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어 리뷰인 만큼, 게임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약간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잃게 할만한 치명적인 부분은 당연히 피해서 작성된 글입니다만
혹시 게임의 내용을 전혀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지금 뒤로가기 하시는 편을 권합니다.
그저 막연히 '언젠가 해봐야지' 정도로만 체크해두고 있었던 게임인데
신품을 2만원 후반대에 팔길래 뇌를 비우고 집어와서 플레이 했습니다.
클리어타임은 약 100시간.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스토리는 사실 보잘 것 없습니다.
너무나 왕도적인 스토리고, 특별히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지거나 급드리프트를 하거나 하는 일 없이 무난하게 흘러갑니다.
그래픽도 사실 특출나진 않습니다.
나름 매력적이긴 한데 이게 막 게임을 끌고 나갈 정도로 미구매자들에게 어필할만 하거나 광고 전면에 내세울 세일즈 포인트가 되거나 하진 않구요.
부드럽고 깔끔하게 잘 만들어놨다 정도.
예전에 체험판을 잠시 돌렸을 때의 느낌도 사실 그렇게 좋진 못했구요.
이건 뭐 이 장르의 특성상 쓸 수 있는 기술이 별로 없고 전투도 단순하게 흘러가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매력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구요.
나머지는 전부 게임의 내용물이 하드캐리합니다.
내가 지정해 놓은 타이밍에 발동하는 기술로 내가 생각한 그대로 풀려나가는 전투를 보고 있자면 정말 내가 흡사 부대의 총사령관이라도 된 듯한 느낌을 받게 해줍니다.
다양한 상황조건을 디테일하게 설정 가능하지만, 막상 전투에 들어가서는 설정해놓은 대로 움직일 뿐 직접관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이 게임의 최대 매력포인트가 아닐까 싶네요.
인물적인 면으로도 괜찮았습니다.
이런 수많은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은 큰 줄기 시나리오의 한 파편으로만 쓰이고 그 후에는 아군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지워지는 소모품성 캐릭터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어떻게든 그 느낌을 줄여보려고 친밀도 시스템을 이용한 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읽는 맛이 괜찮았어요.
사람에 따라서는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 같지만
광석캐기 미니게임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배치가 된 거 같고
보물지도, 석판, 운철석, 바람문, 투기장 등 강한 장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만들어 놔서 그걸 하나씩 모으는 재미도 좋았어요.
한번 엔딩을 보긴 했지만 아직 엔딩 이후의 일부 요소들은 손대지 않았고,
또한 어레인과 다른 동료간의 친밀도는 좀 신경써봤는데 각 동료들간의 친밀도는 거의 신경쓰지 않아서
내가 원하는 대로 친밀도를 좀 조절하면 엔딩에서 동료 각각의 관계가 좀 더 발전된 결과물이 나올지도 궁금해서
몇시간 정도는 좀 더 게임을 즐길 거 같네요.
그러고보니 반지도 다른 캐릭터에게 줘볼 수도 있다는 거 같구요. 그것도 해봐야죠.
(첫 반지는 스칼릿 줬습니다. 그것이 정실이니까.)
다음에는 한 몇년 뒤 쯤에 게임의 기억이 가물가물 해질때 쯤 난이도를 올려서 새 게임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즐거울 듯 합니다.
전략짜는 거 좋아하는 분
판타지 세계의 왕도적인 스토리에 크게 거부감이 없는 분
액션성이 강하고 항상 화면을 보면서 실시간 반응해야 하는 게임에 조금 지치신 분
이런 분들께 우선적으로 추천해드릴 게임입니다.
아래는 제 엔딩 시점에서 사용했던 부대들입니다.
주인공 파티입니다.
어레인, 스칼릿, 오슈, 리자
+ 나이트(고용)
래피드 오더 지르고, 어레인이 스피닝 에지로 전열을 긁고, 오슈가 선더 스트럭으로 긁고, 나이트가 남은 적의 상황에 따라 전후열을 긁던 파일 스러스트로 하나를 찍어버리던 하고, 리자가 무기 '우드페커' 를 들고 배율 높은 스파이크 볼트로 하나를 끊는 무난하고 정석적인 구성입니다.
