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어폰 제작자 Psyhallo입니다.
창업 후 부터 준비해 왔던 Orb 프로젝트를 끝내고 와디즈 펀딩을 시작 했습니다. Orb 프로젝트는 13㎜ 이상 크기의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사용한 인이어 이어폰 제작을 목표로 시작했고 그 간의 시행착오 끝에 어느정도 납득 할 만한 결과물을 도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펀딩 당일에 홍보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안 올렸더라고요. 이 놈의 정신머리란... 여튼 그래서 노골적으로 홍보 해 보자면.. 펀딩 페이지는 요기 입니다.
왜 하필 13㎜인가 하면...
제가 13㎜ 드라이버를 사용하게 된 이유는 바로 드라이버 상향 평준화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기술이 많이 좋아져서 4㎜~10㎜까지 성능 좋은 드라이버가 굉장히 많아요. 13㎜~16㎜ 정도 되면, 무슨 번들이어폰 같이 생긴 녀석이 엄청나게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가격도 아주 저렴하죠. 착용감은 논외로 하고 말입니다. 착용감을 좋게 만들려면 드라이버가 작아져야 해요. 그런데 막상 10㎜ 이하 크기의 드라이버를 가진 이어폰을 만들어 보면 어딘지 모르게 뭉개지거나 흐려지거나 잘라먹는 소리가 있어요. 그 녀석들을 사용해서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려면 디자인이 굉장히 정형화됩니다. 서로 비슷한 디자인에 유사한 소리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크기가 작은 드라이버들은 구조까지도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댐퍼 개방 유무로 고음, 저음, 중음을 나누거나 보어 직경으로 소리에 변화를 주는 정도가 한계에요.
요게 드라이버들인데, 왼쪽 위에서 부터 13.25㎜ HiRes지원하는 박막 셀룰로이드 드라이버, 13.15㎜ 티타늄 드라이버, 아래 쪽 줄 부터 10㎜ 티타늄 드라이버, 8㎜ 다이나믹 드라이버, 7㎜ 다이나믹 드라이버, 6㎜ 다이나믹 드라이버 입니다. 제각각 매력이 있고 특성이 좋은 제품들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왼쪽 위의 HiRes 지원 드라이버가 가장 매력적이더라고요. 역시 DD는 크기가 깡패가 맞는 거 같고 말이죠.
하지만 13㎜대가 되면 양상이 달라집니다. 이어폰용으로 사용하는 드라이버가 상향평준화된 경계이기 때문입니다. 이어폰용 다이나믹 드라이버는 직경 13㎜를 넘어가면서 일정 품질 이상의 소리를 균일하게 들려줍니다. 그 보다 작은 크기로는 재생하기 어려웠던 극저역 중후한 울림이나 맑고 섬세한 음색을 당연하다는 듯이 들려줄 수 있습니다. 오픈형 이어폰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었던 개방감도 잡아낼 수 있습니다. 밝고 시원한 울림이 시작되는 지점이 13㎜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조사들이 13㎜를 잘 안 쓰는 이유가 있어요. 제품으로 만들기에는 연구 과정과 시간을 너무 많이 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렇게 안 해도 얼마든지 더 좋은 부품과 재료로 좋은 제품을 양산 할 수 있지요. 게다가 BA 이어폰은 제조사가 제공해주는 데이터시트를 기반으로 각 제조사 마다 정의하고 있는 이어룸이라는 환경하에 개발 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변수가 적어요. 그런데 다이나믹드라이버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우징 크기, 공기구멍 위치, 노즐 위치, 드라이버와 노즐의 수평여부, 공명공간 여부, 드라이버 접착 여부등 다양한 요소가 소리에 영향을 줍니다. 그것도 상당히 큰 비중으로 말이죠. Orb 시리즈는 그런 점에서 어느정도 결론을 도출한 상태였습니다. 노즐과 드라이버 수직 배치. 그리고 드라이버 외측 소리까지 전달 할 수 있도록 설계 된 집음 구조. 충분한 구동을 가능 하게 해주는 내부 공간. 이제 드라이버만 넣으면 끝나는 거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Orb 디자인
사실 Orb1D 를 만들었고 판매도 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신은 있었습니다. 드라이버도 있고! 하우징 디자인이나 레이아웃도 다 있고! 무엇을 못 하겠는가! 했어요. "답은 이미 얻었다. 구현만 하면 된다. 잘 해보자 내 손"이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이건 정말 큰 오산이었습니다. 저 13㎜가 귓속에 들어가는 인간은.. 정확히는 13㎜ DD를 이도에 쑤셔박아도 말짱한 인간이라는 존재는 저 말고는 없더라고요. 보통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이게 직경 13㎜짜리 구슬을 귓구멍에 쑤셔넣는 짓이더라고요.(고마워요 트파. 고마워요 Er4 연탄팁.. 내 이도를 넓혀줘서...덕분에 커스텀 이어폰 아니면 낄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어요.)
