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딱 이맘 때 알게 되어 문지방 닳도록 드나들었던 단골집이 있었습니다.
"국수사랑" 이라는 식당이었는데
착한 가격에 푸짐한 양, 다양한 메뉴 등이 만족스러워 늘 다니곤 했지요.
그런데
이 집이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아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아쉽고 씁쓸한 기분이 들더군요.
그 당시의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이 집의 기본이자 대표 메뉴인 "잔치국수(3,000원)"입니다.
청경채가 들어가 있는 독특한 구성인데
3천원짜리 국수가 양까지 엄청나서, 단골들 중에는 "면 조금만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멸치국물 베이스의 살짝 슴슴한 간이 괜찮았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골뱅이 비빔국수(5,000원)" 입니다.
기본을 시켜도 곱빼기 수준으로 나오는 양도 그렇지만
한 젓가락에 골뱅이 하나씩 집어먹어도 모자라지 않던 골뱅이의 양이 대단했습니다.
주방 이모님이 손이 크셔서 다 먹고 나면 배가 불러 한동안은 꺼지지도 않았지요.
날이 더워졌을 때 먹었던 "김치말이 국수(5,000원)" 입니다.
새콤하고 칼칼한 맛으로 먹는 이 국수를 참 좋아하는데
이 메뉴는 좀 짜게 느껴져서 아쉬웠습니다.
사실 이 집의 가장 큰 단점이었죠. 김치가 맛이 별로라는^^;
사진으로도 뜨끈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황태국수(4,000원)" 입니다.
시원하고 구수한 국물이 해장용으로는 최고지요.
속 쓰릴 때 먹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정신없이 들이키게 되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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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 후, 이 집은 정말로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정든 단골집이 사라진다는 건 먹으러 다니기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큰 아쉬움이었지요.
하지만...
그렇게 한참을 그저 그리워만 하고 있었던 여러 날들이 지나고
정말로 반가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이 가게가 다시 문을 연 것입니다.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웃음이 절로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재오픈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전화를 걸어 이모님께 안부도 묻고
영업 개시일에 열일 제쳐두고 방문했습니다.
모든 메뉴와 가격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오래 떠나있다가 이사한 집으로 돌아온 것 마냥 좋아했는데
확실히 정 붙인 곳의 느낌이란 게 다르긴 다르더군요.
예전 가게는 건물이 워낙 낡아서 자리도 테이블도 항상 모자랐는데
새로 오픈한 자리는 시원시원하니 넓고 쾌적했습니다.
방문하시는 분들 모두 이모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
동네 장사를 잘 하면 이런 분위기가 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지요.
여름이 채 가지 않았던 때라 시원한 "묵국수(5,000원)"을 주문했습니다.
원래는 따뜻하게 나오는 메뉴지만 특별히 요청하여 시원한 버전으로 먹었네요.
묵은 언제 먹어도 입이 즐겁습니다.
안그래도 양이 워낙 많은 집이라 배가 부른데
김밥 한 접시를 스윽 놓아주셨습니다.
공사할 때 전화를 받으시고는 너무나 고맙고 감동 받았다고 하시면서...
감사한 마음에 기꺼이 받았지만, 배가 터질 지경이었네요 ㅎㅎ
다른 날 먹었던 "잔치국수(3,000원)"은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청경채 대신 파와 호박으로 바뀌었더군요.
그릇도 스테인리스에서 정갈한 느낌으로. 이런 변화는 환영입니다.
이 집의 가장 비싼 메뉴 중 하나인 "꼬막비빔밥(6,000원)" 입니다.
가장 비싸다고 해도 다른 곳에서 꼬막이 들어간 메뉴를 이 가격에 먹기 쉽지 않은데
푸짐하게 담아낸 한 그릇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뜨끈하게 즉석에서 부쳐 낸 두부지짐과 가지볶음이 반찬으로 나왔습니다.
비빔밥에는 많은 반찬이 필요 없지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후식으로 요구르트 한병과 포도.
과일 후식은 나올 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습니다.
주방에 있다면 내어주는 식이지요.
