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검색해 보니 카자흐스탄 여행기는 없어 혹여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수기 올립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는 현재 '아스타나'라는 도시이지만 실질적으로 제일 큰 도시는 알마티입니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친러시아 정책으로 돌아서면서 러시아에 인접한 아스타나로 수도를 옮겼다고 하네요.
아스타나는 비즈니스 시티로 관광에서는 볼게 없고, 관광 목적으로는 알마티가 더 낫다고 합니다.
그럼 간단하게 후기 써보겠습니다.
1. 카자흐스탄 입국
알마티 국제공항에 들어서면 느끼는게 생각보다 작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국과는 다르게 출입국 직원 굉장히 불친절합니다.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던 공산주의 관료의 모습이 딱 떠오릅니다.
그리고 공항 직원들이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입국신고서(?)를 잘 써서 가셔야 합니다.
2. 호텔
전 모 사이트에서 4성 호텔을 예약하고 갔는데, 데스크 직원 몇 명이 영어를 쓸 줄 압니다만,
제가 느끼기에는 말도 빠르고 알아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여권 보여주고 deposit 보증금 지불하면 알아서 처리는 해줍니다.
사이트에서는 와이파이를 제공한다는데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넷이 굉장히 느린데다가 로밍을 해도 3g만 이용 가능한데 정말 못쓸 정도로 느립니다.
카카오톡 메세지만 간신히 보내고 이모티콘도 로딩이 안돼요.
3. 관광지 및 음식
알마티 주요 관광지는 알마티 시내에 있는 공원들과 시외에 있는 자연공원들입니다.
관광지에 가기 위해서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기 보다는 택시를 잡는 것이 편한데 이게 특이합니다.
우리나라 같이 정식으로 택시차량을 잡는 것이 아니라 그냥 거리에서 손들고 있으면
지나가던 차가 갑자기 멈춰서 어디가느냐고 물어보고 흥정을 해서 탑승하시면 됩니다.
현지인/관광객 딱히 차별하는 것 같지는 않고 일단 높게 부르고 흥정할 능력이 되면 싸게 타고
아니면 기사가 부르는 가격에 타야 합니다.
대체로 시내에서 움직이면 2000-3000텡게, 시외로 갈 때는 5000텡게 정도 줬던 것 같네요.
시내는 어느 시간대던 교통체증이 심합니다.
윗 사진은 대통령 공원이고 아래는 알마티 중앙 모스크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사실상 대통령이 독제를 하고 있는데 선심성(?)으로 본인 사비를 털어 공원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카자흐스탄 국민들은 대통령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쨌건 공원에 사람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이외에도 판필로프 공원, 알마티 중앙공원 등 아마 공원은 다 가본 것 같은데 엄청나게 놀랍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허름한 도시건물들과는 다르게 공원들은 정말 잘 만들어 놨습니다.
쉼블락이라는 알마티 대표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케이블카로 세 번 올라갈 수 있는데 한여름에도 두번째 케이블카로 올라가기만 해도 춥습니다.
겨울에는 스키장도 운행하고 산꼭대기에는 만년설이 보입니다.
경치는 스위스 같은 유럽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정말 아름답고 상쾌합니다.
맨 위의 사진은 샤슬락(우리나라로 치면 양꼬치구이)과 이름은 떠오르지 않지만 카자흐스탄에서 가정식으로 먹는 다는 음식입니다.
샤슬락은 돈을 좀 주고 말고기, 양고기로 시켜서 먹어봤는데 의외로 맛있습니다.
아마 한국분들이라면 카자흐스탄 음식에 크게 거부감은 없으실 겁니다.
다만 고기가 다 무지막지하게 짭니다.
물어보니 어떤 고기든 일단 소금에 절여서 볶거나 굽는다고 하더군요.
아마 유목민 시절 전통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후추 외에 크게 향신료를 쓰지 않아서 대체로 카자흐스탄 음식은 짜고 느끼합니다.
4. 총평
일일이 다 적지는 않았지만 알마티 인근 관광지는 다 가본 입장에서 주관적으로 카자흐스탄을 평가하자면,
카자흐스탄이라는 국가가 관광지로서 유명하지는 않지만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는 20년 정도 전의 한국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시외는 유럽풍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물가도 크게 부담이 없고 의외로 치안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 모든 장점을 상쇄하는 것이 여행객에게 굉장히 불친절한 국가입니다.
우선 카자흐스탄은 카작어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데 상술했듯,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합니다.
그 예로 쉼블락 같은 유명 관광지에 가도 전혀 영어로 된 설명문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주민들도 영어를 알아듣지 못합니다.
카자흐스탄 여행을 정말 제대로 하고 싶으시다면
러시아어를 구사하실 수 있던지, 아니면 대화가 되는 현지인과 함께 관광을 하셔야 합니다.
전 카자흐스탄에 아는 친구가 있어 서로 영어로 대화하면서 재미있게 놀다가 왔습니다.
5. 기타
- 생각의 흐름대로 그냥 느낀 점
1) 한국이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 삼성 갤럭시와 엘지 g6 등의 광고물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다만 do you know psy를 했으나 모른다고 하더군요.
2) 카자흐스탄 친구에게 물어보니 현기차는 별로 좋은 이미지가 아니랍니다. 그이유는 현기차는 한국에만 좋은 차를 파는 외수차별을 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고...
3) 한국 드라마 중에서 의외로 '올인'이 굉장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10년 전에 2~3년 동안 계속 재방으로 틀어줬다네요.
처음 그날처럼도 흥얼걸리고 박용하씨가 자살한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4) 한국 사람은 조용하고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아 믿음이 가는 이미지라고 합니다.
5)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새벽 2시에도 공원에 바글바글 합니다. 언제 잠을 자고 출근하는 지 모르겠어요.
6) 알마티 공항의 면세점은 형편없습니다.
7) 이미지가 가난할 것 같지만 알마티 시내에 차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것도 아우디, 벤츠, bmw가 상당수입니다.
다만 연식이 굉~장히 오래되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가 탄 택시에는 모두 에어컨이 없었습니다.
느낌상으로는 토요타, 렉서스, 혼다 차가 많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운전을 굉장히 거칠게 합니다. 여긴 신호 바뀌는 순간 뒤에서 크락션 때립니다.
여긴 좌회전 신호가 없고 모두 비호보이기 때문에 교차로가 정말 혼란합니다.
8) 인종이 정말 다양한데 러시아인(백인), 카작인, 우크라이나인 등 시내를 지나가면 온갖 사람들을 다 봅니다.
신기한 건 열 명에 둘셋은 정말 한국인하고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9) 무슬림이 많은 국가인데 제가 느끼기에는 굉장히 개방적입니다.
모스크를 갔을 때 히잡을 쓰고 다니는 여자에 대해서 저를 안내해 준 카자흐스탄 친구가 저건 아랍식 스타일이고
우린 저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클럽도 많고 제 친구는 무슬림인데 돼지고기도 먹는다고 합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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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 17.07.13 16: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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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올릴 때 몰랐는데 예리하시네요 | 17.07.13 16: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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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영어모르는 건 괜찮은데 공항직원들이 모르는 거랑 관광지에 영어로 안내문이 없는게 불편했네요 | 17.07.13 16: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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