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정도였나…10월 11일부터 일본 입국 규제가 완화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비행기 표를 한번 구해볼까 했더니
저가 항공사라고 하더라도 티켓 값 자체는 저렴한데 정신나간 유류 할증에 포기를 했었다.
아무리 그래도 왕복 유류할증에 공항세까지 하면 20만 가까이 붙는건좀 아니지 않나 싶었다.
후쿠오카나 도쿄, 오사카 모두 유류할증은 거의 비슷한 금액이었으니 후쿠오카행은 오히려 손해였고 삿포로는 비행기가 운항 재개가 안되었는지 아예 항공편이 없었다.
거기다가 비행기가 코로나로 인해서 감편된 것이 그대로라서 예전에는 하루 3번 가던 김포 - 하네다가 하루 1회 운항이었기에 표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있었는데.... 3주 정도 지나서 다시 비행기 티켓을 보는데 여전히 가격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증편이 되었기에 비행기 자리가 있었다.
어차피 여름 때 바빠서 쓰지 못한 휴가 3일이 남아있었고 올해가 얼마 남아 있지 않았기에 휴가를 연차처럼 짤라서 쓰느니 올해는 휴가를 제대로 다녀오자 싶었다.
거기 다가 때마침 최근 일이 좀 한가해지고 있어서 이 기회에 조금 비싸더라도 일본을 가야겠다! 라는 결심이 섰다.
바로 휴가를 신청하고 바로 비행기 예약까지 감행했다.
쌩돈 내고 표를 예약하면 거의 7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었기에 차마 그 돈을 내고 가는 것은 굉장히 난이도가 있는 선택이었다.
아시아나 제휴 신용카드를 쓰면서 모인 마일이 꽤 있는데 아시아나 꼬라지가 이 마일을 빨리 써버리는게 좋겠다 싶어서 마일리지로 표를 끊었다.
마일리지로 표를 끊어도 어차피 유류할증료와 공항세 같은것은 어차피 내야 하지만 그래도 그 금액과 호텔 비용은 회사에서 주는 휴가비로 얼추 퉁치는게 되겠다 싶어서 질러버렸다.
마일 3만 마일도 예전에 비해서 훨씬 비싼거 같은데 추가금액이 18만원인건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것 같다.
그래도 어쩌겠나 나가고 싶은데
아무튼 오랜만의 일본행이고 작년에 여행가야지 하고 모은 엔화를 Flex 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쿄로 가기로 정했다.
도쿄는 17년 18년에 한 번씩 갔었는데 17년에는 처음 가보는 일본행이어서 시부야, 신주쿠, 하라주쿠, 긴자 같은 라노벨에서 본것 같은 지명들을 돌아다녔다. 성지순례를 겸해서 신주쿠공원도 다녀오고 아키하바라도 가보고 피규어도 사오고 했었다.
18년에는 식도락을 목표로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식당들을 가서 먹어보고 일정 중간에 삿포로를 국내선을 타고 다녀왔다.
이번 도쿄행의 테마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하다가 이번에는 정말 각잡고 아키하바라를 완전 정복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여행기간 내내 아키하바라에서만 돌아다니는건 너무 씹덕스러우니 추가 미션으로 도쿄 경마장에서 기념품을 사오는건 어떨까 했지만...
내가 여행을 가는 11/13-16에는 경기가 없었기에 기념품도 못산다는 것 같았기에 포기했다.
기념품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지 않은데 가는데 한시간은 걸리고 왕복 2시간을 그냥 날려버리는건 리스크가 크니까 시도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좀 검색하다 보니 도쿄 시내에 경마장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방 경마장인 TCK(Tokyo City Keiba), 오이 경마장이었다. 말딸에서 11월 초에 더트 경기가 열리는 그 경마장이다. 평일 오후부터 밤까지 경기가 있고 말딸에서 보는 그 경기들은 다른 지역에 있는 2개의 경마장까지 해서 3개의 경마장이 돌아가면서 개최를 하고 있어서 이번에는 그냥 지방 경마 경기가 열린다.
여기에도 일단 기념품샵은 있다길래 한번 구경이나 가보고 경마도 한번 구경해보기로 했다.
옛날에 과천 경마장을 초딩때 쯤에 가본거 같기는 한데 아무런 기억에 남은게 없기도 하고 뭐 과천 경마장이나 오이경마장이나 수준은 비슷하지 싶어서 가볼만할 것 같았다.
그렇게 추가 퀘스트 한 개가 정해졌고 지도를 보다 보니 생각보다 아키하바라와 츠키지 시장이 가까웠다.
지금은 어시장이 토요스로 이사하기는 했지만 장외시장에는 여전히 가게들이 장사를 하고 있기에 여기도 한번 구경을가야겠다 싶었다.
일본에는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의 백선생님이 있지 않은가. 백선생님이 츠키지 시장에서 먹었던 계란말이를 꼭 먹어야 겠다는 두번째 퀘스트를 수락했다.
그리고 츠키지까지 간 김에 오다이바로 가서 유니콘 건담 사진을 찍는 세번째 퀘스트, 시부야나 신주쿠에서 이치란이나 잇푸도에 가서 라면을 먹는 네번째 퀘스트가 정해졌다.
거기에다 내가 술을 마시지는 않지만 주류 유튜버 영상들을 보면서 술에 관심이 좀 생기기도 했고 지인의 부탁인샴페인을 탐색하기도 할 겸 시내 리커샵을 돌아본다 라는 다섯번째 퀘스트까지가 월요일에 수행해야 하는 하드코어한 퀘스트 라인이었다.
화요일에는 아키하바라를 훑고 다닐것이기에 딱히 목표들을 잡지는 않았다. 최대한 많은 가게들을 돌아보는 것이 목표였다.
예전에는 일정을 정말 자세하게 짜서 그거에 맞춰서 돌았는데 몇 번 여행을 다니다 보니 어차피 내 몸이 이 계획대로움직이는게 안된다는걸 깨닫게 되었기에 굵직한 퀘스트 몇 개를 할당하고 나머지는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플랜을 짜게 된다.
이번 여행의 숙소는 아키하바라 역 바로 앞에 있는 아키하바라 워싱턴 호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