마지막으로 잔치국수를 포장한 모습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저 일회용 용기의 크기는
찜닭이나 아귀찜을 담는 데 쓰는 큰 사이즈였습니다.
역시 이모님 손이 크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어서오세요" 보다 "안녕하세요"라는 말과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곳.
양이 많아서 좀 줄여서 달라고 하는 손님이 많은 곳.
화려한 치장 없이 입소문 만으로 많은 단골을 만들어낸 곳.
그런 집이 다시 문을 열게 되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부디 오래오래 다닐 수 있는 단골집으로 남아주기를 바랍니다.
이 곳은 사실 "맛"으로 찾는다기 보다는
손님을 기억해주고 밝게 웃어주는 주인 이모님에 대한 정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굳이 다른 곳에서까지 발걸음을 하시기에는 좀 부족한 경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글은 항상... 객관적이지 못한 감상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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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식당이네요... 재료도 좋아 보이고 맛도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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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좋아해서... 다 맛있어 보입니다. 단골집이 없어졌을때 그 아쉬움은 정말 크죠. 다시 열어서 다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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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덕후인 마눌님이 이 글을 눈이 빠지라 보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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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국수가 궁금하네요. 부드럽게 속 달랠 때 좋을 것 같은 기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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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근처라 맛보고싶은데 위치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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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좋아해서... 다 맛있어 보입니다. 단골집이 없어졌을때 그 아쉬움은 정말 크죠. 다시 열어서 다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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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도감은 정말....진짜 다행입니다 ㅎㅎ | 16.09.28 20: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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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국수가 궁금하네요. 부드럽게 속 달랠 때 좋을 것 같은 기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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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둑썰기 한 연두부가 들어있습니다. 진짜 부드럽죠^^ | 16.09.28 20: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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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식당이네요... 재료도 좋아 보이고 맛도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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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훌륭한 맛집 같은 곳은 아니지만 자꾸 발걸음을 당기는 그 무언가에 빠져있습니다 ㅎㅎ | 16.09.28 20: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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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덕후인 마눌님이 이 글을 눈이 빠지라 보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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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디 가서 지지 않는 면사랑을....ㅎㅎㅎ | 16.09.28 21: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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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만 한듯요 저도 저 국수 매우 맛나보여 찾아갈까 고민중이네요 | 16.10.01 23: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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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근처라 맛보고싶은데 위치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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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정문에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GS25 낀 골목이 있는데 그 골목 쭉 직진하시면 간판이 보입니다 ㅎㅎ | 16.09.28 21: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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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우리학교 근처였는데 한번도 안가봤다니 ㄷㄷㄷㄷㄷㄷ | 16.10.01 01: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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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암역인가요?? 보문역??? | 16.10.01 03: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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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으로 가장 빠른 길은 고려대역(6호선) 6번 출구입니다. 6번출구 기준으로 나오셔서 쭉 직진하시면 GS25 편의점이 보이는데 그 편의점이 있는 골목으로 조금만 걸어들어 오시면 국수사랑 간판이 있습니다^^ | 16.10.01 03: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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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감사합니다~~~ㅋ | 16.10.01 10: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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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감사합니다 내일 봐야겠네요! | 16.10.01 2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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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오픈 날에 들어오는 손님마다 어찌나 반가워들 하시던지... 동네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참 푸근하게 느껴집니다. | 16.09.28 21: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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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를 좋아하신다면 눈요기 잔뜩 하세요 ㅎㅎㅎ | 16.09.28 21: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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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 달달한 맛입니다. 근데 무엇보다 푸짐하고 골뱅이가 많아서 좋네요^^ | 16.09.28 21: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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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가 많다니 너무 좋네요.