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7 리버스’ 출시 완수한 하마구치 디렉터, 홍대에 방문하다
마침내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가 29일(목) 한국어화 정식 발매된 가운데, 홍대 AK플라자 5층 애니메이트서 특별한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이는 애니메이트 홍대점이 리뉴얼되고 첫 이벤트로서 ‘FF7 리버스’ 출시를 함께 기념하는 의미를 담았다. 매대에는 아크릴 스탠드부터 러버 스트랩, 파우치 등 국내외서 인기 높은 ‘FF7’ IP 굿즈가 자리했다. 총 3만 원 이상 구매할 시 ‘FF7 리버스’ 메인 일러스트가 인쇄된 쇼핑백이 제공되며, 이외에 브로마이드 등 특전도 눈길을 끈다. 운영 기간은 오는 3월 24일까지다.
당초 이날은 스퀘어에닉스의 전설적인 개발자 키타세 요시노리 프로듀서가 직접 방문하여, ‘FF7 리버스’ 한국어판 패키지 예약구매자들과 사인회를 갖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건강상 이유로 키타세P 내한이 불발되어 그 대신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가 홍대를 찾았다. 다소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도 밝은 낯으로 뭇 게이머와 마주한 하마구치 디렉터는 몇 시간이고 힘든 기색 없이 사인에 매진했다. 애니메이트 홍대점 블루홀에 마련된 팝업 스토어와 하마구치 디렉터 사인회, 끝으로 별도 진행된 인터뷰를 소개한다.
좌측부터 애니메이트 소토카와 아키히로 인터내셔널 CEO, 스퀘어에닉스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
스퀘어에닉스 오사키 토모요시 CPO, AK플라자 고준 대표이사, 대원미디어 정동훈 대표
스퀘어에닉스 유명 개발자라도 게임 출시하고 커팅식은 처음이지 않을까
먼저 주요 캐릭터들 아크릴 스탠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레트는… 없…
카드와 버튼, 인형 에코백, 쿠션, LP 바이닐과 일본어 원서까지 'FF7' 굿즈 총망라
다양한 액션 피겨도 전시됐다. 그 센터를 차지한 자는 물론 'FF7' 최고 미인
싹쓸이를 방지하고자 단품은 1인 1개, 랜덤상품은 1인 3개로 구매가 제한된다
3만 원 이상 구매하면 멋진 쇼핑백에 담아준다. 수량 한정이라니 서두르자
애니메이트 블루홀 옆으로 길게 늘어선 인파가 바로 디렉터 사인회 대기줄
클라우드, 세피로스, 잭스와 나란히 서도 꿀리지 않는 남자… 하마구치 나오키
스틸북 케이스 등 뭇 게이머가 챙겨온 소장품마다 정성스레 사인을 남겼다
사인 후 기념 촬영이 진행됐는데, 남성 팬에게 하트도 받는 마성의 디렉터
이와 별도로 미디어 인터뷰도 진행했으니 본고 끝까지 확인해주기 바란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최근 불거진 ‘FF7 리버스’ 디스크 프린트 오류 사태에 대하여 하마구치 디렉터가 스퀘어에닉스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일본 및 아시아 패키지 버전서 플레이 디스크와 데이터 디스크 레이블이 반대로 인쇄됐습니다. 발매일에 이처럼 큰 심려를 끼쳐 정말 죄송합니다.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의 설명에 따르면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듯합니다. 이후 대응은 SIE가 긴밀히 협상하여 진행하려 합니다. 그나마 다행히 디스크 자체는 문제없이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입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 지난주부터 국내외 리뷰가 나오는 중인데, 메타크리틱 90점을 넘길 정도로 다들 호평 일색이다
: 물론 굉장히 기쁘다. ‘FF7 리버스’는 정말이지 나의 혼을 담아서 개발했기에 완성도 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다만 점수라는 게 운과 때가 따라줘야 하는 측면도 있는지라 걱정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좋은 평가가 나와서 안심했다. 미디어 여러분 모두 만족스레 플레이한 듯하고 어제부터 하나둘씩 올라오는 커뮤니티 반응 역시 긍정적이더라.
● 원작이 90년대 작품인 만큼, 새로운 세대의 게이머에게 어필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쓴 지점이 있다면
: 확실히 시리즈물로서 고민이 컸다. ‘파이널 판타지’라는 IP 특성상 세계관 및 서사를 기대하는 게이머가 많지만, 요즘 트렌드는 그 게임을 탐험하는 데 있어서 어디까지 자유롭게 개입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FF7 리버스’는 월드맵을 통해 게이머 스스로 탐험하고 개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넣었다. 기존 시리즈를 잘 모르는 분이라도 이번 기회에 ‘파이널 판타지’가 추구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느끼지 않을까. 모쪼록 꼭 플레이해주기 바란다.
