹시 창세기전이 잘 된다면 이 IP를 이용할 구상은 없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이야기도 계속 나누고 있다.
● 이상적으로 삼았던 퍼블리셔의 모습이 있었을 텐데 잘 해낸 것 같나?
더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 데스티니 차일드의 모든 문제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면서 개발사를 보호하려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개발사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사업자로서 좋은 태도가 아니지 않나?
그 부분은 퍼블리셔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내 불찰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저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노하우가 축적되므로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 최근 성과를 거둔 게임들이 모두 카카오 기반 게임인데, 내년에 나오는 게임들도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할 생각인가?
게임마다 다르다. 카카오와 협업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거대한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며, 실제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앞으로의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회사 확장이 필수적인데, 내년에 어느 정도 키우실 생각인지 궁금하다.
회사 확장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아직 어느 정도 규모가 될 지는 모르지만 내년 키워드가 라이브, 콘솔, 글로벌, 신작이라 현재 확장을 준비 중이다.
● IP 다각화 사업도 내년이나 내후년 중에 시도할 생각인가?
일단은 게임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마케팅 차원에서 피규어나 아트북 정도는 할 지도 모르겠지만.
● 드래곤 플라이트 달력의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했는데, 내년 사회 공헌 사업 계획은?
내부적으로 사회 공헌에 관한 니즈가 큰 상태이지만 올해는 정신이 없어서 잘 못 챙겼다. 내년에는 이러한 니즈를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내년의 4가지 키워드가 라이브, 글로벌, 콘솔, 신작인데, 이 중 콘솔과 글로벌은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콘솔은 도전하는 분야라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차근차근 노력할 것이고, 글로벌은 한국에 출시했던 게임들로 도전해보면서 스터디를 할 생각이다. 다만 글로벌 원빌드는 시장 예측이 힘들어 각 지역에 알맞은 전략을 취할 것이다.
● 사석에서 항상 제대로 된 콘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 바 있는데, 창세기전과 키도의 흥행 결과에 관계 없이 그런 생각이 변치 않을 것 같나?
변하지 않을 것이다. ‘파이널 판타지 15’를 보면서 어떤 IP로든 이런 스케일의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창세기전 IP 인수와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을 듯한데,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
소프트맥스에는 10년에서 15년 가량 창세기전을 만드신 분들이 많다 보니, 이야기를 나누면서 특정한 이야기보다는 이들이 창세기전에 가진 가진 큰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 올해 출시된 넥스트플로어 게임들을 보면 운영과 관련한 논란이 많았다. 운영팀을 새로 세팅하거나 보완할 계획은 없나?
다 내 불찰이었다. 지금 멤버들이 좋아서 내년에는 더 잘할 것으로 믿고 있다.
● 넥스트플로어의 타이틀은 개발자가 좋아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러한 기조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 같나?
개발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넥스트플로어에서는 이를 장려하고 있다.
● 내년에 나오는 게임들의 과금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에서 이처럼 좋은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데, 이유가 궁금하다.
초기 단계부터 함께 만들면서 진정한 의미의 공동 개발을 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 처음 회사를 설립한 후 기자들과 만났을 때 모바일 게임 위주로 게임을 내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콘솔로 영역을 확대한 상태다. 그렇다면 PC 온라인 게임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나?
영역에 관계 없이 재미있는 게임이라면 다 하고 싶다. 열린 마음으로 개발팀과 논의하고 있다.
● 퍼블리싱 원년의 성과를 점수로 매긴다면?
굳이 점수를 말하기 보다 내년에 더 잘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불만족에 가깝다.
● 올해부터 활발히 대중과 접하고 있는데, 일반 유저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우리 게임을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감사 드리고 있고, 더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넥스트플로어가 유저들에게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나?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