지금도 침이 꼴깍 넘어갔어요 ㅎㅎ | 16.09.28 21: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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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단점도 있어요 ㅎㅎ 김치는 개선을 반드시 해야 해서 그쪽 메뉴는 국수 치고는 짜요 ㅎㅎ | 16.09.28 21: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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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만 장사한다면 유별난 홍보 없이도 손님들이 알아서 기억하고 찾아온다는 걸 증명하는 곳이라 배울 점이 많은 집입니다 ㅎㅎ | 16.09.29 00: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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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낮과 밤이 반대인 곳에서...!!! | 16.09.29 07: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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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황태국수, 골뱅이비빔국수 추천합니다 ㅎㅎ | 16.09.29 08: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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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할 때가 많아서 오늘은 뭘 먹어야 하나 영 고민일 때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단골집이 있으면 참 좋지요^^ | 16.09.29 14: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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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옵션이 없는 대신 기본 양이 특 정도로 나오니 면을 조금 드시는 분들은 적게 달라고 해야 합니다 ㅎㅎ | 16.09.29 14: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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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잔치국수의 경우에는 국물이 진한 맛이 아닙니다. 호불호가 갈릴지 모릅니다. 그래서 거기에 뭐가 더 들어간 오뎅국수나 황태국수를 더 추천합니다 ㅎㅎ | 16.09.29 14: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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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요!! 동네에서는 귀한 집입니다 ㅎㅎㅎ | 16.09.29 23: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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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은 사시사철 좋아합니다 저도 ㅎㅎㅎ | 16.09.30 00: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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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딱히 멀리서 찾아오실 정도는 아닙니다 ㅎㅎㅎ 딱 동네에서 만만하게 걸어갈 수 있는 정도^^ | 16.09.30 10: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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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에는 시장도 많고 맛집도 참 많아서 좋습니다 ㅎ | 16.10.01 03: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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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손님이 직접 먼저 말을 걸거나 반가워하는 식당을 보는 일이 워낙 흔치 않은지라 이런 집이 가까이에 있다는 게 기분이 좋습니다^^ | 16.10.01 03: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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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갤을 보면 저도 항상 느끼는 겁니다 ㅎㅎㅎ | 16.10.01 03: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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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저희 동네야말로 사실 프랜차이즈의 무덤, "안암화"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급격히 질이 낮아지는 식당들의 변하는 초심 등.... 참 들쑥날쑥한 곳입니다 ㅠㅠ | 16.10.01 03: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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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집들의 맛 수준으로 보면 그냥 보통 수준일겁니다 여기는. 단지 음식 자체의 맛 이외에 제가 정을 붙이는 다른 요소들 때문에 한 번 소개해보고 싶었네요 ㅎㅎ | 16.10.01 03: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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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분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지요^^ | 16.10.01 04: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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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라니 다행입니다 ㅎㅎㅎ | 16.10.01 04: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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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도 밝혔지만 김치 들어간 메뉴는 좀 개선해야 합니다 하하;;; 단골의 너그러운 시선이라도 다 맛있는 건 또 아니더라구요 ㅋㅋ;; | 16.10.01 09: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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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라고 추켜세우기는 모자란 곳입니다 ㅎㅎㅎ;; | 16.10.01 09: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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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ㅠㅠ;그래도 백종원 프랜차이즈도 맛있던데요!! | 16.10.01 09: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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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고려마트에서 바뀐 GS25가 맞습니다 횡단보도 바로 있는 ㅎㅎ | 16.10.01 09: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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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만으로도 배가 불러서 김밥은 사먹지 않았는데...궁금하네요 ㅎㅎ | 16.10.01 1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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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일요일에 안할 수도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 16.10.01 11:30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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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전 가게는 건물 자체가 워낙 낡아서 가게도 비좁고 냉난방도 잘 안됐는데 새로 옮긴 덕분에 모든 게 깔끔해져서 좋네요^^ | 16.10.01 14: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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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국수는 이제 따뜻한 걸로 드셔야 하지만...잘 어울리는 날씨네요 ㅎㅎ | 16.10.01 18: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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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스방이 한때 동네마다 있었는데 요즘은 정말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네요; | 16.10.01 21: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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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결혼 축하드립니다!! | 16.10.01 21: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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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의 안암화...진짜 무슨 저주 같습니다 ㅠㅠ ;; | 16.10.02 09:22 | |