멤버 하나하나가 강해서 크게 약점도 없이 무난하게 굴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게임 초반에 고용한 나이트에 정이 붙어서 '고용된 용병이 주인공을 끝까지 지키는 충신이 된다' 는 컨셉? 으로 초중반부터 끝까지 이 파티에 넣고 썼는데, 사실 성능만으로 봐서는 이 자리는 굳이 나이트가 아니어도 상관 없을 거 같긴 합니다. 기마병 둘이서 캐벌리 옐이 그리 효율적인 것도 아니고.
털 날리는 파티.
다이나, 고빌, 베르트랑, 타티아나
+ 워폭스(고용)
바스토리아스의 수인 중심으로 구성된 파티입니다.
고빌이 동료로 들어오면서 들고 오는 군랑의 완갑(울프팩) 이 매력적으로 보여서 짜본 파티인데
사실 성능은 썩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PP를 충분히 채워두면 워폭스와 워울프의 추격이 계속해서 들어가고 그걸로 마무리 되지 않으면 워베어가 막타를 끊는 구성인데
이 추격연타가 생각보다 그리 위력적이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워폭스의 스펙이 공격력이 그리 특출난 것도 아니고, 회피템을 떡칠해도 회피가 그렇게 좋은 느낌도 아니고
회피템을 2개 이상 둘러서 회피를 많이 보정하자면 공격적인 부분이 (공격력, PP) 형편없이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HP 가 낮은 편이라 적의 어시스트 사격에 굉장히 취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맨 처음에는 타티아나 자리에 아예 수인팟 컨셉으로 워아울도 써보고, 화이트나이트도 써보고 했는데
어떻게 해도 파티에 안정감이 오지 않고 불안한 모습을 보여서
어쩔 수 없이 안정감 원탑의 클레릭을 넣고 베르트랑(워베어)에게 커버 스킬이 달린 방패를 쥐어주고 호플리타이 같은 커버탱커 역할을 하게 만들어서 간신히 안정감을 잡은 파티입니다.
컨셉파티로 가지고 놀 수는 있지만 권하긴 어렵겠네요.
트리니티 레인 파티.
야나, 호드릭, 멜리장드
+ 워아울(고용), 드루이드(고용)
사우전드 셉터 든 소서리스가 퀵캐스트하고 트리니티레인 차지하고
드루이드가 퀵액트 걸고 워아울이 소서리커넥트로 딜뻥하고
남은 PP 로 이글아이 걸고 발사하는 지극히 평범한 구조의 트리니티 레인 파티입니다.
사실상 필드에서는 매직리플렉트 달린 페더실드를 만나지 않으면 싹 쓸어버리는 쾌적한 조합이구요.
이 파티를 투기장에서 애용했기 때문에 상대 트리니티 레인 조합을 카운터치기 위해 워아울을 쑤셔넣었습니다.
현효의 숄을 얻은 지금이라면 멤버 구성은 좀 바꿀 수도 있었겠지만
투기장 코인으로 갖고 싶은 것은 얼추 다 구한 후라서 딱히 거기까지 손대진 않았네요.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투기장 용으로 '트리니티레인으로 마무리 되지 않은 나머지를 처리하기 위해' 멜리장드를 여기에 넣었는데
무척 아끼는 캐릭터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투기장을 잘 안뛰게 되는 타이밍이 오니까 이 파티에서 더 이상 할 일을 잃었다는 부분이 아쉬웠네요.
트리니티 레인 맞으면 적이 싹 쓸려버리니까 그 다음 멜리장드 차례까지 오지 않는 안타까운 부작용.
그리폰 부대.
프라우, 세르비, 렉스, 글로스터
+ 그리폰룰러(고용)
행동속도가 빠른 드루이드가 개막스킬로 커스드 스왑프 날리고, AP로 패시브 커스를 쓰면서 적의 행속을 박살내놓고
착용하고 있는 '천사 깃털 장식' 의 폴로 윈드가 발동하면서
같은 후열에 있는 그리폰들의 행동속도를 뻥튀기.
그리폰들은 '비룡의 고삐' 를 착용하고 에어리얼 윙을 걸어서 스스로에게 필중과 공격력버프를 걸고
이걸로 열공격 두대를 후열, 전열순으로 날리면서 쓸어버리는 구성입니다.
