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스포일러가 무의미할 만큼 충격적일 것,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지도 어느덧 3년이 흘렀다. 90년대 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JRPG가 현대에 되살아나, 전통적 턴제와 실시간 액션이 뒤섞이고 투박한 3D 캐릭터는 감탄할 만치 미려한 모습으로 일신됐다. 무엇보다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결말은 금번 리메이크가 단순한 복각이 아니라 그간 다양한 매체로 확장을 거듭한 ‘컴필레이션 오브 파이널 판타지 Ⅶ’의 총결산이자 재정립임을 시사한다.
전작 결말서 클라우드 일행이 미드가르를 벗어남에 따라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는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간다. 자유롭게 탐험 가능한 오픈필드, 골드 소서와 함께 추가되는 풍성한 미니게임, 유피를 비롯한 새로운 동료들, 그리고 여전히 수수께끼로 가득한 시나리오까지. 과연 삼부작의 두 번째 여정은 어디로 향할지. TGS 2023을 맞아 스퀘어에닉스 키타세 요시노리 프로듀서, 노무라 테츠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에게 물었다.
스퀘어에닉스 키타세 요시노리 프로듀서(좌)와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우)
● 먼저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키타세: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삼부작으로 계획 중이며 ‘리버스’가 그 두 번째 작품이다. 미드가르를 벗어나 광대한 세계로 나아간 클라우드 일행의 이야기로, 원작을 즐겼던 분들이라면 아시다시피 굉장히 드라마틱한 전개가 펼쳐진다. 필드 탐색 역시 여러가지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며 보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구조다. 시스템적으로는 전투 시 연계기가 강화되어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리버스’로 시작하는 분들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전작 줄거리를 다이제스트 영상으로 수록했다.
● 전작은 언리얼 4 기반이었는데, 혹시 ‘리버스’는 언리얼 5로 제작됐나
하마구치: ‘인터그레이드’는 PS4 기준을 맞추는 동시에 PS5와도 잘 어울리도록 만드느라 최적화에 애를 먹었다. 반면 ‘파이널 판타지 7’는 PS5 전용으로, SSD의 속도가 굉장하여 카메라 전환에 맞춰 화면 밀도를 더 높이는 등의 처리를 하기 수월하다. 그만큼 비주얼적으로도 진화를 꾀하고자 언리얼 엔진 4에 독자적인 개량을 가했다.
● 지원 기기서 PS4를 제외한 이유와, 향후 PC로의 이식 여부가 궁금하다
키타세: PS4를 제외한 건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이미 PS5 시장이 PS4를 넘어선 상황이라 사업적으로 판단한 것이고, 둘째는 뛰어난 SSD 성능과 듀얼센스의 조작성을 고려하여 개발자로서 판단한 것이다. ‘리버스’는 PS5 전용으로 개발된 만큼 향후라도 PS4 대응은 어렵다.
하마구치: PC 이식은 일단 PS5 출시를 제대로 완수한 다음 검토할 사항이라 당장 답하긴 어렵다.
● ‘리메이크’ 다음은 ‘리버스’. 이러한 제목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노무라: 자세히 말하자면 스포일러인데, 클라우드 시점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세피로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과 굉장히 크게 관련된 제목이다.
● 혹시 ‘리메이크’나 ‘인터그레이드’서 성장치나 장비 등이 계승되는지
하마구치: 성장치나 장비가 계승되는 건 아니고 세이브 데이터 특전으로 소환 마테리아를 준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재미있는 부분으로, ‘리버스’ 시작 레벨은 97년 원작에서 클라우드 일행이 미드가르를 탈출할 때와 거의 비슷하게 맞췄다.
노무라: 앞서 ‘리버스’부터 시작해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했으면서 성장치가 계승되면 ‘역시 플레이해야 하잖아!’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조정했다.
● 스토리가 바뀌는 거야 기정사실이고, 원작과 어느 정도 달라질까
노무라: 원작의 큰 줄기를 변경하진 않았다. 일단 원작대로 흘러가는 하는데 새로운 수수께끼가 추가되는 식이다. 원작을 만들 당시 하드웨어 제약이나 이런저런 조건 탓에 자세히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이 제대로 구현되어 더욱 새롭게 느껴질 터이다. 누가 살고 죽느냐는 문제는 쉽사리 답할 수 없는데, 혹여나 스포일러를 당하더라도 ‘뭐야,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거야!?’ 싶을 정도라 해두겠다. 역시 이런 건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 ‘리버스’ 스토리의 키를 쥔 존재는 잭스일 텐데,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다
노무라: 잭스에 대해서는 홍보팀이 언급을 피해달라 요청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답하기 어렵겠다.