우와 지저분하긴 한데, 이게 Orb 시리즈 프로토타입입니다.
처음 Orb 시리즈 디자인은 완전히 구슬 형태였어요. 이건 뭐 사람 귀가 구슬동자 배때기도 아닌데, 이런 걸 먹고도 말짱하다고 생각한 게 잘 못이죠. 사실 일련의 사건이 없었다면, 전 Orb 시리즈를 저 디자인으로 출시하고 펀딩 실패를 바라보며 망연자실 했었을 것 같아요. 소리를 내는 건 저 프로세스가 맞는데, 사람이 쓰게 만들려면 저게 아닌 거였어요.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마감치고 양산하기가 너무나도 더러운 디자인이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냈습니다. 마감하기 덜 힘들고 귀에는 덜 아픈 디자인이죠.
그 동안 커스텀 이어폰을 만들면서 살아온터라.. 판매량 만큼 데이터를 쌓아두고 있었던 덕분에 나름대로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도출 할 수 있었어요. 고급 이어폰이라면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는 오버이어타입으로 변형을 시도했고 착용감에 대해 민감하다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수백회 이상 인체실험을 감행한 결과.. 편안하다는 평가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제가 만든 제품들을 먼저 들어보시는 분들은 다들 성격과 귀가 까칠하고 예민하셔서 애지간한 좋은 디자인도 뱉어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덕분에 만들어진 착용감입니다. 그렇게 만들어낸 제품을 하나씩 보자면... 이러합니다.
Orb Reference. "D"
이전에 만들어 팔았던 Orb1D의 후계기였기 때문에 OrbD가 되었지만, 이 제품이야 말로 Orb시리즈의 레퍼런스입니다. 정말 표준이에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다이나믹드라이버 소리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입니다. 전작은 드라이버와 노즐이 수평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수평을 이루게해서 미묘했던 소리왜곡까지 모두 잡아내서 균형잡히고 평화로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지요. Orb1D 보다 균형잡힌 플랫한 소리. 그리고 다이나믹 드라이버 특유의 따듯함과 맑음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제품입니다. 펀딩을 시작하기 전에는 사실 D가 가장 잘 팔릴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HiRes대응 13.25㎜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사용합니다. 박막 폴리머 드라이버라고 하더라고요.
소위 말하는 플랫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OrbD는 굉장히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다이나믹 드라이버 버전의 플랫한 사운드. 소위 말하는 스피커 소리에 가까운 플랫함을 가지고 있어요. 제 취향이 대량 반영되어서 플랫하고 클래시컬한 소리를 아주 깨끗하고 선명하게 들려주는 제품입니다. 특히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소리를 예쁘게 들려줘요. 드럼, 베이스에도 좋지만 제 취향상 ThePianoGuys를 듣기에 가장 이상적인 소리를 들려주었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사진 상에는 잘 안 보이지만, 로고는 실버 헤어라인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Orb Intro. "T"
OrbT는 오브 시리즈의 입문기 입니다. T는 Titanium의 T입니다. 이 제품은 OrbD용 드라이버가 너무 희귀하고 비싸서 그 대체제로서 추천 받은 드라이버로 만들어졌습니다. OrbD는 제 취향(=주로 연주곡 위주)에 편중된 제품이었던 것에 반해.. 이 쪽은 좀 더 보컬 위주로 팝이나 가요에 최적화된 드라이버가 사용되었습니다. OrbD에 비해서 좀 더 출력이 강하고 중저음이 풍부하게 들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동판 이어폰으로 내기 힘든 빠른 반응 속도를 위해서 드라이버를 티타늄 박막으로 제작했으며, 덕분에 비교적 높은 음역도 제법 그럴듯한 소리로 만들어줍니다.