렉스는 그리폰들을 적 궁수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과 실드배시로 스턴 걸어서 넘기는 역할 정도를 하고
혹시나 적의 전열에 튼튼한 중장갑 계열 같은 것들이 남아있다면 글로스터가 쓸어담습니다.
멤버 구성을 하다보니 회복이 부족한 부대인데, 그 점이 오히려 HP가 낮을 때에 강해지는 둠나이트와 잘 맞는 느낌.
유니피와 가족 부대.
유니피, 라모나, 모라드, 셀레스트, 마젤란.
전투적인 면을 보자면 유니피가 성신의 탤리즈먼을 들고 패스트차지로 글래시얼 레인을 쑤셔박는 전형적인 구성.
패스트차지로 pp 4 를 소모해버리면 라모나가 리스토어로 pp 1을 채워주고, 그걸로 이글아이를 겁니다.
거기에 궁병 조건부로 설정된 도박사의 코인(찬스)을 모라드가 유니피에게 걸어주고 발사.
매커니즘만 돌아가면 사실 멤버는 아무래도 좋지만 약간의 스토리적 감성을 더하기 위해 라모나와 모라드가 들어갔습니다.
애초에 이런 차지 선빵식의 부대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회복역할은 좀 부실해도 되고,
그렇기에 워아울의 엑스트라힐 정도로도 부대 유지가 되었습니다.
글래시얼 레인 발사 이후에는 셀레스트가 후열을 한번 쓸어버리고,
'윙 레스트' 로 pp 를 소모하면서 전열의 다른 굼벵이 둘에게 속도버프를 걸고
얘들이 막타를 쳐서 쓸어담는 식으로 흘러갑니다.
그 어떤 적을 상대해도 무난한 부대.
베렝가리아가 혼자 다 해먹는 부대.
베렝가리아, 몰든, 리나라고스, 레니스, 블리스.
베렝가리아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죠. 그냥 강합니다.
전투 시작하면 외눈의 전쟁공주 깔리고, 엘프아처가 뒤에서 아이시클 애로로 후열의 둘을 얼립니다.
몰든이 라인버스터로 전열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베렝가리아가 긁고
레니스가 쏴서 마무리.
자체 회복능력이 부족한 파티인데, 체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은 적이 없는 부대입니다.
드래군 다이브 부대.
힐다, 프림, 버지니아, 베레니스, 라라노어.
여기도 뻔한 그 구성입니다.
고양이 귀 후드 두개, 성신의 탤리스먼 하나 해서 차지스킬 파티 3개를 알차게 굴려먹었습니다.
다만 힐다는 너무 능력치가 수비적이어서, 아예 빠른 타이밍에 이데아의 손거울을 써서 능력치 배치를 공격 중심으로 교체해줬습니다.
버지니아는 캐릭터 외형적으로는 아주 맘에 드는 캐릭터인데
방패를 두개 끼는 변칙적인 아이템 세팅에다가 스킬도 전체적으로 전열에서 맞고 버티면서 반격으로 조지는 컨셉이기에
빠르게 선턴잡고 쓸어버리는 방식을 많이 쓴 제 스타일에서는 그리 빛을 보진 못했습니다.
1검 1방패 2악세 구성이었으면 더 나았을 거 같아요.
라라노어 역시 캐릭터 외형은 꽤나 맘에 드는데
엘프 펜서가 참 써먹기 애매한 클래스라서 한참을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빠져있다가
고양이 귀 후드 들고 퀵액트 날려주고 남은 ap 로 기절이나 거는 정도의 역할로 간신히 1군 취직에 성공했습니다.
기마 부대.
모니카, 클라이브, 아델, 르노, 리디엘
사실 순혈 기마부대를 짜고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밸런스상 그냥 비 기마 클래스가 하나 들어가는 게 더 강할 거 같아서 보조역할로 엘프 아처를 넣었고
그게 잘 적중했는지 공수양면으로 완벽해져서 끝까지 정말 잘 써먹은 부대입니다.
나이트 셋이 줄 서서 서로서로에게 걸어주는 캐벌리 옐은 무시무시합니다.