● 제대로 다 즐기려면 100시간이 넘게 걸리는 굉장한 분량이다. 4년 만에 완성시켰다는 게 믿기지 않는데
: 스스로도 4년 만에 잘도 완성시켰구나 싶다. 비결은 두 가지다. 첫째, 명작 ‘FF7’를 리메이크한다는 모티베이션이 굉장히 강한 프로젝트라 개발진 모두가 의욕이 꺾이지 않았다. 둘째, 매번 스토리 및 캐릭터가 리셋되는 여느 ‘파이널 판타지’와 달리 전작서 곧장 이어지는 속편인 만큼 아쉬웠거나 더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녹여내기 수월했다. 이 두 가지 덕분에 비교적 짧긴 기간에 퀄리티 높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 미니게임이 굉장히 많고 만듦새도 뛰어나다. 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미니게임을 추려냈는지 궁금하다
: 처음 1년간 월드맵 크기를 어느 정도로 할지, 거기에 대응하여 미니게임을 비롯한 콘텐츠가 얼마나 필요한지 논의했다. 그 시점에 콘텐츠 가짓수는 다 정해졌고, 다음으로 작중 서사와 세계관에 알맞은 미니게임을 구상한 거다. 아무래도 미니게임이 워낙 많은지라 밸런스를 맞추기가 굉장히 힘들더라.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모든 미니게임을 플레이하며 난도 등을 조정하는데, 그 와중에 본편 전투 밸런스까지 잡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 특히 ‘퀸즈 블러드’는 분량과 깊이가 미니게임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기획이 쉽지 않았을 텐데
: 앞서 이야기했듯 ‘FF7 리버스’에는 굉장히 많은 미니게임이 존재한다. 단발성으로 딱 한 번만 하고 넘어가는 미니게임이 있는가 하면, 여러 에어리어에 걸쳐 몇 번이고 도전하게 되는 미니게임도 있다. 그 가운데 핵심이 되는 미니게임이 필요했고, 역시 ‘파이널 판타지’라면 카드게임을 많이 선보였던 터라 이번에도 전통을 따랐다. 그것도 너무 캐주얼하지 않고 게이머 여러분이 계속 자신의 덱을 커스터마이즈하며 즐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마침 개발진에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아 아이디어를 정리하여 ‘퀸즈 블러드’로 완성했다. 다들 잘 아실 ‘더 위쳐 3’의 ‘궨트’도 참고했는데, 그래서인지 북미 게이머들이 무척 좋아하더라. 스탠드 얼론 어플리케이션으로 내달라는 요청이 많아 검토하는 중이다.
● 서브 퀘스트 역시 전작에 비하여 훨씬 개선됐다. 디렉터로서 기억에 남는, 추천할 만한 서브 퀘스트가 있나
: 니블헤임에 귀향했을 때 고양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서브 퀘스트가 있다. 개인적으로 워낙 고양이를 좋아하는지라 애묘인이라면 기뻐할 요소를 잔뜩 넣었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 고양이가 함께 리듬을 타주는 식이다. 역시 그게 가장 잘 만든 서브 퀘스크 아닐까.
● 메인 스토리가 길고 따로 챙겨야 할 미니게임도 많은 작품이니 만큼 디렉터로서 어떻게 즐기라는 팁을 준다면
: ‘FF7 리버스’는 전닥과 달리 다양한 사이드 콘텐츠를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메인 스토리만 감상하고 싶다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월드맵에 표시된 마크를 모두 확인하지 않고선 나아가지 않는 분들도 있다. 그 모두가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도록 설계했으니 정말 마음껏 플레이하길 바란다. 거기에 따로 얹을 만한 팁은 없다.
● 에어리어가 굉장히 넓은지라 군데군데 추가 콘텐츠를 넣으면 좋을 공간도 많다. DLC 혹은 확장판이 나올까
: 많은 분들이 DLC와 같은 추가 콘텐츠를 기대하고 궁금해하는 것으로 안다. 아쉽지만 현재로선 따로 발표할 만한 사항이 없다.
● ‘FF7 리버스’서 원작의 잊혀진 도시까지 내용을 다뤘다. 이러다 삼부작 최종장은 분량이 부족하지 않을지
: 오늘 막 ‘FF7 리버스’를 출시한 터라 그 다음은 논하긴 이르지만, 내부적으로 최종장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긴 했다. 내 안에서 세 번째 작품을 어떻게 만들지 이미지화도 마친 상태다. 오히려 세 번째 작품의 내용을 어떻게 압축하지 고민될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 지난 인터뷰서 모든 것이 해소되는 홀가분한 마무리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FF7 리버스’ 엔딩에 만족하나
: 우선 ‘FF7 리버스’ 엔딩은 모든 분들이 직접 플레이하여 감상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사실 그 결말은 키타세 요시노리 프로듀서 의향이 컸다. 다행히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아 기쁘고 감사한 일이지만 어쨌든 또 속편이 나오기까지 4년 가량 기다려야 하지 않나. 그러니 뭇 게이머가 세 번째 작품을 기다리며 “도대체 그 엔딩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 토론하고 고찰하길 바라며 일부러 그렇게 마무리했다.
● 끝으로 화제의 닛신 돈베이 광고는 어느 쪽 제안인지 듣고 싶다. 누가 세피로스에게 여우귀를 붙였나
: 광고에 출연시킬 캐릭터로 후보로 오른 건 에어리스, 티파, 세피로스 셋이었다. 그 가운데 세피로스를 선택한 건 다름아닌 닛신이다. 우리가 봐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그대로 진행했는데, 본편과 동일한 개발 환경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나름 비용이 소요된 고품질 영상이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