● ‘인터그레이드’와 마찬가지로 딥그라운드의 츠비에트가 재등장할까
노무라: ‘인터그레이드’서 이어지는 작품이므로 설정 자체는 유지되지만 츠비에트가 직접 등장하진 않는다. 대신 ‘리버스’부터 광활한 필드로 나가며 많은 이들과 만나게 되는데, 아직 우리가 공개하지 않은 무척 개성적인 캐릭터도 있으므로 그쪽을 기대해주기 바란다.
● 시스템적인 변화는 역시 연계기가 가장 눈에 띈다. 그 외에 또 뭐가 있을까
하마구치: 캐릭터 성장 시스템에도 변화가 있다. 전작은 무기를 육성하는 와중에 스킬트리 등이 들어갔다면 이번에는 캐릭터 자체를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무기의 육성도 여전히 가능하기 때문에 그 둘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데 굉장히 공을 들였다.
● 파티 멤버가 크게 늘어나는데 반해 전투 인원은 여전히 셋이라 아쉽다
하마구치: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투 인원은 셋이지만, 누군가 위기에 몰리는 등 특정 조건에서 대기 인원이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 덕에 난이도가 크게 하락하거나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다 함께 싸우는 중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 연계기는 전투 인원들 사이에서만 발동하는 건지, 예비 인원도 포함인지
하마구치: 그 부분이 앞서 이야기한 도움이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대기 인원이 나타나 연계기를 발동하는 경우가 있다.
● 일부 구간에서 세피로스를 조작할 수 있는 듯한데, 플레이 감각은 어떠한가
하마구치: 세피로스는 극초반 니블산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한다. 원작과 외전에서 구사하던 몇몇 기술을 직접 사용할 수 있으며 조작 난이도는 굉장히 쉬운 편이다. 초반부인 만큼 초심자에 대한 배려기도 하고, 퍼스트 클래스 솔저이자 영웅 세피로스가 니블산 몬스터들에게 고전하는 것도 영 이상하니까. 따라서 클라우드 일행 시점으로 전환되면서부터 ‘리버스’의 진정한 시작인 셈이다.
● 미드가르 너머가 광활하다고 강조했는데, 일종의 오픈월드로 이해하면 될까
하마구치: 미드가르 너머에 광활한 필드를 오가며 서브 퀘스트와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작의 경우 완전히 선형적이라 특정 구간을 넘어서면 더는 미니 게임을 못하지 않았나. 그에 반해 ‘리버스’는 언제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고 미니 게임을 즐길지 보다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 새로운 배경으로 골드 소서가 나오는 만큼 미니 게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마구치: 원작부터가 워낙 미니 게임이 많은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더 추가되어 굉장히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만약 골드 소서에 뭔가 없다 싶으면 월드맵을 확인하자. 몇몇 미니 게임은 스토리 진행 와중에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참여하게 된다.
노무라: 이와 관련하여 TGS 2023 스테이지 이벤트를 기대해주기 바란다.
● 얼마 전 레노의 성우 후지와라 케이지가 타계했다. 그 분량은 이리나가 가져가나
노무라: ‘리버스’까지 레노의 성우는 유지된다. 다만 부상을 당한 탓에 이리니가 투입되었다는 내용으로 고쳤고 레노의 분량은 크게 줄였다. 부고를 접했던 시기가 음성 수록이 시작되기 직전이라 대역을 세우기 촉박했고,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후임을 물색할 기분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레노의 성우를 영원히 공석으로 둘 수도 없기에 세 번째 작품부터는 다른 누군가가 맡게 될 것이다.
● ‘파이널 판타지 16’ 프로듀서를 맡은 요시다 나오키는 ‘해피엔딩은 재미가 없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삼부작의 결말을 점쳐볼 겸, 해피엔딩과 배드엔딩에 대한 세 분의 취향이 듣고 싶다
키타세: 해피엔딩이냐 배드엔딩이냐 구분 짓기보다 캐릭터들간 관계성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마지막에 이 캐릭터들과 함께해서 참 좋았다고 느낄만한 그런 엔딩을 선호한다.
하마구치: 내가 추구하는 건 카타르시스다. 그러려면 끝에 가서 모든 것이 정리되고 해소되는 엔딩이 홀가분하지 않나. 이렇게도 저렇게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결말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노무라: 딱히 어느 쪽이 취향이라 생각해본 적 없는데, 어쩐지 내 작품은 배드 엔딩이 많은 것 같긴 하다(웃음). 실은 어디까지나 시원스럽게 해결되는 스토리를 좋아한다. 특히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어두운 뉴스가 많은 시기에는 누구나 해피엔딩을 바라지 않을까 싶다.
● 끝으로 ‘리버스’를 기대하는 한국의 뭇 게이머에 인사를 전한다면
노무라: 드디어 이런저런 준비를 마치고 진짜 여행을 떠난다. 그 여정 속에서 여러가지 드라마가 게이머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껏 공개된 정보는 극히 일부일 뿐이고 앞으로 더욱 놀라운 소식을 전할 테니, 모쪼록 계속 주목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