다만 특별히 손을 쓰지 않고 그냥 이런 구성을 하면 나이트들이 행동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서 적에게 선턴 내어주고 아프게 쳐맞을 수도 있는 구성인데
이걸 그나마 가장 행속이 빠른 아델에게 백조깃털장식을 끼워주고 무기로 백은 트라이던트를 넣어서 좀 빠른 타이밍에 적 전열에 광역기절을 날리는 식으로 커버했습니다.
엘프 아처가 개막스킬로 가지고 있는 퓨어 필드도 큰 도움이 됐구요. 행속 빠른 적에게 선턴을 내어주더라도 퓨어필드 덕에 차례가 올 때까지 버틸만 했습니다.
그리고 세인트 나이트에게까지 턴이 오면, 아군 전체를 회복시키는 힐량만큼은 비숍에게도 뒤지지 않기에 엄청난 힐폭포가 쏟아지고, 이게 엘프아처의 셰어힐과 연결되면 전투 끝나는 시점에는 그냥 전원 최대체력인게 당연한 수준이 됩니다.
이 구성에 킥으로 엘프아처를 넣은 건 정말 괜찮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해요.
드라켄가르드의 왕자 부대.
길베르트, 아라미스, 오번, 키트라, 샤론.
너무 무난한 구성이라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길베르트와 아라미스를 보고난 후, 이 둘을 한 부대에 넣고 짜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두명의 구성원이 고정되다 보니 나머지 구성이 그리 예쁘게 나오진 않았네요.
래피드 오더 걸고, 아라미스가 먼저 한번 쑤시고 (행속을 낮출 수 있었으면 좋을 거 같은데 그게 어렵네요)
키트라가 라인버스터로 전열을 걷어내고, 오번이 와이드브레이커로 또 열공격을 해서 휘젓고.
그 뒤는 뭐 딜러 힐러 넣어놨으니 알아서 굴러가겠지~ 라는 무책임한 구성.
차라리 이 아래 파티와 섞어서 아말리아의 부족한 행속을 길베르트의 래피드오더로 채우는 식의 구성을 짜보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엘프 자매 부대.
로잘린데, 엘트린데, 갈라드미어, 아말리아, 니나.
떡대 근육녀 컨셉을 좋아해서 아말리아 중심의 부대를 짜보고 싶었는데
어째 멤버를 넣다보니 엘프자매 부대가 되어버리고 아말리아는 뒷전으로 밀린 구성이 되었습니다.
20레벨 대에는 무난하게 힐 되고 공격도 나쁘진 않은 엘트린데가 좀 더 쓰기 좋은데
30레벨이 되어서 엘리멘탈 로어를 익힌 다음의 로잘린데는 탑클래스 강캐라고 생각합니다.
정령의 분노로 전투 시작하자마자 적 1열에 대미지+기절 넣고 정령 쌓고
행속을 충분히 끌어올려두면 그 뒤에 쌓았던 정령 소모하면서 바로 전체공격 엘리멘탈 로어 날리고.
어지간하면 이 쯤에서 이미 전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정도로 적이 너덜너덜해지고
다른 파티원들은 찌꺼기들을 쓸어담는 정도.
원래 브레이커는 전열에 두기엔 좀 불안정한데 (그렇다고 또 아예 못 버티는 것도 아니고. 브레이커 진짜 좋아요)
로잘린데가 선턴잡고 쓸어버리면 부담이 줄어서+엘트린데도 편성되어 있으니 그냥 전열 박았습니다.
이렇게 10부대가 제가 게임 중후반부터 끝까지 사용한 부대인데
사실 바스토리아스 이후부터 나오는 클래스들은 좀 아쉽습니다.
좀 더 빨리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못해도 20레벨 초반쯤(엘헤임 끝부분이나 바스토리아스 초입부)에는 모든 클래스를 전부 써볼 수 있는 정도가 되었으면 좋았을 거 같긴 해요.
페더보우 같은 클래스 정말 맘에 드는데, 합류가 너무너무 늦거든요.
만약 다음에 이 게임을 다시 붙잡게 된다면
고양이후드와 차지기술들을 자체봉인하고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구성의 부대를 꾸리려고 할 거 같네요.
그건 또 그거대로 아주 재밌을 듯.
발매된지 좀 된 게임이고
루리웹 특성상 이젠 이 게시판에 찾아오는 사람도 별로 없을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게임이라 종종 찾아올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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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7.24 03:0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