로고는 실버로 뽑아냈습니다.
음악 취향이 다양하듯 입문기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보편적인 음악을 듣기에 적합해야 합니다. 그래서 OrbT를 입문기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펀딩 3일 전만 해도 소리가 잡히지 않아서 드랍하려고 했었습니다만, 최종 결과물을 몇 세트 더 만들어본 결과 이 정도면 입문기로 손색이 없겠다고 판단 했습니다. 소리는 그야말로 가요나 팝에 최적화된 소리입니다. 충분한 저음. 그러면서 빠짐없이 들려주는 전체 대역이 존재 합니다. 그냥 들어만 봐도 "아.. 이거 괜찮다." 싶은 정도의 소리. OrbD 처럼 플랫하고 섬세한 소리는 아니지만 강하고 적당한 울림이 있는 소리를 선호하신다면, 굉장히 가성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13㎜ DD가 만들어내는 중저음은 여타 다른 드라이버 보다 중후하고 힘 있는 소리로 다가올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만 보자면 이 쪽이 더 예쁘다고 생각해요.
Orb Special "P"
Orb P는 맑고 투명한 음색과 여성보컬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처럼 밝은 음색. 이국의 해변가 같이 맑고 투명한 소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 할 수 있는 소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썩 좋아하는 성향이 아닙니다만, 아이돌 음악이나 EDM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쪽을 선호하시는 경우가 많더군요. 딱히 빠지는 부분이 없으면서도 좋아하는 소리를 좀 더 가깝고 맑게 들을 수 있는 제품을 찾으신다면, 이 보다 좋은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푸시풀을 위한 구조는 프로토 타입과 같습니다만, 역시 오버 이어로 만들어냈습니다.
일반적으로 푸시풀은 저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한번에 떨리는 공기 양을 조절해서 음색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OrbP는 소리가 나오는 구멍 크기를 조절 해서 음색을 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판매되는 제품에는 먼지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망과 소리를 조절하기 위한 주변기기를 같이 보내드릴 것입니다. 서로 직경이 다른 원통 부품인데, 이 부품을 사용하면 음색을 조절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펀딩이 끝나기 전에 측정 데이터를 공개 하도록 하겠습니다.
뒷면은 웨이브 로고가 자리잡게 됩니다. 플레이트 디자인은 에너지자원공사에서나 쓸 법한 물방울 디자인입니다.
Orb High-End "H"
마지막 OrbH는 Orb시리즈 중 하이엔드급 제품으로 2-Way 모니터 스피커와 같은 성능을 지향하는 제품입니다. 극저역에서 초고역 잔향까지 모두 들을 수 있는 풍부한 음색. 그러면서도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사운드를 맛 볼 수 있을 것 입니다. 단순히 보자면 OrbT에 BA드라이버를 융합한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이어폰입니다만, 구체 공명공간으로 나오는 소리를 일정 부분 제어하고 BA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냈습니다. 4k 대역 이후 부족함을 채워서 개방감 있고 맑고 투명한 소리를 재생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랫한 사운드. 감상실에서 듣는 것 같은 소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사운드입니다.
저 BA가 2BA가 될 뻔 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OrbH는 기타, 베이스, 드럼 소리를 아주 균형있고 매력적인 음색 재현합니다. 과장되지 않고 딱 필요한 만큼 악기 소리를 정확하고 사실적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현악기와 금관악기 소리를 재생하는 데 탁월합니다. 뿐만 아니라 BA와 DD의 직렬구조를 통해 약간의 공간감을 입체적으로 살려 낼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특히 사람이 내는 목소리를 들을 때, 아주 미세한 떨림이나 잔향까지 재생해낼 수 있을 만큼 섬세한 음색을 맛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할 때, 들려지는 모든 것을 그대로 맛보고 싶다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로고는 홀로그램. 그림자색상으로 좌우를 구분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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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벤트를 시작 했답니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Post/15836 | 17.12.11 11:5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